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개와 고양이의 진실-3
“꼬냑을 한잔 하고 있었어요. 오 선생도 한잔 하시죠.”
그가 유미의 대답도 듣기 전에 잔을 꺼내 술을 따르고 유미에게 건넸다.
“식후에는 꼬냑이 그만이죠.”
한 모금 입술에 대자 꼬냑 특유의 향이 입 안으로 물큰 들어왔다.
그가 유미의 대답도 듣기 전에 잔을 꺼내 술을 따르고 유미에게 건넸다.
“식후에는 꼬냑이 그만이죠.”
한 모금 입술에 대자 꼬냑 특유의 향이 입 안으로 물큰 들어왔다.
싫지 않았다.
김 교수는 자신의 잔에 꼬냑을 한 잔 더 따라 마셨다.
그러고 보니 그는 이미 여러 잔째 마시고 있었던 모양이다.
“새 학기에 일단 원서를 한번 내보도록 준비를 좀 하고 계세요.
“새 학기에 일단 원서를 한번 내보도록 준비를 좀 하고 계세요.
일단 내가 오유미 선생을 밀고 있으니 날 믿으시고요.
참, 설날에 나랑 이사장님께 세배나 한번 갑시다.”
“예….”
봄에 재개관하는 윤조미술관의 책임을 맡았다는 이야기를 꺼내기에는 시기상조다.
“예….”
봄에 재개관하는 윤조미술관의 책임을 맡았다는 이야기를 꺼내기에는 시기상조다.
양손에 떡을 쥘 수도 있겠군.
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행운은 쉽게 오는 게 아니다.
게다가 단번에 교수 임용이 되는 일 따위는.
“그런데 오유미 선생은 박사학위는 없으시죠?”
“예. 석사까지만 했어요.”
“외국에서 하셨다고요?”
“예, 프랑스에서 했어요.”
“아, 얼마나 계셨죠?”
“한 삼년 있었습니다.”
“프랑스라…멋진 나라에 계셨군요.
“그런데 오유미 선생은 박사학위는 없으시죠?”
“예. 석사까지만 했어요.”
“외국에서 하셨다고요?”
“예, 프랑스에서 했어요.”
“아, 얼마나 계셨죠?”
“한 삼년 있었습니다.”
“프랑스라…멋진 나라에 계셨군요.
꼬냑과 와인의 나라.
젊었을 때 나도 그곳으로 유학가고 싶어 했죠.”
김 교수가 눈을 감았다. 취기가 도는 걸까?
김 교수가 눈을 감았다. 취기가 도는 걸까?
지나간 젊음을 반추하는 걸까?
창밖으로부터 겨울 오후의 햇살이 투명하게 들어 왔다.
창밖으로부터 겨울 오후의 햇살이 투명하게 들어 왔다.
적송 가지에 앉았던 까치가 날아가니 휘청거리던 가지에서 푸드득, 눈이 쏟아져 내렸다.
김 교수의 머리에 잔설처럼 내려앉은 흰머리에도 햇살이 눈부셨다.
고급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바흐의 곡이 섬세하게 공기에 스며들었다.
유미는 꼬냑을 다 비웠다.
꼬냑이 목구멍으로 넘어가 온몸으로 퍼지자 나른한 기분이 들었다.
“너무 빨라요. 모든 것이. 청춘도 젊음도…참 억울해요.”
김 교수가 눈을 떴다.
“너무 빨라요. 모든 것이. 청춘도 젊음도…참 억울해요.”
김 교수가 눈을 떴다.
유미를 그윽하게 바라보았다.
유미도 그를 바라보았다.
아마 김 교수의 나이는 60대 초반쯤?
격이 높고, 지적이고, 성이 Y일지 모르는 아버지.
평생 어머니가 숨어 살아야 할 만큼 지체가 높았을지 모르는 아버지.
유미가 김 교수를 보며 아버지를 상상하고 있는데, 김 교수가 입을 열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가 이해가 됩니다.”
김 교수는 유미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가 이해가 됩니다.”
김 교수는 유미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젊어져 모든 환락을 누리고 싶다는 말인가?
“돈이고 지성이고 명예고 다 부질없어요.”
김 교수가 붉은 얼굴로 머리를 천천히 흔들었다.
“돈이고 지성이고 명예고 다 부질없어요.”
김 교수가 붉은 얼굴로 머리를 천천히 흔들었다.
이 어른이 오늘 생리를 하는 건 아닐 테고, 왜 이리 우울하신가?
유미는 짐짓 위로하듯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그걸 모두 얻은 자의 불평 아닐까요? 교수님은 욕심쟁이죠?”
“글쎄….”
“전 교수님 같은 멋진 아버지가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아버지…?”
김 교수가 실망한 얼굴로 물었다.
“내가 오 선생에겐 아버지처럼 보이나….”
아아, 참! 이분도 남자지.
몸은 송해라도 마음은 타이거 우즈일 거야.
유미는 농반진반으로 말을 바꿨다.
“아뇨, 오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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