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 26장 즐거운 인생 [2]
(536) 26장 즐거운인생 <3>
장관실에 들어선 서동수가 자리에 앉자마자 유병선이 말했다.
“장관님, 박영진 대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시고 올까요?”
박영진은 김동일 최측근으로 지난번 쿠데타 미수 때 오대우와 최성일을 무력화시킨 일등공신이다.
머리를 끄덕인 서동수가 유병선 뒤에 선 전영주를 보았다.
전영주는 평양에 머물다가 박영진과 함께 온 것이다.
유병선이 서둘러 나갔을 때 전영주가 말했다.
“위원장 동지께서 안부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전영주는 김동일의 사적 연락원 노릇을 하는 것이다.
한 걸음 다가선 전영주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선물을 주셨습니다. 관사에 갖다 놓았으니까 나중에 보시지요.”
“고맙군, 같이 가서 보자.”
그때 문이 열리더니 박영진이 들어섰다.
웃음 띤 얼굴의 박영진이 양복 차림인데도 경례를 올려붙이더니 서동수가 내민 손을 잡았다.
“부르셔서 서둘러 왔습니다.”
서동수가 김동일에게 상의할 일이 있다면서 대리인을 보내달라고 한 것이다.
인사를 마친 서동수가 박영진과 마주 보고 앉았다.
배석자는 비서실장 유병선과 안보특보 안종관까지 둘이다.
전영주가 각자의 앞에 생수병을 놓고 돌아갔을 때 서동수가 말했다.
“이번에 베이징에서 저커장 총리를 만났는데 신의주 영토를 평안북도 전체로 확대하고
중립국으로 만들자는 안을 내놓았습니다.”
정색한 서동수가 말을 이었고 박영진은 긴장한 채 듣기만 한다.
“중국정부 입장은 신의주 영역을 넓히고 중국인과 자본을 대폭 투입해서
자연스럽게 중국 자치령화 시키려는 것입니다.
곧 중국정부가 북한 측에 제의를 할 겁니다.”
박영진이 소리죽여 숨을 뱉었다.
이제 막 신의주 영토가 확대되어 어제부터 경계선 작업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새 신의주 영역은 평안북도의 4분의 1 정도가 된다.
물병을 들어 한 모금을 삼킨 서동수가 박영진을 보았다.
“지난번에 서울에 갔을 때 대통령님과 이런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정부는 이런 상황에 대비해서 그동안 정책을 수립해 놓았는데….”
어깨를 편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받아들이자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그렇다면….”
박영진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다.
“그, 평안북도에 중국인들이 쏟아져 들어오면 나중에는 자치령이 되는 것 아닙니까?
저기 위구르나 티베트, 내몽골처럼….”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요.”
머리를 끄덕인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 반대의 경우라니요?”
“그건 곧 한국 정부에서 위원장님께 밀사를 파견하도록 연락하겠습니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 보시는 것이 낫겠지요.”
“그러는 것이 낫겠습니다.”
심호흡을 한 박영진이 대놓고 살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는 언변이 부족해서 위원장 동지께 어떻게 말씀 드려야 할지 생각만 해도 진땀이 났습니다.”
서동수는 쓴웃음만 지었다.
그렇다. 이것도 대세다.
대세는 막으려고 하면 안 된다.
그 대세를 우리가 이용하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남북한의 국력이 모아지면 그것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한반도 5000년 역사에 이런 기운이 처음 아닌가?
(537) 26장 즐거운인생 <4>
“그럼 제가 내일 아침에 평양에 다녀오겠습니다.”
서동수의 말이 끝났을 때 전영주가 말했다.
지금 둘은 알몸으로 욕조에 들어가 있다.
욕조는 타원형으로 커서 다섯 명이 들어갈 만했는데
전영주는 서동수의 뒤에 앉아 어깨를 주물러주고 있다.
물이 조금 뜨거워서 둘의 얼굴은 적당하게 상기되었다.
“남한에서 파견된 밀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위원장께서도 동의하시겠군요?”
“위원장님 말씀을 듣고 오도록.”
“알겠습니다.”
전영주가 뒤에 바짝 붙어 앉아 있었으므로 젖가슴이 등에 닿았다.
“어, 시원하다.”
서동수가 몸을 뒤로 눕히면서 만족한 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바짝 좁혀진 전영주의 젖가슴이 밀착되었다.
“보고받으셨죠?”
어깨 주무르기를 포기한 전영주가 두 팔로 서동수의 허리를 당겨 안으면서 물었다.
이제 두 몸은 빈틈없이 붙었다.
둘 다 두 다리를 쭉 뻗고 뒤에서 전영주가 안고 있는 자세다.
“뭘 말이야?”
앞으로 뻗쳐진 전영주의 다리를 잡고 흔들면서 서동수가 물었다.
욕조의 물이 출렁였다.
전영주가 볼을 서동수의 등에 붙이면서 대답했다.
“장 교수님 애인이 있다는 것 말씀입니다.”
“…….”
“같은 대학의 영문과 교수라고 하는데요.
이번에 같이 미국 여행을 떠난다고 하던데요.”
“…….”
“1년쯤 전부터 깊은 관계가 된 것 같습니다.
자세한 자료는 모두 제가 갖고 있는데요. 보여 드릴까요?”
“…….”
“화나셨어요?”
얼굴을 뗀 전영주가 물었으므로 서동수가 두 다리를 당겨 안았다.
다리가 물 위로 떠오르면서 전영주의 몸이 바짝 붙었다.
“내가 이러고 있는데 무슨 화가 나?”
“참, 나.”
전영주의 목소리에도 웃음기가 배었다.
“정말 그러네요.”
“어디 여자가 또 하나둘이냐?”
“맞아요.”
“다 알면서 왜 싸움을 붙여?”
“남자는 다 그런 거 아닌가요?”
전영주가 서동수의 허리를 바짝 당겨 안더니 얼굴도 다시 등에 붙였다.
“저한테는 괜찮아요. 마음 놓고 화내셔도 돼요.”
“그 정보, 나한테 전하라고 하더냐?”
“네. 장관님.”
서동수가 팔을 뻗어 전영주의 어깨를 잡아 앞으로 끌어내었다.
욕조 안 물이 출렁대면서 밖으로 쏟아졌고 얼굴이 더 상기된 전영주가
앞으로 끌려 나와 서동수의 품에 안겼다.
이제는 전영주가 서동수의 다리 위에 앉은 셈이다.
서동수가 전영주의 젖가슴을 움켜쥐며 말했다.
“같이 산다면 너하고 둘이 살고 싶다.”
“나오미 씨는 어때요?”
“생각 안 해봤어.”
서동수가 전영주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하고는 웃었다.
“적당한 질투가 자극이 되는군.”
“저 좋아하세요?”
“아주.”
“민혜영 씨보다 더요?”
“이런.”
입맛을 다신 서동수가 전영주를 바짝 끌어당겼다.
그러자 남성이 부딪쳤고 전영주가 몸을 비틀며 말했다.
“물속에선 싫어요. 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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