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숨은 그림 찾기-10
어느새 지완이 다가와 있었다.
“유미 이제 제게 넘겨주세요. 유미야, 우리 아빠 자주 찾아뵈러 와. 어디 가나 인기 짱이네.”
“그래라. 자 이제 지완이와 놀다 가려무나. 난 약 먹고 낮잠 한숨 자야겠다.”
지완이 유 의원의 휠체어를 밀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유미는 뒤따라가서 유 의원에게 인사를 하고 물러났다.
지완이 과일을 챙겨 들고 이 층 방으로 유미를 데리고 갔다.
수박 한 점을 베어 물으며 유미가 물었다.
“이혼 준비하느라 바쁜 거야?”
“그 사람이 위자료 요구할까 봐 변호사한테 좀 알아봤어.
법정 위자료는 별거 아닌 거 같아. 근데 재산을 나누려니 좀 억울해.
얼마 전에 아버지가 양평에 땅 사주셨거든. 그 사람 재산이 뭐 있니?”
“이혼, 다시 생각해 보면 어때? 아이들도 있고….”
“어머, 얘 좀 봐. 저는 이혼해 놓고….”
“지금 같으면 나 이혼 안 했을지 몰라. 우리 설희 봐라.
니 애들 사춘기 접어들었는데 특히 사내 녀석들은 아빠 옆에서 커야 하잖아.”
“아빠가 저렇게 온전치 못하잖아.”
“어디 평생 그러겠니? 사고 때문에 일시적인 걸 거야. 옛날 인규씨 생각해 봐.
그리고 인규씨는 너 없으면 정말 폐인 될 사람이야. 널 정말 엄마처럼 믿고 의지하잖아.”
“어우∼야, 난 여자로 살고 싶지 엄마로 살고 싶진 않다.
야, 옛날엔 가끔 잠도 자주는 큰아들 같았는데 지금은 무슨 치매 노인네 모시고 있는 거 같다.”
“너가 박용준에게 너무 빠져 있어서 그런 거 아니니?”
“아냐. 남자로서 맛도 갔어. 겨우 서른 중반 넘어서 청상과부로 살 일 있니?
차라리 안 보면 속이라도 편하지. 참, 박용준은 잘 지내니?”
“걔도 놀랐지 뭐. 학을 떼더라. 걔도 이젠 그만 놔 줘.”
“그나저나 그 자식 사랑에 빠진 여자가 있다고 고백하던데 그 여자 누군지 아니?”
“그렇게 얘기해?”
“그래서 세상 어떤 여자도 눈에 차질 않는다나.
넌 알지? 너한테 물어보겠다니까 펄쩍 뛰던데. 누구니?
걔가 껄떡대는 여자가? 회사에서 지난번에 껄떡대던 송모라는 애는 아니겠지?”
“걔는 곧 약혼한다던데. 내가 용준씨 사생활을 어떻게 아니?”
“그래도 한 사무실에서 나보다 더 붙어 있잖아. 혹시 너 아니야?
참 너는 곧 재벌과 결혼할지 모른다고 했지.”
“누가 그래?”
“용준씨가 말하지 말라며 말해주더라. 유미야 그러지 말고 나한테 좀 알려 줘.”
“지완아. 그 여자가 누군지 난 몰라. 하지만 박용준은 포기하는 게 낫겠어.
그냥 철없는 연하남과 한때 좀 놀았다고 쳐.
너처럼 순진하고 연애경험도 별로 없는 애가 그런 경험을 했다는 거 자체가
좋은 추억 아니겠니? 그렇다고 걔한테 돈을 뜯긴 것도 아니고.
막말로 너 호스트바 이런데 가서 호빠 애들이랑 한 번 놀면 돈이 얼만지 아니?
그렇게 가볍고 쉽게 생각해.
중요한 인생문제를 결정할 때 박용준 때문에 영향받지 말라는 얘기야.”
“그 자식한테 들어간 돈이 삼천은 돼. 내가 정말 창피해서…
원룸 월세 보증금에 걔 아버지 수술입원비에….”
지완이 분을 삭이며 말했다.
“키워놓은 애완남을 딴 년 준다 생각해 봐. 안 분하니?”
“내 신조가 뭔 줄 아니? 가는 놈 안 붙잡고 오는 놈 안 막는 거야.
마음을 비우면 인연이 더 찾아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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