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밤의 대통령

13. 막다른 골목

오늘의 쉼터 2014. 11. 30. 18:02

◐ 막다른 골목 ◑

 

 


원삼기는 軸대 중년으로 뼈대가 굵고 상반신이 하반신에 비해 유달리 켰다.

그래서 젊었을 때 별명이 원숭이였다.

지금도 긴 팔을 휘둘러 권법을 쓸 때면 적수가 없었다.

그는 오리엔트 호델 로비에 서서 언많은 얼굴로 부하의 보고를 들었다.

벌써 부하들이 대여섯 명 다친 것이다.
이번에는 7층의 비상문을 부수려고 산소용접기로 문에 구멍을 냈다.
그러다가 부하 2명이 翁린 구멍으로 쏟아진 회발유에 불똥이 뒤어 화상을 입었다.

산소용접기가 폭발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그놈들은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총에 휘발유를 넣고 榮았습니다. "


그렇게 보고하는 부하의 머리털이 누렇게 그슬려 있었다.


"이런 쥐새끼 같은 놈들이."


원삼기는 불끈대며 화가 치밀어 올라서 얼굴을 붉혔다.


"숨어서 나오지도 못하면서 젤끔거리고 물총을 펄아댄단 말이냐?"


그는 눈을 부릅뜨더니 비상구로 향처다.

우르르 부하들이 뒤를 따랐다.

7충 비상문 앞에 선 원삼기가 소리쳤다.


"이봐, 홍성철, 쥐새끼같이 숨어 있지 말고 이리 나오너라. 이야기 즘 하자."


계단이 척링척렁 울리도록 소리를 지르자 저쪽에서는 잠시 대답이 없었다.


"홍성철! 이 비접한 놈아! 이야기를 하자는 데도 겁이 나느냐


"어떤 짐승이 이렇게 떠들고 있는 거o 내가 홍성철이다.

너는 누구냐 저쪽에서 차분한 목소리가 들렸다.

원삼기는 한걸음 비상문에 다가 졌다.

조금 전에 산소용접기로 署어 놓은 손가락이 들어갈 만한 구멍이 보였다.

부하들이 경계하듯 구멍의 좌우로 비껴줬고 부하 하나는 권총을 째들었다.


"내가 원삼기다. 이름은 들어보았쳤지?"


"원삼기?"


그러고는 잠시 대답이 없다가다시 말하는소리가들렸다.


"아아, 네가 형주량의 부하로 있는 원삼기인가?

난 너같은 조무래기 하고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


"무엇히 어째?"


원삼기가 부드득 이를 갈았다.

비록 형주량의 지휘를 받고 있지만 그의 소속은 아니었다.

장념이 죽은 후로 엠퍼러 흐델을 중심으로 한
그의 조직을 인수받은 형주량과 같은 급의 보스인 것이다.


"이런 쥐새끼 같은 놈. 당장 나와라. 한판 붙자!"


"이 더러운 놈아, 너회들이 습자만 믿고 대드는 걸 부끄럽게 생각 해."


홍성철의 말은 차분했다.

그럴수록 원삼기는 열이 받쳤다.


"슷 이 시궁창의 쥐새끼 같은 놈. 너하고 나하고 둘이서 결판을 내자!"


"중국놈은 믿을 수가 없다. "


머리끝까저 혈압이 올라간 원삼기가 다가가 발길로 문을 길어참다.
철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었고,

그 순간 誘린 구병으로 가느다란 물줄기가 參아져 원삼기의 얼굴과 옷을 적딘다.

원삼기가 두어 발학 물러 졌다.


"그건 오줌이다. "


"휘발유가 아까워서 오줌을 뿌린 거야."


안쪽에서 홍성철의 말소리가 들리고 이어서 시끄러운 웃음소리가 났다.

원삼기는 부하가 쥐고 있는 권총을 때앗아 들었다.

소음장치도 되어 있지 않은 권총을 손에 쥐자마자 문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란한 총성이 울렸다.

그러나 총알은 쇠로 편 비상구에 흠집을 냈을 뿐, 그대로 천장으로 휘었다.


"비겁한 놈 같으너, 이젠 총이냐


홍성린이 다시 말했다.


"그래, 둘이서 결판을 내자면서 총질을 하려고 했단 말이지?"


원삼기는 이번에는 권총을 가까이 가져다 했다.

구멍을 향해 방아쇠를 량졌다.

다시 요란한 총성이 울렸다.

총알은 구멍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으나 맞았는지 어편지는 알 수 없었다.

원삼기는 씨근거리다가 권총을 부하에 게 돌려 주었다.
형주량은 원삼기에게 이곳을 맡기고 돌아값으므로 모든 것은 자신의 책임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해리슨에게서 독측하는 전화가 왔다.
아침에는 경찰에서 다녀갔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을 경찰에서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을 겨우 돌려보냈으나오래 끌수록 좋지 않은 것이다.
원삼기는 다시 로비로 내려왔다.

계단을 통하여 총소리가 울려 나왔으므로 로비에 있던 부하들이 궁금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프런트의 호텔 직원들은 겁에 질려 있었다.

"며칠만 더 버텨보기로 하자."


복도에 부하들이 둘러서 있었다.

모두들 후줄그례한 옷차림에 얼굴도 지저분했다.

 물공급을 끊었으므로 첫지를 못한 탓이다.

식수는 생수를 들여 놓았으므로 그것으로 되었으나

옥상에서 내려오는 물공급은 끊겨 있었다.


"형님도 우리 사정을 알고 계실 것이 틀림없다.

형님이 곧 오실 거다. 그때까지만 기운을 내라."


모두들 잠자코 있었다.


"형님, 인식이가 아품니다. "


누군가가 불쪽 말했다.


"아녀, 난 편찮어."


인식이라고 불리운 부하가 당황하며 말했다.


"어디가 아프냐


홍성철과 김일두가 다가갔다.


"아넘니다. 괜찰습니다. "


주춤 한발짝 물러서면서 고인식이 발했다.

평소에 발이 없고 티나는 행동을 하지 않딘 부하였다.

붉게 충혈된 눈을 불안스럽게 깜박이며 홍성철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아프냐


"이 자식이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아요.

비실거리고만 있습니다. "


옆에 선 부하가 말했다.


"전 괜찰습니다. 이제 나았습니다. "


고인식이 벽에 붙어선 채 말했다.

홍성철은 그의 이마를 손바닥으로 짚어 보았다.

이마가 뜨거줬다.

이마를 짚어보는 일 외에는 알 수도, 해 줄 수 있는 일도 없었다.


"이마가 뜨거운데? 너, 어떻게 아퍼? 빨리 이야기해봐."


홍성철이 정색을 하고 물었다


"딸리 말해! 숨기지 말고."


김일두가 다그치듯 말했다.


"좀 어지럽습니다. 별거 아님니다. "


그의 이마에는 땀이 배어나 있었다.
김일두가 홍성철을 바라보았다.

홍성철은 잠자코 고인식을 바라본 채 입을 열지 않았다.


"넌 방에 들어가서 누워 있어. 경비 나가지도 말고. 알았어?"


김일두가 그에게 말했다.

홍성철은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왔다.
원삼기는 흐텔 내부의 계단 밑에 서 있었다.

그의 앞에는 산더미 같은 장애물이 쌓여 있어서

조금만 건드렀다가는 무너져 내릴 것 같았다.

줘여진 총계의 윗부분부터 장애물이 쌓여 있었으므로

그 위로 을라간다는 것도 불가능했다.

어제는 부하 하나가 장애물을 치우다가 쌓였던 물건들이 쓸아지는 바람에 머리를 다쳤다.
원삼기는 혀를 차고 몸을 돌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하더라도 입구에는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어서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만일 엘리베이터 안으로 취발유병이나 던져 넣고 불을 붙인다면 통밝이 될 것이다.
원삽기는 비상구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놈들은 나흘 동안 물과 전기 공급이 끊긴 곳에서 잘도 버티고 있었다.

그날 저벽에 원삼기는 7충의 비상구 앞에 와 셨다.

산소용접기를 든 2명외 부하가 철문에 바짝 달라붙어 푸른 불꽃을 쓰아대고 있었다

벽에 붙은 문짝의 벗장 부근을 집중적으로 녹이는 것이다

홍성철측에서 휘발유를 끼얹을까봐 미리 소화기를 든 부하들이 옆에 지켜 서 있었다.

이미 들린 구멍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구멍에 나못조각을 가져다 대서

그쪽에서 무엇을 뿌리지 못 하도록 했다.

오늘밤에는 문짝이 떨어질 것이다.

양쪽 벽에 2개의 문짝이 붙어 있었고 문짝은 각각 2개의 빗장으로 벽에 붙어 있었다.

오른쪽 문확의 위쪽 벗장은 이미 반쯤 녹았다.


"이 속도로 가면 앞으로 서너 시간 후면 문짝이 떨어질 겁니다. "


부하가 옆에서 말했다.

원삼기는 끄덕이며 시계를 보았다.

저녁 7시였다.


"10시에 애들을 집합시켜 이쪽으로 모아라.그떼면 문이 열리쳤지."


비상구 앞에는 20명 정도의 부하들이 모여 있었다.

계각기 계단 위에 서 있거나 산소용접기 뒤에 서서 녹이는 것을 바라보았다.

불곶이 어두운 계란을 밝게 비줬다가 꺼지곤 했다.

모두들 입을 다물고 있었으므로 용접기의 불꽃을 딘아대는 소리만이 적막을 깨트렸다.
원삼기는 한동안 불꽃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렸다.

그 순간 요란한 소리가 들렀다.

 수백 명이 지르는 고함소리 같았다. 소스라치게 놀란 원삼기가 몸을 돌리자

그는 철문 한짝이 활짝 열려 있는 것을 보았다.
쏟아져 내려온 사내들이 이미 그의 앞에까지 다가와 있었다.

고함소리와 비명소리가 한꺼번에 들렸다.

사내들은 야구 배트와 굵직한 몽등이를 휘두르며 야수와 같이 달려들었다.

서너 명의 부하들이 벌써 둥을 돌리고 충계를 달려 도망치고 있었다.
원삼기는 순간 어깨에 격심한 통증을 느줬다.

 어둠속에서 무엇인가에 얻어맞은 것이다.

산소용접기를 내등댕이친 부하들이 일어났을 때
그들은 어깨와등에 야구 방망이 세례를 받고는 ◎굴었다.

비명소리와 우당탕거리는 발자국소리와 고함소리가 주변을 가득 채웠다.

이윽고 그들은 한덩어리가 되어서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홍성철의 부하들은 고함을 지르고 있었고

원삼기의 부하들은 엉겁결에 지르는 외침이었다.

그들은 함꼐 달려 내려가는 옆쪽이 누군지를 몰랐다.


"멍춰라! 이놈들아, 멈춰!"


원삼기가 어깨를 감싸안은 채 5층 계단에서 소리쳤다.


"아이고."

 

아래쪽에서도 비명이 들렸다.

수십 명의 발자국소리와 고함소리가 점점 아래로 멀어져 갔다.

계단에는 부하들이 충마다 한두 명씩 쓰러져 있었다.
원삼기는 발을 벨 때마다 어깨가 떨어져 나갈 것 같았으므로

한걸음씩 조심스럽게 발을 때었다.

이를 악물고 계단을 내려왔다.

이마에서 땅방울이 흘러내렸다.

홍성철 이놈에게 기습을 당한 것이다.

이놈들이 치고 내려을 즐은 생각지도 못했다.

원삼기는 뒤늦게 달려 내려가 이런 몸으로는 부하들을 수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템다

로비에 남아 있던 20여 명의 부하들은 계단에서 터져나오는 아우성소리를 듣고 있었다.

로비는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으므로 그들은 계단을 달려 내려 오는 사내들 쪽으로 몰려값다.

몇몇 동료들이 달려 내려왔다.


"놈들이 습격했다. "


그들은 저마다 그렇게 소리지르고 있었다.

눈동자가 헛것을 보는 듯 초점이 잡혀 있지 않았다.

다시 두어 명의 동료들이 달려 내려오면서 소리를 지르자

둘러서 있던 사내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러고는 한꺼번에 20여 명의 사내들이 쏟아져 내려왔다.

그들은 한꺼번에 고함을 질러했다.

그 사이에 홍성철의 부하들이 섞여서 그들의 머리와 온몸을 닥치는 대로 두들기기 시작했다.
계단에서 달려 내려온 원삼기의 부하들은 로비에서 멈춰 전열을 가다듬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들은 로비를 달려 현관문 밖으로 뛰었다.

로비에서 주즘대며 기다리던 부하들의 눈에는 한꺼번에 불아져 내려오는 20여 명의 사내들이

모두 홍성철의 부하들로 보였다.

그리고 로비를 건너뛰어 도방치는 동료들도 보았다.

로비에는 벌써 몇 명의 동료들이 얻어맞아 비명을 지르고 畿었다.

그들은 등을 돌렸다.

두어 명이 등을 돌리자 그것은 잠판이었다.

현관문에 한꺼번에 몰려 도망치려는 그들의 둥을 홍성철의 부하들이 닥치는 대로

야구 배트와 몽둥이로 두들겼다.

서너 명의 사내들이 현관 앞에서 다시 쓰러졌다.
홍성철은 현관 앞에서 몸을 돌렸다. 김일두가 다가왔다.


"형님, 우런 한 명도 다친 애가 없습니다. 들아냈어요, 우리가."


및국이 핀 얼굴로 웃었다.


"농들은 다시 온다. 랄리 준비해라,"


김일두가 몸을 돌렸다.

원삼기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목표는 원삼기가 아니었다.
해리슨은 빈 타오와 마주않아 출을 마시고 있었다.

리첸이 옆에 합아 시중을 돌었다.

빈 타오는 말이 없는 편이었으나 술이 세었다.

검은 얼굴은 술을 마셔도 마신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다만 눈자위가 붉게 물들어 있는 것이 평상시와는 달라 보였다.


"빈 션생은 술이 째단 말이야."


해리슨이 끓어진 얼굴로 말했다.


"그리고 취했는지 어면지 알 수가 없어. 영 알 수가 없는 사람이야, 빈 선생은."


빈 타오는 히죽 웃었다.

검은 얼굴에서 깊게 패인 눈이 그를 바라볼 때마다 번들거렀다.

템의 눈을 보는 것 같았다.

그는 태국에 마약농장을 가지고 있는 마약조직의 보스였다.
태국 북부 국경지대의 원주민이 재배하고 거둬들이는 마약은 모두 그를 통해 동남아로 뿌려줬다.

 태국과 라오스나 미얀마 국경이 접해져 있는 곳에서 나오는 마약은 대부분

그의 손에 의해서 정제되고 판매 된다고 해도 과인이 아니었다.

그는 수백 명의 개인 군대를 거느리고 있었으므로 정부도 함부로 하지 못한다는 소문이었다.

그것을 증명이나 하듯이 마약을 가져을 패에는 그 자신이 직접 가지고 국경을 넘어왔다.
해리슨은 홍콩을 장악하고 있었으므로 빈 타오에게서 마약을 받아 중간상인에게 넘겼다.

해리슨을 통하지 않고는 마약을 판매할 수 없다
는 것을 빈 타오도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해리슨이 마약판매를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소매상들도 비싸더라도 해리슨에게서 마약을 구입하여

그의 구역 안에서 안전하게 거래를 하고 싶어 했다.
이윤이 몇 배나 남는.장사였으므로 해리슨은 빈 타오를 우대하고 있었다.


"지난번에 중간상인 하나가 한국에 들어가 약을 및겼다고 들었습니다만."


빈 타오가 입을 열었다.


"그렇소. 위천산이라고 나에게 물건을 가져가는 자의 부하였소.

위천산이 재수없게 되였지."


위천산은 전문 마약도매상이었다.

그는 해리슨에게서 마약을 받아 소매상들에게 넘겼다.

빈 타오도 그의 이름을 들어 알고 있었다.


"한국만 뚫으면 거래량이 부책 늘 텐데 말이오."


해리슨이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전화벨이 울렸다.

리첸이 일어나 전화를 받았다.


"전화예요."


리첸이 수화기를 건네며 말했다.

횐색 실내복을 몸에 달라붙계 입은 리친은 그림 속의 여자처럼 표정이 없었으나 아름다줬다.

그녀는홍콩의 한창 날리는 배우이자 탤런트였다.

희고 갸름한 얼굴에 밝은 눈이 해리슨을 바라보았다.

해리슨미 수화기를 받아들었다.


"응, 나야."


해리슨의 얼굴이 차즘 굳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눈을 부릅었다.

빈 타오는 냉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으나 리첸은 불안한 듯 눈을 깜박였다.


"당장에 치고들어가 잡아!"


해리슨이 낮은 소리로 으르렁대듯 말하고는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무슨 일입니까?"

빈 타오가 가볍게 물었다.


"아니오. 사소한 일입니다. "


해리슨은 가볍게 그의 물음을 넘겼다.

빈 타오는 잠자코 입을 다물 었으나 해리슨의 굳어진 표정은 한동안 풀어지지 않았다.

해리슨은 잔에 술을 채우더니 단숨에 들이마셨다.

리첸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형주량은 강개와 함께 오리엔트 호텔 앞에 차를 세웠다.

이미 호텔 앞에는 10여 대의 크고 작은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밤 12시가 넘어 있어서 거리에는 인적이 드물었고오리엔트호텔 앞은 더욱 한산했다.

평상시에도 손넘들을 받지 못하게 방해공작을 해오던 호텔이었다.
호텔 앞에 세워진 차량들은 그의 부하들이 타고온 승용차들인 것이다.

 해리슨과 강개가 차에서 내리자승용차들의 문이 일제히 열리더니 사내들이 쏟아계 나왔다.

모두 4, 50명은 되어 보였다.
강개가 형주량을 돌아보았다.

원삼기가 부상을 당하고 도망쳤기 때문에 이제는 강개가 장념의 조직을 맡게 되었다.

원삼기는 이 사건이 끝나면 문책을 받을 것이다.


"좋아, 들』가자."


형주량이 말하자 강개가 앞장을 딘다. 부하들이 우르르 달려와 그들의 앞뒤를 에워쌌다.

모두들 제각기 손에 쇠사슬과 단봉 등 가지각색의 무기를 들고 있었다.

단검을 움켜편 사내도 있었고 사슬을 감은 낫을 든 부하도 보였다.
호텔 입구에는 가로막는 사람들이 畿었으나 호텔 전계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어서 꺼링칙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로비만 불을 켜고 있었던 것이다.

홍성철이 다시 켠 것 같았다.
부하들이 현관의 회전문을 밀고 들어졌다.

그들의 뒤를 따라가던 강개는 부하들이 주총거리는 것을 보았다'.

강개는 그들을 제치고 앞으로 나딘다.

로비의 안쪽 벽을 등지고 10명 정도의 사내들이 벌려 서 있었다.

홍성철이 팔장을 핀 채 그를 바라보았다.

비디오로 찍어온 그의 얼굴을 보았으므로 낮이 익었다.
강개는 좌우를 살피면서 그를 향해 다가갖댜.부하들이 뒤를 따랐다.

모두들 입을 열지 않았으므로 로비의 대리석 바닥을 울리는 발자국소리가 요란하게 났다.

현관의 회전문이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강게는홍성철의 10미터쯤 앞에서 발을 멈줬다.

부하들도 그를 에워싼 채 그 자리에 딘다.

형주량이 부하들을 혜치고 나오더니 강개 옆에서 멈줬다.

그도 의외인 모양으로 홍성철에게서 시선을 돌려 좌우를 살켰다.

그들은 홍성철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잘 왔다. "


홍성철이 말했다.


"기다리고 있었다. "

 

그의 얼굴은 침착해 보였다. 형주량이 빙그레 웃었다.
"대단하군,홍성철. 10명으로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니 맥이 풀리는 군그래, "


"넌 누구냐-


홍성철은 그가 제2인자인 형주량인 것을 알고 있었다.


"난 형주량이고 이쪽은 강개야."


그의 말투가 느긋했다.


"물러나라. 여기는 네놈들이 들어을 수 없어."


홍성철이 좌우를 둘러보며 말했다.

조금포 위축된 것 같지 않았다.


"너희들이 우릴 몰아내려면 우리 시체를 끌고 나가야 할 거다. "


"이 새끼가 허풍을 떨고 있군그래."


강개가 불쪽 나딘다.


"허들수작 부리지 말어 네놈들은 내 한마디면 몇 분도 안 돼서 송장
이 돼 무름을 끊고 항복하면 그래도 목숨은 살려 주마. 그리고 내일
비행기에 태워서 한국으로 보내 주겠다. "


홍성철이 입을 벌리고 웃었다.


"처놈은 영어도 서틀지만 수단도 아직 어리군."


강개의 얼굴이 달아올람다. 그는 눈을 흡뜨고 한걸음 앞으로 나딘다.

홍성철의 주위에 벌려 선 사내들이 연장들을 고쳐 잡고 그를 노려 보았다.

모두 야쭈배트나 쇠몽둥이를 손에 쥐고 있었다.

강개의 주변에 둘러선 부하들도 무기들을 움켜잡고 출렁거렀다.


"잠판만."


형주량이 말했다.

 형주량은 자존심이 강한 사내였다. 무쪽뚝했으나 맺고 끊는 것이 분명했다.

잔재주를 피우는 것을 싫어했다.

 해리슨과는 20년 가깝게 조직을 키워 나간다.

충실했으므로 해리슨의 신임이 두터 워 일찍부터 지역 보스로 나가 있었다.
"그래, 넌 물러나지 못한단 말이냐


형주량이 물었다.


"그렇다. 내 집인데 내가 패 물러난단 말이냐


"네 부하들을 생각해."


"비겁한 놈들, 대가리 습자만 가지고 우줄대지 마라."


형주량의 이맛살이 찌푸려졌다.


"대가리 숫자?" '


"그렇다. 네놈들은 대충 鉛명은 되 쳤구나. 우린 10명이다.

숫자가 많다고 이길 것 같으냐?"


형주량이 강개를 바라보았다.


"10명을 골라라."


형주량이 말하자 강개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10명을 골라 저놈들과 싸워라."


강개가 히죽 웃었다.


"그러지요."


강개는 부하를 불러 빠른 소리로 무엇인가를 지시했다.

금방 10명의 사내가 앞으로 나쳤다.

김일두가 손에 침을 벨고는 부하들을 둘러보았다.


"얘들아, 이 새끼들을 박살내자."


김일두의 목소리가 로비를 울렸하. 홍성철은 싱긋 웃으며 앞으로 나졌다.


"강개라고 했지? 네가 10명 중에 끼였는가?"


"1골다. "


강개도 따라 웃었다. 형주량은 나머지 부하들을 뒤쪽으로 물러나게 지시했다.

홍성철과 김일두를 위시한 9명의 부하들이 앞으로 나딘다.


"너회들이 지면 물러갈 거냐


홍성철이 다가선 강개에게 물었다.

강개가 입을 벌리고 웃었다.

 형주량은 팔장을 끼고 뒤쪽에 서 있었다.

 그는 양쪽에서 10명씩의 사내들이 다가서는 것을 보았다.

홍성철과 강개 외에 맨손으로 대드는 사내들은 없었다.

모두들 손에 무기들을 쥐고 있었다.

다만 총기가 보이지 않을 뿐이다.

총기를 휴대한 사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떼에 그것을 꺼낸다는 것은 서로에게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자아, 시작해라."


형주량이 소리쳤다.

모두들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쇠뭉치가 부딪치는 소리,고함소리가 로비에 가득 넘쳤다.

김일두는 야구 배트를 휘둘러 낫을 가지고 달려드는 사내의 손목을 후려쳤으나

그자의 발길을 옆구리에 맞았다.

허리를 구부린 김일두는 그자의 발목을 걸어 넘어뜨리면서 배트로 어깨를 쳤다.
홍성철은 강개를 바라보고 나갖다.

강개의 동작은 기묘했다. 양다리를 발끝이 직선으로 놓이게끔 펴고 굽히더니

슬책 퓌어올랐다.

입맛을 다시면서 홍성철은 다가가서 주덕으로 강개의 복부와 안면을 쳤다.

 허리를 눕히면서 강개는 그의 주먹을 피하다가 배를 한차례 얻어맞았다.
그 사이에 홍성철은 가슴을 한번 채이고 그의 주먹에 얼굴을 찍혔다.
강개의 동작은 켰지만 실전경험이 별로 없어 보였다.

혼자 연습하라고 하면 보기에 좋을 것이다.
주변엔 엎어지고 정구는 사내들도 있었고 악을 쓰는 사내들도 있었다.

 비명을 지르는 사내가 있어서 홍성철은 가습이 철렁했다.

그 순간 강개의 발길이 날아와홍성철의 가승을 참다.

휘청거리며 홍성철이 한발짝 뒤로 물러서자 강개가 싱긋 웃었다.

그리고 다시 정충 뛰어올랐다.

홍성철의 안면이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었다.

홍성철은 다가오는 발길을 얼굴을 젖혀 피하고는 발을 들어 냅다 강개의 아랫배를 걷어랐다.

강개가 급급하게 두 손으로 홍성철의 발길을 막았으나 홍성철의
두손이 강개의 다리를 움켜잡고는 훌책 옆으로 비껴섰다.

강개가 방바닥에 어깨를 부딪히고 넘어졌다.

홍성철이 달려들어 발길로 그의 옆구리를 걷어차자 그는 몸을 굴리더니 벌백 일어싫다.


"덤벼라!"


강개가 소리높이 외쳤다.


"와아. "


그러자 뒤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현관 쪽에 몰려 서 있던 軸명 가까운 부하들이 달려든 것이다.

형주량이 입을 책 벌렸다.

감개가 미리 계획한 것이었다.

김일두는 40명의 사내들이 달려드는 것을 보았다.


"야! 정식아! 정식아! 꺼라!"


김일두가 소리높여 외쳤다.

그러자 불이 꺼졌다.

호텔 전체가 암흑에 싸인 것이다.

조그만 불빛 한점 보이지 않았다.
특탁거리는 소리는 아직도 들리고 있었다.

소리를 지르던 형주량의 부하 할 명이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잡자기 말소리가 뚝 그쳤다.

그러나 달려가는 소리와 비명소리는 계속해서 터져나왔다.

로비의 구석에서 누군가 라이터를 켰다가 시커멓게 달려드는

그림자를 보고는 입을 책 벌리더니 불을 졌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및어질 듯한 비명소리가 났다.


"모두 현관 쪽으로 가자!"


강개가소리쳤다. 그 순간 윙 소리가들려 급히 머리를 숙였다.

어깨를 스치며 야구 배트가 지났다.


"현관 앞으로 모여!"


이번에는 형주량이 외쳤다.

그는 이미 현관 옆의 기둥에 붙어 서 있었으므로 밖에서 비쳐오는 희미한 불빛으로

눈앞 5미터까지는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안쪽 로비는 그야말로 칠흑 같은 어둠 속이었다.

하나씩 둘씩 부하들이 달려왔으나 달려오는 도중에도 얻어맞는지 비명소리가 터졌다.

형주량은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부드득 이를 갈았다.

이놈들은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자기들끼리는 구별할 수 있는 무슨 표적이 있는 것 같았다.

비명을 지르고 도망다니는 것은 자신의 부하들인 것이다.
현관 앞으로 빠져나온 부하들은 10여 명밖에 되지 않았다.

나머지는 로비 안쪽의 구석에 숨어 있든가

더 깊은 안쪽으로 도딴을 쳤든가 다쳐서 자빠져 있을 것이다.
홍성철은 어둠 속을 조심스럽게 살켰다.

안쪽에서 다시 비명소리가 났다.

그의 손에는 땅바닥에서 주운 쇠뭉치가 쥐어져 있었다.

현관 앞의 5미터 지점 만에서 강개와 그의 부하들을 찾는 것이다.
이미 계획한 대로 그의 부하들은 현관과 1, 8미터 떨어진 지점에 벌려서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움직이고 뛰는 것은 모두 강개의 부하들이었고 그들은 벌려 선 부하들에게

사정없이 얻어맞아 뻗었다.

그들이 오기 전에 김일두의 지휘로 불을 끄고 연습도 해보았던 것이다.

강개의 부하들이 약속을 깨고 한꺼번에 달려든 것이 차라리 다행이었다.
많을수록 좋은 것이다.
발자국 소리가 앞에서 들렸다.

조심스럽게 다가오고 있었다.

홍성철의 부하들은 모두 안쪽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므로 현관 쪽을 향하여
다가오는 이놈은 강개의 부하임에 틀림없었다.

홍성철은 숨을 죽이그 기다렸다.

발자국 소리가 더 가까워졌다.

이젠 숨소리가 들렸다.

흥성철은 쇠몽둥이를 번책 들고는 어둠 속을 향해 내리쳤다.


 

 "아이고!"


자지러질 듯한 비명소리가 났다.
중국말이었다.
로비 안쪽에서 달려가는 발자국 소리가 났다.

대여섯 명이 달려갔다.

그러다가 또 몇 사람과 맞닥뜨린 모양인지 격렬한 싸움이 일어났다.

날카롭게 최붙이들이 부및치는 소리가 들리고 이어서 비명소리가 터졌다.

홍성철은 빙긋 웃었다.

저회들끼리 싸우고 있는 것이다.

그들 은 한동안을 싸우더니 다시 비명소리가 울렀다.

이젠 우리측에게 맞고 있는 것이다.

형주량은 갑자기 몸을 돌려 현관문을 열고 뛰어나갔다.
두어 명의 부하들이 뒤를 따르자 현관 안쪽에 몰려서 있던 10여 명의
부하들이 일제히 밖으로 달려 나갖다.

홍성철은 현관을 가리고 졌던 무리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았다.

어둠 속에서도 그들의 모습은 똑똑히 보였다.


"자, 가자!"


홍성철이 입을 열어 소리쳤다.

어둠 속에 늘어서 있던 부하들이 일제히 몸을 움직였다.

김일두가 그들을 하나씩 수습하듯 확인하는 소리가 들렸다.
비행기는 높은 산마루를 스칠 듯이 지나치면서 고도를 꼭쪽 내렸다.
발아래에 홍콩이 내려다보였다.

산기슭까지 무수한 빌딩들이 들어차 있었다.

길쪽한 빌팅들은 아파트인 것 같았다.

옆자리의 김칠성이 딘을 잃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비행기가 중쿵 소리를 내며 바퀴를 내려놓았다.

바닷가로 델어 있는 좁은 활주로가 보였다.

홍성철은 홍콩섬의 여관으로 피선해 었었다.

오늘 아침에 연락을 받은 것이다.

어첫밤의 싸움에서 5명의 부하들이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두 달 가깝게 몇 명 안 되는 부하들과 함께 버텨왔으나

그는 한 번도 급하다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홍성철은 가습을 조이면서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어젯밤의 전화에서 그는 마지못한 듯 망설이다가 말했다. '


"형님, 애들 입뭔시키고 저하고 일두까지 해서 5명 남았숩니다. "


그러고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강만철이 뒤에 앉은 부하들에게 무언가를 지시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스튜어디스가 서둘러 자리에 當고 있었다. ·곧 착륙할 모양이었다.
바다가 와락 다가왔다.
세관의 창구 앞에 서 있던 凉만철은 참구로 다가오는 10여 명의 경찰들을 보았다.

그들은 바활쪽 사무실에서 쏟아져 나왔다. 요핑 센터가 좌우로 늘어서 있는 통로에도

10여 명의 경찰이 늘어서 있었다.

사복을 입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5, 6명의 사내들도 경찰 같았다.

강만철은 앞쪽에 서 있는 김원국에게 다가간다.


"형님, 경찰들이 깔렸습니다. "


"나도 봤다. "


세관 창구를 바라보면서 김원국이 말했다.


"어젯밤 호텔에서 일어난 소동으로 경찰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 "


"그건 우리하고 관련이 없지 않습니까?"


"관련이 있지. 경찰들은 우리가 응원온 줄 알고 있어."


"분산시켜라. 수단껏 각자 행동해서 흩어져서 모이도록 해."


강만철이 몸을 돌렸다.

경찰들은 홍성철이 몸을 피했으나 한국에서 구원하러 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자 입국자 명단을 사전에 체크할 수 있었고 김원국과 강만철 둥의 이름을 찾기는

쉬운 일이었다.
차총 세관 앞에 늘어선 사람들이 줄어들었다.

김원국은 힐끗 뒤를 돌아보았다.

그가 타고온 대한항공에는 3, 切명의 관광객이 타고 있었다.

모두 한국인들이었다.
강만철과 김칠성은 혼잡한 사람들 사이에 끼여 보이지 않았다.

김원국은 세관원에게 패스포드를 내밀었다 세관원이 패스포드를 받고는 컴퓨터의 키를 두드렸다.

그러고는 뒤에 선 사복의 사내를 돌아보았다.
사내가 컴퓨터를 들여다보더니 김원국의 여권을 집어 들었다.


"김원국 씨이십니까?"


그의 말투는 정중했다.


"그렇습니다. "


"잠깐 저하고 사무실로 가시지 않했습니 까?"


김원국은 잠시 그의 말굴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입니까?"


"조사할 것이 있습니다. "


그는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늘어선 경찰들이 김뭔국을 바라보고 있었다.

김원국이 끄덕이자 그는 앞장을 섰다.

2명의 제복경랄이 김원국의 뒤를 따랐다.


"제기랄,"


별찍이 서 있던 강만철이 혀를 랐다.

김원국의 이름을 컴퓨터로 두들기는 것을 보았다.
그렇다떤 꼼짝없이 자신도 걸려들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보세구역에 머물고 있을 수는 없다.
강만철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부하들은 그의 지시대로 제각기 분산 되어 있었다.

컴퓨터에 기록되지 않는 부하들도 있을 것이다.
홍콩 경찰이 제일그룹 직원들의 어느 선까지 명단을 확보하고 있는 지는 알 수 없었다.
문득 강만철은 해리슨도 우리의 도착 사실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이 우연히 입국자 명단을 체크하다가 발견했더라도 해리슨과 끈이 닿아 정보를

줄 수도 있는 것이다.
김칠성은 김원국이 경찰과 함께 사무실로 가는 것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이맛살을 잔뜩 찌푸리고 그들을 노려보았으나 어절 수가 없었다.
강만철은 보이지 않았다.

부하들은 제각기 관광객 들에 끼여 있거나 아예 다른 비행기에서

내린 외국인들과 어울려 있었다.

 끊임없이 비행기가 착륙하고 있었으므로 10분도 되지 않아 입국장에는

한때의 승객들이 몰려왔다.

보통때의 홍콩 세관은 여권만 힐끗 보고는 도장을 내려찍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여권을 가친 남자를 일일이 확인하는 바람에 입국창구

다섯 곳에는 기다란 줄이 만들어져 있었다.

성미 급한 승객들이 주덜거렀다.
김칠성은 뒤쪽에 다가와 서는 젊은 여자를 보았다.

 訓, 6살로 보였다.

동행이 없는 것 같았다.


"저, 실례합니다. "


김칠성이 다가가 말했다.

그녀는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한국분이세요?"


"네 . "


퍼머한 머리가 어깨에 닿아 있었다.

피부는 랫밑에 탄 듯 거무스름 했으나 윤기가 났다.

미인축에 들었다.

입술을 꽉 다물고는 그를 경계하는 듯 머리를 조금 젖혔다.


"지금 바쁘십니까?"


"왜요?"


"바쁘시지 않으면 저기 의자에 當아서 제 부탁 좀 들어주쇼."


김칠성은 통과승객들이 몰려 當아 있는 뒤쪽을 눈으로 가리켰다.


"저 바빠요."


그녀는 더욱 경계하는 듯 주춤 앞쪽으로 다가가 앞사람에게 붙어셨다.


"난 밀수꾼이나 그런 사람 아님니다. "


세관창구 앞은 더욱 혼잡해졌다.

다시 수십 명의 승객들이 몰려와 김칠성의 주변에 싫다.

이번 비행기는 대만에서 도착했는지.

요란한 중국말이 주변에서 들렸다.


"글째, 전 바빠요."


"여보쇼, 한국사람끼리 좀 돕고 삽시다. "


김칠성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난 죄지은 사람이 아니라고 했지 않소? 내 이야기 좀 들어 보란 말이오."
여자는 세관창구를 바라보았다.

그녀도 여권검사가 오늘따라 유난히 까다로운 것을 알고 있는 눈치였다.


"도대제 패 그러시는데요?"


그녀가 짜증스레 물었다.


"10분만 내 말씀 좀 들어 보시오."


"여기서 하세요."


김칠성은 혀를 業다.


"형님, 만철 형및도 사무실로 들어가셨습니다. "


부하 한 명이 다가와 이야기를 하고는 몸을 돌려 통과승객 대합실로 향했다.

그곳에는 7, 8명의 부하들이 어슬렁 거리고 있었다.
기회를 봐서 나갈 모양이었다.
그녀도 그 말을 들었다.


"무슨 이야기예요?"


발을 멈추고 김칠성을 바라보았다.

뒤에 서 있던 중국여자들이 그녀를 젖히고 바짝 앞사람에게 달라붙었다.


"딘 김칠성이라고 합니다. 32살에 총각이오."


뒤쪽 대합실 의자에 합아 세관창구를 바라보면서 김칠성이 말했다.
여자는 그의 옆에 맞아 잠자코 있었다.


"홍콩에 일이 생겨서 꼭 들어가야 하는데 저기 보시다시피

경찰들이 우리 일행을 가려내고 있어요."


"경찰들이야 사건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는 것이겠지만

우리 형님 한분하고 동생들이 흥콤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단 말이오."


"가서 구해 내야겠는데 저놈들이 어느새 알고는 우리를 가려내서

 돌려 보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여자가 김칠성을 바라보았다.

확 다물었던 입술을 조금 때었다가 다시 닫았다.


"나는 꼭 나가서 형님을 구해야겠는데,

이것 잘 될지 모르지만 댁이 내 색시가 되어서 어디 신혼여행이나 온 것처럼 말이오,

그렇게 한번


"싫어요."


그녀가 한마디로 잘라 말했다.


"무서워요."


"여보쇼."


김칠성이 이맛살을 찌푸리고 그녀에게 다가앉았다.


"죄를 짓는 것이 아니랄고 했잖소?

댁은 내 마누라인 시농만 하면 되는 것이고 설령 경찰들이 그걸 안다고 해도

당신에겐 아무 해가 없어요.

나도 마찬가지요.

그냥 조사한답시고 귀찮게만 할 거요.

그렇지만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그래요.

내가 사례를 하겠어요."


김칠성이 열심히 말했다.

이렇게 여자를 설득하기는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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