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서유기

<268> 25장 격동의 한반도 [10]

오늘의 쉼터 2014. 12. 25. 01:23

<268> 25장 격동의 한반도 [10]

 

 

(531) 25장 격동의 한반도 <19>

 

 

 

 

장치의 전화가 왔을 때는 서동수가 칭다오 본사에 들렀을 때이니 알고 전화를 한 것이 분명했다.

“여보, 언제 시간 있어요?”

이제는 제법 한국어 발음이 정확한 장치의 말 중에서 ‘여보’ 소리가 가장 유창했다.

 

저절로 웃음이 떠오른 얼굴로 서동수가 대답했다.

“언제라도, 칭다오에 올 거야?”

“여보가 베이징으로 오세요.”

잘나가다가 여보가 버린 셈이었지만 그것도 귀여웠으므로 서동수가 그냥 넘어갔다.

그래서 오후에 베이징에서 만나기로 하고 칭다오에 같이 온 안종관에게 상의를 했더니

대뜸 말했다.

“중국 측 반응이 언제 오나 했습니다.

중국 측에서 장 교수를 통해 만나자는 것 같습니다.”

“내 생각도 같아요.”

쓴웃음을 지은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장 교수가 역할을 하는 것 같군.”

서동수의 눈앞에 장치의 화사한 모습이 떠올랐다.

서로 바쁘다는 핑계로 만난 지 두 달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전화도 열흘쯤 전에 했을 뿐이다.

그때 안종관의 말에 서동수는 생각에서 깨어났다.

“이번에
일본 정부가 나오미 씨를 통해 입장을 밝혔으니

중국도 어떤 형식으로든 현 상황에 대해 반응을 할 것입니다.”

서동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러시아만 끼어들지 않았을 뿐 구한말의 상황과 비슷한 것이다.

그날 오후 7시가 되었을 때 서동수는 베이징 이화원 근처의 안가로 들어섰다.

이곳은 지난번에 장치와 함께 왔던 곳이어서 익숙하다.

서동수가 안쪽 밀실로 들어서자 기다리고 있던 장치와 사내 둘이 일어섰다.

중국 총리 저우커장(周克江)과 산둥성 서기 리정산(李正山)이다.

“어서 오십시오.”

웃음 띤 얼굴로 저우커장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예상하고 있었으므로 서동수도 반갑게 인사했다.

리정산까지 인사를 마친 서동수가 장치와는 눈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원탁에 음료수가 놓여 있는 것이 저우커장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 것 같다.

북한에서 불발 쿠데타가 일어나 반(反)개혁 세력이 모조리 신의주로 추방당했다는 것은

엄청난 사건이다.

중국 정부도 예상하지 못한 대사건인 것이다.

중국이 이러니 미국이나 일본은 말할 것도 없다.

그때 저우커장이 말했다.

“대세(大勢)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물리적인 힘으로도 막지 못하는 시대의 요청 같지요.”

서동수가 지그시 시선만 주었고 저우커장의 말이 이어졌다.

“신의주가 대세를 탔습니다.

신의주의 흐름을 타고 남북한이 통일되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깨를 부풀렸다가 내린 저우커장이 서동수를 보았다.

“중국 정부는 평안북도 전체를 신의주자치령으로 편입시킬 것을 북한 정부에 요청할 계획입니다.”

“…….”

“그리고 신의주를 스위스처럼 중립국으로 존속시킬 것을 희망합니다.

 

그렇게 되면 중·일은 물론 미국도 만족하게 될 테니까요.”

 

서동수는 시선을 내려 식탁 위에 놓인 물잔을 보았다.

중국 정부는 곧 남북한 통일이 되리라고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남한이 주도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통일이다.

그래서 중국 사이에 위치한 평안북도를 완충지대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그때 저우커장이 다시 웃음 띤 얼굴로 서동수를 보았다.

“신의주는 서 장관이 세운 국가나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 계신 장 교수와 언제 결혼식을 올리실 예정입니까?”

 


 

 

 

(532) 25장 격동의 한반도 <20>

 

 

 

 

“해야지요.”

어깨를 부풀린 서동수가 저커장과 리정산, 장치의 얼굴을 차례로 보면서 말했다.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장치가 희미하게 웃었다.

“곧 합니다.”

서동수는 어느덧 정색했다.

장치만 한 배우자가 어디 있는가?

지성, 교양, 외모, 가문까지 서동수하고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월등하다.

노국공주와 공민왕에 비교하다니 턱도 없다.

장치야말로 동북아 평화를 유지시킬 열쇠구멍이다.

저커장은 할 말을 다한 모양인지 곧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몇 번이나 인사를 하고 리정산과 함께 나갔다.

방에 둘이 남았을 때 장치가 웃음띤 얼굴로 서동수를 보면서 한국어로 물었다.

“여보, 정략 결혼이죠?”

“이런 결혼이라면 100번도 할 수 있지.”

서동수도 얼굴을 펴고 웃었다.

“우리 둘의 결혼은 형식이야.

대세를 장식하는 트리용 전등 같은 것이라구.

전등이 없어도 크리스마스는 오는 거야.”

“평안북도 전체가 신의주자치령이 된다면 인구도 늘어나겠군요.”

“중국인이 대거 이주해 오겠지.”

의자에 등을 붙인 서동수가 웃음띤 얼굴로 말을 이었다.

“투자도 몇 배로 늘어날 것이고.”

그리고 신의주 장관 부인이 중국인인 것이다.

“여보, 오늘 어디서 주무실 건가요?”

다시 장치가 화제를 돌렸으므로 서동수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곳은 밥 먹고 술 마시기에는 어울리지 않아, 나가지.”

“그렇군요.”

따라 일어선 장치가 서동수의 팔짱을 끼고 방을 나왔다.

안가 안이어서 지나다니는 종업원들이 시선을 마주치지 않는다.

한 시간쯤 후에 둘은 이화원에서 멀지 않은 2층 저택의 응접실에 나란히 앉아있었는데

이곳은 장치의 사가(私家) 안이다.

미리 연락을 한 터라 탁자 위에는 요리가 놓여졌고 서동수가 좋아하는 60도짜리 백주도 보였다.

가운으로 갈아입은 장치가 잔에 술을 따르며 물었다.

“여보, 신의주가 궤도에 오르면 장관 그만둔다고 했어요?”

머리만 든 서동수를 향해 장치가 눈웃음을 쳤다.

“겸손이 지나치면 오만한 것과 같아요.

신의주를 다 이뤄놓고 그만두셔야지. 어디 5, 6년에 끝날 일인가요?”

서동수가 술잔을 들어 한 모금에 백주를 삼켰다.

불덩이가 식도를 타고 흘러들어가 위장 근처에서 사라졌다.

그것을 몇 마디 말로 설명할 수는 없다. 장치의 말에도 일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내용을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장관직에 미련이 없다고는 했지만 며칠 전 측근들에게 한 말이 그대로 장치에게 전달된 것 같다.

튀긴 돼지고기 안주를 집어든 서동수가 장치를 보았다.

“정부 당국에서 그런 이야기 들었어?”

“그래요.”

정색한 장치가 서동수의 시선을 받았다.
“나한테 당신 말리라고 했어요.

당신만큼 신의주 장관 적임자가 없다고,

다른 사람이 장관으로 오면 동북아 상황이 바뀌어진다고도 했어요.”

“그건 과장한 말이야.”

“내 생각도 같아요, 당신이 신의주를 발전, 안정까지 시켜놓고 떠나야 돼요.”

장치가 상기된 얼굴로 서동수를 보았다.

가운의 가슴께가 조금 벌려져서 풍만한 가슴의 골짜기가 드러났다.

오랜만에 보는 장치의 가슴이다.

서동수는 어깨를 부풀리며 삼킨 숨을 길게 뱉어내었다.

공인(公人)은 마음대로 진퇴도 못 하는가?

 

 

(533) 25장 격동의 한반도 <21>

 

 

 

장치의 알몸은 풍만했다.

둥근 어깨, 출렁거리는 젖가슴, 볼록한 배 밑으로 펼쳐진 검은 숲을 본 순간 서동수는 숨을 들이켰다.

언제 봐도 장치의 알몸은 육감적이다.

미끈하게 빠졌다고 성적 매력이 풍기지 않는다. 장치의 알몸은 냄새를 풍기는 요리였다.

모락모락 김을 올리는 음식이었다.

대부분의 여자는 비닐 랩에 싸였거나 싱싱하지만 식은 요리 같지만 장치의 알몸은

살아서 꿈틀거리는 현실인 것이다.

“아이, 뭐해?”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서동수에게 마침내 장치가 몸을 비틀며 물었다.

침대 위, 장치는 사지를 펼치고 누워 있는 것이다.

서동수는 장치의 몸 위에 올랐다.

이미 장치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기다리고 있다.

밤 12시 반,

불을 켜놓은 침실 안의 열기는 뜨겁다.

서동수가 몸을 붙이고는 힘차게 진입했다.

“아앗.”

서동수의 어깨를 움켜쥔 장치의 입에서 탄성 같은 비명이 뱉어졌다.

뜨거움, 서동수도 어금니를 물었다.

장치와 수십 번 몸을 섞었지만 언제나 새롭다.

언제나 느낌이 다른 것이다.

“아아, 여보.”

장치가 두 다리를 추켜올리면서 한국말로 소리쳤다.

눈을 크게 떴지만 먼 쪽을 본다.

서동수는 천천히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장치도 서동수에 맞춰 허리를 꿈틀거린다.

“당신이 최고야.”

불쑥 장치가 말했으므로 서동수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너무 좋아.”

이것도 한국말이다.

서동수는 장치의 신음이 높아지자 자세를 바꾸었다.

장치를 비스듬히 옆으로 눕히고는 다리 사이로 몸을 넣은 것이다.

“아아앗.”

새로운 자세에 흥분이 배가된 장치의 외침이 높아졌다.

장치의 탄력 있는 허벅지가 서동수의 얼굴 앞에서 출렁거렸다.
아유, 여보. 당신이 최고야.”

장치가 다시 소리쳤다.

방 안은 열기로 싸여 숨이 막힐 것 같다.

서동수가 다시 자세를 바꾸자 장치가 시트를 두 손으로 움켜쥐면서 소리쳤다.

“여보, 빨리.”

이제는 후배위다.

장치의 허리를 두 손으로 움켜쥔 서동수가 어금니를 물었다.

한 달쯤 전에 조기택이 사무실에 들어섰다.

오후 6시쯤 되었을 것이다.

그때 부장관과 저녁 약속이 되어 있었던가?

“여보, 여보, 여보.”

장치가 소리치며 엉덩이를 거칠게 흔들기 시작했다.

절정으로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 조기택이 말했다.

“장관님,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조기택이 서류 봉투에서 사진을 꺼내 앞에 놓았다.

시선을 내린 서동수가 숨을 들이켰다.

장치다.

장치가 웃고 있다.

상반신만 드러났는데 알몸이다.

“여보, 여보, 나 죽어!”

장치가 머리를 들어 올리면서 아우성쳤다.

이제 절정에 오른 것이다.

그때 조기택이 말했다.

“장 교수님이 남자가 있습니다.

같은 학교 영문과 교수인데 깊은 관계입니다.”

다음 사진에는 장치와 사내의 정사 장면이다.

장치가 밑에 깔려 있어서 얼굴이 다 드러났다.

눈을 치켜뜬 장치가 입을 딱 벌리고 있다.

위의 남자는 뒤쪽 알몸만 보인다.

“아아악.”

절정에 오른 장치가 몸을 굳히며 소리쳤다.

아마 지금과 같은 외침일 것이다.

서동수는 절정에 오른 장치의 몸을 뒤에서 껴안았다.

'소설방 > 서유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70> 26장 즐거운 인생 [2]  (0) 2015.01.02
<269> 26장 즐거운 인생 [1]  (0) 2014.12.31
<267> 25장 격동의 한반도 [9]  (0) 2014.12.21
<266> 25장 격동의 한반도 [8]  (0) 2014.12.17
<265> 25장 격동의 한반도 [7]  (0) 2014.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