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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 29장 새 세상 [6]

오늘의 쉼터 2015. 4. 22. 21:49

<304> 29장 새 세상 [6]

 

(606) 29장 새 세상 <11>

 

 

 

 

 

 

눈을 뜬 서동수가 머리를 돌려 옆을 보았다.

 

깊은 밤, 옆자리에 누워 있는 여자의 얼굴이 보였다.

 

베개에 머리칼을 어지럽게 흩어놓은 채 잠이 든 여자는 한수정이다.

 

한수정의 경성건설은 지금 신의주에서 조선자동차 건설 공사를 맡는 바람에 주가가 25%나 상승했다.

 

벽시계가 오전 1시 반을 가리키고 있다.

 

이하영과 헤어져 안가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10시 반이다.

 

오는 길에 한수정에게 연락을 한 것이다.

 

만족한 섹스를 마치고 잠이 든 한수정의 얼굴은 평화롭다.

 

시트로 하반신 한쪽만 가려져 있어서 풍만한 젖가슴과 아랫배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시트 위에 걸쳐진 발에는 검정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다.

 

이윽고 침대에서 일어난 서동수가 냉장고로 다가가 생수병을 꺼내 들었다.

 

조심스럽게 일어났지만 기척에 한수정이 잠에서 깬 것 같다.

 

병째로 물을 마시는 서동수의 뒤에서 한수정이 물었다.

 

“주무시지 않았어요?”

 

“아니, 조금 전에 깼어.”

 

서동수가 물병을 내밀자 한수정이 머리를 저었다.

 

한수정이 다가오는 서동수의 알몸을 보면서 웃었다.

 

“오빠, 오랜만에 보니까 흥분돼.”

 

“그러니까 불륜이 더 자극적이라는 거다.”

 

침대에 오른 서동수가 한수정의 어깨를 당겨 안았다.

 

한수정이 가슴에 안기면서 한쪽 다리를 서동수의 하반신을 감듯이 걸쳤다.

 

“누가 불륜이야? 우리가?”

 

손을 뻗어 서동수의 남성을 감싸 쥔 한수정이 웃었다.

 

열기 띤 두 눈이 불빛을 받고 반짝였다.

 

“오빠는 이제 결혼 안 할 거지? 중국 여자 장치는 물 건너간 거지?”

 

“누가 그래?”

 

“소문이 났어. 장치의 시효가 지났다고.”

 

“무슨 소문?”

 

그때 한수정이 문지르던 남성이 단단해졌다.

 

서동수가 몸을 붙이면서 한수정의 골짜기를 쓸어올렸다.

 

한수정이 대답했다.

 

“신의주가 이제는 기반이 굳어졌고 남북한 연방이 확실해진 상황에

 

중국 공주를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는 거야.”

 

한수정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이제 눈동자의 초점이 멀어졌고 자꾸 하반신을 서동수의 몸에 비벼대는 중이다.

 

“오빠, 난 됐어. 시작해.”

 

한수정이 서동수의 남성을 움켜쥐고 가쁜 숨을 뱉으며 말했다.

 

“나 미치겠어.”

 

서동수는 한수정의 입에 입술을 붙였다.

 

서둘지 않는 것이다.

 

한수정이 서동수의 목을 팔로 감아 안더니 혀를 내밀었는데 숨소리에 벌써 신음이 섞였다.

 

서동수는 한수정의 몸 위에 올랐다.

 

그렇다. 장치는 요즘 연락도 없다.

 

애인이 생겼기도 했지만,

 

서동수가 신의주 장관을 그만두겠다는 것을 중국 당국이 믿기 때문일 것이다.

 

신의주 장관을 떠난 서동수는 기업가일 뿐이다.

 

“아아.”

 

몸이 합쳐진 순간 한수정이 신음을 뱉으면서 다리를 활짝 열었다.

 

자극을 더 넓게 받으려는 무의식적인 행동이다.

 

그것이 사랑스러웠으므로 서동수는 다시 한수정의 입을 맞췄다.

 

“오빠 사랑해.”

 

그 순간 한수정이 입을 떼더니 가쁜 숨을 뱉으며 말했다.

 

갑작스러운 서동수의 입맞춤에 감동을 한 것이다.

 

서동수가 이제는 한수정의 눈에 입을 맞췄다.

 

“아아아.”

 

한수정의 신음이 격렬해졌다.

 

두 다리가 펄떡이며 뛰는 것이 마치 금방 물에서 건져 올린 생선 같다.

 

방 안은 다시 뜨거운 열기와 신음으로 덮이고 있다.

 

 

 

 

 

(607) 29장 새 세상 <12>

 

 

 

 

 

 

 

신의주 장관실 옆 회의실에 둘러앉은 남북한 대표는 여덟.

 

한국 측은 전권대표로 국무총리 조수만이 참석했고,

 

북한 대표는 호위사령관 겸 국방위 부위원장 박영진이다.

 

박영진은 북한 쿠데타 진압 후에 최측근 겸 2인자의 위치가 굳어졌다.

 

서동수는 이번에도 옵서버 자격이었지만 비중은 무겁다.

 

ㄷ자형 테이블의 세로 쪽에 자리 잡았는데 좌우에 비서실장 유병선과 특보 안종관을 거느렸다.

 

오전 11시 정각,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남북한 대표 대마도 대책회의’가 열렸다.

 

먼저 입을 연 것은 박영진이다.

 

어깨를 편 박영진이 옛날 남측 대표를 호령하던 기세로 말했다.

 

“미국은 북남한과 일본이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대마도 문제에 미국이 개입할 명분도 없습니다. 따라서,”

 

숨을 가눈 박영진이 조수만을 쏘아보았다.

 

“미국과 동맹국인 남조선의 입장을 이해합니다.

 

그러니 대마도 문제는 북조선 측에 일임해주실 것을 요구합니다.”

 

어깨를 편 조수만이 말을 이었다.

 

“이번 회담이 끝나면 먼저 북남한 양국대표가 북남한 양국의 합의에 의하여

 

대마도 처리 문제는 북조선 측에 일임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는 것입니다.”

 

박영진의 시선을 받은 조수만이 천천히 머리를 끄덕였다.

 

조수만 또한 산전수전, 공중전에다 언론전, 청문회전까지 다 겪은 정치인 출신이다.

 

생존력으로 따지자면 박영진의 두 배는 될 것이다.

 

“좋습니다. 저도 대통령님의 허락을 받고 왔습니다. 그렇게 하시지요.”

 

“100t급 이상의 선박이 최소한 3000척이 필요합니다.”

 

박영진이 앞에 놓인 서류를 눈으로 가리키자 뒤쪽에 배석해 있던 보좌관 둘이 일어나

 

남측 대표단과 옵서버단에게도 서류를 나눠 주었다.

 

“서류에 필요한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선박은 임대하는 것입니다.

 

작전이 끝나면 반환하겠지만 보험은 남조선 측이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그러지요, 보험금이 꽤 나가겠지만 큰 부담은 아닙니다.”

 

“수시로 진행 상황은 보고드리겠지만 신의주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할 것을 제의합니다.”

 

“동의합니다.

 

이번 회담이 끝나는 즉시 설치하고 한국 측 대표와 실무자를 파견하겠습니다.”

 

“앞으로 대마도 관련 사항은 신의주 장관을 북남한 대리인으로 선정,

 

장관이 대외 발표 및 중개 역할을 하도록 제의합니다.”

 

“동의합니다.”

 

조수만이 대번에 대답하고는 의자에 등을 붙였다.

 

역사상 남북한 회담은 물론이고 이렇게 일사천리, 화기애애, 의기상합하게 진행된 회담이 있을 것인가?

 

그때 마무리 멘트는 조수만이 했다.

 

“그럼 이번 합의사항을 양측이 기록해서 발표하기로 하지요.”

 

“알겠습니다.”

 

박영진도 의자에 등을 붙이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앞쪽의 조수만을 보았다.

 

무언가 생각하는지 눈동자의 초점이 멀다.

 

“비슷한 예인지 모르겠지만 문득 왜구(倭寇) 생각이 나는군요.”

 

조수만의 묻는 시선을 받은 박영진이 빙그레 웃었다.

 

“고려 말, 조선 초에 왜구가 사방에서 거머리처럼 한반도에 달려들었지 않습니까?

 

수백, 수천 척의 배로 말이지요.”

 

“…….”

 

“역사는 돌고 돈다는 말이 있지요.

 

우리가 왜구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달려들 겁니다.

 

이지스가 아니라 구지스, 십지스 함이 있더라도 떼어놓지 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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