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2) 프렌치 커넥션-16
“난 그날 쫓기고 있었어.
복잡한 상황에 내가 끼이게 되었고 한동안 많은 고민을 했었어.
결국 난 결단을 내려야 했어.
나중에 내가 살아나고 그때 일을 떠올리니 네가 너무도 야속하고 배신감이 느껴졌지만,
그게 다 운명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너에게 복수를 하지 않았던 거야.
물론 몇 번인가 너를 죽이고 싶기도 했었다.
네 주변에서 그런 어두운 그림자를 눈치 못 챘니?”
“글쎄요….”
그럼 그런 어둡고도 불안한 그림자의 실체는 이유진이었단 말인가?
“내가 지금 너에게 이 말을 하는 건, 이제 너를 용서했다는 의미도 된다.
너 역시 그들의 사냥감이자 장난감 인형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나 또한 그렇고… 내가 배신감을 느끼고 증오해야 할 대상은 결국 그자니까.”
“그자…? 그자가 누구죠?”
“…….”
유진은 입을 다물었다.
유미는 기다리다 결국 가장 핵심적인 질문을 하기로 했다.
“그럼 내게 돈을 부친 사람은 누구였죠?”
“나의 보스.”
“보스?”
“…난 한때 젊어서 조직에 몸을 담았던 적이 있었어.
물론 그 세계에 환멸을 느끼고 악착같이 조직에서 나와 몰래 프랑스로 건너와서
새 인생을 시작했지. 그런데 어느 날, 보스가 연락을 해왔어.
오유미라는 여자를 후원하는 마지막 프로젝트를 맡기겠으니 비밀리에 실행해달라고.”
“당신의 보스가 누구죠?”
“나는 그가 당신과 그런 관계인지 나중에야 알았어. 최근에야….”
“내가 아는 사람인가요?”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해 줘요. 그가 누구인지!”
유미가 긴장하여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
“어서요!”
“조두식.”
“뭐라구요?! 그가 나를 후원했다고요?”
유진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조두식 그 인간이?
“보스는 내게 첫 프로젝트를 맡기면서 경고했지.
내가 오유미에게 빠지면 곤란하다고.
후회할 날이 있을 거라고 경고했지.
그래서 난 널 은밀하게 사랑할 수밖에 없었어.”
유미는 10년 전에 유진을 만났을 때
그가 왜 유미에게 그토록이나 거리를 두었는지 이해가 갔다.
“그런데 어느 날, 보스는 다른 명령을 내렸어.”
“네? 조두식이…? 무슨 명령을?”
“…너를 비밀리에 살해하고 흔적을 없애라고….”
유미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뭐라구요? 정말요?!”
유진이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
“난 정말 괴로웠어.
그의 세계를 내가 다 알지 못하고
그가 이해를 따지는 데는 냉혹한 인간이란 건 알지만…
우리 세계에서 보스의 명령은 악법이라도 절대적이니까.
그걸 어기면 목숨이 위태롭다는 건 불문율이니까.
그때서야 그의 경고가 와 닿았어.
그는 내가 너에게 빠져서 사랑하게 되면
두 번째 미션을 수행할 수 없다는 걸 짐작하고 있었던 거지.
그 무렵 나는 내 정신이 아니었어.”
이유진의 눈빛이 자주 공허해지던 그 무렵.
그런 내막을 모르고 유진에게 느껴지는 공허함을 채우려
인규를 만나기 시작하던 그 무렵….
“너를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일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그날, 죽을 만큼 고통스럽게 고민하다 결단을 내리고 너를 찾아갔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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