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유혹

(194)숨은 그림 찾기-3

오늘의 쉼터 2015. 3. 31. 14:15

(194)숨은 그림 찾기-3

 

 

 

 

 

그러나 동진은 유미의 손을 떼어 내며 말했다.

“내가 원하는 건 사랑밖에 없어. 그 말은….”

동진은 잠시 생각했다.

“오유미에게서 다른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거야. 오유미의 과거나 조건은 관심 없어.”

“나의 심장만을 원한다는 말인가요?”

“그래. 바로 그거야. 그게 확보되지 않으면 난 당신을 받아들일 수 없어.”

“그게 결혼의 조건이란 말인가요?”

윤동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가 강력하게 반대를 하고 있어. 그건 제일장애야.

 

하지만 내게도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하지만 먼저 내가 어떤 확신에 도달해야 돼.”

“확신이라면? 사랑한다 그랬잖아요.”

“그럼 다시 한번 묻자. 나만을 사랑하나?”

아이, 왜 그래요? 쿨한 남자가 갑자기 투정 부리는 어린애처럼.”

“그래, 나도 이상해. 아니 그게 정상인지 모르겠지만, 독점욕 같은 거겠지.”

유미는 이 남자가 정말 사랑에 삐졌구나,란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론 좀 기이한 생각이 들었다.

 

분명 윤동진이 괴로워하는 무언가가 있다.

 

그는 그것을 지금 유미에게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말 돌리지 말고 얘기해 봐요. 무슨 일 있었죠?”

유미가 직설적으로 그에게 물었다. 그가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럼 말 돌리지 말고 대답해 봐. 나 말고 곁다리 걸친 놈이 몇이야?”

“그게 무슨 소리예요?”

“사랑에는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해.

 

내가 원하는 건 오유미의 윤동진에 대한 믿음과 정조야.

 

그게 내가 원하는 우리 결합의 단 한 가지 조건이야.

 

내가 여자가 없어서 오유미와 사귄 건 아니야.

 

만약에 날 이용하거나 갖고 논 거라면 용서를 못해. 날 물로 보지 마.”

 

동진은 흥분을 누르며 냉정하게 말했다.

“오늘 밤, 도대체 왜 이래요? 너무 술을 과하게 마신 거 아냐?

 

내가 뭘 어쨌다고 이러는 거예요?”

유미가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쳤다.

 

동진도 답답한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

 

그가 서류 가방을 가져왔다.

 

유미는 오늘따라 집요한 동진이 낯설었다.

 

그가 서류 가방을 열어 수갑이나 채찍을 꺼내 어서 빨리 형사 놀이나 노예 놀이를

 

하고 싶었다. 그래야 이 상황이 끝날 것이다.

그러나 동진이 꺼낸 것은 누런 서류 봉투였다.

 

동진이 그 안의 것을 꺼내 펼쳤다.

 

그것은 몇 장의 사진이었다.

 

놀랍게도 사진 속에는 유미와 남자의 모습이 잡혀 있었다.

 

인규와 모텔에서 나오는 장면. 유미의 벤츠 안에 인규와 함께 있는 모습.

 

용준이 유미의 아파트를 빠져나오는 모습. 얼마 전 L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유미의 차에 용준과 함께 타고 있는 모습. 심지어는 김 교수의 집 앞에 세워진

 

유미의 자동차를 찍은 사진도 나왔다.

 

유미는 놀란 마음을 숨기고 물었다.

“그래서요? 이게 뭔데요?”

“내가 어떻게 오유미를 믿겠어?”

“나를 믿는다고 해 놓고 이렇게 내 뒤를 캔 건가요?

 

결정적인 증거도 없으면서 나를 창녀 취급하는 건가요?”

유미는 부르르 입술을 떨며 물었다.

“당신 이렇게 비겁하고 잔인한지 몰랐어요.

 

도대체 누구예요?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이?”

동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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