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유혹

맛있는 섹스는 있어도 맛있는 사랑은 없다

오늘의 쉼터 2015. 1. 31. 15:32

 




“맛있는 섹스는 있어도 맛있는 사랑은 없다”

 

 

 

 

 “맛있는 섹스는 있어도, 맛있는 사랑은 없다. 사랑이 허기라면, 섹스는 일종의 음식이다.”



사랑에 대한 경쾌하고 감각적인 애피그램을 첫 문장으로 소설가 권지예(49)씨의 새 연재소설

  

‘유혹’이 2일 시작됐다.

첫 회부터 현대인의 성 풍속과 의식을 파격적이면서도 경쾌하게 풀어낸 ‘유혹’은 삼십대 중반을

 

전후한 다양한 남녀 군상을 등장시켜 빠르게 변하고 있는 우리 시대 사랑과 욕망의 지형도를

 

감각적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프랑스 유학 중이던 1997년 서른 일곱이라는 늦깎이로 등단, 2002년 이상문학상을 받으며

 

일약 문단의 중심에 떠오른 권씨는 세련된 서사, 풍부한 상징과 이미지, 안정적이면서도

 

경쾌한 문체로 인간의 욕망을 다양하게 변주해왔다.

 

‘유혹’은 작가가 10년 넘게 일궈온 이같은 작품세계를 딛고 서서 새롭게 만들어내는 길이다.

무엇이 새로운 길일까. 이에 대해 작가는 “줄곧 인간의 욕망을 다뤄왔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욕망을 완전히 극단에까지 밀어붙여 보겠다”고, “이제까지는 욕망의 좌절 쪽에 무게 중심을 둔

 

어두운 욕망, 욕망의 무거움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현명하게 욕망을 성취해나가는 경쾌한

 

욕망을 그리겠다”고 말하고 있다. 또 대중과 전면적으로 만나 소통하는 신문 연재 소설이라는 점도

 

스스로에게는 모험이며 도전이라고 말했다.

 

연재 초반, 작품에 밀도있게 집중하기 위해 작가 창작공간인 서울 서대문 연희문학창작촌에 들어가

 

집필중인 작가를 지난 10월27일 만났다.

―‘유혹’은 어떤 소설인가.

“유혹하지 않으면 유혹당하는 21세기 자본주의 경쟁사회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성과 사랑을 통해 우리 사회 욕망의 지형도를 탐구하는 이야기다.

 

살아남기 위한 동물적 본능으로, 욕망하는 주체로,

 

또 권력과 황금을 추구하는 사회적 인간의 전략으로 다양한 유혹의 파노라마를 펼쳐 보이겠다.

 

어쩌면 유혹의 칼날이 난무하는 21세기 동물의 왕국 같은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동물들의 이야기 말이다.”



―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픈가.

“인간은 저마다 자신이 추구하는 최고의 목표를 향해서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그런데 최고의 가치라는 건 무엇일까. 최고의 가치는 절대 불변인가?

 

결국 모든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게 아닐까? 행복이란 무엇일까?

 

소설을 통해서 이런 문제들을 독자들과 함께 고민해보고 싶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열정을 바치는 인간은 아름답다.

 

유혹이란 욕망의 적극적이고 솔직한 발현이기도 하다.

 

21세기에 걸맞은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멋진 유혹자를 창조하고 싶다.

 

한 가지 더 바란다면, 이 소설이 읽고 싶은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정말 맛있고 유혹적인 소설이 되면 좋겠다.”

―그렇다면 유혹의 칼날이 난무하는 정글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개성있는 다양한 남녀들이 등장할 것이다.

 

소설의 재미를 위해 다 밝히고 싶지는 않지만,

 

소설속 여주인공 격인 오유미를 주목해 달라.

 

그녀는 욕망에 충실하면서도 자신의 뛰어난

 

유혹의 기술을 지혜롭게 펼쳐낸다.

 

그녀는 그리 착하진 않지만, 쿨하고 아름답다.

 

그녀는 자신이 21세기의 미실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작가 작품과는 어떻게 다르고 또 같은가.

“이제까지 나는 인간의 욕망을 다양하게 변주해왔다.

 

그만큼 현대인의 욕망이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번 소설에서는 인간의 존재이유인 욕망의 빛과 그림자를 무겁지 않고 감각적이고,

 

경쾌하고 재미있게 그려내겠다.

 

여성의 팬터지와 남성의 로망을 충족시키는 소설을 쓰고 싶다.”

―최근 소설에 스릴러와 추리 장치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대중적 작업을 통해 독자와 소통을 꾀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이번 작품도 그런 변화의 하나인가.

“그렇다. 최근 들어 대중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대해 많이 고민해왔다.

 

이번 소설은 가능한 한 대중적으로, 또 무엇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로 쓰겠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작품은 나에게 큰 모험이고 도전이다.

 

솔직히 반쯤 설레고, 반쯤 두렵다.

 

하지만 두렵다 해도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필요하지 않겠는가.

 

독자들과 호흡하면서 즐겁게 써나가겠다.”

 

 

 

약력

▲1960년 경북 경주 출생 ▲1983년 이화여대 영문과 졸업▲2000년 프랑스국립파리7대학 동양학부에서

박사학위 취득 ▲1997년 계간 ‘라쁠륨’으로 등단 ▲작품:장편소설 ‘붉은 비단보’(2008), ‘아름다운 지옥’(2004), 소설집 ‘꿈꾸는 마리오네뜨’(2002),‘폭소’(2003), ‘꽃게무덤’(2005) ‘퍼즐’(2009) 그림소설집 ‘사랑하거나 미치거나’(2005), ‘반 고흐, 서른일곱에 별이 된 남자’(2007) 산문집 ‘권지예의 빠리, 빠리, 빠리’(2004), ‘해피홀릭’(2007)등 ▲수상: 2002년 이상문학상, 2005년 동인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