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유혹

(432) 위험한 약속-13

오늘의 쉼터 2015. 4. 9. 23:35

(432) 위험한 약속-13

 

 

그러자 다니엘이 유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당신은 아직 젊고 순수한데 내가 까다로운 남자라 미안해. 솔직히 로즈가 너무 사랑스러운데….”

유미가 입술을 세게 깨물었더니 금세 두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오, 가여운 로즈. 내가 얘기 안 했던가. 로즈를 오래 아껴두고 싶다고. 로즈는 소중하니까.”

다니엘이 유미의 입술에 키스했다. 유미는 입술을 살짝 피하며 말했다.

“알겠어요. 하지만 당신은 내게 정말 잔인한 남자예요. 언젠가 후회할지도 몰라요.”

유미가 다니엘을 뿌리치고 제 방으로 올라왔다.

 

다니엘이 유미를 불렀지만, 유미는 돌아보지 않고 방으로 들어왔다.

 

잠시 후, 다니엘이 노크했지만 유미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로즈, 화내지마.”

유미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화내는 거 아니에요. 당신은 여자 마음을 몰라요. 슬퍼요.”

잠시 후, 다니엘이 이 말을 속삭이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로즈, 사랑해.”

유미는 희미한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

 

까다로운 시험문제를 푸는 기분이지만 힌트가 떠오르는 듯한 미소였다.

 

대신에 유미는 서울에 있는 박용준과 런던에 있는 에릭에게 전화를 걸었다.

“용준, 다니엘 화랑을 통해 미술품을 거래할 땐 스페셜 영수증을 써주겠다고 보고해.

 

물론 그 차액은 돌려주겠다고.”

재벌이 비자금 조성을 위해서 신뢰로 다져진 화랑과 눈 가리고 아웅하는 편법이다.

 

화랑이 정가보다 부풀린 금액으로 작품을 팔고 돈을 받고 차액을 은밀하게 돌려주는 세탁방법이다.


“아, 그게 가능해요? 그거야말로 YB에서 정말 원하는 건데.” 

 

“가능하도록 해야지. YB에서는 이제 다니엘 화랑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을 테지?”

“당근이죠. 그런데 다니엘 화랑에서 먼저 그런 걸 제안하면 윤조에서야 쌍수를 들고 환영하겠죠.”

“다만 세탁비로 차액 중 20프로는 뗀다고 해. 세탁소가 세탁비는 받아야 할 거 아냐.”

“그래도 좋은 조건일걸요.”

“데미안 허스트도 기대해도 된다고 해.”

“와우! 오케이 나면 제가 파리로 날아갈게요.”

유미는 또 런던의 에릭과 통화했다.

“아, 로즈! 잘 지내요? 아버지와 약혼했다는 기사 봤어요.”

“놀랐…죠?”

“네, 놀랐어요. 암튼 축하해요.

 

혹시 저와 재산싸움 이런 거 하게 되는 거 아닙니까?

 

난 나중에 젊고 예쁜 새엄마와 싸우긴 싫은데. 하하하….”

에릭은 웃었지만 유미는 마음이 좀 아팠다.

 

“사실 비밀인데요. 그게…계약약혼일 뿐이에요….”

“계약약혼?”

“일종의 비즈니스죠.”

“일종의 비즈니스라…?

 

아, 참! 모레 비즈니스 때문에 파리 가는데 집에 잠깐 들를게요.”

“그래요? 참, 우리 비즈니스는 잘되고 있죠?”

“데미안이 지금 바캉스 중이라 전화통화만 했어요.

 

돌아오면 미팅 일정을 짜서 알려줄게요.

 

아, 그러고 보니 이번에 파리 가면 한번 볼까요?”

“그래요. 저도 뵙고 싶어요.”

“그런데 아버지 눈치 보여 어디 집에서 편하게 만나겠어요?

 

따로 연락할게요. 아버지의 여자와 만난다? 이거 왠지 스릴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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