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 껌 같은 사랑-14
민정이 용준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더니 유미에게 서류를 내밀었다.
용준이 밖으로 나갔다.
서류를 살펴보던 유미가 말했다.
“술 좀 깼어?”
“네….”
“한 시간 안에 이렇게 완벽하게 서류를 해 오다니.
“술 좀 깼어?”
“네….”
“한 시간 안에 이렇게 완벽하게 서류를 해 오다니.
역시 송민정이야.
이쁘고 똑똑하고 스펙도 만만찮고. 재색을 겸비하기 쉽지 않은데.”
민정의 얼굴이 환해졌다.
“다만 성질이 좀…. 아냐, 귀여워.”
“아깐 제가 죄송했어요. 술김에 기분이 좀 업돼서….”
“그래. 나한테 불만 있는 건 아니지?”
“그런 거 아니에요.”
“와인 좋아해? 그럼 언제 나랑 와인 한잔할래요? 좋은 데 알고 있는데.”
“좋아요.”
송민정이 밝게 웃었다.
“그때 취하면 나한테 다 얘기해. 근무 중엔 그렇잖아?”
송민정이 한결 고분고분하게 말했다.
“아니에요. 제가 부족한 점이 많아요. 지적해 주세요. 고칠게요.”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어?”
유미가 너그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래서 말인데, 여기 작품 임대 시 보험에 대한 구문을 더 구체적으로 하고
민정의 얼굴이 환해졌다.
“다만 성질이 좀…. 아냐, 귀여워.”
“아깐 제가 죄송했어요. 술김에 기분이 좀 업돼서….”
“그래. 나한테 불만 있는 건 아니지?”
“그런 거 아니에요.”
“와인 좋아해? 그럼 언제 나랑 와인 한잔할래요? 좋은 데 알고 있는데.”
“좋아요.”
송민정이 밝게 웃었다.
“그때 취하면 나한테 다 얘기해. 근무 중엔 그렇잖아?”
송민정이 한결 고분고분하게 말했다.
“아니에요. 제가 부족한 점이 많아요. 지적해 주세요. 고칠게요.”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어?”
유미가 너그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래서 말인데, 여기 작품 임대 시 보험에 대한 구문을 더 구체적으로 하고
작품 패킹 날짜를 웬만하면 좀 더 당겨 봐요.
그리고 여기 영문철자 오자가 두 개 있네.”
송민정이 혀를 날름 내밀면서 말했다.
“어머, 두 번이나 확인했는데 눈이 정말 날카로우세요.
송민정이 혀를 날름 내밀면서 말했다.
“어머, 두 번이나 확인했는데 눈이 정말 날카로우세요.
잘 알겠습니다. 다시 완벽하게 해 올게요.”
민정이 방을 나갔다. 같은 여자끼리는 더 어렵지만,
민정이 방을 나갔다. 같은 여자끼리는 더 어렵지만,
자존심 강하고 어린 부하 직원을 잘 감싸 안아야 일이 수월하다.
부잣집의 철없는 스물네 살의 송민정을 보며 유미는
그 나이 때의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땐 어렵게 대학을 졸업하긴 했지만,
이미 한 아이의 엄마, 아내이자 며느리였으며
그 신분에서도 졸업하기 위해 발버둥 쳤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 시절이 지나고 나니 아득하게 그립기도 하다.
팥쥐 어멈처럼 지독했던 시어머니.
그 밑에서 여종처럼 살았던 시집살이.
아아, 그러고 보면 난 너무 일찍 철이 들었던 건가?
포항제철에서 상 줘야 하는데….
유미는 혼자 웃었다.
그때 노크 소리가 나고 박용준이 커피를 들고 들어왔다.
“오후 커피 타임이에요.”
“벌써?”
대학원에서 강의를 할 때도 박용준은 늘 음료 담당이었다.
커피나 한 병의 주스는 접근의 빌미가 된다.
지금도 뭔가를 말하고 싶어 하는 눈치다.
“송민정이랑 둘이 술 하기로 하셨어요?”
“응. 왜? 뭐 찔려? 걱정하지 마.”
“아니, 그런 게 아니고. 저랑도 술 한잔해요.”
“글쎄, 언제 여유가 되면….”
“참, 이런 얘기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이상한 소문을 들었어요.”
“소문? 무슨 소문?”
“그게 아무래도 헛소문 같은데….”
“쓸데없는 헛소문 같으면 뭐 하러 얘기해?”
“얘기하지 말까요?”
유미가 짜증을 냈다.
“뭐하자는 거야? 그래, 어떤 내용인데?”
용준이 머뭇거렸다.
“박용준씨, 여자 집적대듯이 그럴 거야?
“송민정이랑 둘이 술 하기로 하셨어요?”
“응. 왜? 뭐 찔려? 걱정하지 마.”
“아니, 그런 게 아니고. 저랑도 술 한잔해요.”
“글쎄, 언제 여유가 되면….”
“참, 이런 얘기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이상한 소문을 들었어요.”
“소문? 무슨 소문?”
“그게 아무래도 헛소문 같은데….”
“쓸데없는 헛소문 같으면 뭐 하러 얘기해?”
“얘기하지 말까요?”
유미가 짜증을 냈다.
“뭐하자는 거야? 그래, 어떤 내용인데?”
용준이 머뭇거렸다.
“박용준씨, 여자 집적대듯이 그럴 거야?
말할 거면 화끈하게 남자답게 말해 봐.”
“오 선생님 출신에 관해….”
“오 선생님 출신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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