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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수난기 17

오늘의 쉼터 2015. 3. 22. 15:38

제7장 수난기 17 

 

 

“그 여자는 남편이 없습니다.”


봉수는 더 이상 듣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남편이 없다구요?”

 

애란은 놀란 듯 호들갑을 떨었다.

 

“그럼 이혼한 여자였어요?”

 

“죽었대요.”

 

봉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머, 그랬구나. 그런데 그걸 봉수씨가 어떻게 알고 있어요?”

 

점점 더 집요하게 달라붙었다.

 

신수정의 말이 틀리지 않은 듯했다.

 

신수정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저절로 관상쟁이가 된 덕일 터였다.

 

“동창들한테 들었어요.”

 

“그래서 강 이사한테 꼬리 치고 접근한 거였구나. 남편 죽은 지 얼마나 됐대요?

보아하니 얼마 안 됐을 텐데, 벌써 그러고 다니는 거래요? 봉수씨도 조심해요.

그런 여자한테 한번 물리면 빼도 박도 못한다고 하더라구요.”

 

봉수가 뒤따라오던 애란을 향해 홱 돌아섰다.

 

“어머!”

 

“애란 선배,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겁니까?”

 

“저는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런 여자는 위험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은 거예요.

강 이사처럼 차갑고 이성적인 남자를 꼬드길 정도의 여자라면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거죠.

봉수씨처럼 순진한 사람은 단숨에 넘어갈 거예요. 아무튼 그 여자 조심하세요.”

 

봉수는 신수정이 그렇게 살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해 털어놓고 싶었다.

그리고 그녀가 첫사랑이었다는 사실과 어젯밤 그녀와 질펀하게 즐겼다는 것까지

애란에게 속사포처럼 털어놓고 싶었다.

 

“그 여자에 대해서 잘 모르면 아무 말도 하지 맙시다.”

 

봉수가 홱 돌아섰다.

 

“어머, 그게 무슨 말이에요. 뻔한 거예요. 그런 여자들 뻔하다구요.”

 

“뻔하긴 뭐가 뻔합니까?”

 

봉수는 사무실 쪽으로 향하면서 말했다.

뒤따르는 애란의 구두 굽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정말 이상하시네. 봉수씨 그 여자랑 잘 아는 사이죠?”

 

애란이 봉수의 팔을 잡았다.

 

봉수는 그녀의 손에서 팔을 뺐다.

 

“그죠? 잘 아는 여자죠?”

 

봉수가 걸음을 멈추었다.

 

하지만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잘 아는 여자일수록 더더욱 조심해야 되요.

 

그런 정도는 아시죠?

 

여자가 요물이라는 거 봉수씨도 아실 거예요.

 

옛날에 왜 그 어린애 있잖아요.

 

사실 저는 그 애 처음부터 별로였거든요.”

 

봉수는 어쩔 수 없이 뒤돌아섰다.

 

“누굴 말하는 겁니까?”

 

“거~ 왜 봉수씨랑 나랑 같이 있는 거 보고 오해한 여자 애 있잖아요.”

 

송화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걔가 뭐요?”

 

“그 여자 애도 보통내기가 아니에요.

 

아마 크면 강 이사 곁에서 붙어먹던 그 여자처럼 될 가능성이 농후한 여자예요.”

 

“노애란씨!”

 

봉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복도가 떠나가도록 소리를 질렀다.

 

애란이 놀라 몸을 움츠렸다.

 


때마침 병달이 터덜터덜 사무실 쪽으로 걸어왔다.

 

병달이 놀라 애란과 봉수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무슨 일 있습니까?”

 

병달이 다가와 두 사람 사이에 섰다.

 

“제가 뭘 잘못했죠?”

 

애란이 놀란 눈으로 봉수를 빤히 올려다보았다.

 

“잘못한 거 없습니다.”

 

봉수는 뒤돌아 서서 사무실로 들어갔다.

 

잠시 뒤 애란과 병달이 따라 들어왔다.

 

진국을 사랑했던 여자를 취한 것부터 잘못이라는 후회가 들었다.

 

진국이었다면 이런 경우 어떻게 처신했을까.

 

봉수는 가능한 한 애란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팀워크가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는 건 불가능했다.

 

저녁 식사를 끝낸 뒤 봉수는 애란을 조용히 옥상으로 불러냈다.

 

“아까 소리 질러서 미안했어요.”

 

봉수는 애란과 선을 분명하게 그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제가 뭘 잘못했나 생각해 봤어요.

남 얘기하는 거 저 역시 싫어하면서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어? 그냥 사소한 질투였단 말인가?

 

봉수는 소리를 지른 자신이 진심으로 미안해지고 있었다.

 

“애란씨 잘못한 거 없어요. 하지만…”

 

봉수는 뒷말을 잇지 않았다.

 

더 이상 둘만의 시간을 갖지 말자는 말을 지금 하기엔 부적절했다.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뭐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제가 소리 질러서 미안하다구요. 소리까지 지를 필요가 없었는데.”

 

봉수의 말에 애란의 얼굴이 금새 환해졌다.

 

“봉수씨가 남 얘기하는 걸 그렇게 싫어하는 줄 몰랐어요.

 

앞으로 조심할게요. 이제 사흘 동안 죽어라고 일만 해야겠어요.”

 

봉수는 그녀를 조용히 불러낸 걸 잘한 짓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요, 죽어라 일만 해야죠.”

 

“저 아이디어 또 하나 만들어 냈어요.”

 

봉수는 관심을 보였다. 그 정도는 할 수 있었다.

 

“뭔데요?”

 

“모자이크에서 힌트를 얻었거든요.”

 

“모자이크요?”

 

“네, 모자이크 무늬 말이에요.

 

그렇다고 색색의 무늬를 넣자는 건 아니구요.

 

흑과 백만 모자이크처럼 처리를 하는 건데 백색이 들어가는 부분은 그냥 살이 보이도록 하는 거예요.

 

브래지어 역시 그렇게 처리를 하는 거죠. 유두가 보일 듯 말 듯, 음모가 보일 듯 말 듯.”

 

애란이 혼자 상상을 하며 키득거렸다.

 

분명 근본은 나쁜 여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봉수는 그녀와 결혼하겠다던 생각은 완전히 접었다.

 

“재미있겠네요.”

 

“그쵸? 오늘 밤에 재봉을 해봐야겠어요.”

 

봉수는 옥상 문 쪽으로 걸어가자 애란이 빠르게 달려와 봉수의 팔짱을 꼈다.

 


“그런데 말이에요. 어제 그 여자 봉수씨랑 정말 친해요?

 

난 봉수씨가 그 여자랑 친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여자 자신의 목적을 위해선 몸이 더러워져도 상관없다는 그런 여자잖아요.

 

그런 여자가 어떻게 봉수씨랑 친해질 수 있겠어요?

 

아무튼 그런 여자들이 여자 망신은 다 시키고 다닌다니까요.”


“노애란!”

 

봉수는 그녀의 손을 힘있게 뿌리쳤다.

 

“어머, 제가 또 남 얘기를 했네요.”

 

“남 얘기를 한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나 사실 그 여자랑 무지 친합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그 여자 험담은 하지 마세요. 알겠습니까?

 

그 여자, 신수정이라는 이름의 여잔데,

 

수정인 애란 선배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받으며 살아온 여잡니다.

 

그러니까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봉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폭발하고 말았다.

 

애란을 뒤에 놔두고 성큼성큼 계단으로 내려갔다.

 

사무실 외부 출입문 앞에 서서 귀를 기울였지만 애란의 구두굽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젠장, 나는 잘못한 거 없다.’

 

봉수는 와락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뒤 애란이 사무실로 들어왔다.

 

얼굴이 불그죽죽했다.

 

그녀는 한참 책상 앞에 멍하니 앉아 있다가 가방을 챙겼다.

 

“선배님, 호텔에 다녀오시게요?”

 

공정혜가 허리를 펴며 물었다.

 

그래도 애란은 말이 없었다.

 

“선배님, 오늘 무슨 일 있으세요?”

 

이번엔 송혜영이 물었다.

 

“뭐라구요?”

 

“호텔에 가시냐구요?”

 

“아, 네. 잠깐 씻고 올게요.”

 

애란이 바쁜 걸음으로 사무실에서 빠져나갔다.

 

그 동안 애란은 봉수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봉수의 마음이 천근만근으로 무거웠다.

 

하지만 언젠가는 관계를 분명히 해야 할 여자였다.

 

시기가 좋지 않았지만 애란에게도 봉수에게도 모두 좋은 일이라고 판단했다.

 

봉수는 거의 밤을 새다시피 한 뒤 호텔에서 잠깐 눈만 붙이고 다시 출근했다.

 

다른 팀원들은 아이디어를 찾느라,

 

이미 구상한 속옷을 재봉하고 디자인하느라 애란과 봉수 사이에서 흘렀던 미묘한 사건에 대해

 

전혀 눈치를 못 채고 있었다.

 

그런데 의외의 사건이 생기도 말았다.

 

아침 출근 시간이 지나고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애란은 출근하지 않았다.

 

“혹시 애란 선배 어디 아픈 거 아닙니까?”

 

병달이 애란의 책상을 둘러보았다.

 

“병달 선배 호텔에 전화 한번 넣어 보세요.”

 

애란의 무단결근이 커다란 바위가 되어 봉수의 가슴을 짓눌렀다.

 

너무 심하게 그녀를 몰아 세운 걸까?

 

“전화를 안 받는데요? 혹시 어디 아픈 거 아닙니까?”

 

병달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사무실 안을 둘러보았다.

 

봉수는 일할 맛이 싹 달아나 버리고 말았다.

 

공정혜와 어울리는 병달에게 문제 일으키지 말라고 말했던 게 어제 일이었는데

 

정작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봉수 자신이었다.

 

“제가 한번 가 볼까요?”

 

공정혜가 지갑을 들고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애란은 다음 날도 출근하지 않았다.

 

호텔에 있던 짐도 모두 사라졌다고 했다.

 

집 전화도, 휴대폰도 받지 않았다.

 

봉수는 마음이 점점 더 무거워졌다.

 

이번 일 끝날 때까지 버티지 못한 게 후회되었다.


누구에게 하소연할 데도 없었다.

 

“노애란씨가 출근을 안 하다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강 이사가 사무실 문을 와락 열어 젖히며 들어섰다.

 

새파란 그의 턱이 날카로워 보였다.

 

봉수는 그의 얼굴을 쳐다보고 싶지 않았다.

 

“저, 그게 말도 없이 사라져서 말입니다.”

 

봉수가 강 이사를 응대하지 않자 병달이 쭈뼛거리며 일어나 대꾸했다.

 

“박봉수씨, 어떻게 된 겁니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그제 저녁 나가더니 소식이 끊어졌습니다.”

 

“혹시 사고라도 난 거 아닙니까?”

 

“경찰에도 연락을 해 두었습니다.”

 

봉수는 불길한 생각을 떨쳐내고 싶었다.

 

하지만 생각은 자꾸 불길한 쪽으로만 흘러갔다.

 

“도대체 박 팀장은 뭘 한 겁니까?

 

내가 밥도 가까운 곳에서 먹게 해 주고 호텔까지 마련해 주었을 땐 팀워크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라진 직원에 대해 아무도 모르고 있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봉수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애란이 사라진 건 분명 자신의 말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자신의 일까지 내팽개칠 무책임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3일 뒤면 물건 만들어서 중국에 보내야 하는데 도대체 일을 어떻게 하겠다는 겁니까?

 

그것도 수석 디자이너의 행방을 모르다니.”

 

강 이사는 돌아갈 생각은 하지 않고 특수개발팀 사무실 안을 맴돌았다.

 

“일단은 저희가 빈자리를 잘 메꿔 보겠습니다.”

 

“특수개발부에 ‘코지’의 사활이 걸렸다는 걸 알기는 알고 있습니까?

 

노애란씨 그렇게 무책임한 사람이었습니까?”

 

강 이사는 분통이 터지는 모양이었다.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야단을 쳤다.

 

“도대체가 말야. 사장이 감싸고 도는 놈들을 애초에 믿은 내가 잘못이지.”

 

소식도 없이 사라진 ‘코지’의 사장. 강 이사는 그를 거들먹거렸다.

 

“믿을 만한 놈이 없어요, 믿을 만한 놈이.”

 

팀원들은 모두 주눅이 들어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애란이 사라진 일이지만

 

그건 회사에게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박 팀장, 노애란씨가 맡았던 일 이어 받을 수 있죠?”

 

“같이 공동 작업을 해 왔던 터라 그렇게 어렵진 않지만…”

 

“어렵진 않지만 뭡니까?”

 

“노 팀장만의 색깔이 있는데 그것까지는 담아낼 수 없을 겁니다.”

 

“무책임하게 사라지는 여자한테 뭘 바라겠습니까?”

 

강 이사가 눈앞에 보이는 책상을 발로 걷어찼다.

 

그 책상의 주인이 바로 노애란이었다. 공정혜와 송혜영이 놀라 몸을 움츠렸다.

 

“가족이 상을 당했어도 이번 프로젝트에서 빠져서는 안될 일인데 도대체 이게 뭡니까?”

 

강 이사는 침까지 튀기며 말을 내질렀다.

 

“저희가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강 이사가 몸을 홱 돌려 나가려는 순간,

 

사무실 문이 열리며 애란이 들어섰다.

 

그녀의 품에는 스케치북이 한아름 들려 있었다.

 


“노 팀장,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강 이사는 여전히 분노를 삭히지 못한 채 윽박지르듯 말했다.

 

애란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사무실 안을 둘러보았다.

 

봉수를 놀란 눈으로 사방을 둘러보는 그녀가 어이없었다.

 

“아이디어 찾으러 제주도에 다녀왔죠.”

 

“제주도요?”

 

“네.”

 

“끙!”

 

강 이사가 할 말을 잃었다.

 

“어딜 가면 간다고 말을 해야 할 거 아닙니까?”

 

강 이사가 헛기침을 하며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선배님 어떻게 된 겁니까?”

 

공정혜가 애란에게 다가가 물었다.

 

봉수는 눈길은 주지 않은 채 귀만 활짝 열었다.

 

“말 그대로야.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제주도 다녀온 거야.”

 

“정말 대책 없는 선배이십니다.”

 

병달이 투덜댔다.

 

“선배님 때문에 우린 경찰에도 연락을 취했다구요.”

 

“경찰엔 왜요?”

 

“사고 났나 해서요.”

 

애란이 피식 웃었다.

 

“저는 선배님 멋있다고 생각해요.”

 

공정혜가 애란을 두둔했다.

 

“저두요.”

 

송혜영 역시 애란을 편들었다.

 

괜한 걱정을 했던 봉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무실 안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다. 쥐죽은 듯 펜 굴러가는 소리만 들렸다.

 

이틀만에 사무실에 나타난 애란은 화장실도 가지 않은 채 도판에 매달려 일했다.

 

봉수는 가끔 그런 애란을 힐끔힐끔 훔쳐보았다.

 

봉수는 애란을 보면서 여자는 정말 요물이라는 말을 새삼 절감했다.

 

저녁 식사를 끝내고 봉수는 커피를 뽑아 들고 옥상으로 향했다.

 

커피를 거의 다 마실 즈음 옥상 문이 열리고 애란이 나왔다.

 

그녀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이내 봉수에게로 다가왔다.

 

“걱정 끼쳐 드려서 죄송해요.”

 

“아닙니다. 제가 큰 소리 쳐서 미안했습니다.”

 

봉수는 그녀의 변화에 반신반의하며 사과했다.

 

“전에도 연애할 때 그런 적이 있었어요.

 

봉수씨한테 그런 얘기 듣고 난 후에야 옛날에도 제 연애가 깨진 이유를 새삼 깨달았죠.

 

그렇다고 봉수씨랑 저랑 연애를 했다는 건 아니구요.”

 

애란이 사과를 하자 봉수의 마음도 누그러들었다.

 

“저는 어쩔 수 없나 봐요.”

 

“어쩔 수 없는 게 어디 있겠습니까?

 

마인드 컨트롤을 잘 못하는 건데. 단이나 요가 같은 거 배워보면 어떨까요?

 

 정신적으로 많이 도움이 된다는데.”

 

“그럴까요?”

 

애란은 애매하게 대답했다.

 

봉수는 진심으로 그녀에게 충고했다.

 

봉수의 말을 들은 애란의 눈빛이 잠깐 반짝였다.

 

봉수는 그녀의 눈빛이 반짝인 이유를 헤아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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