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유혹

(464) 도약 9

오늘의 쉼터 2015. 4. 21. 15:44

(464) 도약 9

 

 

 

 

 

 수익과 오랜만에 재회하여 ‘결연식’을 맺은 이후 며칠 지나지 않아 수익이

 

조두식의 새로운 연락처를 알려주었다.

 

약속대로 그가 ‘한배’를 탄 유미에게 성의를 표시한 것이다.

 

유미는 내친 김에 조두식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두식은 약간 놀란 눈치였다.

“어어, 너 웬일이냐? 어디야?”

“서울이에요. 그동안 연락이 안 되던데 아저씨야 말로 어디세요?”

“나? 나야 홍길동 아니냐. 동가식서가숙. 흐흐…

 

그런데 내 연락처 어떻게 안 거야?”

“저도 다 아는 수가 있어요.

 

그나저나 한 번 만나면 좋겠는데, 어디세요?

 

거기가 지옥이라도 제가 갈게요.”

“우리 뭐 계산이 안 끝났냐?”

“계산이야 진작에 끝났죠.

 

아저씨가 머리카락 한올이라도 손해 볼 사람이에요?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샤일록 같은 인물이죠.”

유미는 섭섭한 속마음을 그렇게 에둘러 표현했다.

“얘가 뭘 또 꼬투리 잡으려 그러나…?”

“뭐 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 그러니 한번 만나요.

 

제가 고등어찌개 해놓을까요?”

“아니다. 내가 요즘 사업구상도 할 겸 칩거 중이다.

 

상황 봐서 내가 한 번 찾아가겠다.”

조두식이 전화를 끊을 태세여서 유미가 얼른 용건을 얘기했다.

“전에 아저씨가 저랑 약속했죠?

 

제가 꼭 필요한 일이 있을 때는 한 번쯤 저를 도와주시겠다고.

 

그래요. 우선 한 가지만 물어볼게요.”

“좋다. 물어 봐. 귀는 말고 흐흐….”

조두식이 느물느물 농담을 했다.

“아저씨가 윤 회장과 각별한 사이라는 건 짐작했어요.

 

그런데 유병수 의원과는 어떤 관계인가요?

 

또 아저씨와 두 분과는 또 어떤 관계인가요?

 

저의 과거에, 아니 제 인생에 그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한 건가요?”

 

“얘야, 질문이 한 가지가 아니잖냐?

 

난 머리가 나빠서 그렇게 복잡한 질문은 이해 못해. 한 가지만 물어, 한 가지만.”

“좋아요, 아저씨. 우리 거래할까요?

 

아저씨 거래 좋아하시죠? 그럼 정보를 제게 파세요.”

“얘가 무슨 섭한 소리를! 아무리 그래도 내가 네 양아빠다.”

“그래요. 그럼 하나만 대답해 주세요.

 

유병수 의원이 제 프랑스 유학을 지원하셨나요?

 

그렇다면 그분이 제 친부인가요?”

“누가 네 친아빠인지는 난 몰라.

 

네 엄마도 모르는 걸 내가 어찌 아냐.

 

도둑이 제발 저린 거 보면 윤 회장 아니겠어?”

“아저씨, 제발 솔직하게 좀 진실을 말해주세요.

 

제게는 너무도 중요한 문제예요.

 

친아빠도 모르고 자라난 저에게 연민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그게 좀 묘해. 나중에 기회가 되면 아는 데까진 알려주겠다.

 

유병수와 윤규섭을 내가 좀 알지.

 

유병수가 일견 너그럽긴 해도 그 인간은 정치인이야.

 

정치인은 겉과 속이 달라 믿을 수가 없어.

 

윤규섭은 장사꾼이고. 장사꾼은 냉정하고 잔인하지.

 

윤 회장, 아주 악질이고 나쁜 놈이지.

 

하지만 누가 좋은 사람이고 나쁜 사람인가는 겉을 보고 판단해선 안 되지.”

“아이 참, 점점 모를 소리!”

“인생이 그래서 재미있는 거 아니냐? 요지경이니까.”

“아저씬 진실을 어디까지 알고 계세요?

 

 엄마가 죽기 전에 혹시 유언이나 뭐 남긴 게 있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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