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수난기 11
중간이란 없었다.
지금 코지의 해외 개발 2부는 특수개발 사업부라는 명칭으로 바뀌었고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사원들은 모두 중간이 아니라 최고의 디자인과 최고의 속옷이 만들어지기를 바랬다.
“오늘도 제가 7시에 가면 되는 거죠?”
팬티의 라인을 두고 고민하고 있을 때 양규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아, 아닙니다. 2주일 동안은 힘들 거 같습니다.”
봉수는 강 실장 이야기를 꺼내려다가 말았다.
왠지 강 실장 부인과 특별한 사이처럼 보이는 게 싫었다.
“우리 그 이가 무지 바빠졌다고 하던데 그 일 때문인가요?”
눈치가 빠른 여자였다.
“네.”
“2주일이라, 그러면 감이 떨어지지 않을까요?”
“지금 상황으로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래요. 정 뭐하면 제가 봉수씨 있는 곳으로 가서 한 두 시간 모델을 설 수도 있습니다.”
“그럴 시간적인 여유가 나지 않을 거 같습니다.”
양규자는 알겠다며, 2주일 후에 보자며 전화를 끊었다.
“누구예요? 목소리가 섹시하던데.”
병달이 눈을 흘겼다.
“그냥 아는 사람.”
“에이, 그냥 아는 사람이 아닌데.”
“병달아, 너는 니 일이나 신경 써라, 응?”
핀잔을 준 후에야 끈질기게 달라붙던 병달이 떨어져 나갔다.
시간은 속절없이 자꾸 흘러갔다.
사흘이 지났는데도 그럴듯한 디자인이 하나도 나오질 않았다.
머리가 꽉 막힌 듯했다.
중국 여성들의 속옷 선호도라는 것도 한국 여성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데에 문제가 있었다.
이미 진출해 있는 다른 속옷 업체들과 변별력이 없다면 진출 자체가 불투명할 수도 있었다.
일단 여성 속옷 디자인에만 전념하기로 했던 터라 봉수는 하루종일 여자 속옷만 쳐다보았다.
그러다 보니 머리가 돌 지경이었다.
새로운 뭔가가 절실히 필요했다.
“선배님, 이렇게 갇혀서 머리만 쥐어짠다고 해서 나올 건 아닌 거 같아요.”
병달과 속닥거리던 공정혜가 봉수에게로 다가왔다.
공정혜의 말도 일리는 있었다.
3일 동안 흡족한 디자인이 나오지 않았다는 게 그걸 증명했다.
그렇다고 출퇴근하며 길바닥과 집에서 시간을 허비할 수도 없었다.
“좋은 아이디어 있어?”
“일단은 뭔가 테마를 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송혜영과 박장수도 자연스럽게 봉수가 있는 쪽으로 왔다.
“티 타임!”
봉수가 팀원들을 끌고 휴게실로 향했다.
머리도 식히고 공정혜의 아이디어도 들어볼 참이었다.
휴게실에는 다른 부서 직원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들은 특수개발팀 사람들을 보자 떠들던 목소리를 낮춘 후 조용히 자리를 비켜주었다.
“정말 죽겠습니다.
이렇게 최고 대접을 받다가 만약에 아무 것도 나오지 못하면 우린 맞아 죽겠습니다.”
병달이 투덜거렸다.
봉수도 복도 끝에서 사라지는 다른 부서 직원들을 보자 죽을 맛이었다.
회사에서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는 건 좋지만 그 무게가 너무 무거웠다.
게다가 신입사원들은 회사의 발전보다 개인의 여유를 더욱 중요시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세대였다. 이제 회사에서 개인은 더 이상 회사의 소유물 개념이 아니었다.
개인의 발전을 밑받침해 줄 단기간의 무대에 지나지 않는다는 개념이 강해지고 있는 게 현실이었다.
“다른 부서 사람들이 주눅 들어 있다고 해서 우리까지 주눅 들 필요는 없잖아요.”
노애란이 특수개발부의 팀장답게 팀원들을 다독였다.
사실 회사 로비를 지나올 때나 휴게실에서 차를 마실 때 다른 팀원들과 마주치면 회사로부터
편애 받고 있다는 걸 실감했다.
‘쟤들은 우리랑 연봉부터 다르단다. 꼭 두배래, 두배.’
‘말도 마라. 이번 프로젝트 끝나면 아파트 한 채씩 보너스로 준다고 하던데.’
‘우린 좇빠지게 일해 봐야 쟤네들 밑이나 닦아주는 거라고.
액세서리에서 돈 벌어서 쟤네들 밥값으로 다 나간다니까.’
말도 안 되는 소문들이 돌았다. 화장실에 앉아 있으면 누가 들어도 상관이 없다는 듯
다른 부서 팀원들이 대놓고 떠들었다.
며칠 전 봉수는 화장실에서 가슴 아픈 이야기 하나를 들었다.
‘니미 그만 두던가 해야지.’
‘흰소리 마. 여기 나가면 갈 데 있어? 한 달만 놀아도 카드 빵구 날 판인데 말야.’
‘야, 말도 마라.
아버지 간암으로 돌아가시는 바람에 빚만 6천이다.
월급 전부 차압당했지,
장가 갈 때 돈이 없어 거지 같은 빌라를 서민 융잔가 뭔가 받아서 샀는데 그 이자 두 세달 씩 밀리지.
죽겠다, 죽겠어. 지난 감원 때 얼마나 마음 졸였는 줄 아냐?’
봉수는 나오던 똥이 도로 안으로 들어갈 정도였다.
회사에서 중요한 인재로 인정해 준다는 건 보통의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결과가 좋게 나오든 좋지 않게 나오든 스트레스는 쌓여갔다.
팀원들이 커피잔을 들고 봉수를 중심으로 둘러앉았다.
“우리는 이제 심각한 수준에 와 있습니다.”
봉수는 회사 소문이나 우연히 흘려들었던 말들에 대해서는 늘어놓지 않았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이에요.”
공정혜가 봉수 곁으로 바짝 다가앉으며 입을 열었다.
떨어지기도 우습고 뭐라고 충고하기도 우스워 봉수는 모른 척했다.
이젠 남자가 여자를 성희롱 하는 시대가 아니라 그 반대의 시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아까 하려던 말이 뭡니까?”
“테마를 정해야 한다는 거죠.”
“테마라면 이미 정해졌잖습니까?”
중국에 있는 다섯 군데의 백화점을 상대로 란제리 패션쇼를 할 테마는 변별이었다.
“그런 고리타분한 테마로 접근하니까 신선한 게 안 나오는 거라구요.”
“맞아요, 대리님. 자꾸 사고의 틀을 가두니까 신선한 게 안 나오죠.”
송혜영이 맞장구를 쳤다.
“다르게 하겠다는 생각부터 버리고 아주 세분화된 테마를 정하자는 겁니다.”
봉수는 귀를 한껏 열었다.
공정혜의 숨이 귀를 파고 들 듯했다.
“엽기, 재미, 쾌락, 느끼, 귀여움. 뭐 이렇게요.”
봉수와 애란이 동시에 서로를 쳐다보았다.
작은 테마들이 정해졌다.
엽기적인 속옷, 쾌락적인 속옷, 재미난 속옷, 느끼한 속옷. 요염한 속옷.
이렇게 다섯 가지 테마가 정해졌다.
파트별로 나누어 디자인을 하기로 결정이 되었고 1차 디자인이 나오면 샘플을 만들어
조금씩 보완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봉수는 실질적인 팀장답게 가장 엽기적인 속옷 디자인을 맡았다.
막막하지만 오히려 신선하고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우린 고려 호텔에서 묵긴 하지만 자유롭게 왕래를 할 수 있게 해야 할 거 같아요.
하루 종일 사무실에만 있으니까 오히려 더 생각이 막히는 거 같아요.”
박장수가 안을 내놓았다.
그 점엔 애란과 봉수만 제외하고 동의했다.
봉수는 적잖이 걱정이 되긴 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간단한 회의가 끝난 뒤 봉수는 팀원들의 눈을 피해 휴게실로 나와 진국에게 전화를 걸었다.
병달은 공정혜와 가방을 짊어지고 동대문엘 간다며 부리나케 나갔고 송혜영은 대학가로
박장수는 강남 거리로 나간다며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모험이긴 한데 지금으로서는 달리 방법이 없다.
파리나 이태리 뭐 뉴욕 란제리 쇼 몇 년치를 다 훑어봐도 변별력 있는 디자인을 별로 발견하지 못해서
내린 결정이야.”
봉수는 오랜만에 진국과 통화를 하고 있었다.
“확실히 젊은애들이 나은데.”
진국이 웃으며 말했다.
봉수는 자존심이 상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 동안 누드 그리는 일에만 몰두해 있었던 터라
디자인 쪽으로는 머리가 굳어 버린 때문인 듯했다.
“만약 이게 아니다 싶으면 그땐 시간이 너무 늦는데 어떡하냐?”
“하이고, 박봉수씨, 너는 너무 염세주의적이야.
좀 낙천적인 생각을 해보라고. 이건 된다 하고 말야.”
진국의 말을 듣고 있자니 적잖이 힘이 솟았다.
“그리고 그 테마별로 나도 생각 좀 해 보고 빠르면 내일쯤 메일 보낼게.”
진국의 곁에 있다던 마평수와 인사를 나눈 뒤 통화를 끝냈다.
‘엽기적인 속옷이라.’
봉수는 이럴 때 송화가 곁에 있으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봉수는 엽기라는 단어를 인터넷 검색란에 적었다.
무수히 많은 싸이트가 올라왔고, 블로그 역시 수백 가지였으며, 기사 또한 수천 페이지였다.
사람들의 관심이 의외로 대단하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다. 문제는 엽기적인 속옷이
중국 여성에게 먹히느냐인데 그런 건 나중에 고민하기로 하고 눈에 띄는 싸이트나 글을
하나 하나 찾아 읽기 시작했다.
‘거구인 그는 여자가 없으면 포카를 치지 않았다.
그의 여자는 조선 초기의 아이들이나 입었던 풍차바지와 비슷한 바지를 늘 입고 다녔다.
풍차바지가 그냥 앉기만 하면 볼일을 볼 수 있는 것과 달리 그녀가 입은 바지는
엉덩이 쪽에서 배꼽 쪽으로 찍찍이가 달려 뜯어내면 밑이 훤히 보이는 그런 바지였다.
그는 여자를 뒤에서 끌어 안은 채 포카를 했다. 물론 밑이 터지도록 열어 놓은 후에 말이다.
그의 해괴한 노름 방식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와 포카치기를 염원했다.
그의 여자가 기막힌 몸매의 여자인 점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부추겼던 것이?
그는 또한 배팅을 하거나 죽을 때에도 직접 말하지 않았다.
모두 그가 어떤 신호로 지시를 하면 여자가 대답할 뿐이었다.’
봉수는 너무 재미있어 자신이 왜 이런 이야기를 읽고 있는지조차 잊고 말았다.
‘어떤 신호?’
그 궁금증은 금방 풀어졌다. 거구의 포카꾼은 자신의 아랫도리를 여자의 아랫도리에 삽입한 뒤
피스톤 운동의 숫자로 배팅할 것인지 죽을 것인지 아니면 콜만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는
정말 웃기지도 않은 이야기였다.
그 짧은 글의 조회수가 무려 5천회가 넘고 있었다.
그런데 한 순간 봉수의 뇌리를 스치는 영상이 있었다.
“풍차바지!”
봉수가 너무도 크게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사무실에 유일하게 남아 있던 애란이 봉수에게 달려왔다.
“무슨 소리예요?”
“제 이야기 한번 들어 보실래요?”
봉수는 떠오른 생각이 사라질 새라 애란의 손을 잡고 자신 앞에 앉혔다.
“왜 조선초기에 애들이 입는 풍차 바지라는 게 있었잖아요.”
“풍차바지요?”
“왜 그냥 앉기만 하면 밑이 터져서 볼 일 볼 수 있게 만든 바지 말입니다.‘
“아, 네. 들어본 적 있어요.”
“그걸 속옷으로 디자인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풍차바지 식으로 밑이 터진 속옷을 만들자는 거예요?
그런 건 섹스숍에도 이미 팔고 있는 거고, 그런 건 성인용품점에서나 팔릴 물건이잖아요.”
“제 얘기 마저 들어보세요.”
봉수는 괜히 흥분이 돼 얼굴이 달아올랐다.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속옷을 애란이 입으면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든 때문이었다.
“섹스숍에서 파는 밑 터진 속옷은 야하기만 할 뿐이잖아요.
우린 밑이 터진 줄 모르게 만드는 겁니다. 평소에 입고 다닐 땐 밑이 터지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다리를 벌리면 밑이 터지는, 그러니까 남자 팬티 앞에 오줌 구멍을 만들어 놓듯이
그 가운데를 1cm 정도 살짝 왼쪽이 오른쪽을 덮도록 하자는 겁니다.”
애란이 상상을 하는지 눈알을 굴렸다.
“그래도 무슨 변별력이 있죠?”
“아 참, 이건 겉보기엔 매우 조신한 여자들이 입은 것처럼 보이는 디자인입니다.
핫팬츠처럼 짧은 반바지 형태로 만드는 겁니다.
그러면 속옷으로서는 매우 점잖은 거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밑이 터져 있는 겁니다.”
“중국 여자들이 그런 걸 입을까요?”
“일단 해 봐야죠. 저한테 맡겨진 게 엽기니까.”
봉수는 싱글벙글 웃었다. 일을 이렇게 즐겁게 하면 스트레스도 받지 않을 것 같았다.
“실은 저도 하나 생각한 게 있는데.”
쾌락적 속옷 디자인이 애란의 몫이었다.
“말해봐요.”
“모든 여자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여자가 클리토리스에서
매우 강한 자극을 느끼거든요.”
애란이 이야기를 꺼내놓고 침을 꿀꺽 삼켰다.
“걸을 때마다 그 부분이 약하게 쓸리게 만드는 거예요.
너무 강하면 상처가 나니까 아주 약하게 말이에요.”
“걷다가 흥분이 되면 어떡하죠?”
“뭐, 어쩔 수 없죠.”
애란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둘 만 있어서 그런 듯했다.
“중국도 머잖아 독신 여성들이 늘어날 거 아니에요.
제가 본 자료에 의하면 의외로 중국 여성들이 성적인 불만이 많은 모양이더라구요.
그걸 자연스럽게 해소하도록 해주면 남자와 여자 사이의 불화도 사라지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성인용품점에서 파는 그런 딜도를 달자는 건 너무 엽기적이고 위생상 좋지도 않고,
그건 너무 퇴폐적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게다가 백화점에 납품할 거니까 말이에요.”
“적당한 자극?”
“그렇죠. 우리 코지의 하와이안 시리즈에다가 접목시켜도 훌륭할 거 같거든요.”
아직까지는 봉수 자신의 생각이나 애란의 아이디어가 그다지 실용성은 없어 보였다.
그래도 막혔던 물꼬가 터진 것만으로도 일단은 성공이었다.
테마를 작게 세분화한 노력의 결과로서는 훌륭했다.
“일단 디자인해서 샘플도 만들어 보죠.
생각과 실제는 다르니까요.
이렇게 생각나는 대로 무조건 만들면 하루에도 몇 개씩 쏟아지겠는데요.”
봉수는 오랜만에 전의가 끓어올랐다.
엽기적인 속옷이라는 작은 테마는 봉수에게 상상력을 극대화 시켜주었다.
흔한 T자 팬티를 거꾸로 생각하게도 만들었다.
앞부분을 T자로 만들고 엉덩이 부분을 감싸도록 만든다는 발상도 어이없기는 했지만
봉수를 낄낄거리게 만들었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습니까?”
디자인에 몰두하느라 강 실장이 등뒤에 다가와 있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봉수는 도판을 가리고 벌떡 일어났다.
“실은 저희가 테마를 정해서…”
강 실장이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다들 어디 갔습니까?”
애란이 그제야 강 실장의 출현을 눈치채고 일어나 인사를 했다.
“아이디어 찾으러 다들 나갔습니다.
사무실에만 너무 처박혀 있다 보니까 머리가 꽉 막히는 듯해서요.”
“그럼 아직 어떤 디자인도 나온 게 없습니까?”
강 실장의 목소리가 딱딱했다.
그는 눈으로 벽에 걸린 달력을 슬쩍 훔쳐보았다.
“네, 아직은.”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예전에 미국에서 공부할 때 보면 훌륭한 아이디어가 나오려면 무조건 합숙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팀이 단단해집니다.
나도 뭐 결과가 바로 나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제 3일 지났는데 못 버티고 튀어 나가면 좋은 결과가 나오겠습니까?
물론 두 분 팀장님이 알아서 하시겠지만 말입니다.”
강 실장은 사무실이 텅 빈데 내심 못마땅한 듯했다.
봉수는 티타임 때 있었던 이야기들을 해주려다가 입을 다물고 말았다.
“너무 염려 마십시오.
다 아이디어의 일환으로 밖에들 나간 겁니다.
저녁엔 다시 모여 논의하고 머리 쥐어짜고 그럴 겁니다.”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봉수를 대신해서 애란이 강 실장에게 변명하듯 말을 늘어놓았다.
강 실장은 사무실을 말없이 한바퀴 돈 후 빠져나갔다.
“지금까지 강 실장이 저렇게 초조해 한 적이 없었어요.”
“자기도 다 듣는 이야기가 있겠죠.”
봉수는 특수개발팀에 관한 소문을 염두에 두었던 것이다.
순간 문득 또 하나의 엽기적인 속옷이 떠올랐다.
강 실장의 트레이트 마크인 차가움. 따뜻하거나 부드럽거나 매혹적이 아닌 차가운 속옷.
봉수는 절로 얼굴에 웃음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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