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유혹

(99) 타인의 취향-7

오늘의 쉼터 2015. 3. 1. 11:29

(99) 타인의 취향-7 
 
 
 


 
식사를 하고 윤 이사의 차로 집으로 이동했다.
 
잘 빠진 청회색 재규어는 쾌적했다.
 
역시 그는 스라소니라더니 차종도 이미지에 맞게 재규어를 탄다.
 
스라소니나 재규어나 모두 고양잇과다.
 
그가 청회색의 재규어라면 나는 청회색의 러시안블루쯤 된다고 해야 할까….

집에 들어서자 그가 들고 온 술을 건넸다.
 
샴페인이었다.
 
돔페리뇽 빈티지 1996. 소믈리에 인규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우리의 첫밤을 축하하기 위해서는 와인보다는 샴페인이죠.
 
좋은 샴페인이에요. 아이스버킷에 칠링하면 좋은데….”

다행히 소믈리에 인규 덕에 샴페인 잔은 물론 아이스버킷 같은 물품도 다 구비되어 있다.
 
유미는 얼음 반, 물 반의 아이스버킷에 샴페인을 넣었다.
 
마시기 좋게 시원해지려면 30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우유 마실래요?”

“내가 뭐 아기예요?”

윤 이사가 쿡 웃었다.
 
그가 집안을 둘러보더니 물었다.

“원래 유미씨 취향이 이래요?”

“왜요?”

“공주 같아서….”

“공주 싫어요? 백설공주나 뭐 그런 거….”

“오로라 공주라면 몰라도.”

그가 어깨를 으쓱 했다.
 
유미는 그때 생각났다는 듯 아까 사두었던 장미꽃 다발을 그에게 주었다.

“생일 축하해요. 저보다 한 살 더 많은 거 맞죠? 장미꽃 숫자가 맞나 모르겠네.”

“그래요. 내가 유미씨보다 한 살 위 오빠죠.”

유미가 그에게 다가가 입술에 키스했다.
 
오늘은 그의 생일이니 유미가 성의껏 립서비스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입술을 아이스크림 빨듯 빨다가 유미가 자신의 혀를 그의 입에 집어넣었다.
 
그와 유미의 가슴 사이에 들어있는 장미꽃 다발이 짓이겨지는지 장미향이 퍼졌다.
 
그럴수록 유미의 혀는 집요하게 그의 입안을 헤집었다.
 
윤 이사가 흥분하기 시작했다.
 
매끈한 제2의 피부 같이 착 달라붙은 유미의 실크 드레스를 안타깝게 쓰다듬었다.
 
그의 손이 가슴으로 들어왔다.
 
브래지어에서 풀려난 맨 젖가슴의 되바라진 유두가 실크 드레스 위로 도드라졌다.
 
그가 옷감 위의 볼록한 유두를 맹렬하게 빨았다.
 
유미는 흥분되면서도 비싼 실크 원피스가 그의 침으로 더렵혀지는 게 신경이 쓰였다.

“벗지 말아요. 이게 더 도발적이에요. 실크 천 아래에서 꼿꼿하게 발기한….”

그가 실크 위의 톡 불거진 유두를 손으로 쓸다가 그것을 꼬집었다.
 
유미가 아얏 하며 눈을 흘기고 일어섰다.
 
그는 거치적거리는 양복의 상의와 셔츠를 벗어던졌다.
 
벗은 그의 상체의 초콜릿 복근은 정말 근사했다.
 
침이 꼴깍 넘어가고 손이 저절로 뻗칠 지경이었다.
 
유미는 못 본 척, 차가워진 샴페인과 잔을 들고 왔다.

그가 샴페인을 땄다.
 
샴페인은 적당히 펑, 터져주었다.
 
근사한 향취가 풍겨 나오는 그것을 잔에 따르고 건배를 했다.
 
톡 쏘며 온몸의 세포를 모두 깨우는 향기롭고 아름다우며 관능적인 술.
 
유미는 눈을 감고 온몸의 피돌기와 함께 일어나는 욕망의 아우성을 들었다.

윤 이사의 눈빛도 촉촉이 젖어 있었다.
 
아니 우수에 젖었다는 표현이 맞을까.
 
술이 들어갈수록 그는 말이 없어졌다.
 
대신 무슨 생각엔가 잠겨 있는 듯했다.

“선물 열어 보고 싶지 않으세요?”

침묵을 뚫고 유미가 촉촉한 목소리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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