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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 29장 새 세상 [3]

오늘의 쉼터 2015. 4. 21. 16:28

<301> 29장 새 세상 [3]

 

(600) 29장 새 세상 <5>

 

 

 

 

 

 

 

"일본이 경제 제재를 하면 한국 경제가 위험해집니까?”

 

김동일이 물었으므로 서동수가 머리를 들었다.

 

신의주의 장관실 안이다.

 

오늘도 김동일이 헬기로 날아와 조선항공과 조선자동차를 둘러보고 온 길이다.

 

“아니, 누가 그럽니까?”

 

둘이 있을 때는 형님 동생 하기로 했지만 서동수가 정중하게 묻자 김동일이 피식 웃었다.

 

“저도 소식통이 많습니다.”

 

“그럴 수가 있나요? 경제는 서로 얽혀 있는 데다 규정이 있어서 한쪽이 일방적으로…….”

 

“전쟁이 일어나면 그렇게 되겠지요?”

 

다시 불쑥 김동일이 묻자 서동수는 어깨를 늘어뜨렸다.

 

“그거야…….”

 

“바이든 부통령은 북남한 연방과의 동맹에 관심을 보였지만 일본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요?”

 

이제 서동수는 머리만 끄덕였다.

 

바이든과 약속한 것도 없다.

 

남북한 연방과 미국과의 관계도 운만 떼었을 뿐이다.

 

아직도 미국과 일본은 엄연한 동맹국이며 일본 본토에는 대규모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오후 5시 반이 돼가고 있다.

 

오늘 밤 김동일은 신의주에서 머물 예정이어서 서동수는 연회 준비까지 해 놓았다.

 

김동일이 말을 이었다.

 

“대마도 관계나 위안부 문제, 기타 보상 문제는 한·일 간 알아서 하라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 같은데,

 

그렇지요?”

 

“그렇습니다.”

 

요즘처럼 남북한 대화 소통이 잘되는 시기는 없었다.

 

바이든이 한대성을 만나고 간 후에 한국에서는 즉각 북한으로 특사를 파견했다.

 

한국 측이 바이든과의 회담 내용을 낱낱이 알려준 것이다.

 

“그런데.”

 

어깨를 부풀렸다가 내린 김동일이 서동수를 보았다.

 

“우리가 대마도 문제로 일본의 독도에 대한 주장을 희석한 효과도 있지만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일이 있지 않습니까?”

 

서동수는 숨을 들이켰다.

 

그렇다. 김동일은 주제를 잊지 않았다.

 

일본의 과거에 대한 진심 어린 반성과 그에 따른 행동이다.

 

아베는 대마도 반환설로 길길이 뛰면서 오히려 국민들을 선동,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계속했고 위안부 문제를 덮었다.

 

일본의 극우 세력은 매일 혐한 운동을 증가시키며 아베의 기를 세워주고 있다.

 

김동일이 말을 이었다.

 

“거기에다 아베가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게 되면 미·일의 동맹을 재확인하는 셈이 되겠지요.

 

일본인들의 기가 살아나고 말씀입니다.”

 

“…….”

 

“미국놈들은 믿을 것이 못 됩니다. 형님.”

 

정색한 김동일이 서동수를 보았다.

 

“한국전쟁 때 남한을 도와주긴 했습니다만,

 

지금은 아닙니다.

 

중국을 막기 위해서는 일본을 끼고 있을 겁니다.

 

일본도 철저하게 그것을 이용하고 말입니다.”

 

서동수가 잠자코 커피잔을 들었다.

 

이것이 현실이다.

 

국익을 위해서는 어제의 원수도 친구가 되고 어제의 친구가 원수로 변하는 것이다.

 

의리, 약속, 조약 따위가 휴지처럼 버려져도 국민은 환호한다.

 

한 모금 커피를 삼킨 서동수가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면 한국인들이 대단해. 이 틈바구니에서 이렇게 성장해 왔다니.”

 

그때 김동일이 바로 말을 받았다.

 

“위대한 지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이승만, 박정희, 그리고…….”

 

말을 잇기가 거북한 듯한 호흡을 하고 나서 김동일이 작심한 듯 말했다.

 

“제 조부, 그리고 제 부친까지 말씀이오.”

 

 

 

 

(601) 29장 새 세상 <6>

 

 

 

 

 

 

 

대마도는 상, 하도로 나뉘었으며 면적이 709㎢로 제주도보다 작고 거제도보다는 크다.

 

하지만 리아스식 해안이라 해안선 길이가 915㎞나 된다.

 

253㎞인 제주도 해안보다 세 배 가깝게 긴 것이다.

 

대마도 인구는 약 4만 명이며 본섬 2개와 98개의 작은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섬의 남북 길이는 82㎞, 동서는 약 18㎞이며 산지(山地)가 92%여서 주민 30%가 수산,

 

양식업에 종사한다.

 

이곳도 젊은이는 대개 떠나고 노인들이 남아 있는데 낮에 대마도를 돌아다니는

 

남녀 대부분이 한국 관광객이다.

 

비자가 필요 없는 데다 부산에서 사스나항까지 49.5㎞여서 쾌속선으로 한 시간도 안 걸리기 때문이다.

 

대마도 히다카스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 본토의 후쿠오카까지는 147㎞로 부산보다 두 배 정도 멀다.

 

또한 대마도 하도 서남 해안에는 한반도에서 조류를 타고 흘러온 쓰레기가 쌓인다.

 

백제 시대부터 조류를 타고 흘러온 유민이 대마도에 정착한 이유가 된다.

 

대마도민도 수난의 역사를 피하지 못했다.

 

임진왜란 때는 대마도인이 조선어와 일본어에 능숙했기 때문에 왜국의 통역, 향도로 5000명이나

 

끌려가 3000여 명이 희생당했다.

 

조선 세종 2년 때 대마도주 종정성(宗貞盛)의 아들 종성직(宗成織)이 종일품 판충추원사 겸

 

대마도주제사에 봉해지고 경상도에 배속된 후로 170년이 지나 임진왜란을 맞은 것이다.

 

그 밖에 대마도가 한반도 부속 도서였다는 증거는 수없이 많다.

 

일제가 조선사편찬위원회를 설치하여 대마도에 들어가 자료를 말살시켰는데도 그렇다.

 

대마도에는 신사(神寺)가 29개나 세워져 있다.

 

그런데 그 신사들은 모두 한반도를 향해 세워져 있는 것이다.

 

이것은 한반도에서 건너간 한민족이 신사를 세웠기 때문이며 대마도가 한반도령이라는 또 다른 증거다.

 

조선사편찬위원회는 신사까지 허물지는 못했다.

 

그날 밤, 서동수와 김동일이 장관 공관의 접견실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소파 앞쪽 탁자에 술과 안주가 가득 놓였고 방 안에는 둘뿐이다.

 

김동일의 부탁으로 아직 여자도 부르지 않았다.

 

북한산 인삼주는 알코올 도수가 50도나 되지만 향이 좋고 부드러웠다.

 

김동일이 가져온 술이다.

 

한 모금 술을 삼킨 김동일이 서동수를 보았다.

 

“형님, 미국 측이 은밀하게 내 의사를 물어왔습니다.

 

핵 폐기 약속을 하면 대마도 문제는 중립을 지키겠다는 겁니다.”

 

“중립이라니?”

 

술맛이 좋아서 연거푸 마셨더니 서동수의 눈 주위가 붉어져 있다.

 

정색한 서동수의 얼굴은 본 김동일이 풀썩 웃었다.

 

“글쎄, 우리가 쳐들어가도 가만있겠다는 말 아닙니까?”

 

“핵부터 폐기하고 나서 대마도를 가져가라는 건가?”

 

“그럼 안 되지요. 대마도부터 먹고 핵을 내놓아야 합니다.”

 

한 모금 술을 삼킨 김동일이 소파에 등을 붙였다.

 

“그래야 일본놈들이 손을 못 쓰지요.”

 

“그, 그렇군.”

 

“순식간에 대마도를 점령하고 나서 일본놈들이 공격해 오면 핵을 쏘겠다고 해야 할 테니까요.”

 

서동수가 심호흡을 했다.

 

김동일이 날아온 이유가 이것이다. 뜸을 들였다가 마침내 본론을 꺼낸 것이다.

 

소문대로 북한군이 대마도를 점령할 것인가?

 

그리고 과연 핵을 폐기할 것인가?

 

그때 일본, 그리고 중국 측의 반응은?

 

아니, 이것을 한국 정부는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한국 정부하고는 상의라도 했나?

 

머리가 뒤죽박죽된 서동수가 다시 술잔을 쥐었다.

 

이렇게 역사가 만들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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