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6> 변신-9
밤에 용준의 집으로 부른 맹인 안마사는 한눈에 보아도 굉장한 미인이었다.
검은 안경을 쓴 그녀는 마치 지중해의 태양 아래 선글라스를 쓴 이국의 여배우 같은 모습이었다.
눈은 가리고 있지만 흰 피부에 오똑한 콧날과 육감적인 입술을 가지고 있으며 볼륨감 있는 몸매
때문에 서구적인 느낌이 강했다.
윤 회장이 왜 이 여자를 단골 안마사로 부르는지 이해가 갔다.
유미는 용준의 집 화장실 안에서 문을 살짝 연 틈새로 방안 풍경을 내다보고 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여자는 화장실 안에 숨어있는 유미의 존재를 모른다.
다만 용준의 원룸에 들어온 여자가 불안한 듯 용준에게 물었다.
“여기가 집 맞아요?”
용준이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마누라 있는 집으로 부를 수도 없고,
호텔로 부를까 하다가 이곳이 마음이 더 편할 거 같아서요.
여긴 내 비밀 아지트. ㅋㅋ….”
“어쩐지….”
여자는 뭔가 알겠다는 듯 회심의 미소를 짓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 때 같으면 이런 데 잘 안 오는데, 윤 회장님 댁 아드님 친구라 해서 온 거예요.
안 그래도 회장님한테서 아드님이 출장 가셨다고 들었어요.”
“뭐 동진이하고는 형제나 같은 친구죠. 어릴 때부터 한동네서 살았어요.
그땐 우리 집이나 걔네 집이나 엇비슷하게 살았는데….”
“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
여자가 가방을 내려놓고 재킷을 벗으며 말했다.
그리고 가방을 열어 무언가를 꺼냈다. USB였다.
“마사지 받을 때 이 음악을 함께 들으면 더 효과가 있어서요.
컴퓨터에 꽂아주실래요?”
용준이 PC에 그것을 꽂자 처음 듣는 명상 음악 같은 것이 흘러나왔다.
“어디 몸이 특별히 안 좋은 곳이 있어요? 목이나 허리나….”
“그런데 일반업소용 말고 그 뭐냐… 좀 색다른 서비스는 없나요?”
“네? 특별히 서비스 받고 싶은 데가 있나요?”
“음, 특수 부위 위주로 마사지를 받고 싶은데….”
용준이 뻔뻔하게 말하자 여자가 기가 막힌 듯 웃었다.
“퇴폐업소용으로 말입니다. 회장님은 어떻게 받으시죠?”
“그건… 고객님과의 비밀은 함부로 말할 수 없어요.”
“그럼 저도 그것과 똑같은 코스로 해줘요.
동진이 말을 들으니 아버지가 댁이 해주는 마사지 덕분인지
재혼할 생각도 안 하신다 그러던데….”
“그분과는 상황이 달라요. 참 젊은 분이 별 걸 다 요구하셔.
자력갱생할 수 있는 분 아니에요?”
“그럼 회장님은…?”
“더 이상 묻지 마세요. 제가 무슨 말인지 알았으니 누우세요.”
용준은 여자의 요구대로 팬티만 입은 채 침대에 누웠다.
침대에 누우면서 유미가 있는 화장실 문 쪽으로 용준이 살짝 윙크를 했다.
여자는 용준의 몸을 수건과 두 손을 이용해서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뭉친 근육이 풀리는지 용준이 가끔 끙, 하는 소리 뒤 끝에 가벼운 신음소리를 냈다.
그러고 나서 무슨 오일을 꺼내더니 그것을 용준의 몸에 바르기 시작했다.
여자의 손이 어느 때는 조각가처럼, 어느 때는 요리사처럼,
어느 때는 피아니스트처럼 용준의 몸 위에서 변화무쌍하게 움직였다.
그 정도로도 자극이 되는지 용준의 팬티가 서서히 부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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