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개와 늑대의 시간

제7장 수난기 12

오늘의 쉼터 2015. 3. 18. 17:42

제7장 수난기 12 

 

 

“제가 직접 재봉했거든요. 한번 보실래요?”


어느새 애란이 봉수의 아이디어 중 하나인 풍차바지식 속옷을 만들어 나타났다.

사무실에서 빠져나간 팀원들은 저녁 7시가 지났으나 여태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약간은 불안했지만 다들 제 몫을 해 낼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 점에서 팀원들에 대한 봉수나 애란의 믿음이 강 실장보다는 강했다.

 

“언제 만드셨어요?”

 

애란이 장난스럽게 터진 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보였다.

두 사람은 낄낄거렸다.

 

“한번 입어 볼까요?”

 

애란이 과감하게 말했다.

 

“여기서요?”

 

봉수는 적잖이 놀랬다.

 

“8시에 저녁 회의 있으니까 잠깐 호텔에 다녀오죠 뭘.”

 

애란의 눈길이 뜨거워져 있다는 걸 봉수는 그제야 눈치챘다.

섹스는 피로를 푸는 훌륭한 스포츠다.

게다가 내심 풍차바지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실용적인지 실험도 하고 싶었다.

 

“그, 그럴까요?”

 

봉수와 애란이 사무실을 막 나서려는 찰나에 다시 강 실장이 나타났다.

 

“어, 두 분은 또 어디 가십니까?”

 

강 실장의 목소리에 걱정이 잔뜩 배어 있었다.

 

“잠깐 샤워 좀 하고 오려구요.”

 

“다른 직원들은 아직 안 들어 왔습니까?”

 

“너무 염려 마세요. 실장님이 깜짝 놀랄 속옷을 만들어 보일 테니까요.”

 

애란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강 실장은 못내 헛기침을 한 후 돌아갔다.

봉수와 애란은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듯 호텔로 달려갔다.

 

호텔에 도착한 두 사람은 애란의 숙소로 올라갔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애란은 풍차바지식 속옷이 담긴 봉투를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봉수는 벌렁거리는 마음을 달래려고 창가로 다가가 섰다.

코지의 직원들이 묵고 있는 방의 층은 23층이라 이른 저녁의 서울 야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저 아래에서 걷고 있는 사람 중에 속옷을 입지 않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을까?’

 

봉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순간 광고 카피 한 구절이 떠올랐다.

 

‘벗을까요, 입을까요?’

 

봉수의 입가에 슬그머니 미소가 피어올랐다.

 

“보세요.”

 

화장실로 들어갔던 애란이 나왔다.

브래지어와 팬티 차림이었다.

애란은 이제 봉수 앞에서 스스럼없었다.

 

“겉보기엔 정말 요조숙녀 같죠?”

 

애란이 한바퀴 팽그르르 돌았다.

매우 짧은 핫팬츠형의 팬티라 그런지 엉덩이가 모두 드러나는 T자형 팬티보다 더 야한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밑이 터졌다는 선입견 때문인지도 몰랐다.

햄 원단을 쓴 터라 봉제선도 없었고 보기에도 부드러운 느낌을 주었다.

보편적으로만 본다면 무난했다.

 

“밑도 그냥 팬티랑 느낌도 별로 다르지 않아요.”

 

애란이 침대 위에 걸터앉았다.

순간 봉수는 침이 꼴깍 넘어갔다.

 

“다리를 조금만 벌리면…”

 

애란이 얼굴을 붉히며 서서히 다리를 벌렸다.

 


 애란이 다리를 한껏 벌렸지만 체모가 약간 삐져 나올 뿐이었다.

여자의 중심을 덮는 부분이 너무 넓다는 이야기였다.


“조금 더 좁게 만들어야겠어요.”

 

애란은 다리를 한껏 벌린 채 자신의 중심을 내려다보았다.

그 광경이 그다지 얄밉지 않았다.

 

“이렇게 더 벌려야겠지요?”

 

애란은 자신의 손가락으로 터진 부분을 잡아 벌리는 순간 시커먼 중심이 드러났다.

봉수는 자신도 모르게 애란에게 손을 뻗었다.

봉수의 손길을 기다렸던 것일까.

애란이 봉수의 손을 잡아끌었다.

 

“이걸 입으니까 말이에요, 나 자신도 모르게 언제나 준비되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봉수는 애란을 눕히고 브래지어를 급하게 벗겨 내렸다.

방안의 불빛이 환한 터라 애란의 젖가슴이 눈부시게 빛났다.

 

“8시에 회의잖아요?”

 

애란은 스스로 원하지 않는데 어쩔 수 없이 침대 위에 드러누웠다는 식으로 말을 건네 왔다.

의외의 내숭이었다.

봉수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바지를 벗었다.

 

“그래도 정말 효용성이 있는지는 알아봐야겠죠?”

 

애란이 적극적으로 봉수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봉수와 애란이 처음 몸을 섞을 때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이제 애란은 거리낌도 없었고 부끄러움 또한 타지 않았다.

봉수만 즐거울 판이었다.

하지만 잠깐 섬뜩한 생각도 들었다.

애란이 너무 적극적인 때문이었다.

 

“팬티를 벗지 않아도 된다는 게 너무 재미있고 신기해요.”

 

봉수의 아랫도리가 애란의 터진 팬티 사이로 들어갔다.

봉수 역시 묘한 느낌이었다.

여자의 팬티라는 게 그저 얇은 천 조각에 지나지 않아 옆으로 젖혀도 섹스는 가능하지만

이건 전혀 느낌이 달랐다.

 

애란은 다리 사이가 이미 푹 젖어 있었다.

평균보다는 좀 큰 봉수의 아랫도리도 전과 달리 쉽게 애란의 다리 사이로 들어갈 수 있었다.

 

“중국 여자들은 의외로 그 기질이 센 편이라고 해요.

중국 남성들은 헌신적인 편이구요. 중국 여성들 전체가 그런 건 아니지만,

중국 어머니는 아들이 중국 여자와 결혼하기를 원하느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대답하는 수가 더 많다는 거예요.”

 

중국의 어떤 문화나 특수성도 속옷에 관계된 것이라면 이미 모두들 박사가 되어 있었다.

애란은 특히 팀장답게 중국 문화의 사소한 수집에도 열을 올렸다.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까,

중국 여성의 70퍼센트 이상이 기질이 강하고 센 편이라서 가까이 하기 싫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봉수는 애란이 말하는 의도를 알 것 같았다.

운동을 한 때문인지 애란의 다리 근육은 단단했다.

그 근육으로 봉수의 허리를 조여왔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여성이 섹스에 더 적극적일 공산이 크다는 거죠.

실제로도 그렇구요.

그리고 속옷에 있어서도 더 개방적이고 진취적일 것이라는 계산이 나오거든요.

남들이 다들 가지고 있는 속옷은 변별력이 없잖아요.

우리 나라 여성들도 그렇거든요. 마치 뭐랄까?

소황제를 키우는 그런 문화가 무의식적으로 내재되어서 나만의 것,

유일한 것을 선호한다고나 할까요?”

 

애란의 논리대로라면 지금 애란이 입고 있는 터진 팬티는 대박이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나쁠 것도 없었다.

시간이 흐르며 애란의 중심은 봉수의 아랫도리를 뽑아 먹을 듯 강하게 빨아 당겼다.

순수했던 애란의 모습은 사라지고 요부가 봉수의 아래에 누워 있는 느낌이었다.

 


애란이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봉수를 쳐다봤다.


"저 얼굴 괜찮죠?"

 

애란이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고치고 환히 웃었다.

봉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봉수는 아직도 아랫도리가 얼얼했다.

짧지만 색다르고 즐거운 섹스였다.

송화와 양규자 그리고 애란, 어느 누구에게도 죄책감이 들지 않았다.

 

'내가 왜 이러지? 나한테 바람둥이 기질이 숨겨져 있었나?'

 

봉수는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한번 더 확인한 후 현관으로 향했다.

애란이 쪼르르 달려와 팔짱을 꼈다.

봉수는 순간 겁이 덜컥 났다.

 

"누가 보면 어쩌려구요?"

 

봉수는 슬그머니 팔을 뺐다.

그러자 애란이 다시 봉수의 팔짱을 꼈다.

 

"뭐, 복도에 나온 것도 아닌데요.

복도로 나가면 뺄 테니까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봉수는 어이가 없어 그저 웃고 말았다.

괜한 노파심에 겁을 먼저 집어 먹은게 아니었나 싶었다.

 

봉수는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열고 복도를 살폈다.

다른 직원들 역시 모두 같은 층에서 묵고 있어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아무도 없죠?"

 

뒤에 서 있던 애란이 고개를 내밀었다.

그녀는 여전히 봉수의 팔을 잡고 놓지 않았다.

그녀와 서먹해지면 일하는 데 불편해질 터라 봉수는 애써 팔을 빼지 않았다.

복도로 나와 막 문을 닫으려는 순간,

맞은 편 방문이 열리면 병달과 공정혜가 나왔다.

 

"어?"

 

그제야 애란이 얼른 봉수의 팔을 놓아주었다.

 

"선배님들 어쩐 일이세요?"

 

봉수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달아 올랐다.

병달의 눈길이 심상치 않았다

 

"그러는 너는?"

 

역시 공정혜와 병달의 태도가 미심쩍었다.

병달은 한동안 진국이가 구해주었던 인화가 곁에 없으면 못살 것처럼 굴더니

어느새 바람을 피는 듯 했다.

병달은 그런 기질이 다분했다.

 

"우리야 이런 호텔방에서 언제 묵어보겠습니까?

그래서 동대문에서 본 속옷 이야기도 나눌 겸 아픈 발도 쉴 겸 해서 들렸죠."

 

애란이 공정혜의 눈치를 슬슬 봤다.

 

"어머, 저 눈치가 백단이에요.

그런 눈으로 보지 마세요.

우린 아무 일도 없었다구요.

남자와 여자가 한 방에 들어갔다가 나왔다고 해서 꼭 만리장성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이제 구식시대적 발상이에요."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공정혜가 발끈했다.

 

"누가 뭐라고 그랬습니까?"

 

봉수는 적잖이 걱정이 되면서도 한편으론 위안도 되었다.

애란과의 관계가 이제 어쩔수 없이 들통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선배님들이야 말로 두 분 모두 얼굴이 빨간 게 무슨 일 있었죠?"

 

공정혜의 말을 듣고 보니 병달과 그녀는 얼굴도 그렇고 옷매무새 역시 흐트러짐이 없었다.

 

"우리도 사무실에서 방금 와서 막 나오던 찰나였습니다"

 

"같은 방에서요?"

 

공정혜가 눈을 흘겼다.

 

"정혜씨도 참~. 각자 방에서 씻은 후 내 방문 앞에서 만난 거야.

이거 원 방을 각 층마다 달라고 하든가 해야지."

 


애란은 화가 난 듯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웃고 있었다.

누가 봐도 그녀의 말을 믿지 못할 표정이었다.


네 사람은 어색하게 떨어져 사무실로 향했다.

박장수는 물론 소화련과 송혜영도 이미 사무실에 들어와 있었다.

 

“10분 후에 미팅합시다.”

 

봉수는 병달을 데리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어느새 여름이 다 지나갔는지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너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

 

봉수는 이제 열흘도 남지 않은 기간에 괜한 문제 때문에 말썽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선배님 속고만 사셨습니까? 그러는 선배님은 정말 어쩐 일입니까?”

 

병달이 담배를 꺼내 물었다. 봉수의 눈에는 믿음이 가지 않았다.

 

“병달아, 바람 피는 건 좋은 데 인화씨 모르게 해라.

적어도 이번 란제리쇼 끝날 때까진 말이다.”

 

“선배님도 참. 무슨 말을 그렇게 섭섭하게 하십니까.

우린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니까요.

그리고 공정혜 걔가 나한테 줄 거 같습니까?

 천만에요.

걔는 이미 선배님을 좋아한다고 우리 팀원들 사이에서는 소문이 짠합니다.

그런 얘가 꿩 대신 닭이라고 나라도 어떻게 해볼까 한다고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요즘 애들 뭐든 분명하니까.”

 

“그런데 왜 한방에서 나와?”

 

“그야, 우리가 짜낸 아이디어로 만든 속옷을 입어 볼 데가 있어야지요.”

 

“그럼 너도?”

 

봉수는 순간 실수를 했다.

 

“아니, 내 말은 너도 한 건 올렸냐는 거지?”

 

“말이다 뿐입니까? 이건 아주 기가 막힌 속옷입니다. 아마 전세계에서 최초일 겁니다.”

 

병달은 혼자 실실 웃었다.

 

“그럼, 공정혜가 니 앞에서 속옷을 입고 쇼를 했단 말야?”

 

“그럼 어쩝니까? 회사 전속 모델들은 모두 퇴근했지,

시간은 없지. 공정혜 지가 알아서 하겠다고 자청하던걸요 뭘.

회의 시간만 아니었으면 어떻게든 한번 꼬셔 보는 건데….

하지만 걘 꼬셔도 넘어올 애도 아닙니다.

이름만 공정했지, 아무한테나 주고 그런 애가 아니더라 이 말입니다.

아무튼 복 있는 사람은 따로 있다니까요.”

 

병달이 부러운 눈으로 봉수를 빤히 쳐다봤다.

 

“왜 그런 눈으로 봐?”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 팀 여자들은 죄 선배님만 좋아하는데 안 그러겠습니까?

그래서 얼굴에 꿀이라도 발라놨나 보는 겁니다.”

 

봉수는 어이없어 웃고 말았다.

병달의 이야기가 싫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즐거운 이야기만도 아니었다.

 

“아무튼 뭔 일을 저질러도 2주일 후에나 저질러라.

그리고 요즘 인화씨하고 무슨 문제 있냐?”

 

그 순간 병달의 얼굴이 살짝 어두워졌다.

 

“뭐, 그냥 사소한 것들이죠.

생각보다 성격이 강하고 자기 주장 또한 강한 애라는 거 아시잖아요.

진국 선배가 올해까지는 일하지 말고 집에서만 버티라고 했는데 당췌 말을 들어먹어야지요.”

 

“그래서?”

 

“인화도 그렇고 여동생도 그렇고, 지금 몸들이 근질근질해서 안달입니다.

하긴 집에만 처박혀 있으니 답답하기도 하겠죠.”

 

회의실에는 마네킹이 다섯 개 준비되어 있었다.

 

언제 준비를 했는지 마네킹엔 모두 팬티가 입혀져 있었다.

모두 브래지어를 입혀 놓지 않은 상태라 묘한 느낌이었다.

코지에서 쓰는 마네킹은 유두까지 아주 세밀하게 제작된 마네킹이었다.

브래지어를 입혔을 때를 고려해 만든 것이었다.

마네킹의 피부 또한 인간의 피부 색깔과 거의 같았다.

다리 사이에 체모까지 만들어 놓아 지나가다 언뜻 보면 진짜 여자가 벌거벗고 서 있는 줄로

착각하게 만들 정도였다.


창고에 처박혀 있을 땐 모르지만 무대로 나와 조명을 받고 있으면 훌륭한 나체였다.

한때는 봉수도 그 마네킹들을 훔쳐보느라 열심히 창고에 드나든 적이 있었다.

이제야 무감해졌지만 말이다.

 

어쨌든 다섯 명의 여자가 팬티만 걸치고 회의실 무대 위에 나란히 서 있었다.

 

“하루 나갔다 오더니 아이디어가 솟는 모양이네요.”

 

애란이 마네킹을 훑어보며 말했다.

 

“그러게요, 진작에 여기 처박혀 살게 할 게 아니었다니까요.

아이디어라는 게 사람들 속에 섞여 있을 때나 나오는 거지,

이렇게 사무실 안에 처박혀 있다고 나오는 게 아니다 이거죠.”

 

병달이 마네킹을 훑어보며 말했다.

 

“왼쪽 마네킹부터 시작할게.”

 

봉수가 소란스러운 분위기를 정리하며 왼쪽에 서 있는 마네킹을 가리켰다.

그건 좀 전에 애란이 입었던 팬티였다. 봉수가 애란을 힐끔 쳐다봤다.

 

“이 아이디어는 박봉수씨 아이디언데 제가 재봉을 해서 만들어 봤습니다.”

 

애란이 마네킹 앞으로 나갔다.

 

“이건 엽기적 속옷의 테마로 정한 건데.”

 

“뭐가 엽기지? 난 모르겠네.”

 

병달이 참견을 했다.

 

“듣기나 해.”

 

봉수가 병달에게 핀잔을 주었다.

 

“햄 원단을 사용했고 짧은 핫 팬츠처럼 보이지만 체모만 약간 가려진 속옷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애란이 마네킹이 입은 팬티 아래로 손을 불쑥 집어넣었다.

 

“밑이 터져 있다는 겁니다.

조선시대 초기 때 주로 아이들이 입었던 풍차바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겁니다.

그렇다고 걸을 때 벌어지거나 하면 안 되겠죠?”

 

애란이 낑낑대며 마네킹에서 팬티를 벗겨냈다.

마네킹은 졸지에 나체가 되었다.

그리곤 터진 구멍으로 손가락을 내 보였다.

팀원들이 낄낄거렸다.

역시 병달의 입이 헤 벌어졌다.

 

“다리를 한껏 벌려야만 이 구멍이 드러납니다.

물론 생리대를 착용했을 때도 무리가 없구요.

그러니까 이건 입었지만 입지 않은 것과 같은 겁니다.

중국 여성들이 성적으로 적극적이라는 판단해서 만든 것이기도 합니다.

물론 디자인과 색에 대해선 좀 더 발전이 있어야 할겁니다.”

 

애란이 목례를 했다.

그러자 팀원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박수를 쳤다.

 

“선배, 고리타분한 노땅이 되어 가는 줄 알았는데 저런 아이디어도 나오네요.”

 

병달이 호기롭게 봉수의 어깨를 쳤다.

 

“그리고 이건…”

 

다음 마네킹은 애란이 낸 아이디어로 만든 속옷이었다.

아직 정확하게 명칭을 정하진 못했지만 일단 클리토리스 팬티라고 정해진

쾌락적 테마에 맞추어 만든 속옷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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