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2) 도약 7
“나 원 참! 그건 악담인지 칭찬인지… 그건 그렇고 수익씨,
유진 오빠에게 들었으면 알겠지만, 나를 좀 도와줘. 우선 솔직하게 대답해 줘.
조두식씨와는 어떤 관계야? 그리고 그 사람 지금 연락이 안 돼.”
“나도 조의 실체는 잘 몰라.”
고수익도 위스키를 한 잔 더 따라 마시고는 웃음기를 거두고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다만 형이 알려준 정보대로 몇 단계를 거쳐 조두식에게 이르게 되었는데 지금은
오합지졸이 된 조직의 중간보스쯤 되지 않을까 싶어.
나도 조직의 실체는 몰라.
지금은 일종의 점조직 같아. 야쿠자 조직과 관련되어 있다는 얘기도 있고.
지금 한국에 없으면 어쩌면 일본에 가 있을지도 모르겠어.
사실 조 역시 내 정체를 잘 모를 거야.
그냥 예전 조직에 잠깐 관련된 흥신소 직원으로 아는 정도야.
사실 오유미씨에게 접근하기 위한 구실로 조두식에게 먼저 접근한 거지.
형의 말로는 조두식이 오유미의 과거부터 뭔가 여러 일에 연루되어 있다고 했어.”
“그래서 조두식이 뭘 시켰는데? 사진 찍고 비디오테이프도 훔치고?”
“사진은 찍었지만 비디오테이프는 몰라.”
“정말?”
“정말.”
“조두식과 만나는 사람 중에는 누가 있지?”
“그건 조두식이 워낙 비밀스러운 인간이라 노출을 잘 안 해.
하지만 YB그룹하고 관련 있다는 건 알게 됐지.”
“YB그룹 윤 회장과 말이지?”
“그건 내가 알아낸 거야. 그런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모르겠어.
잘 이해가 안 돼. 교묘하게 오유미와 YB그룹을 오가며 병 주고 약 주고 하는 거 같더란 말이지.
양아버지라는 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조두식이라면, 그 야비한 하이에나 같은 인간이라면 그럴 수 있을 걸.
‘불가근 불가원’을 생의 모토로 삼고 호랑이 꼬리를 잡고 호랑이 아가리에 물리지 않고
신나게 꼬리춤을 줄 수 있는 인간일걸.
유미는 조두식의 검은 손길이 그림자처럼 유미의 주변에서 얼쩡댔던 걸 알고는
다시 한번 분노했다.
“혹시 정치인 유병수 의원하고 연결돼 있나?
유진 오빠 말로는 예전에 조두식이 윤규섭 회장과 유병수 의원 두 사람과
연결되어 있던 거 같다고 했는데 혹시 몰라?”
“그런 건 포착을 못했어.”
“혹시 그럼, 그 사람의 사위인 황인규의 사건은 알아?”
“황인규…?”
수익이 잠깐 생각하는 눈치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조두식 연락처는 알고 있지? 내가 알고 있는 휴대폰이 안 돼.”
수익이 고개를 흔들었다.
“대포폰이 여러 개라… 혹시 일본에 가있을라나…?
만약 조한테서 연락이 오면 알려줄게. 어쩌면 조만간 연락 올 일이 있어.”
“그래. 꼭 부탁해. 참, 요즘 수익씨는 어떻게 지내?”
“유미씨가 어느 날 종적을 감추니까 나야 외롭게 지냈지 뭐.”
“내가 프랑스에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
“윤조미술관의 그 잘난 체하는 녀석이 슬쩍 가르쳐 줬어.”
용준이 고수익이 한두 번 미술관으로 찾아왔다고 했는데 그때 알려준 걸까?
그 이상은 모르겠지. 사실 용준도 다니엘과의 계약약혼 같은 프랑스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잘 모를 텐데….
“그럼, 고수익씨는 도대체 누구야? 뭐야?”
“양파 같은 남자. 한 꺼풀씩 벗겨서 먹어봐.”
붉게 술이 오른 수익이 활짝 웃으며 눈웃음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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