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유혹

<249> 미끼-12

오늘의 쉼터 2015. 4. 3. 17:13

<249> 미끼-12

 

 

 

 

유미는 조두식을 보고 웃었다.

“왜 웃냐?”

“그러게 있을 때 잘하시지.”

“그래서 내가 너한테라도 잘하려고 한다. 우리 가끔 보자.”

“이제 이렇게 같이 늙어 가는데 저한테 잘해 줄 일이 뭐가 있어요?

 

아저씨나 잘하세요. 그리고 아저씨, 많이 바쁘다면서요?

 

몇 년씩 잠수 타기도 하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시잖아요?”

“이제 뭐 그럴 일이야 또 있겠냐.

 

나도 이제 좀 조용히 살고 싶어. 한 밑천 만들면 말이지.”

조두식이 유미를 보고 윙크했다.

 

그가 소주를 마시는 속도가 빨라져서 유미는 약간 불안했다.

 

유미가 화제를 바꿔 물었다.

“참, 그런데 YB그룹 윤 회장님하고 예전에 사업상 잘 아는 사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조두식이 한쪽 눈썹을 꿈틀 올려 유미를 바라보았다.

“윤규섭 회장? 좀 알지. 그의 과거를 내가 좀 알고 있지.”

“과거요?”

“그래. 뭘 알고 싶은데? 연애? 사업?”

“연애? 그 꼬장꼬장한 분이 연애도 하셨어요?”

“그럼 윤규섭은 남자 아니냐?

 

꼬장꼬장한 게 더 잘 꽂히지, 흐흐.

 

너도 알걸? 왜 너 예전에 잠깐 몸담았던 ‘수빈’ 기억나지?

 

거기 홍 사장하고 썸씽이 있었지.”

유미는 옛이야기가 나오자 싫었다.

 

그러나 조두식이야말로 단편적이긴 하지만 유미의 과거를 알고 있는 남자 아닌가.

 

‘수빈’이라면 한때 유미가 룸살롱이라는 데를 나가기 시작했을 때 잠깐 몸담았던 곳이다.

 

홍 사장이라면 그 바닥에서 뼈가 굵은 업소의 마담이자 바지 사장이었다.

 

30대 후반의 서구적인 외모에 허스키한 목소리가 인상적인 여자였다.

 

“썸씽이라면?”

“알려지진 않았지만, 소문에 은밀하게 잠깐 살림을 차린 적도 있지.

 

사실 그때보다 그 양반과 나의 인연은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해.

 

한창 회사 세우고 할 때 내가 좀 도와줬지. 지금 좀 컸다고 날 무시하는데….

 

하여간 지은 죄가 있으니 날 괄시할 입장은 못된다.”

“그게 뭔데요?”

유미가 의자를 바짝 당겨 물었으나 조두식은 슬쩍 화제를 피했다.

“뭐 그런 게 있다. 참, 그 아들하고는 잘되고 있냐?”

“어디까지 알고 계세요?”

“윤동진이 몸이 달아 결혼하자고 하지?

 

그런데 쉽지 않다고 너 얼굴에 다 쓰여 있네 뭐.”

조두식이 유미의 얼굴을 보며 유들유들하게 말했다.

“그래요. 방해꾼이 있어요.”

“그게 윤 회장?”

“네. 윤 이사는 결혼을 원하는데…. 극력 반대하고 있어요.”

“모든 장애라는 게 그래. 잘 쓰면 발판이고 잘 못 쓰면 걸림돌이지.”

“사실 어제 만났어요. 제가 윤 이사와 결혼하겠다고 애원과 설득을 해도 안 먹히더라고요.

 

그런데….”

“그런데? 윤 회장이 미끼를 내밀었겠다?”

“어떻게 아세요?”

“척하면 삼천리지. 미끼는?”

유미는 망설이다 이야기를 꺼냈다.

“백지수표를 내밀더군요.”

“호오? 그래?”

조두식의 눈빛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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