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숨은 그림 찾기-2
동진이 유미의 얼굴을 거칠게 끌어당겨 입을 맞췄다.
아, 이 남자와 얼마 만에 하는 키스인가.
동진이 양념 바른 갈비를 뜯듯 맛있게 공격적으로 유미의 입술을 탐닉했다.
이 남자 날 갈기고 싶다고 하더니 이렇게 입술로 날 때리는구나. 이렇게 맞는 것도 좋아.
“올라갈까, 룸으로?”
유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동진은 이미 룸을 빌려 놓았는지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객실로 올라갔다.
룸으로 들어가자 갑자기 동진이 유미의 뺨을 한 대 갈겼다.
그 통에 유미가 침대로 쓰러졌다.
아무리 짐승남이 좋다고 했지만, 이건 너무하다.
너무 아팠다. 눈물이 찔끔 났다.
유미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원망스레 노려보자 동진이 괴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 말에 솔직하게 말해줘.”
“뭘요?”
“나를 정말로 사랑해?”
유미가 피식 웃었다.
“웃지 마.”
“삼세번 크게 말할까요? 복수라면 참 유치하다.”
유미의 반응과는 달리 동진의 표정이 너무 진지하다.
“내 눈을 똑바로 바라봐.”
유미는 동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이 고뇌로 흔들리고 있다.
유미는 그렇게 생각되었다.
이 남자는 뭔가 불안해하고 있구나. 뭔가 의혹에 차 있구나.
나에 대해서, 어쩌면 사랑에 대해서.
“뭘 의심하는 거예요?”
“당신 진심을 알고 싶은 거야. 당신의 조건에 끌린 건 아냐.
단지 난, 나는 조건적인 사랑보다 그냥 왠지 순수하게 이끌리는
유미씨가 이유 없이 좋았어. 처음으로 그런 끌림에 무방비하게,
순수하게 내 자신을 내주는 것이 내 스스로도 참 신기했고 또 행복했어.
그런데….”
“그런데요?”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이끌리는 사랑 하나만으로는 안 되는 걸까? 아니,
사랑하는 것은 사랑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는 시처럼 내가 사랑하는
그 감정자체가 소중해서 행복했었어. 그런데, 그런데 으음… 아냐.”
유미는 동진에게 다가갔다. 동진의 눈빛은 사랑받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 찬 소년처럼 뜨거웠다. 그 순간, 유미 또한 알싸한 감정을 느꼈다.
“당신의 그런 감정은 소중해요. 그리고 당신은 행복할 자격 있어요.
내가 당신을 사랑하니까. 그리고 그런 나도 행복하니까.”
유미가 다가가 동진의 목을 껴안고 귀에 대고 말했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유미의 부드러운 고백에 동진은 눈을 감았다.
“당신을 만나지 않았으면, 그리고 사랑하지 않았으면 할 때가 있어.
그럴 때마다 당신을 끊어내지 못하는 내 자신을 더욱 더 확인할 뿐이야.”
유미는 윤 회장과의 갈등으로 그가 괴로움을 당하리란 짐작이 들었다.
“사랑은 의지가 아니잖아요.”
“당신도 그래?”
“그럼요.”
유미가 동진을 만나는 게 단지 돈 때문일까?
꼭 그것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백프로 사랑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랑이란 그렇게 순수한 감정이 아니다.
심장을 도려내기 위해서는 피도 묻혀야 한다.
그게 사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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