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 전 ◑
"의원님은 기대가 크십니다.
이 사장께서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셔야 할 겁니다. "
김석주 비서관이 말했다.
切대 중반인 그는 이미 어지간히 취해 있었다.
이철주가 머리를 끄덕였다.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난 바닥에까지 내려가 본 사람입니다.
더 이상 실수하지 말아야죠. 암요."
"실수라니오?"
여당 실세 중의 한 사람인 고인흐 의원의 비서관을 10년 이상이나 지낸
김석주는 웬만한 초선 국회의원보다 수완이 좋았고 고 의원으로 부터도
신임을 얻고 있어 거드름 퍼우는 일이 아주 어울렸디.
그는 이 번 일이 바무리되면 크게 사례하겠다는 이철주의 말에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긴 고인호 의원이 체면상 할 수 없는 얘기들을 그가 나서서 처리하고 있었으므로
그것은 당연한 일처럼 보였다.
이철주가 옆에 앉은 여자들을 내보내고 나서 심각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f‥‥‥ 판결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글째, 이 사장께서는 그가 감옥에 오래 있을수록 좋으시겠군요?"
붉은 얼굴로 그는 웃음을 띠었다.
"당연히 중벌이 있어야 할 것 아님니까? 그리고 저도 시간이 필요합니 다. "
"김원국처럼 장악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그때면 김원국이 나와도 별 수 없겠구먼."
"최소한도 2년은 걸립니다. "
"2년이나?"
김 비서관은 놀라는 표정이었다.
"아니,우리가 뒤에서 밀어 주는데 무슨 시간이 그렇게 걸린단 말입니까?
김원국의 중요한 부하들도 모두 잡혀 있지 않습니까?"
"과거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내 조직을 만드는 데 그만큼 시간이 걸립니다.
어느 정도는 확보했지만‥‥‥‥
"허어, 선거가 내일모렌데 큰일났군."
이철주는 그가 걱정하는 것이 무언지를 알아차렸다.
아닌게 아니라 그날의 술자리도 김석주가 먼저 제안을 했고 이철주는
자신이 약속한 30억에 대한독촉이 있을 거라 짐작하고 마음이 무거웠던 터였다.
"얼마나 필요하십니까?"
고인호 의원에게 이미 5억을 바쳤으나 나머지가 문제였다.
김 비서관은 불쾌한 듯 얼굴을 돌리고 입을 열지 않았다.
"계획한 대로는 안 됩니다만 4, 5억 정도는 더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조금 시간을 주셔야 하겠는데‥‥‥‥
"야단났군."
"예, 저도 밤잠 안 자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이거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
"아아, 이 사장, 내가 그런 말 들으려는 게 아니고, 4, 5억이라니.
그게 말이나 됩니까?
그런 푼돈 바라고 우리가 무리를 해서 이 사장을 밀어드리는 줄 아시오?"
"이것 참, 명의 이전이 힘들게 생겨서 말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몇 번이나 재촉했지만 그놈들이 즘체로 명의 이전을 안 한다고 합니다.
차라리 죽이라고 한다는데 어떡합니까?"
이철주는 변명의 구실을 그쪽에서 찾았다.
"놈들이 두 손을 들고 대표이사 명의만 이전시켜 준다면 문제가 아닌데‥‥‥
나머지 꼭 25억은 그것을 담보로 빌릴 작정이었습니다. "
김 비서관은 술맛이 달아난 듯 보였다.
"재판이 있기 전에 명의 이전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나도 일하기가 쉽고 약속도 지킬 수가 있어요.
재판이 끝나면 놈들은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
이미 형이 확정된 터라 명의를 이전해 주나마나라고 생각하겠지요."
"하긴 지독한 놈들이라더군."
"보통 악질들이 아님니다. "
그들이 다시 다그칠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한 이철주는 김석주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김원국은 김중오 검사의 뒤쪽에 걸린 달력을 바라보았다.
오늘이 7월 4일이니 구속된 지 한달이 넘었다.
어느 사이에 한여름이 된 것이다.
"담배 피우겠소?"
담배갑을 그의 앞에 밀어 音으면서 김중오가 입을 열었다.
처음 만났을 때보다 그의 어투가 한결 정중했다.
김원국은 머리를 저었다.
"요즘은 선거 때문에 시끄러워요."
김중오가 담배를 입에 물면서 말했다.
"김 사장은 재수없다고 생각하고 있소?"
김원국은 시선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으나 대답하지 않았다.
"고집을 부리고 있는 건 뭔가를 믿고 있기 때문입니까?"
"김 사장, 그러면 그럴수록 당신에게 손해라는 걸 모릅니까?"
점점 김중오의 말소리에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인정할 것은 해야 할 것 아니오? 조직을 이끌던 사람이 그러면 됩니까?"
"월 인정하란 말입니까?"
김원국이 물었다.
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김중오를 바라보았다.
"당신 잘못을 말이야!"
"난 잘못한 것이 없고, 내가 스스로 잘못을 느꼈다면 이야기했을 겁니다.
난 내 양심과 도의를 깨뜨리지 않았습니다. "
"법과 질서는 어떻게 하구?"
김중오가 입술을 비틀며 물었다.
"그것을 당신 마음대로 해석해서 양심에 꺼리지 않으면 집행하는 거요?"
"그런 일 없습니다. "
"이봐요."
김중오는 담배를 재떨이에 내려놓았다.
"당신이 협조해 주지 않으면 당신 동생들이 고생이야."
"그럴 리가 없숨니다. 그들은 그렇게 약하지 않아요."
"하다못해 반성의 빛이라도 보이란 말이야!"
김원국은 입을 다물고 그를 바라보았다.
오늘은 그가 초조해 보였다.
"월 말입니까? 월 반성하면 되겠습니까?"
김원국의 말이 비꼬는 것처럼 들렸는지 김중오가 노려보았다.
"당신이 사업체들을 매앗아 간다는 것을 알고 있소."
"그런 사회에서는 당연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것은 위법이오."
"그 사업체들을 돌려 주시오."
"무슨 사업체 말입니까?"
"제일상사와 제일실업 말이오."
"그 회사들이 당신의 동생들 이름으로 명의가 되어 있더군.
그것의 명의 이전을 해주시오.
그러면 그 부분의 행위는 없던 걸로 해주겠소."
"당신 동생들에게 말해 주는 게 좋을 거요.
이건 모두 당신을 생각해서 하는 내 충고요."
"누구에게 명의 이전을 합니까?"
"그건 나도 모르겠소, 원주인이 있겠지."
"충고 고맙습니다. "
김중오는 김원국을 바라보았다.
눈을 깜박이며 그의 표정을 보면서 잠사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변호사를 만나게 해주십시오."
"내 충고를 잘 들었소?"
"들었습니다. 변호사를 만나도록 해주세요."
이제까지 접견도 금지되어 있었으므로 전번에 이 변호사를 한번 만 났을 뿐이었다.
"알했소. 그렇게 하나씩 풀어 나갑시다. 그러면 당신도 좋고 동생들도 좋은 거요."
김중오는 얼굴을 펴고 머리를 끄덕였다.
밤이 깊어 있었다.
3難륵라리 알전구가 회미한 빛을 내며 천장에 매달려 있었고 빛을 보고 찾아든
나방 몇 마리가 어지러이 전구 주위를 날아다니고 있었다.
길게 철어 있는 복도에 면하여 20여 개의 감방이 나란히 붙어 있었으나
그 사동에 수감된 사람은 김원국 밖에 없었다.
외부와의 연락과 대화가 완벽하게 차단된 생활이었다.
김원국은 책상다리를 하고 방안에 앉아 있었다.
그는 낮에 김중오를 만났던 일을 곱셉고 있었다.
명의 이전을 원주인에게 하라는 김중오의 말이 가승에 남아 있었다.
제일상사는 원주인이 있을 수가 없다.
그리고 한강상사는 자연히 폐업이 되었고 그 업무가 반도실업을 거쳐
이름만 바꾼 제일실업의 업무가 된 것이다.
이철주인가?
김원국은 퍼뜩 눈을 들었다.
이철주가 배후에 있는가?
그동안 이철주에 대해서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는 발을 붙일 곳이 없었으므로 서울을 떠났을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애써 그를 찾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원명구의 공장서류를 돌려 받고자 했을 때 오유철이가 금방 찾아오했다고 나갔지만
김원국은 오히려 그를 말렀었다.
"서둘 것 없다. 언젠가는 찾게 돼 있어.
그리고 공장차리는 거야 우리가 처리할 수도 있잔니.
원 사장네 그 공장 기계도 많이 달았다던데 우선 시작하고 보자."
당시 간부회의 때 그가 했던 말이 퍼올랐다.
그때 철컹거리며 복도 끝의 사동문 여달히는 소리가 들렸다.
근무교대인 모양이었다.
교대한 교도관들은 언제나 뚜벅뚜백 발소리를 내며 다가와 힐끗
시찰구를 통해 김원국을 확인하고는 돌아가 버렸다.
그러고는 복도 끝의 담당실에서 싸구려 소설을 읽거나 꾸벅꾸벅 졸면서
시간을 때우다가 시간이 되면 다시 교대를 했고 발소리가 울리고, 그것 뿐이었다.
말을 거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 생활에 익숙해진 김원국은 잠깐 끊어졌던 생각을 이어 다시 깊은 상념에 빠져들었다.
'똑똑.'
철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김원국이 고개를 들자 낮선 교도관이 시찰구를 통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신참으로 보였고 돌아가며 교대를 하다가 이곳에 배치된 것 같았다.
김원국이 웃어 보이자 그는 창살에 어깨를 기대고 있다.
"심심 하시죠?"
상냥하게 물었다.
20대 초반으로 두름한 얼굴이었으나 심성이 순박하게 보였다.
"더구나 이렇게 텅빈 곳에 흔자 있으면 더 답답할 거 같아요. 그렇쵸"
"할 수 없지요."
김원국이 그에게 이끌려 말을 받았다.
신참인 그는 소문으로만 듣던 암혹가의 보스인 김원국에게 관심이 쓸린 모양이었다.
"제 선배가 영동에서 술집 지배인을 해요. 이름이 유일천입니다. 아세요?"
김원국이 웃으며 머리를 저었다.
"하긴 높으신 분이라‥‥‥‥
그러나 비꼬는 것 같지는 않았다.
"김도식인가 그놈 때문에 고생하시는구먼요."
그는 목이 아픈지 주먹으로 목덜미를 두드렸다.
"그놈이 물고 늘어졌다고 하던데요. 그렇죠?"
김원국은 얼굴에 다시 웃음을 띠었다.
호의를 가지고 이야기를 거는 그가 우선은 고마줬던 것이다.
"제가 접견 템통담당 하다가 그 친구 면회할 때 있었거든요.
면회온 그 사람 여자 깨나 후리게 생겼더구먼요."
"첫날 사장인가가 와서 면회를 하던데요.
접견물을 그렇게 많이 넣어 주는 사람 첨 왔어요.
영치금도 듬쪽듬쪽 넣어 주고,
그런 사람이 징역 수발하면 징역깨는 건 식은죽 먹기일 거예요.
그런 거 보면 그쪽 사람들이 확실히 통이 큰 거 같아요."
"옛날 사장?"
김원국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가셨다.
"예, 및날에 그 친구를 데리고 있었다든가 어됐다든가 하더군요."
"이름이 뭡디까?"
교도관은 잠시 머리를 갸웃거렸다.
"글째, 내가 그때 보긴 봤는데‥‥‥‥ 왜요? 확인해 드릴까요?"
"이철주 아님디까?"
"네? 이철주? 글쎄‥‥‥‥
"마르고 마흔여템이나 아흡즘 되어 보이는 사람 아님니까?"
"예, 맞아요. 그 사람 아세요?"
교도관이 반색을 하며 물었다.
그는 김원국이 관심을 갖자 기뿐 모양이었다.
김원국은 잠자코 그를 바라보았다.
"고맙소, 담당넘. 그런데 그게 언제였습니까?"
교도관은 열심히 기억을 더듬는 듯 머리를 갸웃거렸다.
"아마 6월 초순이었을 겁니다. "
교도관이 틀림없다는 듯 밝은 얼굴로 말했다.
김원국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들이 체포된 것은 6월 13일이었다.
이제 윤곽이 드러나고 있었다.
김중오의 명의 이전에 대한 압력과 김도식의 칠저한 배신의 배후에 이철주가 있었던 것이다.
김원국은 가습이 뛰었다.
다음 날 오전에 이길량 변호사가 찾아왔다.
그는 접견실 문을 열고 들어서서 탁자 위에 가방을 내던지듯 내려놓았다.
땀을 많이 흘리고 있었다.
"망할놈들. 이렇게 만나지도 못하게 하면 저회들이 변호까지 다하지 그래 ."
그는 의자에 앉자 손수건을 꺼내 이마의 땀을 밖았다.
"더운데 고생이 많으십니다. "
김원국이 인사를 했다.
"여긴 그래도 바깔보다 시원하군. 그렇지만 자네 가습에는 불덩이가 들어 있겠구먼?"
김원국이 웃어 보였다.
"얼마 전에 원 사장이 날 찾아왔었네."
이길량이 상체를 숙이곤 말했다.
"원명구 사장 말입니까?"
"그래, 그 사람 말에 이철주가 제일상사와 제일실업을 매일 들른다는 거야."
"그래서 내가 알아보았네. 그 말이 사실이었어.
부하들까지 준비해 놓고 치밀하게 움직이고 있었네.
이제는 통째로 삼키려고 하는 것 같아."
김원국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것을 보자 이길량이 의외인 듯 물었다
"아니, 이 사람아, 자넨 놀라지도 않는가?"
"저도 어제서야 내막을 알 수 있었습니다. "
김원국은 김중오가 강요하다시피 했던 명의 이전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교도관에게 들었던 이철주와 김도식이 면회를 한 사실도 말했다.
"나쁜 놈들."
이길량이 김원국을 바라보며 말했다.
"도대체 이철주 그놈이 김중오에게 뭐라고 모함을 했길래 이 지경까지 되었을까?"
김원국은 머리를 저었다.
"김중오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철주가 명의 이전을 서두는 게 우선 수상하과‥‥‥‥
"그야 이철주가 이 기회다 싶어 확실히 해두려는 게 아니겠는가?"
"그럴 수도 있지만‥‥‥‥ 이철주는 잔피가 많은 놈이죠.
자기 딴엔 원가 크게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하긴 늘 제 발등젝는 거였지만 말입니다. "
"발단은 김도식이었지만 이철주가 들어 일을 키웠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 과정에서 누군가의 힘을 업었을 겁니카.
아니면 그 힘을 끌어들였든가. 절대 혼자서 일 꾸밀 스타일이 아님니다. "
"돈으로 그 힘을 왔을 겁니다.
그런데 제가 알기로 이철주 재산이 별로 방은 게 없습니다.
원명구 씨 공장을 처분해도 그렇고‥‥‥‥ 그리고 그게 그리 쉬운 일도 아닐 거구요.
자기도 떳떳하지 못한 건데 팔아도 헐값이었을 겁니다. "
"그렇다면 자네 제일실업이나 제일상사 명의를 이전받아서 되판단 말인가?"
"조직적으로 먹어 들어오는 걸 보면 팔 것 같지는 않고 그걸로 어떻게든 돈을 만들려 하겠지요."
"그렇겠구먼‥‥‥‥
"그런데 그 돈이 검찰로 갈까인 그 구런 돈이?"
이길량 변호사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선거철이라니 정치권으로 홀러들어갈 것 같습니다. "
"옳거니. 내가 그 생각을 못했구먼."
김원국은 입을 다물고 들어져라 벽을 웅시하고 있었다.
한참만에 김원국이 입을 열었다.
"변흐사님."
그의 목소리는 깊이 가라앉아 있었다.
"제가 변호사님께 크게 신세를 져야 할 것 같습니다.
저를 도와 주십시오."
이길량 변호사는 그의 눈빛을 마주 받았다.
명예를 목숨처럼 소중히 여겼고 치열한 자존심을 갖고 있던 김원국에게서
그처럼 절박한음성을 듣기는 처음이었다.
나이는 철씬 어렸으나 언제나 그에게서 큰남자의 체춰를 느끼던 이 변호사는
일을 떠나서 그를 사랑했다.
남자들 끼리의 도도한 애정 -. 이길량 변호사늘 어떤 얘기든 듣고
혼신의 힘을 다해 그를 도와 주리라 작정했다.
"얘기하게."
"전에 이철주가 한강상사를 운영할 적에 고인호 의원에게
지원금을 보냈다고 저한테 자랑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
"고인호?"
"그때 그놈은 제 주변에 정계와 관계의 고위충 인사들이 않다는 것을 자랑했었지.5.."
"특히 고인호 의원과 김 뭐라고 하던 비서관과는 밀접한 관계라는 것을 대놓고 자랑하더군요,
그때 저는 그 얘기를 듣고 이철주가 참 한심한 놈이라 생각했습니다. "
"그렇군."
이길량이 탄식하듯 말했다.
"고인흐에게 이철주가 제의했을 가능성이 제일 를니다. "
이길량은 막막한지 한숨을 쉬었다.
"변호사넘, 고 의원을 만나 주십시오."
이길량이 다음 얘기를 재촉하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저로서도 모험입니다.
변호시성도 마찬가지구요. 잘못 짚었을 때를 생각하떤 저나 변호사넘이나 치명적이니까요."
"그게 문제야‥‥‥‥ 고인호가 아닐 수도 있는데‥‥‥‥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부딪쳐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철주가 얼마를 제의했는지 모르지만 100억 내겠다고 하십시오."
"가만, 가만, 김 사장, 내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네."
"죄송합니다. 하지만 변호사님,어차피 이번 일은 돈이 관건일 것입니다.
변호사넘과 이렇게 얘기를 나누면서 더 확실해집니다만 명의 이전을 그렇게 서두르는 것도
그것을 담보로 돈을 만들려는 속셈밖에 없습니다.
명의 이전이 안 되어도 영업은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제일상사나 제일실업 이름이 중요한 것이지.
그 건물이나 부동산은 15억이나 갈까 몰라."
"그렇지만 명실공히 명의 이전을 받아 영업한다면 담보가치는 필씬 높지요."
"아무려나, 그래도 100억이라면‥‥‥‥
이길량은 주저하는 것처럼 보였다.
김원국은 머리를 저었다.
"어절 수 없습니다.
누명을 쓰고 돈을 건지느니보다 맨몸으로라도 깨끗한 이름을 남기겠습니다. "
"고 의원을 만나 봐 주십시오."
이길량은 머리를 」1덕였다.
"알겠네, 참, 이렇게 해서 자네가 깨끗한 몸이 된다는 것이 우습기도하지만 서글프기도 하네."
"명의 이전은 그쪽에서 지정한 아무에게라도 해준다고 하십시오.
이철주는 안 됩니다. 그리고 제가 풀려난다면 보름 안에 돈을 만들겠습니다.
그 뒤에 명의는 다시 돌려줘야 합니다. "
이길량은 머리를 끄덕였다.
"해보겠네.다만 자네 짐작이 틀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네.고인호라 ‥‥‥‥ 세상 참 더러워졌군."
그는 시계를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서둘러야겠어."
김원국은 이길량 변호사가 나간 후 방으로 되돌아왔다.
운동시간이 지났으나 오늘은 움직이지 않았다.
하루에 3시간씩 감방 안에서 제자리 달리기와 괄굽혀 펴기를 해왔던 것이다.
땀을 비오듯 쓴아 내면서 운동을 할 때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잡념을 잊기 위해서도 운동은 필요했지만 신체를 단련시키는 것은
그의 정신력을 강하게 만들어 주는 바탕이었다.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과 겨룬다는 것은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권력을 가진 사랍들은 그들이 강하므로 언제나 정의가 되었다.
그들은 한번도 싸워서 패하지 않았다.
패한 쪽은 약했고 따라서 불의였다.
약한 쪽이 악으로 매도되어야 강한 자와, 권력가와, 정의로운 사람들의 명분이 딘던 것이다.
어느 누구도 강한 자가 악하다고 말할 수가 없다.
그런 자들이 있다면 국가의 기강을 해치는 자들이다.
김원국은 자신이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의 처세가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도 깨닫고 있었다.
명분을 찾아 타협하지 않고 스스로 절제했던 순간들이 웃음거리가 되어 버린 느낌이 들었다.
김원국은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방바닥에 엎드려 팔굽혀 펴기를 시작했다.
"아니, 이게 누구요. 거물 변호사성 아니십니까?"
실내복 차림의 고인호 의원이 새삼스럽게 놀라는 척 해보였다.
이길량 변호사는 昔쓸한게 웃으며 그가 권하는 방바닥위의 방석에 않았다.
"저녁 식사는 하셨숩니까?"
"네, 했습니다. "
이 변호사는 그러나 저녁을 먹지 않았다.
한가하게 저녁식사 타령을 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김원국과 혜어져서 고인호 의원과 친한 정달섭 의원을 찾아가 부탁을 했다.
정 의원은 여당의 채선의원으로 이 변호사의 후배였다.
학교와 검찰의 후배여서 부탁할 만했다.
정달섭은 해박한 법률지식과 달변으로 당에서 인정받는 을사였다.
그가 고인호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저녁에 딘둘이 고인호의 집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정해 준 것이다.
이 변호사는 고인호와 안면이 있었다.
그가 검찰의 차장 검사로 있을 때 고인호는 초선의원이었다.
국회의원 독직 사건에 연루된 고인호를 만나 증언을 들었었다.
고인호에 게는 불쾌한 기억이었을 것이다.
이길량 변호사는 오후 내내 고인호 의원을 만나는 일에 대해서 앞뒤를 재보았다.
일이 맞아 떨어진다면 단도직입적으로 얘기를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이 일에 및혀 있는 장본인이 아니라면 공연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일이었다.
고인호로서는 그런 얘기를 듣는다는 것 자체가 모욕일 수가 있는 일이기도 했다.
고인호는 정달섭 의원으로부터 이길량 변호사가 긴히 만났으면 한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서
속으로 무척 당황했다.
"아니, 그 양반이 갑자기 나를?"
"저도 자세히는 모르했고, 여하튼 꼭 만나 뵈었으면 하더군요.
무슨 얘긴지 말이나들어 보시죠.뭐,흑시 압니까,
총무님께 실탄 지원이 있을지, 허허."
그렇게 해서 이루어진 약속이었다.
고인호는 고인호대로 이 변호사와의 약속에 대해 이리저리 궁리해 보았다.
김원국과 관련된 얘기를 해을 것이 틀림없다.
자, 그렇다면‥‥‥‥ 고인호는 노회한 스스로를 믿었다.
얘기에 따라서 대응하되 허른소릴 하면 되받아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 일에 이골이 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점점한 건 사실이었다.
"책이 많습니다. 여러 종류를 고루 갖추셨군요."
서재였으므로 천장까지 가득 장서가 항여 있었다.
고인호는 빙긋 웃었다.
"변호사넘은 내가 책 읽을 시간이 있겠느냐고 생각하시는 것 같군요."
"허어, 이런, 이젠 못 당하겠는데요. 말씀에 관록이 붙으셔서,"
사양하는 말도 되었고 비꼬는 말로도 들릴 수 있었다.
"어때요? 장사는 잘 되시고?"
고 의원이 눈살을 즘혀 으스스한 표정을 만들어 보이며 물었다.
야 비한 표현이었다.
무례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불쾌한 심사를 애써 누르며 어차피 흥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 아닌게 아니라 요즘 제가 큰 건 하나를 물어서 늘그막에 체면불구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
"호오, 부럽습니다. 노익장이시군요."
"그런데 영 길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래서 경륜 있으신 고 의원넘을 뵙고 한수 지도받을까 싶어서, 하하하."
부드러운 표정으로 나누는 대화였지만 두 사람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서로의 의중을 혜아리느라
앞에 툴인 찻즌에 손도 대지 않고 있었다.
이 변호사는 문득 이런 변죽울리는 얘기가 무슨 쓸모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의원넘, 제가 김원국이 고문 변호삽니다. "
"그도 사람이라 이젠 깨달은 것 같습니다. "
"잠판, 그런 얘긴 검사나 판사한테 가서 하셔야지‥‥‥‥
말로리를 흐리는 여운이 얘키를 재촉하듯이 들렸다.
이 변호사는 침을 삼켰다.
"쉬셔야 할 텐데 본론을 말씀드리지요. 김원국은 죄가 없습니다. "
"원, 저런, 누가 변호사 아니랄까화 그러십니까."
고 의원이 券쓸한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제가 담당검사, 함주민이라고 젊은 친군데, 그 친구도 만나 榮습니다.
뚜렷한 증거가 하나도 없어 공소유지에도 자신이 없는 눈치였습니다.
국민들도 믿지 않아요. 이것도 선거용 관제사건이 아닌가 하는 거지요."
"아니, 변호시성, 무술 말을 그렇게 고 의원의 얼굴이 붉어졌다. '
"아무리 사석이래도」‥‥‥ 좋소,손님이니 대접해 드리리다. 정 의원
의 부탁도 있고 하니‥‥‥‥
"제가 명예를 걸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저와 의원님과 김원국 셋만 아는 이야기로 하고 싶습니다. "
고 의원은 이 변호사의 심각한 얼굴을 보면서 잠자코 있었다.
"김원국을 설득했소. 어했든 물의를 일으켰으니 회개하는 뜻을 보이라고 했습니다.
김원국이 재판 전까지 부하들을 설득하여 모든 업소들의 명의 이전을 의원넘이
지정해 준 사람에게 해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석방되면 보름 안에 1駱억을 내겠다고 했습니다.
1駱억이면 그책 업소 전부를 처분하는 금액입니다.
그러고 나서, 1駱억을 내고 나면 업소의 명의를 다시 이전의 사람들로 해달라고 했습니다.
어떻습나 나라에다 모든 것을 바치겠다니 그 뜻을 가상히 여겨 주시지요."
고 의원은 이 변호사를 바라보며 잠시 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명의 이전, 1關억 같은 단어들이 특특 불거져 자신을 치는 느낌이 들었다.
혹시 이철주와자신의 관련을 알고 있는 건 아닐까.
알고 있다면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
고인호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 비서관의 보고를 받고 잔뜩 짜증이 나 있던 참이었다.
10억을 바라고 그런 소동을 일으켰다면 체면문제였다.
"정말 뉘우치고 있는 모양이긴 하군요."
"그럼요. 오죽하떤 전재산을 내놓겠습니까?그러면 그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
· 이 변호사가 재랄리 말을 받았다.
"그런데 100억을 나라에 바치는 건 좋은데 그걸 하필 나를 통해서 해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어째 으스스허구먼요, 하하하."
이길량 변호사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저런 반응이라면 제대로 짚은 모양이었다.
마무리할 말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이철주라고, 의원넘께서는 잘 모르시겠지만, 김원국이가 없으면 그 놈이 장악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이철주는 능력이 없어요,
아마 그 놈은 돈 욕심 때문에 또 문제를 일으킬 겁니다.
지난번에도 그래서 부하들에게 좋겨난 거였지요."
이 변호사는 이즘 해두기로 했다.
힐끗 고인호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표정관리가 힘들었던지 눈을 감은 채 상체를 좌우로
흔들고 있었다.
"열흘 후가 재판입니다.
그때까지 서두르지 않으면 업소들이 부하들의 명의로 되어 있어서 일단 판결이 나버리면
명의 이전이고 뭐고 의미가 없어져 버립니다. "
"허어, 변호사넘은 별것까지 다 신경을 쓰시오."
고 의원이 정신을 가다듬고 정색을 해보였다.
"아까 말씀드렸지 않습니까?둘이서 사석이라고. 그리고 오죽하면 검찰출신인 제가
이런 말을 하겠습니까?
의원님께서도 하등 부담이 없으실 겁니다.
담당 검사에게는 직접 이런 얘기를 못합니다.
의원님꼐서 나서서 처리해 주세요.
이 사건은 아마 공소유지도 힘들 거예요.
그런 그들이 전채산을 국가에 바치겠다니 가상히 생각해 주셔야 할 것 아님니까?"
고 의원이 머리를 끄덕였다.
어피면 그에게는 전화위복이었다.
이철주와의 관련을 이 변호사가 알고 있는 것이 확실했으나 고맙게도
'고 의원넘께서는 잘 모르시겠지만'이라고 출구를 열어 주었다.
낮간지러운 일이었으나 '나는 이철주를 모른다'고 얘기할 수 있게 된 셈이었다.
그리고 돈의 단위가 다른 것이다.
고인호도 마무리하듯이 말했다.
"어했든 이 일은 변호시님하고 나, 그리고 김원국이만 알고 있기로 합시다. "
"그럼요, 어느 세상인데 함부로‥‥‥‥
"허어, 변호사님 말씀은 좋은 것 같다가도 어편지 쪽 가시가 있는 것같소. "
"아니 의원님 왜 그러십니까? 잘못하면 어떻게 될지 우리가왜 모른 됐습나 그런 의밉니다. "
고 의원은 혀를 業다.
"어줬든 나는 변호사님의 그런 기질을 믿어요. 한번 생각해 봅시다. "
"그럼 그렇게 알고 일어서겠습니다. "
"아니, 대접이 이래서야, 술상 보아 오라 이르했습니다. "
고인호는 이길량을 붙들었다. 그날 밤 늦게까지 술자리가 벌어졌다.
이길량 변호사는 대취하여 자기가 이때까지 겪어온 김원국에 대해서 않은 이야길 했다.
지난번에 만났던 여의도의 중국 음식점에 코인호와 김중오가 마주 앉아 있었다.
요리그릇을 비울 때까지 고인호 의원은 입을 열지 않았다.
김중오는 입안이 텁범해서 음식맛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김원국을 구속한 지 한달이 철핀 넘었으나 공소유지가 될지도 걱정이었다.
증거자료가 얼마든지 있다고 큰소리를 치던 이철주는 웬일인지 요즘은 전화를 해오지도 않았다.
명의 이전으딘 시달리던 김중오는 한결 마음은 가벼웠으나 그에게서는
더 이상의 증거물이나 협조를 기대할 수도 없게 되었다.
김중오는 스푼을 내려놓았다.
"왜?오늘 고기는 제법 입맛에 맞는페 왜 그러나? 더 들지 않고?"
고인호가 김중오의 그룻을 바라보며 말했다.
두어 젓가락 집어먹다 남은 요리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예, 입맛이 안 나는군요. 소화가 안 되어서· "
"1, 명의 이전인가 뭔가도 안 되었다면서?"
고인호가 입가를 수건으로 밖으면서 물었다.
얼굴을 들어 그를 바라 본 김중오는 눈을 껌택였다.
고인호는 웃는 얼굴이었다.
"네, 이것, 놈들이 지독한 놈들이어서요."
김중오는 방심하지 않고 대답했다.
이 사람들은 웃고 나서 등을 치는 데에는 도사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잘했네, "
"우격다짐으로 한다면야 그걸 못하했나?
허지만.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엄연히 원칙에 따라야지."
김중오는 젓가락을 들어 식은 고기를 입에 넣었다.
"내가 듣기로는 증거를 확보하기가 힘들다면서?
그 처음에 잡은 마약 밀매한 놈의 자백도 신템성이 없다던데,
어때? 밀어붙일 수 있겠나?"
김중오는 고기를 삼켰다.
"그놈 말이 신템성이 없다니오?
그럼 그놈의 자백이 거짓말이란 말씀입니까?
그놈이 왜 거짓말을 했쳤습니까?"
김중오가 따지듯 말했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 그런 정보를 들었는지 알수 없었으니
그것까지 의심하고들어간다면 승산이 전혀 없는 것이다.
"이 사람아, 자네 생각해서 하는 소리야.
처음에도 마찬가지였고. 그러니까 차분하게 내 말을 들어봐."
"무리하지 말게.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정국이 시끄러워서
김원국이에게 눈을 돌릴 여유들이 없어."
"만일에 무리를 했다가 그것이 나중에라도 잘못된다면 그것은 자네나 우리에 게 치명 적이야."
김중오는 물컵을 들어 물을 한모금 마셨다.
"혐의가 없다면 차라리 풀어 주는 것이 낫네. 어쩌면 그것이 신선하게 보일 거야."
"세금 포탈이나 그런 사유는 없습니다. "
고인호는 혀를 랐다.
"이보게,우리 법대로 집행하도록 하세. 일시 우리들의 의욕적인 업무집행으로
김원국이를 구속했지만 혐의가 불투명하니까 풀어 주는 것도 나쁘지 않아."
"이번 선거 끝나면 자네 승진은 내가 적극 힘을 쓰했네."
김중오는 눈을 내리깔았다.
"그대신 담당 검사는 잠깐 지방으로 보내도록 해.
담당 펀사에 게 밀어 버리란 말이야.
아직 젊을 레니까 좌천도 당해봐야 크는 거지.
그렇지 않은가?"
김중오는 묵묵히 앉아 있었으나 조금씩 가습이 후련해겼다.
갑자기 고인호가 엄격하고 공정한 법집행을 말하는 것이
어딘지 아귀가 잘 맞지 않는 기분이 들었으나 말 그대로만 들으면 하나도 틀린 말이 없었다.
그리고 자신은 손해 볼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고인호의 말대로 하면 그의 부탁을 두 번이나 들어주는 셈이 되는 것이다.
비록 처음에 너무 요란하게 혀들었던 것이 멋책기는 했으나 담당 검사에게 밀어 버리면 될 것이다.
김중오는 머리를 8덕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
고인호가 만족한 듯 웃어 보였다.
다음날 함주민 검사는 김중오 부장실에 들어셨다.
김중오는 힐끗 함주민을 올려다보았으나 책상 위에 펼쳐진 서류에 다시 시설을 준었다.
함주민은 의자에 합아 잠자코 그를 바라보았다. 김중오는 머리를 들었다.
"그래, 함 검사, 자신 었는씩"
김중오가 나직하게 물었다.
김원국 사건을 묻는다는 것을 짐작한 함주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매일 수사결과를 보고하므로 자신이 있고 없고는
그보다 김중오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중오는 함주민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 그를 마라본 채 입을 열지 않았다.
"도대체 수사를 어떻게 하는 거야
짜증난 말투로 김중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건 갖다 놓은 떡을 먹지도 못하다니, 우리 체면이 워가 돼?"
"처음부터 너무 크게 잡고 시작한 것 같습니다. "
"그게 무슨 소리야?"
김중오의 얼굴이 붉어졌다.
"자네가 허술하게 수사를 했다고 생각하지늘 않나?"
"그래도 난 자넬 믿고 골라서 보띤는데 내 얼굴이 어떻게 된지 알아?"
"어때? 공소유지에 자신 있어?"
함주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믿고 골라서 보냈다고 생색을 내지만 만만해서 내보낸 것이라는 것즘은 알고 있었다.
사건을 어디서인지 받아온 것도 김중오였고 넘겨준 것도 그였다.
함주민은 자신의 입장을 알아차리고 있었다.
"함 검사, 자네 누구 물먹이려고 작정했어?"
김중오의 말에 함주민이 머리를 들었다.
"그런 말씀 마십시오."
함주민의 얼굴도 상기되었다.
"이 Al건은 시초부터 증거도 없이 추측만 가지고 시작한 것이 잘못입니다.
김원국이 조직사회의 거물이니까 잡아 넣으면 얼마든지 증거물이나 범법사실이
드러나리라고 믿었던 것이 잘못입니다. "
"그게 누구의 잘못이야?"
김중오는 함주민을 노려보았다.
그는 자신을 원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자네 생각은 어펀가?"
김중오가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함주민은 잠자코 있었다.
그들은 제각기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함주민은 어차피 혐의가 불분명한 입장이니만치
김원국의 구속을 취소시키겠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김중오의 표정을 보자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그의 승진에 영향이 올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김중오는 합주민이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였다
어떻게 해서라도 김원국을 잡고 늘어질 것 같았다.
"이봐,혐의가 없으면 풀어 주는 것이 엄정한 법 집행이야!"
김중오가 차갑게 말했다.
"공소유지에 자신없으면 풀어 줘."
함주민은 놀란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그는 책임을 지려고 하는 것 같았다.
함주민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김중오가 머리를 돌리자 함주민은 자리에서 일어셨다.
한동안 미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김 사장, 잘 될 것 같아. 곧 석방될 것 같네."
이길량 변호사가 말했다.
"알아보니까 구속취소를 시킬 것 같더군, "
"동생들도 함께 나갑니"
"물른이지, "
"변호사넘이 수고하셨습니다. "
"내가 한 일이 뭐가 있는가? 자네가 고생했지..
그리고 나가서 그걸 만들 일이 걱정이군그래."
이길량은 돈이 적정인 모양이었다.
"신경쓰지 마세요. 그건 잘 될 겁니다. "
"어됐든 그놈 때문에 더위에 고생 많았네."
김원국은 普쓸히 웃었다.
"근놈은 지금도 제일상사와 제일실업을 들락거리는 모양이야."
"자네가 이렇게 풀려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있을 거네, "
자신이 나타난다면 이내 꽁무니를 델 것이라고 김원국은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용서해 줄 생각이 없었다.
아직 방법은 생각하지 않았으나 다시는 그런 짓을 못하도록 할 작정이었다.
"홍성철이하고 오유칠이가 잘 되었어. 몸들을 피해 있었으니 말이야."
이길량이 말했다.
홍성철은 홍콩에 있으니 그렇다손치더라도
오유철은 한국에서 피신해 있었을 것이다.
"변호사넘, 저회들이 석방될 거라는 말씀은 아직 하지 마십시오."
김원국의 말에 이길량이 머리를 끄덕였다.
"그건 나도 경찰에서 들었네. 그들도 조용히 처리할 모양이야.
체면도 있고 하니까 그런 모양이지?"
야당 국회의원들이 개입한 뇌물수수 사건이 터져서
연일 신문에 대서 특필되고 있었다.
야당은 선거국면을 맞이한 전형적인 야당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김중오는 대청각에 앉아 술자리를 벌였다.
7, 8명의 일간지 데스크들과 함께였다.
모두들 낮이 익어서 스스러움이 없었다.
그들은 김중오가 마련한 술자리를 궁금해 하면서도 사양하지 않았다.
서로 밉게 보여서 좋을 것이 없늘 것이다.
일류 요정이었으므로 아가씨들도 모두 매어난 미인들이었다.
술잔이 대여섯 잔섹 돌아가자 모두들 처음의 어색했던 긴장을 풀고 자세들이 흐트러졌다.
김중오는 싱글거리면서 술잔을 주고받았다.
"우리 취하기 전에 김 부장넘 말씀이나들읍시다. "
대한일보의 최 기자가 불쓱 말했다.
그는 산전수전 다 겪은 사내였다.
40대 중반으로 다른 기자들을 리드하는 입장이었다.
그는 김중오
가 뭔가 부탁할 것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다른 기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뭡니까? 우리에게 오늘 약 맥이는 이유가? 그자나 알고 먹읍시다. "
"아무것도 아뇨. 그저 오랜만에 회포나 풀까 해서."
"어허, 김 부장답지 않게 폐 이러辯"
그러자 다른 기자들이 나딘다.
"뭐, 덮어둘 것 있습니까?"
김중오는 잠시 그들을 바라보았다.
옆에 앉은 아가씨들에게 잠시 눈길을 주었다가 입을 열었다.
"김원국이 말이오."
그러자 모두들 조용해졌다.
끝좌석에서 아가씨와 장난을 치던 매일 일보의 조 기자도 선뜻 머리를 이쪽으로 돌렸다.
"김원국이가 왜요?"
최 기자가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무혐의로 석방시켜야겠어요."
그러고서 김중오는 입맛을 다셨다.
"혐의가 없어인"
"그렇소,"
최 기자가 머리를 끄덕였다.
"그건 당연한 일이지."
김중오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우리도 그렇게 알고 있었어요.
선거 전에 한바탕 김원국이로 북새통을 만들어서 언론이 떠들면 국민들아 그쪽을 볼 테니까,
옛날 수범 이랫다 ."
"미친 그런 짓 좀 그만합시다.
꼭 선거 전에 석유가 나오니 어찌느니 떠들게 만들고 말이요.
이젠 독자들한테서 항의 전화가 와요."
다른 쪽에서 술기운에 붉어진 얼굴로 누군가 소리쳤다.
"그래서 우리 체면이 玲였지만 풀어 주기로 한 겁니다. "
"그래서, 언론에서 입을 다물어 달라는 거요?"
최 기자가 물었다.
"부탁합시다. 우리가 조사해 보니까 혐의가 불분명했어요.
그렇다고 요즘 세상에 렛날처럼 죄를 만들어 붙일 수가 있습니까?
그래서 석방 시키는 것이니까 우리 체면만이라도 세워 주시오."
"롭기사감이다. "
누군가가 말했다.
"아아, 이러시지들 말고, 부탁합시다. "
김중오가 그를 향해 울상을 지어보였다.
"좋소. 그럼 오늘밤은 끝내줘야 합니다. 나는 안 싣겠으니까 말이오. "
최 기자가 김중오를 바라보며 말했다.
"허긴 의원들 뇌물사건으로 정신들이 없으니까 말이야. 지면이 부족하기도 해."
누군가가 느긋하게 말했다.
"에이, 나도 한번 봐줬다. "
다시 누군가가 생색을 냈다.
유별나게 행동한다고 해서 득될 것이 없다는 것도 그들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백광남은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전화는 걸려 오지 않았다.
경찰에서 두 번 전화가 왔었다.
박채동은 마누라와 함께 행방불명이 되었다.
집안에 있는 세간 중 값나갈 만한 것은 모두 들고 도망간 것이다.
이계 박채동이 문제와 성재의 문제가 겹쳐 있었으므로 백광남은 머리가 죠개질 것 같았다.
그렇다고 드러누워 있는 마누라에게 상의할 일도 못 되었다.
왜 20억밖에 주지 않았느냐고 아우성을 칠지 모른다.
왜 1齡억을냉큼 줘서 성재를 찾아오지 질질 끌다가데리고 있는 직원한테
사기당하고 말았느냐고 머리를 쥐어뜯겨도 할 말이 없었다.
백광남은 이제 납치범들에게 20억을 더 줘도 좋으니까 제발 전화만 해오기를
기다리는 심정이 되었다.
아침 9시가 되자 백광남은 정신이 나간 듯 흔들거리면서 소파에서 일어쳤다.
안방문을 열어 보았다.
마누라는 드러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집안일을 돌보는 아주머니가 주춤거리며 다가왔다.
"아침 식사를 드릴까요?"
"됐어요, 나는. 저 기, 성재 엄마나 즘 먹여 주시오."
아주머니는 걱정스러운 얼굴을 했다.
"어저께도 아무것도 안 잡수싫어요,"
"억지로라도 먹여요."
백광남이 짜증난듯 말하며 일어셨다.
집안식구들에게 함구령을 내렸으나 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었다.
백광남은 서둘러 회사로 나갔다.
회사로 연락이 올까 해서였다.
백성재는 오늘이 며칠째인가 하고 헤아려 보다가 그만두었다.
20일 째인 것 같기도 하고 訓일째인 것 같기도 했다.
시벤트 방은 언제나 6辯뜩따리 백열둥 하나가 높은 천장 저에 매달려 있었다.
바괄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이제는 사내들이 찾아와 다시 머리라도 希던가 해주었으면 하고 그들을 기다렸다.
그들은 며칠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식사시간이 되면 밥과 반찬이 담긴 양은 쟁반이 全쪽 들여밀어지고는 그만이었다.
문은 잠겨 있어서 두드려도 열리지 않았다.
한번은 여러 번 문을 두드리다가 문앞에 지켜서 있던 사내에게 볼을 얻어맞아서 이가 흔들거렸다. 그후로는 우두커니 침대에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처음 며칠 동안은 빨리 돈을 보내주지 않는 아버지를 원망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패에는 어됐든 나갈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으므로두렵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무서워졌다.
그가 생각하기에도 아버지는 돈만 아는 사람이었다.
모든 것을 돈으로 생각하고 그 가치로 판단한다.
그가 자식인 나라고 예외로 했을 리가 없다.
1齡억이 아까워서 단념했을지도 모른다.
하긴 자신은 100억이 아니라 돈만 축내는 자식으로 100만 원의 가치도 없을지 모른다.
백성재는 침대에 걸터앉아 부들부들 떨었다.
이제까지 철없이 굴던 나날들이 후회스러웠다.
매일 하는 일이라고는 술먹고 여자들과 노는 것이었다.
내일을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백성재는 깜짝 놀라 문을 바라보았다.
낮익은 두 사내가 들어서고 있었다.
그들은 말없이 그에게로 다가왔다.
"됐어요?"
엉거주춤 일어난 백성재가 물었다.
그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백성재는 그들의 손에 쥐어진 데이프를 보았다.
"아니, 왜?"
"가만히 있어, 이 새끼야."
몸을 틀어 그들에게서 피해 가려는 백성재의 어깨를 거칠게 잡은 한 사내가
그의 어깨를 눌러 침대에 않혔다
"손 내밀어."
부들부들 떨면서 백성재는 손을 내밀었다.
그들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그의 손과 발을 묶었다.
"이것 보세요, 돈은 받았겠지요?"
안간힘을 쓰면서 그가 물었다.
그러자 그의 입에 테이프가 붙여겼다.
백성재는 눈을 부릅었다. 이제 보이고 들리 기만 할 뿐이다.
"네 애비는 돈을 안 낼 모양이야."
한 사내가 말했다.
그는 경멸하듯 백성재를 바라보았다.
백성재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래서 너를 보낼려구 해."
그들은 보낸다고만 했을 뿐이었다.
그것이 어디인지 백성재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두 사내는 백성재를 들어올렀다.
발길로 문을 차 열고 그즐은 밖으로 나갔다.
들어을 적엔 눈을 가렸었다.
그들은 눈을 가리지도 않았다.
백성재는 그것을 의식하자 다시 온몸을 떨었다.
"저기 저 집인데요. 오늘은 대여섯 명이 있는데요."
이형구의 친구인 박동민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은 어둑한 2층 주택이었다.
주변에는 비슷한 모습의 주택이 일렬로 세워져 있었다.
수원의 교외에 있는 주택단지였다.
"저곳에 천재용이가 묵는단 말이냐
"네,어제도 저 집에서 랐습니다. 항상 여러 명이 집안에 있숩니다. "
"이철주하고 구영산이는?"
"여기에 없습니다. "
이틀 동안 박동민은 천재용을 미행했다.
재빠른 녀석이어서 발견당하지는 않았을 것 같았다.
"천재용이는 들어갔니?"
"저벽때 들어간습니다. 지금은 모르겠는데요."
시간은 합 1 1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오유철은 망설였다. 목표는 이철주였다.
'그를 제거하면 구영산이나 천재용은 자연스럽게 도태된다.
박동민은 아직 이철주와 구영산의 거처를 탐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유철은 취에 선 이형구와 2명의 부하들을 돌아보았다.
"우선 가까이 가보자."
그들은 건물의 벽에 붙어 박동민이 가리킨 집쪽으로 다가갔다.
불이 꺼진 집들도 있었는데 새집인 것으로 보아 아직 입주자가들어오지 않은 것 같았다.
천재용이 있다는 집 앞에 승용차가 한 대 세워져 있었다.
가로등도 없는 도로였고 오가는 인적이나 차량도 없었다.
그들은 집 모통이의 조그만 골목에 붙어 딘다.
그들의 좌측 3미터쯤 앞에 검정색 승용차가 세워져 있었고,
거기서 좌측으로 3미터쯤에 집의 대문이 보였다.
오유철은 머리를 내밀고 문쪽을 바라보다가 인기척에 머리를 움츠렸다.
말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나오고 있었다.
그들이 철제 대문을 열었다.
"에이 이 새끼, 되 게 무겁구먼."
말소리가 똑똑히 들렸다.
"어어 ."
무엇인가 땅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이 새끼가!"
사내의 낮으나 성난 목소리가 들렸다.
"에이, 아예 여기서 죽여 버리자."
다른 사내가 끓은 소리로 말을 받았다.
"야야, 랄리 그 새끼 들고 와."
모두 3명인 모양이었다.
오유철은 이형구와 박동민을 바라보았다.
그들이 누군가를 납치해서 죽이려 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오유철이 그들에게 끄덕여 보였다.
호홉을 잠시 가다듬은 오유철이 몸을 날려 그들에게 달려들었다.
그들과의 거리는 3미터밖에 되지 않았다.
두걸음째에 오유철의 발길이 무엇을 들어을리려는 사내의 턱을 차 올렀다.
덜컥 소리와 함께 사내는 턱을 번적 처들더니 자동차 보및에 다시 머리를 부딪치고 넘어졌다.
이형구가 그의 옆에 선 사내의 멱살을 잡더니 이마로 그의 얼굴을 곧장 받았다.
"아이고."
소리가 요란하게 났다.
"이 새끼들."
당황한 사내 하나가 칼을 뽑아 들었다.
어두운 밤이었으나 칼날이 하양게 보였다.
오유철이 오른발을 휘둘러 그의 팔목을 차면서 몸을 비틀고는 편쪽 주먹으로 崙게
그의 가습을 쳤다.
오른발을 땅에 짚으면서 성큼 다가가 머리로 콧잔둥을 박았다.
오유철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내들이 모두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었으나 땅바닥에서 꿈틀거리는 사내가 있었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그들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이형구와 박동민도 그를 내려다보았다.
"이 거 어떻게 하죠?"
이형구가 나직하게 물었다.
그는 집의 현관 쪽을 힐끊거렸다.
음, 음, 하면서 묶인 사내가 입안으로 비명처럼 소리를 내려고 했다.
"풀어 줘라."
오유철은 쓰러진 사내들 중 턱을 맞아 기절해 있는 사내를 가리켰다.
"이놈을 들고 와,"
부하들이 재빠르게 달려들었다.
"가자. "
그들은 결박이 풀린 백성재를 앞세우고 사내 한 명을 둘이서 들고는 집 앞을 떠났다.
응 징
"이철주 어디 있어?"
오유철이 다시 물었다.
기진맥진한사내가 건들거리는 머리를 들고 오유철을 바라보았다.
도로에서 50미터쯤 떨어진 야트막한 산속이었다.
오유철은 집앞에서 데려온 사내를 심문하고 있었다.
"너 이 새끼,납치에다 살인미수로 경찰에 그냥 넘길 수도 있어.
우린 너회들이 저 친구 죽이려고 했던 걸 본 사람들이야.
저 친구도 증언을 할 것이고, 넌 꼼짝할 수 없어. 자, 다시 묻겠다.
네가 바른 대로만 말해 주면 널 도망가게 해주겠다.
이철주나 구영산이, 천재용이는 지금 어디 있어?"
회미한 달빛에 그의 눈동.라가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저, 아파트에 있습니다. "
"어디 아파트야
오유철이 다그쳐 물었다.
"수원의 해동 아파트‥‥‥ 102동 709호‥‥‥‥
"그곳에 모두 있는 거냐 제 "
朧
"몇 놈이나 돼?"
"이철주하고 구영산, 천재용이가 모두 거기 있단 말이지?"
"네‥‥‥‥ 보통 재용 형님은 우리하고 같이 계시는데 오늘은 거기서 주무신다고 했습니다. "
사내는 마음을 굳힌 모양이었다.
이왕 잡헌 몸, 꼼짝없이 유괴에다 살인미수까지 겹쳐서 잡혀갈 몸이었다.
불어 버리고 튈 작정 같았다.
"똘마니는몇 명 붙어 있는 거냐
"심부름하는 애 서너 명 정도 있을 겁니다. 나머지는 모두 서울로 을라갔습니다. "
제일상사나 제일실업에 이제는 저희들 회사처럼 들락거리고 있는 것이다.
오유철은 한쪽에서 떨고 서 있는 백성재를 바라보았다.
"당신은 첫 때문에 잡혀온 거씬"
그는 아직도 백성재가 누군지 물랐다.
백성재도 두려운 나머지 입을 열지 않았다.
주택 앞에서 도망치면서 보니까 그들은 경찰도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다.
같은 종류의 사내들 같았으므로 그들에게 또 납치당할까 두려다
"예? 저‥‥‥‥
"납치당한 거야
"예‥‥‥‥
이형구가 옆에 서 있다가 짜증을 띤다.
"앗따 제길, 당신 이름이 워야
"백성재입을다. "
오유철이 그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백성재?"
"네 ."
"자네 아버지 이름이 위야
'소설방 > 밤의 대통령'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 재회 (0) | 2014.11.30 |
---|---|
11. 응 징 (0) | 2014.11.30 |
9. 덫 (0) | 2014.11.30 |
8. 빛은 보이지 않고 (0) | 2014.11.30 |
7. 닥쳐오는 위기 (0) | 2014.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