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유혹

(190)내가 누구인지 알아맞혀 봐-22

오늘의 쉼터 2015. 3. 29. 23:42

(190)내가 누구인지 알아맞혀 봐-22

 

 

 

 

 

아뿔싸! 오호 통재라! 젠장 된장 간장! 웁스! 올랄라! 메흐드!

이 무슨 경우의 수람! 우연도 이런 우연이 발생하다니.

 

지완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는지 유미더러 작업 중인가 보다라고 말했다.

 

설마 제 남편과 그런 줄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

“으음. 내가 나중에 집에 들어가면 전화 줄게. 미안. 어디서 차라도 마시고 있어.”

“그래, 알았어. 꼭 전화해. 요즘 내가 기가 찬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유미가 전화를 끊고 바깥으로 나가니 인규가 나가려 하고 있었다.

 

유미가 인규를 끌어다 앉혔다.

“아이 참! 바보 아냐? 지금 나가지 말고 좀 기다려. 지완이 완전히 떠나고 나서.”

“지완이를 잡아야 할 거 같은데….”

“내가 만나서 잘 얘기해 볼게.”

인규에게 담배 한 대를 건네고 유미도 담배에 불을 붙여 한 대 피웠다.

 

두 사람은 말없이 담배를 피웠다.

 

유미는 심란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향로에 향을 피우고 명상음악을 틀었다.

 

그리고 뜨거운 녹차를 만들어 인규와 나눠 마셨다.

“이거 마시고 집에 가. 내가 지완이와 이야기해 보고 집으로 돌려보낼게.”

인규는 조금 안정이 되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얼굴은 취기가 가시지 않은 채였다.

 

그런데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용준이었다.

 

유미는 인규 앞이라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런데 이게 또 무슨 일인가. 갑자기 현관 벨이 또 울렸다.

 

유미는 도어뷰로 현관 바깥을 살펴보았다. 용준이었다.

 

나가서 얼른 용준을 쫓아내려고 하는데 그가 문을 두드렸다.

“저 용준이에요. 지완씨 여기 있죠?”

인규의 눈빛이 꼿꼿해진 걸 안 유미가 얼른 문을 열고 나가서 손가락을 입에 대고

 

가라고 손짓을 했다.

 

그런데 눈치 없는 박용준이 문간에서 떠들어댔다.

 

“쌤, 지완씨 때문에 미치겠어요. 다 알아요.

 

안에 있죠? 자기가 애인이면 애인이지,

 

마누라도 아니고 왜 그렇게 앙탈을 부리는지!

 

오늘 쌤 앞에서 담판을 지어야겠어요.”

용준이 흥분해서 씩씩댔다. 유미가 손가락을 입에 대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용준을 밀어내는데 안에서 갑자기 주먹이 날아왔다.

 

떠들던 용준이 휘청거렸다.

 

어느새 인규가 안에서 튀어나와 용준에게 한방을 날린 것이다.

“지완씨 남편이야.”

그때야 눈치를 챈 용준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줄행랑을 쳤다.

 

그 뒤를 인규가 쫓아갔다.

 

드라마에서나 보던 결투신이 어딘가에서 재연될지 모른다.

 

두 사람이 계단을 뛰어내려가는 동안 유미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두 사람은 어디로 갔는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격투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 무슨 웃기는 치정극이란 말인가.

 

정신이 멍해졌다.

 

집으로 돌아온 유미는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몰랐다.

 

우선 지완에게 이 일을 보고해야 할 것 같았다.

 

유미는 내키지 않았지만 지완의 휴대폰 번호를 누르고 말았다.

“지완아. 너 어디니?”

“나 너네 집 앞 카페야. 차 한잔 하고 있어.”

“잘 들어, 지완아. 놀라지 말고. 어떻게 얘길해야 할지 모르겠다만

 

인규씨가 용준씨를 주먹으로 한방 먹이고 뒤쫓고 있어.”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두 사람이 어디서 만났는데?”

“으음, 그게 말야. 우리 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