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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악어와 악어새-16

오늘의 쉼터 2015. 4. 5. 10:03

<300> 악어와 악어새-16 

 

 

 

유미는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

 

갑자기 걷잡을 수 없는 순간의 공포와 흥분으로 온몸이 폭발했다.

 

유미는 수익의 목을 깊이 끌어안고 눈을 감았다.

 

수익이 침대 시트를 움켜쥐었다.

 

그러자 숨이 막힐 듯한 답답함이 갑자기 중력을 초월한 비상감으로 변했다.

 

어디선가 날개가 돋아났나? 유미는 한없이 가벼워지는 자신의 육체를 느꼈다.

 

그러다 현기증 나는 추락이 느껴졌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아득한 속도감으로 유미는 블랙홀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었다.

“이크! 아아, 나 어쩌면 좋아! 나 죽을 거 같아.”

유미가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댔다.

“그럼 내릴래?”

조종간을 세운 수익이 물었다.

 

그러나 유미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몇 번 더!”

그렇게 상승과 하강을 두어 차례 더 하고 유미는 롤러코스터에서 내렸다.

“좋았어?”

유미는 숨이 차서 대답도 못 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수익의 자연산 송이는 아직도 싱싱하고 탱글탱글했다.

“이크, 얜 뭐니? 자긴 안 했어?”

“나도 좋았어. 내 꺼 단번에 죽는 거 봤어? 오늘 밤 내내 세 번은 더 해야지.”

“아이고, 생긴 건 새송이처럼 이쁘게 생긴 게 쇠몽둥이네.”

유미가 그것을 쥐고 흔들며 말했다.

 

그것은 불로 달구어진 쇠막대처럼 여전히 뜨겁고 단단했다.

“와우! 대단해. 자기야, 이름 바꿔라. 철봉으로.”

“안 돼.”

“왜?”

“그럼 고철봉이 되는걸?”

“고철봉? 하하하… 그렇구나. 그럼 성도 갈아. 강철봉으로.”

유미가 깔깔대다 수익의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수익이 팔베개를 해주었다.  

 

“혹시 심심산골에서 산삼 같은 거 캐 먹은 거 아냐. 이크, 어떻게 그렇게 힘이 좋아?”

“약초 같은 거 좀 먹기도 했지.”

“지금 산 속에서 무슨 공부를 하는 거야? 고시?

 

그러고 보니 난 수익씨에 대해 너무 아는 게 없는 거 같아.”

“그냥 이것저것… 나중에 얘기해 줄게.

 

인생이나 인간의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공부하고 싶어서…

 

그런데 전화로 한 얘기는 뭐야?”

“뭐?”

“수익을 올릴 건수가 하나 있다는 둥….”

“아아, 그거.”

유미가 수익의 팔베개를 풀고 일어나 앉았다.

“자기는 인간의 영혼이나 인생 문제에 관심이 많지?

 

철학이나 명리학 공부에 일가견도 있고.”

“그렇다고 할 수 있지.”

“불쌍하고 고통받는 영혼을 보면 구제해 주고 싶지?”

“무슨 소리야?”

“어떤 여자의 원한을 풀어줘야 해.”

“왜? 그 여자가 누군데?”

“예전에 잠깐 알았던 여자야.”

“그 여자 사주 좀 대 봐.”

“몰라. 죽었어.”

수익이 궁금한 표정으로 유미를 바라보았다.

“그냥 약속해 줘.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나를 도와주겠다고.”

유미가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야.

 

그냥 내가 하라는 대로 하면 돼.

 

게다가 돈도 좀 생기는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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