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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위험한 약속-8

오늘의 쉼터 2015. 4. 9. 23:21

(427) 위험한 약속-8

 

 

이 남자, 아들을 질투하나?

“무슨 일? 아무 일도 없었어요.”

다니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나이도 어린 로즈에게 참 추하고 이상한 남자로 보이겠지.

 

하지만, 용기를 내서 묻고 싶어요. 나와 약혼해 주겠소?”

“계약약혼 말이죠?”

“하지만 로즈를 사랑할 수 있으면 사랑하고 싶어요. 사랑받을 수 있으면 더 좋고.”

“소피를 위해서 저를 또 한번 이용하시는 거네요.”

유미는 한숨을 쉬며 어깨를 내려뜨렸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도 소피를 하루빨리 잊고 싶소.

 

처음부터 느낀 이상한 예감이지만, 당신과의 인연이 깊을 거 같아요.”

“언제까지 결정해야 하나요?”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요.

 

소피부부가 곧 떠난다니까 언론에 빨리 기사가 나면 좋을 테니.”

“계약조건은 뭔가요? 어차피 계약약혼이니….”

유미는 다니엘에게 물었다.

“로즈가 동의하면 곧바로 방돔광장으로 약혼반지를 주문하러 갑시다.

 

우리 집안은 오래전부터 쇼메의 보석 디자인을 좋아해요.”

쇼메에서 디자인한 약혼반지라… 유미는 마치 무슨 꿈을 꾸는 것 같았다.

“계약약혼은 계약기간이 어느 정도인가요?”

“우선 3개월 정도? 만약 합의하면 더 연장하면 되지 않겠소?”

“제가 파혼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또 계약약혼이 계약결혼이 될 수도 있나요?”

“기적이 일어나서 진짜 결혼을 하면 더 좋겠지?”

다니엘이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사실 난 결혼에는 회의적이오.”

이 남자 세 번 이혼했다고 했나?

 

 아, 물론 이 나이 든 남자와 결혼할 생각은 없다.

 

게다가 이 남자의 아들에게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마당에…

 

하지만 유미는 이 제안의 부가가치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해 보고 싶었다.

 

그걸 눈치챈 걸까?

“처녀인 로즈의 신상이나 이미지를 고려해서 보상은 섭섭하지 않게 해주겠소.

 

음, 그리고 중요한 한 가지. 계약약혼 기간에는 성적 자유를 보장하겠소.

 

그 부분의 계약갱신이 필요할 땐 서로 협의합시다.

 

물론 계약결혼이나 또는 결혼일 경우엔 얘기가 달라지지. 그땐 정조를 요구할 거요.”

재료, 부품, 연료, 인건비 따위가 안 든다는 얘기 아닌가?

 

비즈니스라면 이런 고부가가치 비즈니스가 어디 있겠는가.

“물론 약혼을 하면 약혼자로서 정서와 감정을 나누길 원하오.

 

그건 우리의 의무이자 권리요.

 

하지만 당신의 성적 자유를 억압하진 않겠소.”

유미는 사실 당장 오케이를 부르짖고 싶으나 좀 더 신중하게 처신하자고 마음을 다독였다.

“좀 더 생각을 해 보겠어요.”

유미가 새침하게 말했다.

“알겠오.”

다니엘이 고개를 끄떡이며 일어섰다.

“밤도 늦었으니 편히 주무세요.”

유미의 인사에 다니엘이 일어서서 나가며 기운 없이 말했다.

“잠이 오지 않아 수면제를 먹고 있는데 가끔 악몽을 꿔요. 밤이 두려워요.”

“술 드셨는데 수면제 드시면 안 돼요. 아셨죠?”

유미가 어린 아들을 달래듯이 말하자 다니엘이 공허한 눈빛으로 유미를 바라보았다.

 

유미는 다니엘의 눈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다니엘, 당신은 강한 남자예요. 이 힘든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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