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유혹

(150)카르페 디엠 (Carpe diem)-1

오늘의 쉼터 2015. 3. 28. 01:41

(150)카르페 디엠 (Carpe diem)-1

 

       [현제를 즐겨라]

 

 

 

 

 

“오기사, 도착시간이 6시35분이야. 늦지 않게 차 대고 있어.”

“옙! 이사님.”

동진이 미국에서 출발 전에 전화를 했다.

 

유미더러 인천공항에 마중 나오라는 것이다.

 

아마도 유미가 벤츠를 끌고 나와 환대해 주기를 바라는 게다.

유미는 인천공항으로 달렸다.

 

역시 이놈은 질주하는 맛이야.

 

은근한 짜릿함으로 유미는 속도를 즐기고 있었다.

 

며칠 타보니 이놈도 별 게 아니다.

 

인간은 참 적응력이 대단하다.

 

하지만 그것도 일방통행이다.

 

좋은 방향으로는 적응이 빠르지만 역방향은 끔찍하다.

 

이제 웬만한 차는 못 탈 것 같다.

 

인간의 욕망은 호리병이다.

 

작은 구멍으로 들어갈 수는 있지만 뺄 수는 없는 게 욕망이란 놈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유미는 불안하다.

 

윤동진이라는 마술 호리병이 입을 벌리고 있다.

 

그러나 또 한쪽에서 유미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

 

스리고를 호기롭게 외치다가 싸고, 독박 쓰고, 개피 보는 일이 생길까 봐서다.

 

여기서 망하거나 하면 이젠 끝이다.

그는 생각보다 일찍 나왔다.

 

너무 반가워서 포옹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그의 표정이 썰렁하다.

 

유미를 보고도 지나쳐 간다.

 

어? 뭐야? 아니나 다를까.

 

그의 기사가 나타나 그를 보자마자 달려가서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그의 짐을 끌었다.

 

상황을 눈치 챈 유미가 일부러 돌아섰다.

 

동진이 손목시계를 보며 그에게 무언가를 지시하자

 

그는 짐을 끌고 물러갔다.

 

잠시 후 유미의 어깨에 누군가 손을 얹었다.

 

돌아보니 윤동진이 웃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유미는 모터쇼의 레이싱걸처럼 벤츠의 보닛에 팔을 살짝 얹고는

 

섹시한 포즈를 취하며 웃었다.

“그래. 실제로 보니까 유미씨랑 잘 어울려.” 

동진이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차에 올랐다.

“이사님, 어디로 모실까요?”

“유미씨 집으로 갈까?

 

내일 새벽부터 조찬모임이 있어서 오늘은 늦지 않게 들어가려고 해.

 

시간도 넉넉하지 않은데 이렇게라도 보지 않으면 힘들 거 같아.”

“옙! 그럼 누추하지만 그리로 모시겠슴다!”

“그래. 오기사, 운전 좀 잘해봐.”

“살살 모실까요, 쫙쫙 모실까요?”

“운전사 맘대로 해.”

동진은 유미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유미의 손이 기어스틱으로 옮겨올 때마다 유미의 손등을 꼭 감싸 쥐었다.

 

유미의 손이 핸들로 옮겨가자 스틱을 툭툭 건드리며 무엇이 생각나는지 그가 킬킬댔다.

“그래, 그 놈 참 실하게 생겼네.”

“그쵸? 에고,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봉이란 봉은 다 거시기처럼 보여서….”

집에 도착하자 동진은 오래 참았던 욕구를 풀어냈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유미를 벽에 붙여놓고는 허겁지겁 키스를 퍼부어댔다.

 

동진의 물건이 기어스틱처럼 단단해지는 걸 유미는 느꼈다.

 

유미는 바지 위로 솟은 그의 물건을 살짝 쥐었다.

 

그리고 변속기어를 조절하듯 이리저리 살살 움직였다.

 

흥분한 동진이 유미의 팔을 끌고 침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성난 짐승처럼 유미를 침대 매트리스로 패대기쳤다.

 

오우! 유미는 그의 취향이 점점 변해가는 게 좋다.

 

섹스에 있어서는 피학증이 있는 그가 짐승남으로 변하는 게 재미있었다.

 

사실 남자는 짐승스러워야 한다.

 

그래야 여자를 발정 난 암컷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아 참, 내 서류가방.”

갑자기 동진이 서류가방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