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5) 키다리 오빠-16
“뭐예요? 무서워요.”
유미가 기분 나쁜 투로 말했다.
“겁내지 말아요. 여기 근처에 게이 전용 해변이 있어요. 그래서….”
“그럼 게이들의 축제…?”
“그렇죠.”
“왜 하필….”
“쾌락은 평등한 거죠.”
유미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 그곳에서 물러났다.
홀로 모래사장에 발이 푹푹 빠지면서 걷고 있으니 시몽이 따라왔다.
멀리서 들리는 아프리카 북소리가 오히려 슬프게 들렸다.
그가 어디서 구했는지 포도주 한 병을 들고 왔다.
시몽이 유미를 불렀다.
“좀 앉았다 가요.”
유미는 모래밭에 앉아서 시몽이 주는 포도주를 한 모금 마시며 바다를 바라보았다.
반달이 떠있었는데 바닷물이 얼마나 투명한지 달빛에도 파도의 실루엣이 맑게 보였다.
“아름답죠. 낮에 보면 바다색이 초록색이에요.”
바람이 불어 유미의 긴 머리칼이 자꾸 시몽에게로 날아갔다.
“좋은 냄새가 나네요.”
시몽이 포도주를 병나발을 불며 마시고 나서 물었다.
“당신은 여기 어떤 성적 환상을 꿈꾸며 왔나요?”
“그냥 호기심….”
“그래요. 사실 인간의 성적 환상이란 포르노의 학습효과고 뻔하죠.”
“당신은 왜?”
“왜 여기 왔냐고요? 난 사실 심심해서 왔어요.
다양한 여자들을 만나고 싶어서요. 말하자면 당신 같은….”
그가 히죽 웃었다. 어두운 밤이라 그의 흰 이가 더 희게 빛을 발했다.
그리고 그 남자가 유미의 목덜미를 쓰다듬더니 유미의 가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유미는 그를 살짝 저지하게 위해 그의 팔을 붙들었다.
그런데 의외로 그의 피부가 단단하고 특별히 기분 좋은 매끄러운 질감으로 느껴졌다.
잠시 틈을 보이는 사이에 그의 손이 유미의 아래를 헤집고 혀는 유미의 귓불을 간질이고 있었다.
유미는 그의 몸을 밀다가 그의 등에 가만히 손을 얹었다.
달빛에 그의 검은 몸이 아름답게 번들거리고 손끝에 닿는 피부결의 매끄러움은
어떤 인종의 남자보다 매혹적이었다.
그의 아래가 곤봉처럼 부푸는 게 보였다.
숨이 막힐 것 같은 공포와 전율이 느껴졌다.
털 없는 검은 짐승. 바닷가의 은은한 달빛 아래 흰 백사장에서 바라보는
그의 매끄러운 몸은 마치 한 마리 돌고래 같았다.
유미는 눈을 감았다. 아프리카의 북소리가 들려왔다.
북소리를 들으니 유미의 몸 어디선가 그 북소리와 같은 리듬과 진동이 퍼져 나왔다.
유미는 눈을 감고 그곳에 신경을 집중해 보았다.
관능과 쾌락의 진원지인 그곳에서 서서히 온몸으로 묘한 기운들이 퍼져나갔다.
유미는 처음 느껴보는 쾌락과 공포와 호기심과 자포자기가 섞인 색다른 흥분으로
조금씩 몸을 떨었다.
그럴수록 아래에서는 퐁퐁 샘물이 흘러나오는지 남자의 손놀림이 유연하고 거침없이 느껴졌다.
시몽은 입고 있던 셔츠를 벗어 모래사장에 깔았다.
그리고 유미의 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잠깐 유미가 저지하려고 했다.
그 뜻을 알아챘는지 그가 콘돔을 꺼냈다.
남자의 센스에 조금 안심이 되었다. 유미도 셔츠 포켓에 준비해오긴 했다.
시몽은 왼손으로는 계속 유미를 자극하면서 오른손으로 그것을 자신의 물건에 씌우기 시작했다.
잘 안 되었다.
유미가 두 손으로 그것을 도왔다.
아주 뜨거운 핫도그를 쥔 것 같았다.
드디어 남자가 유미의 몸에 들어왔을 때 유미는 헉! 하고 숨을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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