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0)마지막 눈물-7
“그래. 온갖 유혹에도 목숨 걸고 맞서서 사랑을 지켜낸 기생이라면서.
우리나라엔 그런 여자 없어.
그래서 정조관념이 지극한 일본 여자와 한국 여자가 인기지.”
“당신에 대한 제 마음을 그렇게 이해해 주면 돼요.”
“고마워.”
다니엘은 애정 결핍이 있는 남자라 이렇게 한번 자극해 놓으면 유미에게 그림으로
선물공세를 하며 더 잘 보이고 싶어 했다.
다니엘이라는 물주를 끼고, 에릭과 협업을 하고, 베르나르를 이용하면 크게 겁날 일은 없다.
서울로 돌아가기 전에 베르나르를 한번 만나야 할까를 고민했지만, 만나지 않기로 했다.
일단 당분간 그와 거래할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용준에게서 놀라운 전화가 왔다.
윤동진이 파리로 출장을 가는데 그동안 그림 구매를 도와준 로즈라는 여자가
누구인지 만나서 꼭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는 것이다.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해서 알려주지 않을 수 없었으니 그리 알라고 했다.
유미는 용준에게 그가 어느 호텔에 묵고 있는지 물었다.
‘호텔 뒤 루브르’에 예약이 되어 있다는 대답을 듣고 유미는 다니엘에게 당부했다.
“다니엘, 윤동진이라는 YB그룹 회장의 아들이 파리에 왔다는데,
혹시 나에 대해 물으면 잘 모른다고 하세요.”
“로즈가 그곳 미술관에서 일했다 그랬잖아?”
“그랬죠. 하지만 지금 제가 갤러리 사업을 시작하는 마당에 경쟁업체나 마찬가지니까요.
별로 만나고 싶지 않아요. 그쪽과 현재로선 큰 거래도 끝난 시점이니까.”
“사실 로즈가 중간에서 구매를 도운 일인데 잘 모른다 그러면 말이 안 되지.”
“공식적으로는 다니엘 화랑과의 사업이었는데요,
뭘. 그럼 아직은 누구인지 밝히고 싶지 않다고 하세요.
나중에 우리가 결혼이라도 하게 되면 다 알려질 일이니까
지금은 비밀에 부치고 싶어요.
서프라이즈 게임, 재밌잖아요.
그리고 결혼 전에는 이런 일들로 괜한 오해와 스캔들에 휘말릴 수 있어요.
한국은 일단 인터넷에 그런 스캔들이 올라오면 상어떼 같은 네티즌들 때문에
금세 뼈만 남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다니엘이 화랑에서 전화를 해왔다.
“그 친구, 감사의 뜻으로 저녁식사를 초대한다고 로즈와 다 함께 만나고 싶다고 하더군.
그래서 지금은 바쁘고 조만간 한국에 나갈 테니 그때 만나자고 했지.”
“잘 하셨어요, 다니엘.”
그러나 저녁 무렵에 윤동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는 유창한 영어로 정중하게 자신을 소개하며 말을 걸었다.
아마도 로즈라는 여자가 프랑스 여자라고 생각했음이 틀림없다.
“제가 파리에 출장왔습니다.
저희 미술관을 도와주셔서 꼭 뵙고 싶은데 많이 바쁘시겠지요?”
유미는 오랜만에 듣는 윤동진의 목소리에 살짝 긴장이 되었지만 침착하게 영어로 말했다.
“아, 제가 영어가 그리 유창하지 않아서 죄송합니다.”
“예. 그런데 저는 프랑스어를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메르시….”
“별말씀을요. 저도 무척 뵙고 싶은데… 좀 바빠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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