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우정과 애정-6
유미는 홀로 블루문에 앉아 있었다.
그저 혼자 흠씬 취하고 싶었다.
눈에 띄는 칵테일을 되는 대로 여러 잔 시켜 마시며 취해 버렸다.
감미로운 재즈 선율이 흐르는 바에서 드디어 기분이 좀 가벼워졌다.
유미가 갑자기 생각난듯 휴대폰을 열어 보았다.
지완과 박용준에게서 전화가 와 있었다.
유미가 지완의 번호를 눌렀다.
“유미니! 너 어디니?”
“어! 지완아. 나 혼자 술 마시고 있어.”
“정말 미안해.”
“뭐? 그거? 야! 그까이거 괘안아!”
유미가 혀 꼬부라진 소리로 말했다.
“어머, 너 취했구나. 큰소리는….”
“굳세어라 오유미! 이 오유미, 역전의 마담, 이 아니고 용사야. ㅋㅋㅋ….”
정말 술이 취했는지 깔깔 웃음이 자꾸 나왔다.
“나도 오늘 술이 무척 당겼어. 오늘 정말 취하고 싶어.
나랑 같이 마시면 어때? 너 있는 데로 갈게.”
“그래? 좋아. 언니가 오늘 술김에 인생 한 수 가르쳐 주지.
인생 그까이거, 별거 아냐. 여기 우리 집 앞에 있는 내 단골집 블루문이야.”
“근데 유미야. 나도 기분이 그렇고 해서 1차는 하고 있어.
오랜만에 용준씨랑 만나서. 용준씨가 네 걱정 많이 하고 있어.”
“아이씨. 니들 뭐야? 오늘 오전에 입 맞추고 그랬다며?
입도 맞추고 배도 맞추고 다 해라, 씨이.”
그때 갑자기 용준의 목소리가 전화기 저편에서 튀어나왔다.
“쌤, 취하셨네요. 저 귀염둥이 용준이에요.
기분 좀 좋아지신 거 같은데요? 지완씨랑 함께 갈게요.”
“나 오늘 정신 줄 놓을지 모른다. 네가 책임져라.”
“옙! 금방 갈게요.”
용준의 씩씩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더니 어느새 지완과 함께 나타났다.
“뭐야? 날아왔냐?”
지완이 웃으며 말했다.
“사실 너한테 술 사 주고 싶어서 널 기다렸어.
우리도 너네 집앞 삼겹살집에서 소주 한잔 하고 있었어.”
“술 사 주고 싶긴. 네가 술이 잔뜩 고픈 얼굴이다. 어디 술만 고프랴?”
유미가 윙크를 하며 장난스레 용준과 지완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
“어우, 얘는!”
지완이 쑥스러운지 눈을 흘겼다.
“지완이 얘가 옛날부터 순진한 거 같아도 굉장한 광맥이 숨어 있는 애야. 개발하면 노다지야.”
유미의 말에 용준이 끼어들었다.
“정말요?”
“그럼 제대로 안 파서 그렇지. ㅋㅋㅋ….”
유미가 큭큭 웃었다.
“어쨌거나 오늘은 모두 정신 줄 놓을 때까지 마시기다.
유지완, 너 정신 줄 놓을 때까지 마신 적 없지?”
지완이 고개를 저었다.
“근데 나도 오늘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취하고 싶어.
그동안 쌓인 게 많아서 미칠 거 같았어.”
“박용준은 어때?”
“저야 뭐 워낙 자주 그러니까. 그런데 쌤, 지완씨, 두 분 괜찮으시겠어요?
왠지 오늘 살벌할 거 같은 예감이….”
유미가 지완이 시킨 양주를 잔마다 따르고 외쳤다.
“그래 봤자 스리섬밖에 더하겠냐? 자!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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