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남몰래 흐르는 눈물-5
곰솥을 달구듯 계속 풀무질을 하다가 그만 문전에서 실례를 하고 말았다.
“괜찮아요. 난 충분해요. 우리 그냥 꼭 안고 자요. 난 그게 더 좋아.”
미림이 머쓱해하는 용준을 안고 말했다.
오래 굶주린 탓도 있었지만 미림이 생리대 같은 여자였기 때문이다.
광고 문구에 늘 나오지 않는가. 뽀송뽀송해요.
젠장. 실력 발휘를 못한 용준은 못내 아쉬웠다.
그때 미림의 애완견 메리가 침대로 뛰어올라왔다.
미림이 반갑게 품에 안았다.
“오, 메리 어서 와. 우리 코오, 하고 자자.”
메리는 미림의 얼굴을 혀로 핥아대기 시작했다.
개 좀 치울 수 없나.
용준은 개라면 딱 질색이다.
그 생각을 알았는지 미림이 기분 좋게 잠이 오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해해줘요. 이 개는 내 정서를 돌봐주는 소중한 친구예요.”
어쩔 수 없다.
이곳은 미림의 집이고 개주인은 미림이니까.
내가 미림의 주인이 되지 않고는 입을 다물 수밖에.
그러나 금세 용준의 다문 입도 힘없이 벌어졌다.
잠에 곯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창 쪽을 바라보며 닭꼬치처럼 일렬횡대로 누워 잠든 세 존재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웠다.
깡마른 치와와를 안은 미림,
그녀를 뒤에서 안은 용준.
이상한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이 지나고 크리스마스의 아침이 밝아왔다.
기운 찬 새날이 밝아오고 있음을 용준의 몸은 알아차렸다.
갑자기 용준의 아래가 불뚝거리자 닭꼬치가 요동을 쳤다.
잠이 덜 깬 치와와가 깽깽댔다.
미림도 싫지 않은 눈치로 묘한 신음소리를 냈다.
미림이 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성감대 하나 알려줄까?”
“……?”
“귀. 귀를….”
용준은 미림의 귀를 핥고 빨고 물었다.
미림의 몸이 갑자기 뜨거워졌다.
진작에 가르쳐 줄 것이지.
“으음, 좋아. 그리고 보너스로 뒷목덜미….”
용준은 미림의 머리칼을 걷어올리고 잔털이 많은 그녀의 목덜미에 입술을 댔다.
미림이 거의 자지러졌다.
그녀의 아래에서도 신호가 오고 있었다.
용준은 이 기회에 최선을 다해 실력을 발휘하고 싶었다.
일단 한 번 비등점에 다가가자 미림은 양은냄비처럼 들썩였다.
절정이 다가오고 있었다.
아아, 고지가 바로 저긴데.
용준은 한껏 기운을 내서 깃발을 꽂았다.
그때 미림이 용준의 머리통을 부여잡고 부르짖어댔다.
“아아, 쫑! 쫑!”
그러고는 절정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열락의 강렬한 끝은 여자들의 경우,
폭죽이 터지듯 울음보가 터지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용준 또한 쾌감의 극치에서 한 여자를 만족시켰다는 자부심으로 뿌듯했다.
“아아, 정말 너무도 멋진 섹스였어. 평생 잊지 못할 거 같아.”
미림이 숨을 쌔근대며 말했다.
그리고 용준의 얼굴에 키스를 퍼붓더니 말했다.
“나 이렇게 편안하고 행복한 기분 정말 오랜만에 맛봐요.
고마워요.
이제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싶어.
어쩌면 용준씨가 나를 도와줄 수 있을 거 같아.”
미림은 아직도 감동이 채 가시지 않은 얼굴로 용준을 그윽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결심한듯 말했다.
“우리, 같이 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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