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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오, 로즈(Oh, Rose)-7

오늘의 쉼터 2015. 4. 8. 23:48

(408)오, 로즈(Oh, Rose)-7 

 

 

 

유미는 다니엘에게 용준이 왔을 때 만나야 할 사람들을 소개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다니엘의 주선으로 경매회사의 간부와 잘나가는 화랑의 사장과 저녁식사 약속을 잡게 되었다.

 

물론 다니엘이 물밑 작업을 하고 용준이 일하는 YB 그룹의 구매력이 결합하면 좋은 그림을

 

좋은 가격에 선점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 그림들이 어떤 용도로 사용될지 모르지 않지만,

 

일단 유미는 나서지 않고 음지에서 도와주기로 했다.

 

그건 작게는 용준을 도와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결국 유미에게 돌아올 부메랑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용준이 보내온 구매 희망 리스트 중에는 요즘 한창 뜨는 팝아트 거장들의 작품이 들어 있었다.

 

제프 쿤스니 데미안 허스트, 로버트 인디애나의 작품들은 국내의 재벌 미술관에서도 탐내는

 

작품들이다.

 

윤조미술관에서 소장하거나 전시한다면 미술관 가치를 높이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유미는 다니엘의 집과 가까운 곳에 호텔을 예약하고 용준을 맞을 준비를 했다.

 

서울에서 어쩌다 가끔 만만한 섹스파트너로 지냈던 용준과 이렇게 사업파트너로 연결되다니.

 

그의 말대로 용준은 끝까지 유미를 지키는 보디가드가 될까?

 

사람의 인연은 알 수 없다.

일요일 저녁에 예정대로 용준은 파리에 도착했다.

 

커다란 선글라스를 끼고 마중을 나간 유미를 용준은 금방 알아보지 못했다.

 

유미 또한 서울에서 보던 용준이 파리로 배경이 달라지니 왠지 낯설었다.

“아, 이상해요. 쌤이 여기 있으니까 다른 사람 같아요.”

“응, 안 그래도 다른 사람처럼 살기로 했어.”

유미가 새로 찍은 명함을 꺼내 건넸다.

“오 로즈!?”

“그래. 옛날의 오유미는 잊어.”

몇 달 만에 만난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 마주보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택시를 타고 시내로 들어오는 동안 용준은 흥분했다.

“아, 내가 파리에 오다니! 파리바게트에 빵 사러 온 것도 아니고,

 

파리다방에 다방커피 마시러 온 것도 아니고 진짜 파리에 오다니.

 

와! 저게 에펠탑? 밤에 보니 금사(金絲)로 만든 작품 같네요. 조명 끝내준다.”

시내에서 저녁을 먹고 유미는 용준의 스케줄을 점검하고 미팅을 코디했다.

“작품 구매는, 요번에는 길을 터놓는다는 생각으로 온 거구요.

 

사실 쌤도 보고 싶고 겸사겸사 왔어요.

 

리스트는 희망사항이고, 동향을 살피러 온 게 주 목적이에요.

 

강 관장도 첫술에 배부르랴 그랬어요.”

“작품 구매는 돈이 있다고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야.

 

특히 거장들 작품은 인맥도 쌓고 신뢰도 주고 해야 원하는 걸 손에 넣을 수 있지.”

“제프 쿤스 작품은 요즘 국내에서도 화제예요.”

미국의 유명 미술가 제프 쿤스(Jeff Koons)는 앤디 워홀이나 마르셀 뒤샹의 뒤를 이은

 

최고 수준의 팝아티스트로 평가받는다.

 

그는 헝가리 출신의 포르노 스타 치치올리나와 1991년 부다페스트에서 결혼했다.

 

그녀는 애정당을 만들어 이탈리아 정계로 진출하여 국회의원으로 정치에도 입문한 여자였다.

 

결혼 당시 천재 미술가와 포르노 스타의 결혼은 그 자체가 화제였다.

 

두 사람은 여기에 한 술 더 떠 결혼식을 치르자마자 세계를 돌며 충격적인 전시회를 열었다.

 

일명 ‘메이드 인 헤븐(Made in Heaven)’이라는 제목을 내건 전시회 작품 중에는

 

제프 쿤스 부부의 실제 성행위 모습을 촬영한 사진도 들어 있었다.

 

어떤 사진은 성기까지 노출돼 사람들을 기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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