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유혹

(440) 프렌치 커넥션-4

오늘의 쉼터 2015. 4. 12. 23:51

(440) 프렌치 커넥션-4

 

 

 

그러나 ‘장밋빛 인생’에 다시 먹구름이 낄 조짐이 보였다.

 

베르나르와 은밀한 만남 후에 집으로 돌아온 유미는 홍두깨의 메일이 온 것을 발견했다.

‘잘 지내겠지요? 운명이 당신을 이끌어 우리는 곧 만나게 되겠죠.

 

몇 달 집을 비운 사이에 다녀가셨네요.

 

관리인으로부터 당신의 연락처를 받았습니다.

 

조만간 연락드리겠습니다.’

갑자기 머리가 하얘졌다.

 

전에 서울에서 알아 본 IP추적 정보에 의하면 외국의 네티즌이라더니

 

그러면 홍두깨가 역시 그때 이브리 주소지의 그 입주자인가!

 

지난봄에 이브리의 서민임대아파트를 찾아갔을 때 그곳엔 사람이 없었다.

 

허탕을 친 유미는 관리인에게 전화해서 그들이 돌아오면 연락을 달라며

 

자신의 전화번호를 남겼었다.

 

운명의 그림자를 피할 수는 없다.

 

그림자를 피한다고 실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인가.

 

정면으로 대결하는 수밖에 없다.

 

유미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서 답 메일을 썼다.

‘홍두깨님, 당신은 누구신가요?

 

당신 역시 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군요.

 

그래요. 당신을 한 번 만나고 싶습니다.

 

당신 연락처를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지난번 그 아파트로 찾아가면 되겠지요?’

메일을 보낸 지 두 시간 만에 답장이 왔다.

‘아파트로 찾아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거긴 지금 비어있으니까요.

 

다만 아파트로 꼭 찾아오시겠다면 조건이 있습니다.

 

 제가 지정하는 날짜와 시간에 아파트 우편함에 십만 유로짜리

 

수표를 넣어놓으시면 제가 찾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제가 답례품을 잊지는 않겠습니다.’

십만 유로라면 1억5천이 넘는 돈이다.

 

그가 말하는 답례품이라면 인터넷에 퍼트리겠다는 이유진과 찍은 동영상 아니겠는가.

 

그 동영상을 1억5천이나 되는 돈으로 막아야 하는 건가.

 

그런데 이것은 검은 거래의 시작에 불과한 거 아닐까?

 

만약 홍두깨가 이유진이 죽은 걸 알고 있다면,

 

그 다음엔 그걸 빌미로 삼아 점점 더 큰 돈을 뜯어내는 거 아닐까?

 

그렇게 되면 헤어나올 수 없는 파멸의 늪으로 빠지는 게 아닐까.

유미는 온몸이 떨려왔다.

 

다니엘에게는 몸이 아파 쉰다고 말하고는 자리에 일찍 누웠다.

 

하지만 만약 1억5천으로 그 동영상 파일을 돌려받고

 

이유진의 죽음을 영원히 묻을 수 있다면 그건 꽤 괜찮은 거래 아닌가.

 

1억5천이란 돈은 어떡하든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누구인지 먼저 알고, 그의 목표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유미는 다시 메일을 썼다.

‘답례품을 주시겠다는 당신의 제안은 고맙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합니다.

 

저로서는 답례품이 그 금액에 합당한지를 먼저 따져야 할 거 같군요.

 

당신의 신원을 먼저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신뢰할 수 있고 안심이 되는 조건이 아니라면 생각을 좀 해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상대방도 곧바로 답장을 보내왔다.

 

아마 컴퓨터 앞에 지키고 앉아있는 것 같았다.

‘생각을 좀 해보시겠다?

 

뭐 당신은 그러시든가요.

 

저로서는 너무 오래 기다린 거 같은데 말이죠.

 

당신이 신중하게 오래 생각해서 판단하신다면 저도 할 말은 없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없고, 이제 제게는 행동만이 남았거든요.

 

제가 좀 성격이 변덕스러워 어찌될지 모르겠습니다.

 

폭탄을 앞에 두고 생각에 잠긴 당신이 안타깝습니다.

 

이번에는 곧 당신이 파멸을 맛볼 차례군요. 아 듀!’


유미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번에는 곧 당신이 파멸을 맛볼 차례군요.

 

아 듀! 이 문장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그리고 난데없는 확신! 아, 그렇구나.

 

홍두깨는 이유진의 비밀을 알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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