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유혹

(151)카르페 디엠 (Carpe diem)-2

오늘의 쉼터 2015. 3. 28. 01:43

(151)카르페 디엠 (Carpe diem)-2

 

 

 

 

 

 

그가 섹스할 때 쓰는 장난감, 아니 기구를 찾고 있는가 보다. 유미는 쩌업, 입맛을 다셨다.

 

그는 여제(女帝)로부터 자신이 노예처럼 고문당하고 핍박받기를 바라는 성적 팬터지를

 

갖고 있는 남자다.

 

어쩌다 간혹 노예를 다루듯 남자를 괴롭히는 섹스가 별스럽긴 하지만 유미는 그 취향은 아니다.

 

최고 명차(名車)의 기어스틱을 흔들며 운전하는 기사인 게 낫지,

 

오늘은 채찍을 들고 남자 노예를 때리는 여주인의 역할은 당기지 않는데….

그가 거실에 두었던 서류가방을 들고 들어왔다.

 

알몸에 애지중지 서류가방을 챙기는 그의 모습이 우스꽝스레 느껴졌다.

 

다른 짐은 기사에게 다 주어도 그가 직접 챙겨 온 그 가방이니 그 안에 든 물건이야 오죽할까.

 

어쩌면 출장지에서 더 잔인한 기구를 사 왔는지도 모르지.

“내가 얘기했지? 선물….”

“…?”

“웃겨.”

그가 가방은 열지 않은 채 흐물흐물 웃었다.

“아아, 맞다. 뭔데요?”

“으음, 일종의 커플룩이라 해야 하나?”

“커플룩? 야한 속옷이라고 하지 않았나? 똥꼬빤스나 그물빤스?”

“뭐 비슷하긴 한데 그건 아니고.”

그가 코끝을 손톱으로 긁었다.

“변태라고 욕하진 않겠지? 재미있잖아.”

유미는 점점 더 궁금해졌다.

“원래 변탠데 뭐. 아이, 뭐야?”

그가 포장이 된 물건을 꺼내 유미에게 내밀었다.

“돌아서서 이걸 지금 입어. 난 내 거를 입을 거야.

 

그런데 절대 돌아보지 마. 내가 하나, 둘, 셋, 할 때까진.”

그가 숨바꼭질하는 어린애처럼 진지하게 말했다.

 

유미는 시키는 대로 포장을 뜯었다.

 

무슨 흰색의 레깅스가 나왔다. 그런데 모양이 좀 특이했다. 

“어디가 앞이지?”

“트인 데가 뒤야.”

하여간 눈치껏 입었다.

 

다 입고 나니 엉덩이가 시원했다. 동진도 부스럭대고 무얼 입는 거 같았다.

 

잠시 그가 숫자를 세었다.

“하나, 둘, 셋!”

두 사람이 동시에 돌아섰다.

 

으악! 허걱! 이게 뭐야?

 

그가 입은 건 검은색 레깅스, 흔히 보는 남자용 타이츠 같았다.

 

그런데 앞의 가운데가 하트형으로 뚫려 있었다.

 

그 사이로 그의 봉이 운전을 기다리는 스틱처럼 우뚝 나와 있는 것이다.

 

그 꼴도 우스웠지만, 유미의 꼴도 만만치 않았다.

 

거울을 보니 유미의 뒤는 그야말로 커다란 하트 창문이 뚫려 있었다.

 

그 안에 풍만한 엉덩이 두 짝이 온통 드러나 있었다.

 

동진이 멋쩍게 말했다.

“그림자처럼 뒤에 붙어 있어 달라며?”

“요상한 커플룩이네.”

“우리 앞으로 섹스할 때 입을 커플 유니폼이야.

 

벗을 거 없이 간편하고, 겨울엔 내복으로 입어도 되고. ”

“어휴, 어련하시겠어. 자세 나온다 나와.”

“유미씬 다 이해해 줄 거 같았어.

 

아, 요즘 여자들 치마 밑에 레깅스 그런 거 많이 입던데,

 

그 위에 치마 입고 출근해 봐.

 

노팬티로 다니는 여자들보다 더 섹시할 거 같아.”

“당신 참, 장난꾸러기야. 정말 독특해.”

그때 그가 다시 유미를 끌고 식탁으로 데려갔다.

“나의 백마가 되어 줘.”

그가 유미를 식탁을 잡고 구부리게 했다.

 

그리고 유미의 드러난 풍만한 알궁둥이를 손으로 때리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