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옥 아닌 감옥 ◑
"놈들은 지금 만다린 호델에서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
조진량이 말했다.
"경찰이 외교문제도 있고 해서 입국은 시킨 모양입니다. "
해리슨은 조진량을 바라본 채 입을 열지 않았다.
오리엔트 호텔은 이제 빈집이 되었다.
그것은 곧 한국의 세력들이 그들이 소유한 업체들을 버렀다는 것을 나타냈고
이 사실은 한국인이 소유한 업체들과 그 구역에 금방 알려질 것이다.
그들은 이제 발디딜 땅을 포기한 것이었으므로 평정이 되었다고 봐도 된다.
그러나 어젯밤의 습격은 성공했다고 볼 수가 없었다.
駱명 가까운 부하들이 10명을 상대로 쳐들어가서 訓여 명이 다친 것이다.
그리고 한국놈들은 어디로 숨었는지 아직 찾지도 못했다.
이제는 경찰들도 긴장하고 있었다.
아침에도 몇 명의 부하가 경찰서에 끌려가 조사를 받았고 해리슨도
친한 사이인 호 경감으로부터 충고를 받았다.
너무 시끄러우면 곤란하다는 것이었다.
"오리벤트 호텔로 가했다고 김원국이 고집을 부렸다고 합니다. "
조진량이 다시 말했다. 오리엔트 호텔에는 종업원들만 남아 있었다.
해리슨의 부하들이 호텔 주변에 깔려 있어서 경찰은 그들이 충돌할 것을 염려했을 것이다.
"흥성칠은 못 찾았느냐
해리슨이 입을 열었다.
"네, 병원에 입원해 있는 5명은 아침에 경찰이 찾았습니다.
어첫밤 다친 놈들 같습니다.
오리엔트 호텔 근처의 병원에도 7, 8명이 입원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홍성철은 아직‥‥‥‥
해러슨이 혀를 차자 조진량은 입을 다물었다.
"내가 미리 공항경찰에 손을 써두지 않았다면 너회들은 아직도 머리를 싸매고 있을 것이다. "
"김원국이는 당당하게 오리엔트로 들어가 홍성철을 불러들였을 거야. "
"너회들은 들겨 나오고 말이야. 그놈들이 몇 명이나 된다고 했지?"
"20명 정도입니다. "
"강개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
"오리엔트 호텔 근처에 있습니다. "
해리슨은 의자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에어컨 소리가 崙게 방안을 울렸다.
건너편 빌딩의 유리창이 반짝 빛났다.
밝은 날씨였으므로 빌팅 숲 사이로 푸른 바다와 수백 척의 배들이 보였다.
1 1시가 되머가고 있었다.
김원국은 만다린 호텔의 객실에 않아 있었다.
강만철이 초조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형님, 성철이는 저회들이 오리엔트로 간 줄 알고 있습니다.
이러고 있다가는 아무 일도 못합니다. "
경찰들이 호텔의 로비에 지키고 앉아 있었다.
말이 보호지 감금이나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김칠성과 10명의 부하들이 세판을 빠져나가 경찰의 감시에서 떨어졌으나
그에게 연락할 길도 없었다.
경찰이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김원국도 초조해졌다.
경찰은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겠지만 이것은 해리순측만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애들 두어 명을 호텔 밖으로 내보내서 오리엔트나 성철이가 있는 곳을 살펴보고 오도록 해라."
강만철이 일어싫다.
"칠성이는 차이나 호텔에 들어가지 않았출니다.
그쪽에서 우리를 찾아 내서 연락해 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
공항에서 훈어져 구룡 반도의 끝에 있는 차이나 호텔에서 만나기로 했던 것이다.
김칠성은 다른 곳으로 옮긴 것 같았다.
모두 연락이 끓기고 자신마저 경찰의 감시를 받는 입장이 된 김원국은 가승이 답답했다.
강만철이 문을 열고 나갔다 그의 말대로 이러고만 있다가는 업체들은 말할 것도 없고
홍콩에서의 입지가 없어질 것이다.
홍성철이 오리엔트에 버티고 있는 동안은 그래도 나았다.
활동은 하지 못했더라도 구역에 남아 있다는 의식이 주변에 영향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신계에 있는 김원국 조직의 구역은 빈집이 되었다.
업체들은 영업을 하겠지만 오늘밤부터라도 해리출 조직의 정식통제와 관리를 받을 수도 있었다.
자신의 구역이라고 얼굴이라도 디밀어 보거나 얻어맞더라도 구역내에서 특탁거리면
업체들은 그런대로 의지해 갔다.
그렇지만 구역에서 들겨나 버리면 문제가 달랐다.
이제는 인수한 업체들의 입출확인도, 관리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한세라는 김칠성의 팔장을 끼고 있었다.
그녀는 입국 심사대에 다가가서 여권 2개를 내놓았다.
세관원이 힐끗 그를 바라보았다.
아직도 7, 8명의 경찰이 서 있었다.
비행기가 도착한 지 3시간이 넘었으므로 세관원도 지쳐 보였다.
세관원의 눈이 한세라에게 머물더니 그녀의 여권을 뒤적거렸다.
"우린 신흔여행 온 거예요."
한세라가 말했다.
세관원은 김칠성의 여권을 살졌다 김칠성의 가습이 두근거렸다.
컴퓨터의 키만 두드리면 자신의 이름에 위험인물이라는 표시가 붙어 나을 것이다.
한세라가 바짝 다가서서 세관원을 바라 보았다.
세관원은 여권 사이에 끼여 있는 입국 카드를 매내었다.
그러고는 중얼거리며 혼잣소리를 했다.
짜증이 난 얼굴이었다.
"이봐요! 딸리 합시다!"
갑자기 한 사내가 뒤쪽에서 다가와 영어로 소리쳤다.
놀란 세관원들이 그를 바라보았다.
뒤쪽에서도 여러 명의 승객들이 고함을 질렀다.
김칠성이 돌아서서 사내의 어깨를 잡았다.
"진정하시오, 즘 기다려요."
그가 영어로 말하자 사내는 김칠성을 노려보았다.
한세라는 세관원 앞에 서 있었다.
김칠성이 사내의 어깨를 가법게 밀자 뒤쪽에서 두어 명의 사내들이 다가왔다.
"넌 뭐0"
세관 앞이 시끄러워졌다.
김칠성은 사내들에게 둘러싸였다.
경찰 2명이 통로를 빠져나와 그들 사이로 들어왔다.
한세라는 세관원이 그들의 여권을 옆에 앉은 여자세관원에게 밀어 주는 것을 보았다.
그는 김칠성과 사내들의 다들에 정신이 괄려 있었다.
"이 자식들이 질서도 모르는 놈들이군그래."
김칠성이 그들을 노려보며 말했다.
한세라가다가와 그의 팔을 끌었다.
사내들도 경찰에게 밀려 뒤쪽으로 가고 있었다.
그녀는 도장을 받은 그들의 여권을 들고 있었다.
한세라는 다시 그의 팔을 끼고 세관 앞을 떠났다.
붉은 카첫이 깔린 통로를 걷다가 그녀는 생각난 듯 손을 빼었다.
"저분들은 잡히겠군요?"
김칠성은 이맛살을 꺼푸렸으나 대답하지 않았다.
금방 시끄럽게 한 것은 그의 부하들이었다.
세관원의 정신을 흐트려 놓으려고 시비를 걸었던 것이다.
7, 8명 정도는 무사히 빠져나간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부하들이 걸릴 것을 각오하고 혀들어댄 것이다.
김칠성은 짐을 가지고 오지 않았으므로 곧장 짐 찾는 곳을 지났다.
"이것 보세요."
뒤쪽에서 한세라가 불렀다.
돌아보자 그녀가 짐 찾는 벨트 앞에 멈취서서 그를 바라보고 었었다.
"그냥 가실 거예요? 제 짐좀 들어 주셔야죠."
김칠성이 눈을 갭백거리고 서 있다가 그녀에게 다가간다.
벨트 옆에 그녀의 짐은 이미 나와 있었다.
홍성철은 부하의 연락을 받고 김원국이 만다린 흐텔에 묵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김원국이 만다린 호텔에 도착한 지 2시간 만이었다.
그는 수화기를 들고 다이얼을 눌렀다.
가습이 두근거렸다.
교환에 게 물어 김원국의 이름을 대자 잠시 후 김원국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형님, 접니다. "
"오, 성철이냐
김원국의 반가운 목소리를 듣자 홍성철은 입술을 깨물었다.
"형님, 죄송합니다. "
"그게 무슨 소리야? 쓸데없는 소리 말고, 지금 어디에 있는 거딘"
"여긴 동양 여관이라고, 진상주 씨의 구역입니다. "
홍성철이 그에게 위치를 알려 주었다.
"거기에 있거라, 경찰이 찾고 다니는 모양이야.
별일은 아니지만 어했든 귀찰으니까 움직이지 마."
김원국이 말했다.
"그렇지만 형님, 그쪽이 비어 있어서요‥‥‥‥
"하는 수 없지. 호텔에 꼼짝하지 못하고 갇혀 있는 것이나,
밖에 나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라."
"여긴 나하고 만철이가 있어.
경찰에게 보호를 받고 있는 것은 나하고 만철이란 말이야.
칠성이는 공항에서 빠져나갔다. "
"칠성이가요?"
"응,그놈이 제법 체격에 맞지 않게 약삭빠르지 않더천 칠성이하고 너하고는
아직 경찰에 노출되지 않았으니까 다행이다. "
"우린 보호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감시를 받고 있어.
그러니까 칠성이하고 너하고 뛰어야 돼.
여긴 20명 정도 와 있고 철성이가 10명쯤 모아 봤을 거다.
여기서도 몇 명을 째돌려 너에게 보내겠다. "
김원국이 차분하게 말했다.
강개가 파라마운트 빌딩으로 들어싫을 때는 오후 6시가 되어 있었다.
그는 로비를 가로질러 곧장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하루종일 홍성철을 찾아 헤매었으나 병원에 입원한 부하들만 찾아 냈을 뿐 흔적도 찾지 못했다.
화가 솟구쳐 올라 우두커니 엘리베이터의 습자판을 노려보고 있었다.
어첫밤의 사건이 있은 뒤로 해리슨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하루종일 밖에서 돌아다딘기 때문이다.
강개는 문득 문책을 당하지 않을까 불안감에 싸였다.
원삼기는 홍성철에게 밀려난 것을 추궁받아 창고를 지키는 경비원이 되어 있었다.
해리슨은 자신의 자존심과 명성에 흠을 낸 부하들을 용서하지 않을.
머리끝까지 화가 난 해리슨은 앞으로 원삼기를 보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자신은 다르다고 강개는 생각했다.
어첫밤의 지취는 형주량이 한 것이다.
부하들은 자신의 부하였지만 형주량이 어첫밤 작전의 지휘자였다.
그렇게 생각하자마음이 조금 놓였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해리슨의 방으로 들어가자
해리슨과 형주량,조진량 등이 모여 않아 있었다.
해리슨은 힐끗 강개를 보고는 시선을 돌렸다.
방안의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강개는 형주량이 와 있다는 것에 기분이 편치 않았다.
"홍성철은 찾았느냐
해리슨이 통명스럽게 물었다.
"아직 찾지 못했숩니다. "
해리슨이 혀를 랐다.
조진량이 힐끗 강개에게 시선을 주었다.
"오리엔트 호텔 근처에 애들을 풀어 두었습니다. "
강개가 말했다.
"그놈은 이제 그쪽으로 오지 못합니다.
그놈들의 사업체는 이미 그들의 손을 떠났습니다. "
강개는 형주량과 조진량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강개의 시선을 피했다.
"서울에서 김원국이와 강만철이 은 것을 알고 있느냐
해리슨이 불쪽 물었다.
"네, 들었습니다.
지금 만다린 호텔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고‥‥‥‥
"그놈들을 오랫동안 잡아 둘 수가 없어.
죄도 없는 놈들을 그렇게 감시하고 있으면 국제문제가 생겨."
"한국 영사관에서 항의를 해온 모양이야.
경찰이 변명을 했지만 정청 쪽의 압력을 받아서
며칠 있으면 그들은 자유롭게 풀어 줘야 할 거다. "
"그러면 그놈들은 오리엔트로 들어가겠지."
해러슨은 화를 삭이려는 듯 이를 물고 눈을 감았다.
"홍성철이도 따라 들어오겠고‥‥‥‥
"그렇다면 너희들이 이제까지 한 첫들은 모두 헛일이라는 말이 된다. "
모두들 입을 다물고 해리슨의 눈길을 받지 않았다.
"어제는 열농과 싸워서 20명이 넘는 녀석들이 병원에 드러누워 있다.
그렇군, 그 몇 시간 전에도 그놈들에게 들겨서 軸명이나 되는 녀석들이 도망쳐·버렸지.
열 몇 명이나 얻어맞아서 다치고 말이다. "
해리슨의 얼굴이 붉어겼다.
충혈된 눈동자를 굴려 그들을 출어보았다.
"병신같은 놈들. 우리는 놈들에게 계속 우롱당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부하들 두어 명 정도나 다치게 하고선 그것으로 만족하고 있었어.
놈들은 우리를 우습게 볼 것이다. 주변에서도 마찬가지야.
그놈들이 내 얼굴에 구정물을 버렀다. "
조진량은 문득 빈 타오가 아직도 홍콩에 남아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는 홍콤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에 오리엔트 호텔 사건도 빈 타오는 그의 정보망을 통해 틀림없이 알고 있을 것이다.
해리슨은 빈 타오를 의식하고 있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마라!"
해리슨이 소리쳤다.
"앞으로 실수하면 용서하지 않겠다. "
해리슨은 앞에 앉은 그들의 얼굴을 하나섹 바라보았다.
모두들 입을 다물고 그와 시선을 마주치려고 하지 않았다.
"저기가 차이나 호텔이에요."
한세라가 손을 들어 길 건너편을 가린켰다.
택시는 길가에 멈춰서 있었다.
회색의 우중충한 건물이 보였다.
붉은색의 호텔 이름이 입구에 영어로 붙여져 있었으나
호텔의 H자가 떨어져나가 오텔이라고 책어 있었다.
김칠성은 택시요금을 꺼내다가 한세라를 바라보았다.
"아니 왜?"
그녀도 가방을 챙겨들고 내릴 준비를 했다.
"저두 여기서 내리겠어요."
김칠성이 내려서 택시요금을 치렀다.
책시가 피나자 김칠성은 그녀의 가방을 양손에 즐었다.
그녀는 또 다른 짐가방을 쥐고 있었다.
"언니집에 가는 거 아니오?"
"아뇨. 호텔에서 언널 만나면 돼요."
"패?"
"언니가 저한테 을 거예요. 자, 빨리 가요, 월 해요?"
그녀가 앞장서서 횡단보도를 건딘다.
김칠성은 입맛을 다시면서 그녀의 뒤를 따랐다.
처음에는 그런 줄 몰랐으나 당찬 여자였다.
세관원 앞에서 그럴듯하게 연기하는 것도 그렇고 4개나 되는
가방을 그에게 척 들려서 짐검사를 받게 하는 것도 그했다.
언니한테 간다고 해놓고는 호텔에서 따라 내리자
어지간한 김칠성도 그녀의 됫모습을 바라본 채 말을 잊었다 미끈한 됫모습이 보였다.
허리와 엉덩이의 곡선이 勢 은 여름옷에 선명하게 드러났다.
스타킹을 신지 않은 증아리가 미끈하면서도 탄력이 있어 보였다.
핑단보도를 건너자 김칠성이 눈을 치켜였다.
부하 2명이 다가온 것이다.
"형님,혼텔에 경찰이 있습니다.
한국인 숙박객 여권을 제크하고 있어서 들어가지 못하고 있어요."
부하의 말에 김칠성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저희들이야 컴퓨터에 냐외 있지 않았으니 상관없습니다만
흑시 형님들이 문계가 있을까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애들은 모두 몇 명이"
도로 안쪽에 가방을 내려놓고 그들에게 물었다.
한세라가 그의 옆에 서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 10명 나왔습니다. "
"지금 어디에 있어?"
"호텔 근처에 두어 명씩 흩어져 있습니다. "
김칠성은 시계를 보았다. 오후 5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오전 10시에 비행기가 도착했으니 7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이 근처 호텔도 모두 경찰들이 조사하는 것 같습니다. "
"계가 아는 데가 있어요."
한세라가 불쪽 나싫다. 김칠성이 입을 책 벌렸다.
그는 이맛살을 정그리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시설도 괜찮고, 여권 조사도 하지 않는 곳이에요. 說은 즘 비싸지만요. "
부하들이 눈을 점벅이며 김철성을 바라보았다.
김칠성은 입을 다물고 침을 삼켰다.
"그게 어디요?"
"용궁 음식점 옆의 용궁 호텔이에요.여기서 가까워요. 택시 운전사들이 잘 알아요."
"바로 옆의 용궁 음식점은 홍콩에서 제일 크고 맛있는 요리를 하는 음식점이에요. 거기루 가요."
부하들이 김칠성을 바라보았다. 김철성이 입맛을 다셨다.
"애들 둘만 차이나에 숙박하도록 해라.
큰형님이 연락을 하실 거니까 누가 있어야 돼.
그리고 나머지는 용궁 호텔인지 뭔지 그쪽으로 간다. "
부하들이 서둘러 몸을 돌렸다.
"그게 워예요?"
한세라가 갑자기 말했다.
김칠성이 머리를 돌리자 입을 곽 다문 그녀가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월 말요?"
"말하는 것이 뭐 그러익 기껏 생각해서 알려 주니까 용궁인지 뭔지 라니오?"
"시시해요."
그러면서 그녀는 다가오는 택시를 향해 손을 저었다.
"이보쇼."
김칠성이 불렀으나 그녀는 택시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빈 택시 한 대가 그들을 스쳐 지났다.
길가에 랄아둔 가방을 본 것 같았다.
"아이찬"
그녀가 짜증을 냈다.
"이보쇼."
그녀가 다시 손을 흔들자 택시가 다가와 멈줬다.
"이보쇼."
"월해요? 짐을 빨리 실어요."
김칠성훈 어금니를 물고 가방을 들었다.
트렁크에 3개를 넣고 앞좌석에 하나를 놓았다.
행선지를 말하고 택시가 출발하자 그녀는 길게 한숨을 내쉬없다.
"저두 용궁 호델에 묵겠어요."
그녀가 좌석에 등을 기대면서 말했다.
"이젠 끝났잖소."
김칠성의 말에 한세라가 깔깔웃었다.
크게 벌린 입에서 울려나오는 웃음소리는 높고 밝았다.
"러인 제가 부담스러워요?"
옷음을 그치고 눈물이 글생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그녀가 물었다.
김칠성은 문득 한대 쥐어박고 싶었다가 또 다음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 왔다.
그녀가 부담스럽지는 않았으므로 그는 잠자코 있었다.
샤워를 마친 해리슨은 응접실로 나왔다.
달아오른 몸에 가운만을 걸친 채였다.
소파에 않자 리첸이 양주잔을 들고'다가왔다.
그가좋아하는 헤네시 XO였다.
해리슨이 문득 리첸의 얼굴을보았다.
"첸, 약 먹었니?"
리첸의 얼굴에 놀란 표정이 잠깐 떠오르다가 해리슨의 얼굴을
보고는 안심한 듯 머리를 」1덕였다.
"가끔씩 먹어. 아주 기분이 좋지 않은 때만 말이야. 알았니?"
"네 . "
리첸은 해리슨 앞에 와 무릎을 끊고 앉았다
그러고는 그의 가운을 첫혔다.
해리슨의 알몸이 드러합다.
거뭇거웃한 털이 뒤덮이고 탄탄한 근육질의 육중한 몸이었다.
리첸의 하얀손이 해리슨의 하반신을 어루만졌다.
해리슨은 술잔을 들어 입에 대었다.
리첸의 손놀림이 빨라지고 있었다.
그녀는 붉어진 얼굴을 들어 해리슨을 올려다보았다.
초점이 잡히지 않은 시선이었다.
붉은 입술은 반즘 벌려져 있어서 횐 이가드러나 보였다.
가쁘게 내뱉는 따스한 숨결이 해리슨의 가습에 와 닿았다.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그녀가 입속말로 무엇인가를 중얼거렸다.
해리슨이 손을 들어 그녀의 목과 가습의 드러난 살결을 쓸어내렸다.
그녀가 앉은 채로 털어내듯이 하얀 나이트 가운을 벗어 던졌다.
하얀 피부가 드러났다.
온몸에 먼지 하나 붙은 것 같지 않은 알몸이었다.
해리슨의 손이 그녀의 알맞게 솟은 젖가승에 닿자
그녀가 그의 손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젖가습이 터질듯이 잡아당겼다.
초점 없는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며 다시 웅얼거리고 있었다.
해리슨의 남성은 이미 발기되어 있었다.
그는 손을 내려 그녀를 번책 안아 을렸다.
이제 그녀는 숨이 끊어질 듯한 신음소리를 내었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젖가습에 닿자 그녀는 미칠 듯이 몸부림을 쳤다.
해리슨의 허벅지 위가 축축해졌다.
그의 손이 닿을 때마다 그녀는 몸부림을 쳤고
입술이 스칠 때마다 신음소리를 벨었다.
이윽고 해리슨도 몰두해 갔다.
리첸은 침대 위에 반듯이 누워 있었다.
긴 머리가 어지럽게 흐트러져 펀 베개 위에 널려져 있었다.
온몸엔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다.
땀에 젖은 몸이 불빛을 받아 윤기를 내었다.
흘쪽한 아랫배가 가법고 가쁘게 호흡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눈은 감고 있었으므로 속눈셉 밑에 그늘이 져 있었다.
해리슨은 가운을 걸쳐 입고 유리잔에 헤네시를 따라 마셨다.
다시 방에 들어와 침대가에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아랫배는 이제 가볍고 편안하게 오르내리고 있었으나
온몸을 반듯하게 누운 그녀는 아직도 움직이지 않았다.
아름다줬다.
그의 취향에 딱 맞는 얼굴과 몸매였다.
그는 그녀의 성을 길들여 왔다.
리챈은 해리슨에 의해서 하나씩 쾌락의 여러 모양을 배워 갔고,
그것은 해리슨만이 해줄 수 있는 것으로 믿었다.
해리슨은 절대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때로는 마약의 힘으로 그녀의 패감을 배가시켰다.
그것 또한 해리슨의 힘이었다.
그녀는 아직도 눈을 감고 있었다.
해리슨의 얼굴에 옷음이 떠올람다.
그가 손을 델어 그녀의 몸 어느 부분에라도 가져다 댄다면 1분도 지나지 않아
그녀의 그곳은 뜨겁게 젖어 넘칠 것 이다.
해러슨은 오늘은 이즘 해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일 김원국의 제사가 있는 날이다.
부하들에게 지시는 해놓았지만 나름대로 준비를 해야 했다.
"친, 눈을 떠라."
그가 말하자 리첸은 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이제 일어나거라."
"01. "
리친은 일어나 가운을 걸쳤다.
약 기운은 아직 남아 있을 것이다.
두 볼이 발그레했다.
그녀는 그의 곁을 지나 응접실로 나갔다.
해리슨은 응접실에 나와 소파에 앉았다.
목욕탕에서 그녀가 물을 틀어 놓는 소리가 들렸다.
호델 식당에 않아 있는 김원국에게 강만철이 다가왔다.
밤 10시가 되어 있었다.
"형님, 영사관에서 뭐라고 합니까?"
그의 앞에 앉으며 물었다.
"며칠 기다려 보라는 거야."
강만철은 혀를 참다.
"강력히 항의했다지만 경찰의 명분이 우릴 보호하겠다는 것이어서 말이야."
김원국이 普쓸하게 웃었다.
"한통속이라니까요. 그동안에 성철이는 말라서 죽으라는 것이죠."
"참 애들은 도착했니?"
강만철이 잊었다는 듯 멋책게 웃었다.
"6명이 도착했습니다. 방금 전화를 받았습니다. "
로비에 지켜 서 있는 경찰의 감시를 피해서 하나씩 호텔을빠져나간
부하들 6명이 흥섬철애게 도착한 것이다.
김원국은 식당으로 들어서는 육중한 체격의 사내를 보았다.
그들을 보호하는 경찰 책임자인 이 경감이었다.
그는 곧장 김원국 쪽으로 다가왔다.
"늦게 식사를 하시는군요."
그는 얼굴에 옷음을 띠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이 경감도 같이 식사하십시다. 當으시죠."
김원국이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녁은 먹었습니다. 이 시간에 저녁을 안 먹을 수 있습니까?"
이 경감은 옆에 놓인 의자에 않았다.
"저희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 "
김원국의 말에 강만철이 힐끗그를 바라보았다.
"원, 나두 이것 못할 노롯이에요.
지시를 받고 이러고 있지만 조금 편파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강만철이 상체를 그에게로 돌렀다.
"이 경감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말입니다만 너무 일방적이지 않습니까?
우리는 우리가 투자한 재산을 지키러 온 겁니다.
싸우러 온 것도 아니에요.
지금 우리가 소유한 기업체들이 어떻게 되어 있는 줄 아시죠?"
강만철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이 경감은 이맛살을 찌푸리고 머리를 끄덕였다.
"유감입 니 다. "
"우리는 를짝 못하게 하고 해리슨쪽은 마음대로 돌아다니게 놔두고 있지 않습니까?
오리엔트 호텔 사건도 그쪽이 습격해 온 것입니다. "
"알고 있습니다. "
이 경감은 입맛을 다셨다.
"어절 수가 없어요. 나는 지시를 받고 움직일 뿐입니다. "
김원국은 강만철을 바라보았다.
다시 입을 열려던 강만철은 김원국의 시선을 받고 입을 다물었다.
"필요하신 것이나,부탁하실 것 있으시면 말씀하십시오.
가능한 한 들어 드리기로 하겠습니다. "
"밖에 나갈 수 있습니까?"
김원국이 물었다.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지금 그쪽 영사관에서 항의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위법입니다.
우리도 알고 있어요.
허지만 상부에서는 당신들이 오리엔트로 들어가면 당장에 전쟁이라도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며칠 기다리시면 풀립니다. "
이 경감이 열심히 말했다.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당장 보내 주겠지요?"
강만철의 말에 그는 웃어 보였다.
40대 후반의 부처님 같은 인상이 었다.
중국의 부처넘은 배가 나왔는지 모른다.
턱이 이중으로 주름잡혀 있었고 눈이 길게 째져 있어서 웃으만 눈의 주름이 귀에까지 늘어졌다.
"저는 그 말씀을 드리려고 온 겁니다. "
이 경감이 강만철을 향해 돌아앉았다.
"돌아가신다면 저희들이 모셔다 드리됐습니다.
물론 이것은 상부의 지시였습니다. 내 뜻이 아님니다. "
"우린 안 갑니다. "
강만철의 말에 이 경감은 김원국을 향해 몸을 돌렸다.
"우리 형님 말씀은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다가더라도 그만은 남아 있을 거요."
이 경감이 머리를 』1덕였다.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도 당신들에 대해서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
"불쾌하시오?"
김원국이 웃음 떤 얼굴로 물었다.
"천만예요. 이상하게도 아닙니다. "
이 경감이 머리를 저었다.
"만일 돌아가신다고 했으면 오히려 내가 실망했을 겁니다. "
이 경감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줬든 친절한 중국놈이군요."
강만철이 그의 됫모습을 보면서 말했다.
"철저하기도 해."
강만철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우리를 잘 알고 있습니다. "
"고위충에서 우릴 내보내려고 하는 것 같다. "
김원국은 생각에 잠긴 듯 건너편 벽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이 침울해 보였다.
김일두는 6명의 부하들을 보자 훨훨 날듯 움직였다.
당장에 오리엔트를 도로 찾을 듯이 서둘렀다.
그를 보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 보였다.
"형님, 강개가 오리엔트 근처에 있습니다. "
조그만 여관이었다.
복도나 마롯바닥은 나무판자로 되어 있어서 오가는 발자국 소리가 울렸다.
"곧장 오리엔트로 들어갑시다. 이 정도면 치고 들어갈 수 있어요.
"안 돼, 기다려."
들어간다고 해도 경찰들에게 전날밤의 사건 때문에 끌려갈 것이다.
김일두는 끌려가더라도 오리엔트에 가고 싶은 모양이었다.
"어차피 큰형님도 노출이 되셨는데 어절 수 없지 많습니까?"
"그래도.형님이 그쪽 만다린에서 나오시면 당당히 들어갈 거다. "
"그럼 그때까지 기다리란 말입니까?
우리가 투자한 회사들의 매출도 확인하지 못하고 이렇게 도망쳐 나와서 숨어 있으란 말이에요?"
오리엔트 호텔은 홍성철들이 묵고 있었던 탓인지 해리슨측의 집요한 공격을 받아
매출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다른 한 곳인 국제 호텔과 세 곳의 백화점과 세 곳의 나이트 클럽은 영업을 계속했다.
그러나 일주일이 넘게 그들은 소유업체들의 매출확인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현지인인 종업원들이 영업은 계속하고 있었으나 불안해 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열흘만 지나면 모든 업체들이 문을 닫게 될지도 몰랐다.
전화로 영업을 체크하고 지시를 내리는 것에도 한계가 있었다.
홍성철은 시계를 올려다보았다.
밤 10시 30분이었다.
"내일 아침에 형님하고 상의해 보기로 하자."
김일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경찰이 공항에서부터 김원국 등을 체크하룩 보호하는 것도
해리슨측의 집요한 방해공작으로 믿고 있었다.
홍성철도 글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가승이 답답하고 분했던 것이다.
"기다려라. 너희들이 뛰어들어 가본다 해도 애들만 다칠 뿐이야.
내가 플리면 오리엔트로 들어갈 테니까 그때 너희들도 따라 들어오거라.
그리고 칠성이가 용궁 호텔에 있으니까 칠성이하고 연락을 해라.
걔는 노출되지 않았으니까 업체들 확인은 그쪽을 시켜. "
김원국이 말했다.
홍성철의 전화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서두르지 마라. 강개가 너를 찾아 돌아다닌다는데 주의하고."
김원국은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홍성철도 답답하니까
전화를 했겠지만 전화기를 바라보고 앉은 그의 가슴은 왁 막혀 있었다.
10개 가까운 업체들을 이렇게 관리해 간다면 머지않아문을 닫게 될 것이었다.
믿을 만한 현지인 관리자를 앉혀 두었으나 무슨 일을 저지를지 알 수도 없고
저지할 수도 없게 되었다.
김원국은 일어나 방을 나왔다.
방문 옆에 서 있던 이형구가 뒤를 따합다.
"넌 밥 먹었니?"
계단을 내려가면서 물었다.
"예, 저는 조금 전에 먹었습니다. "
오함마가 서울에 남아 있게 된 관계로 이형구가 파라오게 된 것이다.
이형구와 박동민은 오유철의 습격사건 이후로 강만철 등의 신임을 받고 있었다.
"자식, 안 먹었으면 같이 먹으려고 했는데.
밥을 흔자 먹으려면 이것 저것 생각나는 게 많아져서 밥맛이 안 나."
"그럼 제가 또 먹지요."
이형구가 정색을 하고 말하는 바람에 김원국이 웃었다.
그들은 아래 층의 식당으로 내려갔다.
5, 6명의 부하들이 늦은 점심을 먹고 있다가 김원국을 보고는 일어졌다.
김원국이 그들에게 웃어 보이고는 구석자리에 가서 앉았다.
"형님, 저도 먹을까요?"
이형구가 앞에 않으며 물었다.
"그래, 맛있는 것만 시컥라."
그들이 주문을 끝내고 났을 때 강만철이 식당으로 들어딘다.
그는 다가와 이형구의 옆에 앉았다.
"영사관에서 며칠만 기다려 보랍니다.
오늘도 정청에 항의하러 사람이 갔다는군요."
그는 언짧은 얼굴로 물컵을 들고는 물을 들여다보았다.
"그 사람들 말로도 해리슨측에서 로비를 했을 거라고 합니다.
형님, 우리도 그래야 되지 않을까요?"
"이러다가 사람 병신되기 딱 좋했습니다.
밖에 나가지도 못하게·하니 이 새끼들이 말입니다. "
"저기 이 경감이 옵니다. "
이형구가 문득 말했다.
이 경감이 테이블 사이를 지나 다가왔다.
오늘도 단정한 횐색 제복차림이었다.
"점심식사이십니까?"
궁금한 듯 식탁을 바라보며 물었다.
식탁 위엔 방금 가져온 수프가 놓여 있었다.
"그렇습니 다. "
"늦은 시간인데요."
이 경감이 시계를 보면서 자리에 않았다. 오후 3시였다.
그와는 매일 얼굴을 마주 대하다 보니 이야기를 안 할 수도 없었고
호인다운 그에게 악의가 보이지도 않았다.
"매끼마다 같은 베뉴가 이천 진절머리가 납니다. "
강만철이 말했다.
"아니, 이틀밖에 되지 않았는데요."
"그래도 그렇지. 이 호텔엔 중국음식하고 서양음식밖에 없어요.
한국음식을 먹고 싶은데 우린 나가지도 못하지 않습니까."
이 경감은 잠자코 강만철을 바라보았다.
"이건 감옥하고 다를 것이 없어요.
당신들은 우릴 불법브로 감옥생활을 시키고 있습니다. "
이 경감이 길게 한숨을 쉬었다.
"난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상부에서 ‥‥‥‥
"그만하세요."
강만철이 손을 저었다.
"우리가 어떻게 로비하면 좋겠습니까?
우리를 도와 주시려면 그 방법을 알려주세요."
강만철이 상체를 그에게 숙이며 말했다.
이 경감의 얼굴이 굳어겼다.
"이 경감부터 우리측 사람으로 해야 할까요? 방법은 무엇입니까?"
이 경감은 굳어진 얼굴로 강만철을 바라보았다.
"돈입니까? ◎리슨은 돈으로 로비를 했했지요, 물론."
"그만해라."
김원국이 정색을 하고 말했다.
이 경감이 김원국을 힐꿋 바라보았다가 다시 강만철을 바라보았다.
"내가 오늘 저녁에 한국식당에 가시도록 건의해 보겠습니다. "
강만철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난 그런 건 잘 모릅니다. 그래서 이 나이까지 경감밖에 안된 것 같습니다. "
김원국은 잠자코 돼지고기를 것가락으로 집어 들었다.
"답답해서 그런 겁니다. 이해하세요."
김원국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김칠성은 한세라의 방에 웬 사내가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김칠성의 방으로부터 오른쪽 세 번째 방에 묵고 있었다.
호델에 투숙하고 나자 한세라는 그때부터 남남이 되었다.
이틀이 지나는 동안 김칠성도 홍성철과 강만철 등과 연락을 하고 지시를 받느라
정신이 없기도 했다.
그러나 가끔 복도에서 마주쳐도 그저 머리만 까닥이는 것 외에는 말도 걸어오지 않고
웃어 보이지도 않았다.
하긴 웃을 일도 없었다.
방으로 들어온 김칠성은 방금 봐버린 그 사내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30대의 사내였다.
김칠성보다 서너 살은 위로 보였다.
말끔한 양복을 입고 구두가 반질거렸다.
긴 머리 스타일에 호리호리한 체격이었다.
아마 형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언니의 시부모가 계석서 언니집에는 들어가기가 불편했을 것이다.
그러자 형부가 미안해서 찾아볶됐 언니는 김칠성이 일하고 있는 사이를 틈타
두어 번 왔다갔을 것 같았다.
그나저나 웃기는 년이었다. 다른 한편으로 곰곰이 생각하면 그 무거운 가방을 들게 하려고
남편행세를 시켜준 것 같은 것이다.
전화벨이 울려서 홍성철은 생각에서 깨어났다.
수화기를 집어 들자 김칠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들어왔구나. 어떻더냐?"
홍성철이 대뜸 물었다.
"별일은 없습니다.
매상은 그대로인데 겨울물품을 구입할 계획을 세워야겠다고 해서 세우라고 했어요."
"그래? 잘했다. "
김칠성은 백화점 세 곳을 돌아보고 온 길이었다.
백화점 주변에 해리슨의 부하들이 있었으나 김칠성을 알아보지는 못했다.
백화점은 그 들의 피해를 덜 입고 있는 업체이기도 했다.
주가는 폭락했지만 매출은 그럭저럭 유지되고 었었다
그러나 나이트 클럽은 해리슨 조직의 방해로주류 공급과 인력 공급이 끊기다시피 되어서
막대한손해를 입고 있었다.
종업원들의 사기도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형님, 큰형님은 뭐라고 하십니까?"
"월 말이냐?"
"아, 만다린에 그냥 있으시겠대요?"
짜증난 듯 김칠성이 물었다.
그는 오전에도 전화를 했지만 김원국의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두고 보자는 것이었기 때문에 답답했던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냐? 만철이 얘기로는 2, 3일 있으면 오리엔트로 들어가실 것 같다니까
그때까지 기다려야지 월."
"그게 안 되면요?"
"그맨 형님이 알아서 하시겠지."
본래의 계획은 홍콩에 도착하자마자 오리엔트에 들어가서
주변 업체들을 장악하고 해리슨측과 부딪치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단순한 생각이었다.
홍성철이 서울에 있는 사람들을 걱정시키지 않으려고 흔자 가승을 않고 있었던 탓도 있었다.
두 달 가깝게 감옥에서 고생하다가 나온 그들에게 죽는 소리'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김칠성은 잠자코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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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갈림길
한국식당은 만다린에서 승용차로 40분쯤 릴어진 곳에 있었다.
도펄 가에 널책한 공간을 확보하고 서 있는 빌딩 앞에 차가 멈줬다.
이 경감이 김원국을 바라보았다.
"여기 와보셨습니까?"
"아니, 난 처음입니다. "
그들은 차에서 내렸다.
어둠이 곁게 깔려 있었고 빌딩 앞의 공터에는 10여 명의 남녀가 한가하게 모여 않아 談었다.
뒤에섞 차가 멈추더니 강만철과 이형구가 차에서 내렸다.
"이곳이 제법 알려진 곳입니다. "
이 경감이 빌딩을 가리키며 말했다.
"5층에 한국식당이 있습니다. "
그들은 빌딩 안으로 들어셨다.
경찰차 2대는 밖에 세워져 있었다.
저녁 6시쯤 이 경감이 김원국을 찾아왔다.
저녁식사는 한국식당에서 하자는 것이었다.
상부의 허락을 받았다면서 이 경감은 호인다운 웃음을 띠었다.
강만철이 내별는 불평을 기억하고 손을 쓴 것 같았다.
로비 안내판에 아리랑 식당은 5층에 표시되어 있었다.
그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서 내렸다.
이 경감이 앞장을 서서 넓은복도를 걸었다.
복도 끝에 붉은 간판이 보였다.
한복을 입은 여자의 커다란 사진이 현관 유리창에 붙여져 있었다.
그들이 식당문을 열고 들어서자 식당 안에는 밝은 불이 켜져 있을 뿐 손님이 한 사람도 없었다.
"않으십시다. 시간이 아직 이른 모양입니다. "
이 경감이 그들을 자리로 안내하며 말했다.
김원국은 시계를 보았다.
저벽 8시가 넘어 있었다.
강만철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 집, 장사가 안 되는 모양이군요. 종업원도 나와 보지를 않아."
한국말이었으므로 이 경감은 웃는 얼굴로 강만철을 바라보았다.
"여보시오!"
이 경감이 종업원을 불렀다.
빈 음식점이 쩌렁 울렸다.
그러자 주방 입구와 현관에서 인기척이 났다.
머리를 돌린 김원국의 눈에 그들에게 다가오는 10여 명의 사내들이 보였다.
강만철과 이형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셨다.
이제는 안쪽의 통로에서도 10여 명의 사내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말없이 다가와 김원국 둥을 둘러짧다.
모두 訓여 명은 되어 보였다.
"이 비열한 놈, 우릴 속였구나."
강만철이 이를 악물고 이 경감을 바라보았다.
이 경감이 다시 호인다운 웃음을 얼굴에 띠었다.
그러고는 혀를 玆다.
"믿고 따라온 너희들이 우둔했던 거야. 너희들을 보면 우습기 짝이없다. "
그는 자리에서 일어싫다.
"옷음을 참느라고 흔이 났어."
그는 몸을 돌렸다.
김원국은 자리에 않아 그의 됫모습을 바라보았다.
"이봐, 너회들은 내 허락없이 호델을 빠져나간 것으로 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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