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유혹

(451) 프렌치 커넥션-15

오늘의 쉼터 2015. 4. 20. 23:25

(451) 프렌치 커넥션-15 

 

 

 

 

이유진에게서 다시 연락이 온 것은 이틀 후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자벨이 연락한 것이다.

“오유미씨가 정 원한다면 유진이 내일 만나겠답니다.”

“그런데 제가 혼자 만났으면 하는데….”

“네, 제가 일하러 간 시간에 와 달랍니다.

 

오후 3시경이 좋겠어요.

 

유진도 그 시간엔 일어나니까.”

“그래요? 정말 고마워요.”

“그런데….”

“네?”

“다만, 약속한 거래는 끝났기 때문에 추가로 5000유로를 더 입금시켜 주셔야겠어요.”

아니, 이 여자! 무슨 노래방도 아니고 추가 요금이라니.

 

그리고 뭐야? 무슨 부부공갈단처럼 둘이 짜고 하는 짓처럼…

 

기분이 상하려고 하는데 여자가 쐐기를 박듯 말했다.

“오유미씨가 뭘 원하는지 알고 있어요.

 

본인에겐 아주 중요한 정보잖아요? 싫으면 그만두세요.”

“아! 아니에요. 좋아요. 입금하겠어요.”

“좋아요. 입금 확인이 되면 유진에게 오유미씨가 온다고 말하겠어요.”

어쩔 수 없지만, 유미로서는 중요한 정보다.

“그런데 제가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하면 어떡하죠?”

“그건 오유미씨의 능력이죠.”

“뭐라고요?”

“아마 원하는 정보를 얻게 될 거예요.

 

유진도 이제 충성을 맹세하고 지킬 필요가 없거든요.

 

안 되면 알고 싶은 한 가지 정보라도 제가 가르쳐 드릴게요.”

하긴 유진에겐 이제 그 정보가 필요 없을지 몰라도,

 

유미에겐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유미는 돈을 입금하고 나서 다음 날 이브리의 이유진의 아파트를 다시 찾아갔다.

 

유진은 유미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처럼 방에서 유미를 맞이했다.

 

사무적인 얼굴이었지만, 지난번과는 달리 감정도 안정되어 있었다.

 

그래도 유미는 짙은 안경을 쓰고 있는 이유진이 다른 사람처럼 어딘가 낯설었다.

 

유미도 냉정하고 사무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유진의 방은 한쪽은 암실로 꾸민 작업실이었다.

 

요즘은 작업한 흔적이 별로 보이지 않는 적막한 방 안 풍경을 둘러보며

 

유미가 말문을 열었다.

“이렇게라도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니 대단해요.”

“죽지 못해 겨우 꿈지럭거리는 거지.

 

그나마 요즘엔 카메라에 손 안 댄 지가 1년이 다 돼 가.”

“오빠, 다시 작업을 하세요. 도와줄게요.

 

내가 서울에 화랑을 개업할까 해요.

 

여기서도 유수한 화랑을 연결해 줄 수도 있어요.”

“난 이제 세상에 나가고 싶지 않아. 죽은 듯 은둔한 지 10년이 다 돼 가잖니.

 

벌레처럼 살다가 가는 거지.”

유진이 입술을 비틀며 씹어뱉듯이 말했다.

“나를, 나를… 많이 원망했겠네요. 날 만나면 죽이고 싶었겠네요.”

“… 그랬지.”

“아, 오빠. 정말로 그럴 의도가 없었어요. 그냥 그때 너무 당황해서….”

“난 안 그래도 그때 어차피 죽었을 거야.”

“무슨… 말이에요…?”

“결국 널 죽이고 나도 죽었을 거야.”

점점 모를 소리다. 

 

 

 

'소설방 > 유혹' 카테고리의 다른 글

(453) 프렌치 커넥션-17   (0) 2015.04.20
(452) 프렌치 커넥션-16   (0) 2015.04.20
(450) 프렌치 커넥션-14   (0) 2015.04.20
(449) 프렌치 커넥션-13   (0) 2015.04.20
(448) 프렌치 커넥션-12   (0) 2015.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