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타인의 취향-5
그에게 지나는 길에라도 언제든지 들르라며 유미가
휴대폰 번호와 현관의 비밀번호를 알려 준 게 벌써 3년이 지났다.
혹시 그가…?
바람 같은 그가 전화를 하고 집에 들렀던 건 아닐까?
아닐 것이다.
그는 분명 유미에게서 상처 받은 남자임이 분명하지만…
유미는 늘 그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행복하길 바랄 뿐이다.
유미는 잠이 오지 않았다.
유미는 잠이 오지 않았다.
이럴 때 떠오르는 사람이야 많지만 아무에게도 편히 하소연하고 전화할 사람이 없다.
그거야 말로 정말 외로운 일이다.
김 교수의 말대로 섹스를 나눌 사람보다 대화를 나눌 사람이 절실하게 그리운 밤이다.
아, 내가 이제 나이가 들었나?
그저 곁에 누군가가 있으면 덜 외로울 것 같았다.
유미는 망설이다 설희에게 문자를 띄워 보았다.
‘자니? 어디?’
딸아이보고 함께 살자 그럴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유미는 망설이다 설희에게 문자를 띄워 보았다.
‘자니? 어디?’
딸아이보고 함께 살자 그럴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좀 있으니 문자가 들어왔다.
‘아니. 친구네 집.’
‘별일 없이 잘 지내지?’
‘걍….’
‘방학인데 엄마 집에도 좀 놀러오지.’
‘잼업쓰ㅠ.ㅠ’
‘용돈 줄게.’
‘나중에 전화할게.’
유미는 휴대폰을 닫아버렸다.
‘아니. 친구네 집.’
‘별일 없이 잘 지내지?’
‘걍….’
‘방학인데 엄마 집에도 좀 놀러오지.’
‘잼업쓰ㅠ.ㅠ’
‘용돈 줄게.’
‘나중에 전화할게.’
유미는 휴대폰을 닫아버렸다.
언젠가 시간이 나면 그에게 한번 들러야겠다.
그 생각을 하니 그가 있는 곳의 바다가 아련히 보이는 것도 같았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그날 밤뿐,
그러나 그런 생각도 그날 밤뿐,
다음 날부터 유미는 윤조미술관에 출근하면서 정신없이 바빴다.
윤조미술관의 재개관 기념을 위해 대대적인 국제전시가 계획되어 있기 때문이다.
두 달의 준비기간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다.
게다가 윤조미술관은 내용상 여러모로 리모델링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차라리 새로 짓는 게 낫지 원래 리모델링이라는 게 더 복잡하고 어려운 법이다.
내실 있는 미술관을 만들어달라고 YB 회장으로부터도 지시가 있었다.
새학기가 다가와도 김 교수로부터는 연락이 없었다.
대학에 서류를 낸 게 현실성이 없는 일인지,
그의 역량이 별로인지 대학으로부터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조차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오 선생, 오늘 한번 볼까?”
“오늘 갑자기요? 오늘 좀 일이 많은데… 무슨 일이죠?”
“으음, 이번 학기에는 이사장님이 공채를 보류하셨어요.
“오 선생, 오늘 한번 볼까?”
“오늘 갑자기요? 오늘 좀 일이 많은데… 무슨 일이죠?”
“으음, 이번 학기에는 이사장님이 공채를 보류하셨어요.
아마 다음 학기에는 확실할 텐데….
대학의 인사라는 게 늘 뚜껑을 열어봐야 하는 거라서….
사실 난 오 선생을 강력하게 밀었는데,
오 선생 과의 학과장이 미는 양반이 있었거든.
그나저나 아예 안 뽑은 게 나아요.
다음번을 기약할 수 있잖아.
다음엔 내가 무슨 수를 쓰더라도 오 선생을 밀어 넣을 거야.
내 맘 알지? 참, 전에도 얘기했지만,
이번 설은 놓쳤으니 꽃 피는 봄에 말야.
우리 이사장님하고 한번 꽃놀이라도 가자고….”
“네.”
유미는 대답만은 선선히 했다.
“그래서 이번 학기는 전 학기처럼 그냥 강의하면 돼. 알았지?”
차라리 잘 됐다.
“네.”
유미는 대답만은 선선히 했다.
“그래서 이번 학기는 전 학기처럼 그냥 강의하면 돼. 알았지?”
차라리 잘 됐다.
윤조미술관 재개관으로 봄까지는 무척 바쁠 것이다.
교수가 되는 일은 좀 더 뒤라도 괜찮다.
그 안에 윤 이사와 어떤 진척이 있다면….
그날 저녁 퇴근할 무렵, 윤 이사로부터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내일 저녁에 유미씨 집에 가고 싶어요.”
“우유 먹으러요?”
“음, 우유도 먹고… 술도 주세요.”
그날 저녁 퇴근할 무렵, 윤 이사로부터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내일 저녁에 유미씨 집에 가고 싶어요.”
“우유 먹으러요?”
“음, 우유도 먹고… 술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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