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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오, 로즈(Oh, Rose)-17

오늘의 쉼터 2015. 4. 9. 00:04

(418)오, 로즈(Oh, Rose)-17

 

 

 

유미는 욕실에서 샤워기 아래에 온몸을 맡기고 서서 폭포수 같은 물을 맞았다.

 

정신이 번쩍 났다.

 

타월로 몸을 닦고 향이 강한 오데코롱을 뿌리고 목욕 타월로 몸을 감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용준이 이불 안에 들어가 얌전히 자고 있었다.

 

유미가 다가가 이불을 벗기자 용준은 알몸이었다.

 

그런데 유미를 향해 조준하듯 그의 ‘총구’가 움직이는 게 아닌가.

 

갑자기 용준이 유미의 몸을 침대로 확 끌어당겼다.

“내 연기, 어때요?”

“뭐야? 취한 척한 거였어?”

“그 정도에 취할 박용준이 아니잖아요.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내가 왜 놓쳐요?

 

빨리 방으로 들어가고 싶어서…. 오늘 밤은 나 말리지 말아요!”

선언과 함께 용준이 유미의 몸을 찍어 누르며 덮쳤다.

 

용준이 정신없이 애무를 퍼부었다.

 

폭포 같은 애무의 세례를 받느라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였다.

 

용준이 유미의 젖가슴을 한입에 호빵 욱여넣듯이 입안에 욱여넣으며 힘껏 유두를 빨았다.

 

고문 같은 짜릿한 전율이 덮쳐 왔다.

 

저절로 비명 같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때 천장 구석에서 스르륵 무언가 열리는 기척이 느껴졌다.

 

시계를 보니 9시5분이었다.

 

초록색 불빛이 깜박였다.

 

그것은 다니엘의 ‘훔쳐보는 눈’이었다.

 

그것을 느끼자 유미는 흥분이 더욱더 급등했다.

 

용준에게 몸을 맡기던 유미는 용준의 머리를 부여잡고 온몸을 흔들었다.

“것 봐요. 몸이 말하잖아요.

 

아, 정말 이거, ‘파리의 연인’ 찍어야 되는데.

 

이거 작품인데. 제프 쿤스 저리 가라인데.”

용준은 숨을 헐떡이면서도 계속 말을 쏟아냈다.

“용준, 잘하고 있어. 좋아.”

유미는 영문을 알 수 없을 용준에게 그렇게 말하면서 속으로는 지금 찍고 있어,

 

 라고 속말을 했다.

 

누군가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

 

그것은 새로운 관능적 나르시즘을 자극했다.

 

그런데 어쩌면 또 제3의 눈이 있을 것이다.

 

다니엘의 방에 들어간 소피도 함께 보고 있을지 모른다.

 

그 생각이 들자 약간 기분이 묘해졌으나 소피를 안심시키기 위한

 

다니엘의 또 다른 작전에 유미는 이미 암묵적으로 동의를 하지 않았나.

 

용준을 이용한 전략적 섹스라는 생각에 용준에게 좀 미안하긴 했지만,

 

사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아닌가.

 

유미는 모든 전략은 잠시 접어 두고 용준에게 몰입하기 시작했다.

용준의 까슬까슬한 턱과 부드러운 입술과 촉촉한 혀가 어우러져

 

유미의 몸은 감각의 제국이 되어 버렸다.

 

온몸의 털이 군마의 갈기처럼 들고 일어났으며 세포들은 아우성치며

 

병사들처럼 에너지가 충천했다.

 

가뭄에 단비 만나듯 유미의 온몸이 그 비를 빨아들이기 위해 한껏 열렸다.

 

외롭고 고팠던 몸에 벼락과 천둥처럼 쏟아지는 젊은 남자의 숨차고

 

가열 찬 폭우 같은 에너지가 유미를 아득하게 했다.

 

용준의 몸 또한 오랫동안 여자 맛을 보지 못했음에 틀림없다.

 

지완과 헤어진 지 서너 달도 넘었다지 않은가.

유미의 몸 위로 짚고 선 용준의 두 팔 근육이 박달나무처럼 단단했다.

 

용준은 아래를 밀착하며 유미를 내려다보았다.

“보고 싶었어요. 지금 꿈만 같아요.

 

파리에서 샘을 정복하다니! 나폴레옹도 부럽지 않아.”

“정복? 그런 말 쓰지 마. 무슨 영어 완전 정복도 아니고,

 

여자 몸을 정복한다든가 마스터한다든가 하는 그런 고정관념을 깨라고.

 

안 그러면 평생 마스터베이션하는 거나 똑같아.

 

재빨리 깃발 꼽고 정복하는 거 좋을 거 없어.

 

정복! 끝! 그런 정복이 뭐가 즐거워?”

“아, 옙. 샘이 그러니까 얘가 갑자기 주눅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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