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유혹

(211)좁은문-4

오늘의 쉼터 2015. 4. 2. 00:12

(211)좁은문-4

 

 

 

 

 “안녕하세요? 이곳 책임자 오유미라고 합니다.”

명함을 내밀자 더러는 자신의 명함을 주기도 했다.

 

몇몇 인사들은 대충 종합하면 이런 요지로 유미에게 치하했다.

“미술관도 멋지고.”

“그림도 좋고.”

“책임자는 그림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몇몇 인사들은 그림에 관심을 보였다.

 

그 중에 한 사람은 D그룹 계열사의 사장이라고 했다.

“저 그림은 상당히 독특한데….”

“안목이 대단하세요. 지금 독일에서 신표현주의의 계보를 잇는 거장의 작품이죠.

 

마침 화가 분이 저기 계세요. 소개해 드리죠.”

‘뻘쭘’하게 서 있는 화가들도 신경을 써야 했다.

“볼프강씨, 이리 오세요.”

독일 화가를 그에게 소개했다.

 

화가는 영어로 열심히 자기소개를 하고 그림에 대해 설명을 했다.

 

그러나 남자는 고개만 끄덕일 뿐 유미에게 물었다.

“그림이 비싼가요?”

“생각하시기 나름이죠.”

사실 미술관은 일개 화랑과 달리 대놓고 그림을 팔 수 있는 곳은 아니다.

 

그러나 모두들 눈 가리고 아웅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여러 가지 루트로 뒤꽁무니 거래를 한다.

“관심이 많이 가는데….”

“마음에 많이 드시면 제가 어떻게 작가랑 얘기를 좀 해볼까요?”

남자는 유미의 얼굴을 보고 빙그레 웃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따로 전화를 하겠어요. 나하고 만나서 얘기해 봅시다.”

“예, 알겠습니다.”

그러고도 계속 사람들이 유미를 찾았다.

 

정신없이 그들을 응대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어깨를 톡톡 쳤다.

 

돌아보니 고수익이었다.

 

그는 깔끔한 정장차림이었다.

 

샴페인 잔을 들어 올리며 축하한다는 눈짓을 보냈다.

 

“어머, 와 주셨네요. 고마워요.”

“멋져요.”

“그림 둘러보시고 뭐 좀 드세요. 어유, 제가 오늘 정신이 없어서….”

“나 같은 촌놈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지만, 뭐 바쁜데 저 신경 쓰지 말고 일보세요.

 

그림 구경보다는 사람 구경이 더 재밌네요.”

“이해해 주시니 정말 고마워요.”

유미는 고수익을 떠나 아까부터 가고 싶었던 화장실로 향했다.

 

어떤 여자가 화장실 안에서 통화하고 있는 소리가 들렸다.

“오빠, 저 오빠 차 타고 같이 가면 안 돼요? 좋아요.

 

오빠의 예술에 대한 안목과 감식안에 오늘 또 한 번 놀랐어요.

 

그게 정말 저랑 잘 통하는 거 같아요.

 

 저 원래 그림 되게 좋아하잖아요.

 

오늘 저녁 오빠랑 같이 보내고 싶어요.

 

정말? 아이 좋아!”

여자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런데 그 여자는 다름아닌 강애리였다.

 

순간, 그녀가 오빠라며 콧소리로 대화를 하던 상대가 윤동진이라는 확신이 퍼뜩 들었다.

 

순간 속에서 열불이 났다.

 

하지만 유미는 강애리와 눈이 마주치자 미소를 띠며 인사를 했다.

“그림 좋아하세요? 오늘 맘에 드셨어요?”

“어머, 오 실장님! 그럼요. 우리 자주 봐요.

 

앞으로 이것 저것, 오 실장님께 배워야 할 게 많을 거 같아요.”

강애리가 나가고 나서 좀 있다 유미가 화장실을 나서는데

 

마침 남자 화장실에서 한 남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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