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첫사랑-6
“네 에미도 모르는 걸 내가 어떻게 아니?
하긴 네 에미가 누구 씨인 줄 모를 리는 없을 거야.
그런데 자존심 세고 독불장군인 네 에미가 입을 봉하고 죽었으니 누가 아냐?”
“그런데 엄마는 왜 그 조씨 아저씨에게서 헤어 나오지 못했어요?”
엄마는 마치 거미줄에 걸린 벌레처럼 그 남자 앞에서는 온 신경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
“아, 그놈이 보통 놈이냐? 부산 바닥에서 아무도 못 건드리던 놈 아니냐.”
“정말로 그 사람이 제 아빠는 아니겠죠.
“그런데 엄마는 왜 그 조씨 아저씨에게서 헤어 나오지 못했어요?”
엄마는 마치 거미줄에 걸린 벌레처럼 그 남자 앞에서는 온 신경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
“아, 그놈이 보통 놈이냐? 부산 바닥에서 아무도 못 건드리던 놈 아니냐.”
“정말로 그 사람이 제 아빠는 아니겠죠.
그 사람이 아빠라고 할 때마다 저는 화가 나서 미칠 거 같았어요.”
“너 어디가 그놈이랑 닮았냐?”
이모가 항변하듯 말했다.
“너 어디가 그놈이랑 닮았냐?”
이모가 항변하듯 말했다.
조씨는 걸핏하면 이모의 가게에 와서도 행패를 부렸다.
하지만…유미가 어렸을 때의 어느 날,
이모와 엄마가 소곤대는 소리를 잠결에 들은 적이 있었다.
“신 선생, 이혼했다더라. 아직 널 잊지 못한다고 하더라.”
“언니, 그래서 날더러 이 꼴로 그 사람과 결혼이라도 하라구?”
“여자는 울타리가 있어야 된다.
“신 선생, 이혼했다더라. 아직 널 잊지 못한다고 하더라.”
“언니, 그래서 날더러 이 꼴로 그 사람과 결혼이라도 하라구?”
“여자는 울타리가 있어야 된다.
또 너도 너지만, 이게 다 유미를 위해서가 아니니? 핏줄을 속이면 안 된다.”
“그 사람이 유미 아빠라도 된다는 말투네.”
“그럼, 아니냐?”
“유미 아빠는…내가 지켜줘야 할 사람이야.
“그 사람이 유미 아빠라도 된다는 말투네.”
“그럼, 아니냐?”
“유미 아빠는…내가 지켜줘야 할 사람이야.
내가 흠집을 내서는 안 되는 아주 멋진 사람이야.”
유미는 어린 시절 잠결에 들은 엄마와 이모의 대화를 확인해보고 싶었다.
유미는 어린 시절 잠결에 들은 엄마와 이모의 대화를 확인해보고 싶었다.
이모는 곧 한국을 떠날, 어쩌면 이 세상에 아주 오래 머물지는 못할 사람.
어쩌면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랐다.
이모는 우선 발뺌부터 했다.
“그런 얘길 했다구? 네가 꿈 꾼 거 아니냐?”
“그런 얘길 했다구? 네가 꿈 꾼 거 아니냐?”
어쩌면 꿈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때부터 유미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아버지의 모습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깡패 양아치 조씨 아저씨가 자기가 아빠라고 할 때마다 그를 죽이고 싶었다.
한때는 유전자 검사라도 받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모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사실은 네 엄마가 결혼을 약속한 첫사랑이 있었지.
이모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사실은 네 엄마가 결혼을 약속한 첫사랑이 있었지.
별일이 없었다면 결혼해서 행복했을 텐데….”
“그래요? 그런 소린 처음인데? 그 사람이 누군지 말해 주실래요?”
“그건 뭐하게?”
이모는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그때 성당에 나가던 청년이었는데 대학생이었어.
“그래요? 그런 소린 처음인데? 그 사람이 누군지 말해 주실래요?”
“그건 뭐하게?”
이모는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그때 성당에 나가던 청년이었는데 대학생이었어.
신 선생이라고….
학교 회식 같은 걸 하느라 일부러 가끔 여길 찾아주기도 해.”
“그런데 왜 결혼하지 않았어요?”
“갑작스레 네 엄마가 죽어도 못한다고 버텼다.
“그런데 왜 결혼하지 않았어요?”
“갑작스레 네 엄마가 죽어도 못한다고 버텼다.
그 무렵 네 엄마가 임신을 했어. 그런데….”
그런데 그 씨가 누구의 씨인 줄 모른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 씨가 누구의 씨인 줄 모른다는 이야기다.
유미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마치 맘마미아의 스토리 같다.
그러나 그리스가 아니라 부산이 배경인 이 스토리는 왜 이리 칙칙하고 진부한 걸까?
“어쨌든 내일이 네 엄마 죽은 날이다.
“어쨌든 내일이 네 엄마 죽은 날이다.
해마다 내가 네 엄마 다니던 성당에서 연미사를 드렸다.
나랑 같이 내일 성당에 가자.”
예전에 엄마의 손에 이끌려 갔던 성당의 무겁고도 압도적인 분위기가 떠올라서
예전에 엄마의 손에 이끌려 갔던 성당의 무겁고도 압도적인 분위기가 떠올라서
내키진 않았지만, 어쨌거나 내일은 엄마의 기일이다.
그러다 유미는 생각난 듯 마음속에서 망설이던 수민의 소식을
이모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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