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개와 늑대의 시간

제7장 수난기 16

오늘의 쉼터 2015. 3. 22. 15:20

제7장 수난기 16 

 

 

봉수와 신수정은 벌거벗은 채 유리 테이블을 두고 마주 앉았다.


“내가 바쁜 사람 잡아서 미안한데.”

 

“미안하긴.”

 

봉수와 신수정은 서로의 눈을 맞추며 낄낄거렸다.

 

“너 정말 훌륭한 물건을 가지고 있는 거 알아?”

 

그런 이야기를 해 준 여자는 강 이사의 부인 양규자에 이어 신수정이 두 번째였다.

 

“다른 여자들도 그런 소리 하지?”

 

“누가 그런 소리를 해.”

 

봉수는 적당히 화가 난 듯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게 부정할 거 없어. 너는 건강한 남자잖아.

만약 여자랑 안했다면 매일 자위로 욕망을 해결했다는 말이야?”

 

신수정이 물 잔을 들며 봉수를 건너다보았다.

 

“그런 건 아니지만 다른 여자들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다는 거지.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있는 여자만 중요해.”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신수정은 가운을 걸치고 현관으로 향했다.

너무 격렬하게 밤운동을 한 때문인지 피자를 주문한 터였다.

 

새벽 3시. 봉수는 벽시계를 올려다보며 잠자기는 글렀다고 생각했다.

 

“가끔 이 집에서 피자를 시켜먹거든.”

 

“새벽 3시에도 배달을 해 주네.”

 

“요즘 어지간하면 24시간 영업하잖아.”

 

신수정이 다시 가운을 벗고 마주 앉아 피자를 작은 접시에 하나씩 올려 놓았다.

 

“이 피자집 주인이 주방장도 겸하는데 미군부대 식당에서 피자만 30년 넘게 만들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런지 얇고 기름기도 적고 담백해. 유명한 피자집을 많이 있긴 한데 난 이 집만 못한 거 같아.”

 

신수정은 덥썩 피자를 베어 물었다.

그리고 맛있게 먹었다.

대학 시절에도 그녀는 뭐든 맛있게 먹었다.

예전의 기억이 떠올라 봉수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왜 웃어?”

 

“그냥 옛날 생각나서, 그리고 이 시간에 거시기 한 후에 피자를 먹는다는 것도 좀 웃긴 거 같고.”

 

“옛날 생각 뭐?”

 

“넌 뭐든 맛있게 먹었잖아. 여전하다 싶어서.”

 

“그럼, 술이랑 담배 빼놓고는 다 맛있게 먹지. 남자까지도.”

 

스스럼없는 그녀가 편했다.

그녀가 입을 놀릴 때마다 앙증맞은 유방이 귀엽게 흔들렸다.

눈가에 핀 자잘한 주름만 없다면 여전히 20대의 여자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였다.

 

봉수도 피자를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녀의 칭찬이 아니더라도 피자는 맛있었다.

격렬한 노동 뒤에 먹는 피자라 그런지 더욱 달았다.

두 번씩이나 서로의 몸이 부서질 정도로 격렬하게 몸을 탐한 뒤였던 것이다.

두번째는 처음처럼 어처구니 없이 끝나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뱃속이 조금 채워지자 성욕이 다시 일어났다.

신수정은 정신없이 피자를 먹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웃는 바람에 그녀의 입안에 남아 있던 피자 조각들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미, 미안해. 네 거시기 때문에.”

 

신수정의 눈길이 다시 봉수의 아랫도리 쪽으로 향해 있었다.

봉수의 아랫도리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 올라 유리 테이블을 두드려대고 있었던 것이다.

 


“출근하는 데 지장 있는 거 아냐?”


고급 오피스텔답게 욕실 또한 넓었다.

한 욕조 안에 두 사람이 들어가 앉았지만 두 사람은 더 들어올 수 있을 정도였다.

 

“봉수씨, 난 어떤 일이 있어도 다음 날 지각하지 않아. 꼭 8시 10분까지 출근해.”

 

“술 많이 마시고 격렬하게 거시기 까지, 그것도 세 번씩이나 했는데?”

 

“피, 세 번 가지고.”

 

신수정이 피식 웃었다.

 

“어떻게든 살아야겠다고 다짐한 후엔 단 한번도 나와의 약속을 어겨본 적 없어.

무조건 8시 10분까지 출근하자,

잠은 다섯 시간 이상 절대로 자지 말자,

절대로 울지 말자,

뭐든 긍정적으로 낙천적으로 생각하자.”

 

봉수는 그녀가 그만한 연봉을 받을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얼굴 예쁜 걸로 한 몫 하는 거라는 인상 난 절대로 주고 싶지 않아.

사실 예쁜 얼굴도 아니잖아. 나 정도 되는 여자들은 거리에 널렸잖아.

게다가 나보다 젊은 여자들이 더 많고 말야.”

 

신수정이 봉수의 몸에 비누칠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나 저나 네가 걱정이다.

한참 바쁜 줄 알고 있는데 이렇게 날 밤 새게 만들었으니.

강 이사도 그래서 오늘 일찍 들어간 거야.

안 그랬으면 아마 밤새 나를 괴롭혔을 걸.”

 

그녀의 입에서 강 이사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도 기분 나쁘지 않았다.

 

“일어서 봐.”

 

신수정이 봉수를 일으켜 세웠다.

그녀는 허리에서 발바닥까지 비누칠을 했다.

 

“나도 지각은 안 해. 업무에 차질을 일으킬 수는 없지.

더군다나 지금 같은 땐 말야.”

 

“나 때문에 네가 괜히 고생한다.”

 

“아냐, 오히려 피곤했던 몸이 아주 개운해 졌는 걸.”

 

“나도 그래. 아주 맛있게 정말로 내가 즐기는 섹스를 하고 나면 두 시간만 잠을 자도

다음 날 무지 개운하거든. 나도 비누칠 해 줘.”

 

이번엔 신수정이 샤워 타올을 봉수에게 건넸다.

봉수는 그녀의 몸 구석구석에 꼼꼼하게 비누칠을 해주었다.

 

“봉수씨, 이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들어.”

 

그녀는 적당한 긴장한 듯 허벅지 근육에 힘이 들어 갔다.

 

“봉수씨가 날 사랑했다는 거 나도 잘 알아.

예전의 감정과는 많이 다르겠지만 나를 끔찍이 생각해 주고 있다는 것도.

하지만 난 봉수씨만의 여자가 될 수 없다는 거 알고 있지?”

 

신수정이 다리 쪽에 비누칠을 하던 봉수를 일으켜 세웠다.

 

“예전의 나라면 모르겠는데 지금의 나는 봉수씨한테 어울리지 않아.”

 

“그런 말이 어딨어? 과거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아.”

 

봉수는 화가 났지만 참았다.

자신이 화를 낼 입장도 아니었다.

 

“과거가 아냐, 앞으로도 내 일을 하면서 어쩔 수 없는 순간들이 생긴단 말야.

그런데 중요한 건 그걸 내가 원한다는 거야.

내 말은 그러니까 나를 지금의 나로 인정해 달라는 거야.

그리고 영원한 친구로 남아 줄 수 있느냐는 거지?

나중에 봉수씨가 장가를 가고 나면, 그땐 또 달라질 거야.

여자라는 게 원래 소유욕이 남자보다 더 강한 동물이거든.

그땐 서서히 멀어지겠지만 말야.

안 그런 여자와 결혼해서 살면 좋겠지.

하지만 자신 이외의 다른 여자와 잠자리를 함께하는 걸 그냥 보고 있는 여자는 사실 거의 없어.”

 


봉수는 샤워 꼭지를 틀고 그 아래 섰다.

등뒤에서 신수정이 팔을 둘러 봉수를 끌어안았다.


“우리 친구로 지내.”

 

봉수는 샤워 꼭지를 잡고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취하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달아난 사람이라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봉수와 신수정은 간단한 들깨죽을 먹은 뒤 나란히 출근을 했다.

그녀의 말대로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우리 자주 봐. 그냥, 아무런 조건없이 보자.”

 

“알았어. 친구처럼.”

 

“그래, 친구처럼.”

 

신수정이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이내 벤츠를 끌고 나타났다.

낡은 아반떼를 끌고 다니는 봉수는 넘볼 차가 아니었다.

 

“나는 정말로 마음 정했어. 너를 평생 내 친구로 생각하기로 말야.”

 

신수정이 차장을 열고 얼굴 가득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도 약속 지킬께.”

 

봉수는 멀어져 가는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과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 지 의문이었다.

서로 각자 결혼을 한다면 멀어질 수도 있었다.

그래도 지난 밤 했던 약속들을 죽을 때까지 지키고 싶었다.

 

봉수는 지하철을 타고 사무실이 있는 홍대로 향했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창고 쪽에 호텔 식당 주방장들만 분주하게 오갈 뿐

직원들은 아무도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저, 오늘은 아침식사들을 안 하실 모양이죠?”

 

호텔 직원이 텅 빈 사무실을 둘러보며 말했다.

 

“아닙니다. 아마 좀 늦을 듯한데 다들 아침 굶고 나올 겁니다.”

 

호텔 직원이 고개를 끄덕이곤 임시 식당으로 개조된 창고로 돌아갔다.

 

봉수는 자동판매기에서 커피를 뽑아 창가에 섰다.

지난밤 신수정과 나눈 섹스의 영향인지 창 밖의 풍경이 전혀 색달랐다.

풍요롭고 따스했다.

영원히 그녀를 혼자 소유할 수 없다는 괴로움도 지금의 풍요로움을 뒤덮지 못했다.

어쩌면 예전의 그 사랑이 세월이 흐르며 많이 희석된 것인지도 몰랐다.

신수정이 아니면 영원히 홀로 살겠다는 어리석은 맹세들을 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봉수는 생각이 달랐다.

 

애란이라면 한번쯤 결혼해 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봉수씨!”

 

애란이었다.

 

“어제 일은 잘 보셨어요?”

 

애란이 봉수의 얼굴을 살폈다.

 

“얼굴이 무지 좋아 보이네요. 푹 잘 주무셨나 봐요.”

 

애란이 봉수의 곁에 다가와 섰다.

 

“그런데 왜 이렇게 일찍 나오셨어요.”

 

“새벽에 한번 깼는데 잠이 안 오더라구요.”

 

“나도 그랬는데.”

 

애란이 봉수와 눈길을 맞춘 후 히죽 웃었다.

 

“그런데 말이에요.”

 

애란이 주저주저하며 말을 꺼냈다.

 

“어제 그 여자 있잖아요.”

 

“누구요?”

 


 “왜 강 이사님과 같이 온 여자 말이에요.”


봉수는 뜨끔했다.

침착하게 굴자.

봉수는 애란이 눈치채지 못하게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혹시 아는 여자였어요?”

 

“어제 아는 여자라고 말씀 드리지 않았나요?”

 

“아, 그랬던 거 같네요.”

 

봉수도 가물가물했다.

 

“그런데 어떻게 알아요?”

 

왜 그런지 그녀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냥요.”

 

“그냥 어떻게요?”

 

봉수는 뒤를 돌아다보았다. 아직도 출근한 사람은 없었다.

 

“그냥 알게 되었어요.”

 

“세상에 그냥 알게 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뭐 켕기는 거 있죠?”

 

애란이 눈을 흘겼다.

그녀의 의심 가득한 눈초리가 봉수의 눈길을 놓치지 않고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내가 켕기기는 뭐가 켕겨요.”

 

화가 났지만 봉수는 가볍게 대꾸했다.

 

“그러면 뭐, 말 못할 것도 없잖아요.”

 

어르고 달래고…. 2년 동안 알고 지내왔던 애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 동창이에요.”

 

“거봐요. 그냥 아는 사이가 아니잖아요.

대학 동창이면 친군데 그걸 어떻게 그냥 알았다고 말할 수가 있어요.”

 

봉수는 남은 커피를 단숨에 들이켰다.

그녀와 같이 서 있는 게 불편했지만 자리를 옮기는 게 더 불편할 것만 같았다.

 

“그 여자 무지 예쁘던데. 혹시 옛날 애인 아니었어요?”

 

은근슬쩍 떠보는 솜씨도 보통이 아니었다.

봉수는 가슴속이 들끓어 올랐다.

 

“애인 아니었습니다.”

 

봉수는 단호하게 대꾸했다.

 

“난 또 애인이었나 싶었죠.

애인이었으면 봉수씨 마음이 찢어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 가슴이 왜 찢어집니까?”

 

“생각해 보세요.

차갑기로 유명한 우리 회사 강 이사 애인이 되어서 나타났는데 안 그렇겠어요?

더군다나 강 이사는 이제 우리 직속 상관이 되었잖아요.

그런데 젊고 예쁜 여자가 뭐 때문에 그렇게 멋대가리 없고 차갑고 게다가 유부남인

강 이사를 좋아한대요.”

 

봉수는 자리를 옮기고 싶었다.

얼른 누군가 출근하기를 바랬지만 어쩐 일인지 아무도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았다.

 

“밥 먹었습니까?”

 

봉수는 말머리를 돌리려고 다른 화제를 꺼냈다.

 

“어머, 봉수씨 밥 안 먹었어요?

뭐 직원들 다 출근하면 옆에서 먹죠.

실은 저도 어제 술 마신 터라 입맛이 별로라서 많이 못 먹었거든요.

그런데 정말 어제 그 여자가 동창이었어요? 정말 예쁘던데.”

 

무슨 말이 듣고 싶은 걸까?

 

“친하게 지낸 사이는 아니죠?”

 


 봉수는 고민이었다.

 

대학 시절 신수정과 친했다고 하면 애란은 더 달라붙어 못살게 굴 것만 같았다.


“그냥 얼굴이나 조금 아는 사이에요.”

 

“그랬구나. 그런데 그 여자랑 화장실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어요?”

 

봉수는 갑자기 머릿속에서 쥐가 나는 듯했다.

 

“그냥 오랜만이라는 얘기만 했어요.”

 

자신의 소유다 싶으면 돌변한다던 신수정의 말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에이, 설마.”

 

애란이 눈을 흘겼다.

 

“그럼 친하지도 않은 동창하고 무슨 이야기를 합니까?”

 

애란에게 신수정이 첫사랑이었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또한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할 의무 또한 없다고 생각했다.

 

“정말 안 친한 거죠?”

 

“네.”

 

“휴~”

 

그녀가 드러나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심정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전 또 긴장했잖아요. 커피 한잔 더 드실래요?”

 

봉수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애란은 사무실을 확인한 후 봉수의 팔을 잡았다.

봉수가 슬그머니 팔을 빼내면 그녀는 집요하게 다시 잡았다.

 

“그런데 그 여자 말이에요. 아무리 생각해도 미쳤어요.”

 

애란의 말에 놀라 커피가 숨구멍으로 넘어갔다.

봉수는 연신 기침을 해댔다.

 

“사레 들었어요? 물 가져다 드릴까요?”

 

“아뇨, 됐습니다. 그 여자가 왜 미쳤는데요?”

 

애란의 생각이 궁금했다.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강 이사랑 우리 회식 자리에 나타나겠어요.

강 이사 부인이 알기라도 하면 머리끄댕이 잡힐 거예요. 안 그래요?”

 

그녀의 말이 틀리진 않았다.

하지만 봉수가 아는 한 강 이사나 양규자는 서로가 바람을 피는 줄 알면서도 묵인하는 사이였다.

그런 두 사람에 대해 애란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젊은 여자가 얼마나 할 짓이 없으면 유부남하고 사귀겠어요.

저도 친구들한테 들은 얘긴데. 요즘 나이트 가면 전부 아줌마 아저씨들이라고 하더라구요.

결혼한 사람들이 거기에 뭐 하러 나오겠어요.

 뻔하죠. 아마 강 이사랑 그 여자도 그렇게 만났을 거예요. 안 그래요?”

 

비난. 더욱 확실하게 자신의 소유임을 확인하기 위해 적이다 싶은 상대를 비난하는 것이었다.

봉수는 사무실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 여자도 남편 있죠?”

 

신수정의 현재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았다.

괜히 더 분란만 일으킬 것 같았다.

 

“그럴 거예요. 아무튼 요즘 여자들은 뻔뻔해요.

술자리에 있는 거, 그 여자 남편이 봐봐요.

뭐라고 하겠어요.

아무리 세상이 막 나간다지만 그럴 수는 없잖아요.

요즘은 순수한 여자들이 없는 거 같아요.

봉수씨 생각은 어때요?”

 

봉수는 뜨거운 커피를 단숨에 들이켰다.

입천장이 벗겨졌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저는 첫눈에 알아 봤다니까요.

그 여자 보통 내기가 아니에요.

강 이사한테 꼬리를 살살 치는 게 완전히 요부더라구요.

아마 남편도 그런 자신의 부인에 대해 전혀 모를 거예요.

 여자란 게 워낙 요물이니까요.”

 

맞는 소리였다.

여자는 요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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