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수난기 10
모델과 관계를 맺으면 그림을 그리는 데에 방해가 된다는 걸 봉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때론 자신의 욕정을 멈추지 못할 때도 있었다.
학교를 다닐 땐 모델의 몸을 상상하며 화장실에서 자위를 했던 일도 있었다.
폭발할 듯 끓어오르는 욕망을 자제하기에 봉수는 그때 젊었다.
‘내가 미쳤지, 강 실장 마누란데.’
봉수는 고개를 저으며 냉장고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우선 양규자를 피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양규자가 따라왔다.
“시원한 캔 맥주 하나 드릴까요?”
봉수가 냉장고에서 캔 맥주를 꺼낸 후 뒤돌아보니 양규자는 바짝 다가와 있었다.
“좋죠.”
손을 내미는 양규자의 눈길을 피하며 맥주를 건넸다.
알 수 없는 열정들이 몸 안을 돌아다녀 차마 그녀의 몸을 쳐다볼 수 없었다.
“앗, 차가워!”
캔 맥주의 뚜껑을 따던 양규자가 나이답지 않게 앙증맞은 비명소리를 냈다.
일부러 캔 맥주를 흔든 후에 딴 것인지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양규자의 가슴과 배꼽 부근에 맥주가 튀었다.
봉수는 저도 모르게 소파에 놓인 수건을 들고 그녀의 가슴과 배를 닦아주었다.
그런 봉수를 양규자가 자신의 배 쪽으로 끌어당겼다.
봉수의 가슴속에서는 천사와 악마가 번갈아 괴롭혔다.
“정말 잘한 결정 같아요.
지금의 내 몸을 영원히 남길 수 있다는 거 아무리 생각해도 잘한 결정이에요.
그런 내 몸을 직접 기억해 주지 않을래요?”
수박의 향긋한 냄새가 봉수의 코를 찔렀다.
나이 든 여자치고는 그녀의 피부 역시 매우 부드러웠다.
절대로 욕망의 대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각오가 스르르 무너지고 있었다.
“왜 그런지 나도 잘 모르겠어, 나 정말 하고 싶어.”
양규자가 더욱 세게 봉수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봉수는 숨이 멎을 것 같았다.
금지된 사랑을 하는 기분이 이럴까?
봉수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그러잡았다.
아직은 탄력을 잃지 않은 엉덩이가 파르르 떨었다.
봉수의 손끝이 저릿했다.
양규자는 봉수를 무대 위로 이끌었다.
“난 원래 헤픈 여자가 아니에요.
오늘은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요즘 우리 그이가 바빠서 얼굴도 제대로 못 봐요.
그러니 이런 나를 안아 줄 수나 있겠어요?
난 쿨한 여자예요. 부담 갖지 말아요.”
양규자는 봉수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 쪽으로 끌어올리고 엄마가 아이에게 젖을 물리듯
유두를 들이밀었다.
처음부터 이런 날이 오리라는 걸 봉수는 짐작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녀의 나신을 처음 보았던 강 실장의 집에서부터 이런 시간은 예견되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봉수는 열심히 아이처럼 젖을 빨았다. 입안에 향긋한 기운이 감돌았다.
“당신의 그림에 대해서 애호가들의 관심이 벌써부터 시작되었어요.”
봉수는 다른 한쪽의 유방을 손으로 강하게 쥐었다.
양규자의 입에서 낮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당신에게 주어진 기회 잃지 말아요.”
양규자의 노력이 컸을 터였다.
봉수는 자신의 입술을 서서히 아래로 끌어내렸다.
순간 봉수는 자신의 끼를 깨달았다.
또한 내부 깊숙한 곳에서 자유롭게 살아가고 싶다는 영혼의 말도 듣게 되었다.
“잠깐!”
양규자가 자신의 배 위를 올라탄 봉수의 허리를 잡았다.
“내가 보여준 배려 때문이라면 안 해도 되요,
그리고 이 일로 그림 그리는 데 지장이 있다면 역시 안 해도 돼요.
생각해보니까 며칠 있으면 생리예요.
나는 생리 때 묘하게도 막 하고 싶어지거든요.
이런 나를 이해한다면, 거래가 아닌 순수한 관계로서 해 줄 수 있다면 하세요.”
막 삽입을 앞둔 시점에서도 냉정해지는 여자.
그런 성격이기에 내노라 하는 갤러리의 큐레이터를 하고 있을 터였다.
“순수한 관계라면 뭘 말하는 거죠?”
“그냥 순수한 관계. 섹스를 해도 서로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관계,
일과 섹스는 구분할 수 있는 관계, 나를 남과 또는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 관계,
자신의 생활이 섹스로 인해 어떤 영향도 받지 않는 관계.”
양규자의 몸은 전체가 이미 축축했다.
그럼에도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려 하고 있었다.
봉수 역시 이성적으로 판단을 해야만 했다. 봉수의 고민은 섹스 후 과연
그녀를 그저 파트너로 볼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남자라면 한번 정도 꿈꾸었을 농염한 몸의 여자를 말이다.
“가벼울 수 있는 관계.”
양규자가 한마디 더 덧붙였다.
봉수는 그제야 양규자와의 섹스만은 가볍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받아들일게요. 장담할 순 없지만 그렇게 받아 들이겠어요.”
“그러면 됐어요. 어서 들어와요.”
양규자는 봉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무섭게 봉수를 끌어안았다.
여자와 살을 섞을 때면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여자란 늘 새로운 존재였다.
여자에게 있어 남편이나 애인 이외에 다른 남자들 역시 그런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란이 깊고 그윽한 중심을 가졌다면 양규자는 뜨겁고 습기 가득한 중심을 지니고 있었다.
양규자의 두 다리가 봉수의 허리를 강하게 조여왔다.
희열을 느끼는 부분도 다르고 만족스러워 하는 체위 또한 다르며,
입에서 터져 나오는 감창 소리 역시 다 달랐다.
새로운 상대를 경험한다는 건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일처럼 여겨졌다.
봉수는 열심히 달렸다.
양규자의 중심으로 뛰어들어 녹아버리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렸다.
좁은 작업실은 양규자의 입에서 흘러나온 신음 소리와 두 개의 몸이
격렬하게 부딪히는 소리로 가득했다.
“당신 그거 알아요? 당신 물건은 정말 훌륭해요.”
절정에 이르기 전 양규자가 봉수의 귀를 깨물며 말했다.
진국은 가끔 함께 사우나를 가서 물건 타령을 했다.
니 물건 보고 안 좋아할 여자가 있겠냐?
하지만 그건 물건이 왜소한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치부했다.
큰 물건을 받아들이려면 여자의 중심 역시 커야만 하는 게 아니던가.
물건이 너무 커서 섹스 행위가 고통스러울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저 규자씨 몸에 제 물건이 맞을 뿐입니다.”
양규자의 손이 봉수의 엉덩이를 그러잡고 부르르 떨었다.
그녀는 봉수에게 바짝 붙지 못해 안달이 난 여자처럼 몸을 밀착시킨 후 절정에 이르렀다.
“휴~”
긴 여운을 즐긴 양귀자가 한숨을 내쉬었다.
“봉수씨는 대단해요. 정신이 다 나갈 정도였어요. 진심이에요.
누가 봉수씨랑 결혼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 여잔 행복할 거예요.”
봉수의 몸을 밀어낸 그녀가 그의 물건을 바라보다가 덥썩 입으로 물었다.
너무도 느닷없는 일이었다.
“일단 다섯 개 백화점에 납품을 하기로 했어.
먼저 중국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자는 쪽으로 중론이 기울어졌거든.”
진국의 전화였다.
부서의 팀원들 모두 스피커폰으로 진국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러면 우리가 뭘 준비해야 하지?”
“그런데 말야, 시간이 좀 촉박해.
다섯 개 백화점 담당자들과 간단하게 란제리 패션쇼를 열기로 했거든.
그런데 그게 2주일 뒤야.”
“2주일?”
애란이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아, 애란 선배도 계셨군요.”
“네, 잘 지내고 계시죠?”
“그럼요. 여기 여자들도…”
진국은 뒷말을 하려다가 멈추었다.
“아무튼 2주일이면 준비가 가능할까요?
화물 오는 시간을 빼면 적어도 12일만에 끝내야 한다는 결론이거든요.”
“종류는요?”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죠.”
“기존에 우리가 생산했던 제품들은 안되는 거고?”
봉수는 진국의 이야기를 심각하게 듣고 있었다.
“처음부터 비어 있던 매장을 내주는 게 아니라 판매가 좀 부실한
다른 의류업체와 계약을 끝낸 후 우리에게 매장을 내주기로 한 게 되어 놔서 말야.
그리고 그 담당자들은 이미 우리 속옷에 대해서도 빤히 알고 있더라고.
하지만 그 중에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건 두 개 정도밖에 안된다는 거야.
그러니까 디자인부터 새로워야 한다는 말야.”
“그런데 2주일이라…”
난감했다.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납품까지 2주일이면 너무 빠듯했다.
“시간 여유가 더 없는 거야?”
봉수는 만에 하나 자잘한 사고라도 터지면 지연될 수도 있어 물었다.
봉수는 어느새 중간 관리자로서의 신중함을 보이고 있었다.
“우리가 날짜를 못 맞추면 다른 업체의 브리핑을 받겠다고 하거든.
그것도 예전에 해외개발1팀에서 사기를 당했던 휄라사라 좀 그렇거든.
그러니까 시간은 꼭 지켜져야 해.”
2주일 안에 어쩌면 중국 진출의 시금석이 될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해 봐야지.”
“봉수야, 해 봐야지가 아니라 꼭 해야 돼.”
“그래, 알았어.”
“다음에 통화할 땐 컴퓨터 캠으로 하자.
한 일주일 쯤이면 기본 컨셉은 나올 거 아냐.
그때 이왕이면 모델들에게 입혀서 같이 봤으면 하는데.”
“장담할 수는 없어. 오늘부터 내내 밤을 새워도 가능할 지 모르거든.”
“여러분, 부탁해요. 새로 들어온 사원분들도 분발해 줬으면 합니다.”
“양은?”
“일단 디자인하고 선호도에서 오케이 싸인이 떨어지면 일단 십만 벌씩 주문하기로 했어.”
그건 실로 상당한 양이었다.
“각 디자인별로?”
“그래, 여긴 중국이잖아.”
진국의 목소리가 비감하게 들렸다.
봉수와 애란은 일을 철저하게 분담하기로 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중국 여성의 속옷 선호도를 피상적인
데이터가 아닌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디자이너들에겐 야근 명령이 떨어졌다.
회사의 앞날이 달려 있는 만큼 다들 별 불만 없이 명령에 따랐다.
이왕이면 샘플 패션쇼도 중국 백화점의 구매 담당들의 인상에 특별하게 각인 되도록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중국 정보에 밝은 병달과 화련이 중국 여자들의 속옷 선호도에 관해 직접 중국 여성들과 부딪혀
조사하기로 하고는 부리나케 사무실에서 나갔다.
박장수는 패션쇼의 이벤트 준비를 담당했고 공정혜와 송혜영 그리고 노애란과 봉수는
본격적으로 속옷 디자인에 전력을 하기도 했다.
일본 쪽 업무나 동남아시아 쪽 업무는 급한 일이 아니라면 일단 모두 2주일 뒤로 미루기도 했다.
사무실이 쥐 죽은 듯 조용해 졌을 때 강 실장이 왔다.
봉수는 그에게 목례를 하곤 얼른 고개를 돌렸다.
강 실장이 봉수에게 다가오자 왜 그런지 양규자의 냄새가 났기 때문이었다.
“박 팀장, 2주일 안에 가능하겠죠?”
이미 진국의 상황을 보고한 뒤였다.
늘 침착해 보이던 강 실장이 오늘은 유독 긴장되어 보였다.
“가능하도록 하겠습니다.”
“음, 좋아요. 내가 지원할 게 뭐죠?”
강 실장이 다른 팀원들까지 두루 둘러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시간을 아끼려면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야 할 겁니다.
그래야 자신이 작업하던 감도 잃지 않고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이구요.
그러려면 밥도 여기서 먹고 잠도 가까운 곳에서…”
봉수는 다른 팀원들의 눈치를 봤다.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알았습니다. 뭐든 최고로 지원해 주죠.”
강 실장이 확실하게 대답한 뒤 사무실에서 나갔다.
“뭘 확실하게 해 준다는 거지?”
애란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참, 제 의견에 다른 이견들 없으십니까?”
박장수와 송혜영 그리고 공정혜를 마음에 두고 한 말이었다.
애란이나 병달 그리고 화련은 이미 그런 생활에 이골이 난 사람들이었다.
“뭐, 저희는 괜찮습니다. 그리고 들어오자 마자
이런 중요한 프로젝트에 동참을 시켜주셔서 고마울 따름이구요.”
공정혜는 다른 사람들의 눈치도 보지 않은 채 말했다.
독선적인 구석이 다분했다.
“저도요.”
송혜영이 동의했고 박장수 역시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게 사무실 직원들이 디자인과 기획에 몰두해 있을 때 한 낯선 남자가 사무실로 들어섰다.
얼굴이 매우 말끔했고 방금 면도를 한 사람처럼 턱이 매우 파랬다.
“무슨 일이시죠?”
“저는 고려 호텔 뷔페의 부수석 주방장입니다.”
“그런데요?”
봉수는 펜을 놓고 그를 바라보았다.
“실장님께서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의 취향에 맞는 음식을 2주일 동안 제공해 주도록
부탁해 오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의 건강과 입맛을 책임지기 위해 일단 조사차 나온 것입니다.”
역시 강 실장다웠다. 배포도 그렇고 믿는 일에 대한 투지 역시 그다웠다.
다른 부서의 직원들의 눈을 의식해 사무실 뒷편 의상 창고가 임시 간이 식당으로 개조되었다.
조리한 음식과 식기들을 싣고 와 펼쳐 놓는 뷔페 방식이었으나 누가 봐도 분명히 특급 대우였다.
뒤늦게 들어온 병달과 화련도 간이 식당으로 만들어진 창고를 보고 적잖이 놀랬다.
당장 점심 식사부터 준비가 되었던 것이다.
“살다 살다 이런 호강 받기는 처음입니다.”
병달은 배탈이 날 정도로 많은 음식을 먹고 이빨을 쑤시면서 말했다.
점심 식사가 끝난 후 고려 호텔 사람들은 조용히 남은 음식들과 장비들을 들고 나갔다.
“앞으로 2주일 동안 좋은 음식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수석 주방장이 사무실을 나서기 전 반듯하게 인사를 했다.
“아무튼 강 실장, 대단한 사람입니다.”
“대단할 것도 없어요. 보다 효과적으로 우릴 부려먹으려고 노력하는 거니까.”
“말을 듣고 보니까 그렇네요.”
화련은 적잖이 불만이 있는 듯했다.
“그런데 정말로 집에 하루도 못 갑니까?”
병달이 여전히 이쑤시개를 움직이며 봉수에게 물었다.
“뭐 잘 때는 가야겠지.”
“그렇죠? 잠을 충분히 자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니까요.”
팀원들이 휴게실에 앉아 자동판매기에서 커피를 뽑아 들고 잡담을 나누고 있을 때
검은 양복에 나비 타이를 맨 남자가 두리번거리며 다가왔다.
“날도 더운데 웬 검정 양복에 넥타이?”
병달의 비아냥거림이 끝나기도 전에 남자가 다가오더니 입을 열었다.
“혹시 개발2팀 부서 사람들입니까?”
“그런데요?”
“아, 제대로 찾았군요.”
그는 양복 안주머니를 뒤져 명함첩을 꺼냈다.
고려 호텔 영업부장이었다.
봉수는 식사 문제로 인사차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부터 저희 호텔의 일반 룸을 여기 계신 여러분들에게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실장님의 요구에 따라 인터넷은 물론 회사 업무를 보시는 데 지장이 없도록
모든 사무 기기를 갖춰 놓았습니다.
아무쪼록 불편 없이 이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생활이 불편 없도록 담당할 고무진 부장입니다.”
그가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는데 봉수는 민망하다 못해 얼굴까지 붉어졌다.
고려 호텔이라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호텔이었다.
일반룸이라고는 하지만 별이 다섯 개인 특급 호텔이었다.
“그러면 남자들끼리 쓰고 여자들끼리 쓰는 겁니까?”
“아닙니다. 각자 방 하나씩 배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그가 다시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냈다. 전자 키였다.
“모두 일곱 개의 카드 킵니다.”
고무진 부장이 카드 키를 봉수에게 건넸다.
봉수는 카드 키를 받아들고는 멍청히 그를 바라보았다.
“이런 여유가 있다면 한 사람이라도 감원에서 구해줄 것이지.”
병달이 헤 벌어진 입으로 그래도 감원된 사람들을 걱정하며 말했다.
고무진 부장이 돌아간 뒤에야 봉수는 자신의 어깨 위에 올려진 짐의 무게를 제대로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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