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개와 늑대의 시간

제8장 변태기 2

오늘의 쉼터 2015. 4. 5. 00:29

제8장 변태기 2 

 

 

그들이 안내되어 앉은 곳 역시 스무 명은 앉아도 될 만큼 모든 게 넓직넓직했다.

 

병달 뿐만 아니라 공정혜나 채연 역시 휘둥그레진 눈으로 주변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었다.


테이블은 둥글었다.

그 테이블 중앙에 다시 작은 원형 테이블이 하나 놓여 있었다.

한국의 고급 중국집에 가면 있는 그런 테이블이었다.

 

“여기선 뭘 먹어야죠?”

 

채연이 신기한 듯 메뉴판을 들여다보았다.

메뉴판이 한 권의 책처럼 두꺼웠다.

 

“이 집에서 나오는 음식이 아마 300종이라지.”

 

한동안 입을 다물고 있던 마평수가 모처럼 입을 열었다.

 

“300종? 뭘 먹을지 고르다가 시간 다 가겠네.”

 

병달은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즐거웠다.

가슴이 두근거린 이유는 과연 이런 거대한 나라에서 속옷을 팔아먹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고 즐거운 건 모처럼 뜻이 맞는 사람들과 여행 나온 듯한 기분으로

술자리를 하려는 참이기 때문이었다.

 

“뭘 먹으면 좋겠어요?”

 

다섯 사람이 진국을 쳐다봤다.

 

“아무래도 아기돼지 통구이가 적당할 거 같아.

마평수씨랑 나도 여기 와서 뭔가 색다른 걸 먹어보겠다고 메뉴 고르다 한 시간은 보냈거든.”

 

결국 진국이 말한 대로 주문을 했다.

 

“태평양백화점하고는 계약서 쓴 겁니까?”

 

병달은 술 마시기 전에 확실해 해두고 싶었다.

무대 문제는 병달이 책임을 지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썼지. 다만 개별 조항이 문제야.”

 

“개별 조항이라뇨?”

 

“자신들의 내부 사정에 의해 취소할 수 있다고.”

 

“세상에 그런 계약이 어디 있습니까?”

 

“어디 있긴? 이 곳 중국에 있지.”

 

진국이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럼, 쇼 열리기 몇 분전이라도 취소할 수 있다는 말이에요?”

 

“그런 건 아닐 겁니다.”

 

마평수가 진국을 거들고 나왔다.

 

“그런 거면 그런 거고 아니면 아닌 거지. 그런 애매한 답이 어디 있습니까?”

 

“계약서를 다 쓰고 나서 나중에야 개별 조항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우리야 그저 간단하게 백화점 담당자들하고만 쇼를 할 거였으니까

그렇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나중에 보니까 개별 조항 사항이 아주 애매하게 되어 있더라구요.

말 그대로 백화점 사정상 취소할 수 있다.

그래서 오늘도 다시 한번 확인차 제가 마중을 못 나갔던 거구요.”

 

“쇼를 할만한 다른 곳은 이미 계약이 다 이루어져 있었어. 다른 장소가 없었다는 말이야.”

 

진국의 말이 끝날 즈음 아기돼지 통구이가 나왔다.

어른 키의 절반 정도 크기였다.

노릇노릇 구워진 색깔이나 냄새가 병달에겐 어린 시절의 막걸리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요리사가 직접 시중을 들기 시작했다. 웨이터들은 접시와 술잔 등을 날라 왔다.

 

“오늘 다시 한번 확인했으니까 아마 내일 틀림없이 쓸 수 있을 겁니다.

하루아침에 백화점에 무슨 일이 생기겠습니까?”

 

마평수는 젓가락을 들며 말했다.

 


고기는 달고 담백했다.

 

식당에서 내온 소스 또한 매콤하면서도 고추냉이처럼 톡 쏘는 듯한 맛이었다.

술은 소주를 주문했다.

한국에서보다 비싼 값이었지만 중국 술은 대부분 독한 술이라 마실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좀 이상한 건…”

 

마평수가 진국을 잠깐 쳐다봤다. 진국이 고개를 끄덕였다.

 

“며칠 전까지 쓸만한 무대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하루아침에 모두 사용계약이 이루어진 겁니다.”

 

분주히 젓가락을 놀리던 팀원들이 일제히 젓가락질을 멈추었다.

 

“그게 무슨 소립니까?”

 

병달이 젓가락을 상위에 내려놓고 술을 입에 털어 넣으며 물었다.

 

“그러니까 일주일 전까지는 간이 란제리 쇼를 할 수 있는 무대들이 널려 있었는데

닷새 전에 장소 계약을 하려고 나가보니까 태평양 백화점의 상설무대만 빼놓고는

단 한군데도 없더라 이 말입니다.”

 

“뭐, 갑자기 다른 행사들이 우리 일정에 맞춰서 잡힌 거겠지.”

 

봉수는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봉수가 그러니 다른 팀원들도 가볍게 생각했다.

 

“그렇겠죠.”

 

마평수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러자 그 일은 없었던 사건이 되었다.

병달은 진국의 눈치를 봤다.

진국의 얼굴이 별로 밝지 않았다.

어쨌든 중국 쪽 일은 진국의 책임하에 준비되었던 것이다.

 

병달은 모른 척 잔을 들고 진국에게 건배를 청했다.

 

“어쨌든 진국 선배님이랑 마평수씨랑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진국과 마평수가 잔을 들자 나머지 사람들도 잔을 들었다.

 

“건배!”

 

“내일 쇼가 무사히 끝나기를 기원하며!”

 

“ ‘코지’의 미래를 위해!”

 

“첫 중국 진출을 축하하며!”

 

채연의 말에 다들 그녀의 얼굴을 쳐다봤다.

 

“뭐, 어쨌든 중국 진출이잖아요.”

 

팀원들이 맞다고 중얼거리며 소란스럽게 술잔을 비웠다.

 

병달은 자신의 몫으로 소주를 두 병쯤 비운 듯했다.

적당히 취기가 올라 기분이 좋았다.

 

병달은 요의가 느껴져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로 가는 길 내내 병달은 웃고 떠드는 중국 여자들을 쳐다보았다.

여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몸매와 얼굴의 여자들이 즐비했다.

 

‘중국 여자들 정말 미인이 많네.’

 

병달은 침을 흘리다 머리를 세차게 저었다.

먼저 인화가 떠올랐고 중국 여자들이 보기 보단 드세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병달은 화장실로 들어가 정신을 차리자며 먼저 세수를 했다.

 

“인화씨는 별일 없냐?”

 

고개를 들어보니 진국이 화장실 변기 앞에 서서 바지 지퍼를 내리고 있었다.

 

“저도 잘 몰라요.”

 

“그게 무슨 소리야?”

 

“이제 안 만나요.”

 

“안 만나다니?”

 

“인화가 당분간 안 만났으면 하더라구요.”

 

병달이 진국의 곁에 가 섰다. 지퍼를 내리고 아랫도리를 변기 중심에 조준했다.

 

"그런 정도로 문제가 심각했던 건지 몰랐다.”


진국이 병달의 설명을 들은 후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자리로 돌아가자.”

 

진국과 병달은 제 자리로 돌아왔다.

 

마평수는 그 동안 상해에서 있었던 일들을 신이 나서 설명하고 있었다.

 

“여기 공무원들은 우리 나라 공무원들하고 천지 차이라니까요.”

 

“정말로 그렇게 친절해요?”

 

팀원들은 모두 흡족해 보였다.

병달도 인화 문제만 제외하면 그다지 기분 나쁠 일도 없었다.

 

“제가 알기로는 이곳 관청에는 한국인을 전담으로 담당하는 공무원이 따로 있을 정도라고

하던데 맞습니까?”

 

“투자하는 기업인들을 상대하는 공무원인데, 참 효율적이지요.

우리나라는 전담 공무원도 없는 데다가 일단 코트라를 통해야 하고,

말이 안 통해 통역사도 불러야 하고….

여긴 투자하러 왔다고 하면 어느 나라 사람이라도 세부적인 일 하나까지

불편하지 않게 도와주는 팀이 운영이 되고 있다니까요.”

 

마평수의 말을 채연과 공정혜가 귀를 기울여가며 열심히 들었다.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숙소로 돌아온 병달은 모든 게 계획대로 진행되어 가고 있다고 믿고 잠들었다.

 

하지만 병달의 그런 믿음은 다음날 아침부터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아침을 먹고 진국의 방에 모여 다시 한번 세부적인 일을 점검하고

막 태평양 백화점으로 나가려던 찰나에 전화벨이 울렸다.

 

“태평양백화점 시설과라는데요.”

 

병달이 전화를 받아 진국에게 건네줬다.

 

“네, ‘코지’의 조진국입니다.”

 

팀원들은 하나같이 진국의 얼굴을 살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얼굴 표정이 굳어져갔다.

 

“아니, 그걸 이제 와서 말씀하시면 어떡합니까?”

 

좀처럼 화를 내지 않던 진국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저희가 손해 보는 부분들에 대해서 책임을 지시겠다는 겁니까?”

 

진국이 한동안 수화기를 들고 있다가 손을 부르르 떤 후 내려놓았다.

 

“무슨 일입니까?”

 

병달이 다급하게 물었다.

 

“그래, 무슨 일이야?”

 

봉수도 물었다.

 

“태평양백화점에서 무대를 빌려줄 수 없다는 거야.”

 

“뭐라구요?”

 

공정혜가 발딱 일어나며 소리를 질렀다.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디 있어요?”

 

“일단 나가보자.”

 

봉수가 진국의 등을 다독이며 재촉했다.

달리 방법이 없었다.

 

팀원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태평양 백화점을 찾았다.

팀원들은 시설 관리과로 우르르 몰려갔다.

 

“상설무대 담당자는 지금 자리에 없는데요. 아침에 북경으로 출장을 갔습니다.”

 

진국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다. 마평수가 계약서를 내밀었다.

담당자 대신 진국과 마평수를 맞이한 직원은 피식 웃고 말았다.

 

“도대체 저 중국 놈이 뭐라는 거예요?”


공정혜가 당장이라도 백화점 직원의 멱살이라도 잡을 듯 병달의 등뒤로 다가왔다.

 

“손해 부분에 대해서 배상을 해주겠다는 겁니다.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 없는 손해니까 중국 법원에 정식으로 청구를 하라고 하네요.”

 

공정혜가 병달을 밀치고 앞으로 나갔다.

 

“아니 이것 보세요. 계약서도 쓰고 모델들도 다 오기로 되어 있고

조명이며 음향이며 다 계약이 되었는데 이제 와서 안된다는 게 말이나 되는 겁니까?”

 

보기와는 다르게 공정혜는 삿대질까지 하며 백화점 직원에게 대들었다.

하지만 백화점 직원은 슬쩍슬쩍 미소를 지으며 계속해서 미안하게 됐다는 말만 연발했다.

 

“아무래도 거리와 인접해 있는 상설무대에서 란제리 쇼를 하는 건

자신들의 이미지를 크게 추락시킬 수 있다고 하네요.”

 

마평수가 백화점 직원의 말을 듣고 해석해 주었다.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겁니다.”

 

공정혜는 화를 삭히지 못했다.

 

“그리고 오늘 스포츠 웨어 패션쇼가 있는데 그걸 출장간 담당 직원이 몰랐다고 하네요.”

 

“이런 거지같은 놈들이 어디 있습니까?”

 

병달도 화가 났지만 물러나올 수밖에 없었다.

 

팀원들은 백화점 상설무대 앞에서 망연자실 서 있었다.

 

“오늘 참석하기로 한 백화점 관계자들은 어떡하나요?”

 

“일단 전화를 넣어야지. 그리고 다른 장소로 다른 날을 빨리 잡아야겠지.”

 

진국이 맥없이 대답했다.

마평수가 휴대폰을 들고 여기 저기 전화를 걸었다.

채연과 공정혜 그리고 병달과 봉수는 그저 마평수가 통화하는 모습만 지켜보았다.

 

“하, 우라질 놈의 새끼들! 기가 막혀서.”

 

늘 우직하고 말이 없던 마평수마저 화가 나는지 욕을 내뱉었다.

 

“또 뭡니까?”

 

공정혜가 마평수에게 따지듯 물었다.

 

“아니, 다들 오늘 다른 약속이 잡혀 있어서 괜찮다는 겁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말입니다.”

 

병달 뿐만 아니라 팀원들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일단 오늘 쇼는 취소합시다. 조명하고 음향 쪽 관계자들에게 연락 해 주십시오.”

 

진국이 마평수에게 지시했다.

 

그들은 맥없이 상해민박으로 돌아왔다.

 

그들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진국의 방에 모였다.

그제야 봉수는 그 동안 서울에서 있었던 몇 가지 사소한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강 이사의 냉랭한 태도와 수석 디자이너인 애란의 무단 결근….

봉수는 상해 도착 때부터 흥분되고 함께 몰려다니느라 깜빡 잊었던 신 회장의 종이 상자가

갑자기 떠올랐다.

 

“참, 깜빡했어. 진국이에게 줄 게 있는데…”

 

봉수는 신 회장으로부터 받은 종이상자를 찾아와 진국에게 건넸다.

진국이 막 종이 상자를 뜯으려고 할 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래? 그게 정말이야?”

 

통화를 끝낸 진국의 얼굴이 흙빛이었다.

 

“또 무슨 일이래요?”

 

“병달아, 서울에 전화 한번 넣어 볼래? 강 이사님 좀 찾아 봐.”

 

병달은 다급하게 전화기를 들고 서울 본사에 전화를 넣었다.

 

“강 이사 회사 그만 뒀다는대요?”


병달이 수화기를 든 채 어리둥절한 눈으로 팀원들을 둘러보았다.

팀원들이 다들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좀 전의 전화는 뭐였는데요?”

 

병달이 진국에게 물었다.

 

“우리 여기 처음 왔을 때 가이드 해 준 조선족 대학생인데

오늘 상해백화점에서 ‘비라’의 란제리 패션쇼가 있다는 기사를 인터넷으로 봤다는 전화야.”

 

병달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게 뭐가 잘못된 거란 말인가?

‘비라’ 역시 란제리 쇼를 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뭐 할 수도 있는 거죠.”

 

병달은 아직도 사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싶었다.

 

“문제는 ‘비라’에게 그런 계획이 없었다는 거지.

더군다나 상해 백화점이면 구매 담당자들이 오늘 우리 패션쇼에 오기로 되어 있었거든.

다른 일정도 없었고…. 마평수씨,

오늘 오기로 되어 있던 백화점 관계자들 비서에게 전화해서 오늘 일정 좀 체크해 보실래요?”

 

“개네들이 말해 줄라나?”

 

“그러니까 적당히 둘러 대야죠.”

 

마평수가 잠시 생각하는 듯 눈을 소처럼 껌뻑거렸다.

공정혜는 좁은 방안을 맴돌았다.

그런 반면 채연은 오히려 느긋했다.

 

“뭐라고 해야 이 놈들 구미가 당길까?”

 

마평수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다 전화를 걸었다.

 

“한국 오성의 DMB폰 사업부 권 차장이라고 합니다.

혹시 이여월 부장님 좀 오늘 뵐 수 있을까요?”

 

마평수가 전화를 건 곳은 예원 백화점이라는 곳이었다.

 

“오늘 중에 만나 뵐 수 있는지. 아닙니다.

부장님 일정에 저희가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저희가 오늘 상해백화점 방문 계획이 있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그럼 그리로 찾아가면 되겠네요.

부장님께 미리 연락을 드려 주셨으면 합니다만.”

 

마평수는 능구렁이처럼 능숙하게 통화를 끝냈다.

 

“역시 상해백화점 란제리 쇼에 방문하기로 되어 있답니다. 오후 3시에 시작이라는군요.”

 

병달이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앞으로 두 시간 후였다.

뭘 했는지 모르겠는데 반나절이 후딱 지나고 말았다.

 

“다른 곳에도 전화를 해볼까요?”

 

“그만 두세요. 뻔한 거니까.”

 

진국이 마평수를 만류했다.

 

“그래도 일단 상해 백화점엔 가봐야 할 거 같은데요.”

 

공정혜는 몸이 달아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했다.

병달은 그런 그녀가 더없이 귀엽기만 했다.

이런 와중에 그런 생각만 하는 자신이 밉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공정혜와 같이 중국 출장을 오면서 병달은 내내 그녀를 어떻게든

한번은 자빠트려야겠다고 내심 다짐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병달!”

 

진국이 넋이 나가 있는 병달의 어깨를 두드렸다.

 

“뭘 그렇게 보고 있어.”

 

“아, 아닙니다. 일단 상해 백화점에 가 보죠.”

 

팀원들은 우르르 진국의 방에서 나왔다.

병달은 힐끔 진국의 얼굴을 훔쳐보았다.

이제 보니 얼굴이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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