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밤의 대통령

4. 살기 위해 뛴다

오늘의 쉼터 2014. 11. 30. 14:21

◐ 살기 위해 뛴다  

 

 

"강형, 공항에 못 나가 미안합니다.

해리슨이 촉각을 세우고 있는 통에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


방에 들어온 그가 미안한 듯 말했다.


"아니, 천만에요.

번거롭게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더욱이 이젠 한식』인데 ."

 

"그래서 우선 우리 일본 식구들을 소개시키려고 합니다.

어때요,지금 들어오라고 할까요?"


"그럽시다. 우리도 소개시켜 드려야표."


그들은 강만철의 방으로 부하들을 불러 모았다.

사베와 하치야가 먼저 들어왔다.

하치야는 초면이었으므로 강만철에게 정중히 절을 했다.
20대 후반의 눈매가 날카로운 사내였다.

홍콩에 주재하고 있는 구로다와 무카이가 들어와 인사를 했다.
강만철은 장갑수와 김일두를 그들에게 소개했다.

모두 제각기 소파와 의자에 나누어 않았다.

자연히 서열이 정해졌다.
강만철과 히로시는 동격이었다.

장갑수와 김일두는 하치야와 구로다,

무카이와 동격이 되었다. 사베는 중간 위치였다.
호텔은 김원국이 곧 인수할 예정인 오리엔트 호텔이었다.

강만철은 이번 체류기간 동안에 인수작업도 마쳐야 했다.

그러나흐텔은 해리슨 측의 영업방해로 손님이 거의 없었다.

인수를 한다고 해도 이렇게 손님이 없다가는 빛만 늘어날 것이다.


"형님, 해리슨측에서 형님이 오신 것을 알고 있습니다. "


구로다가 입을 열었다.

그는 콧수염이 무성했다 마흔증 되어 보이는 그는 머리를 짧게 랄았다.


"어떻게 안단 말인가?"


강만철이 의아한 듯 물었다.


"이 호텔에 든 숙박인 명부는 모두 컴퓨터에 기록됩니다.

공항 기록도 마찬가집니다.

해리슨은 모든 기륵을 베내고 체크할 전산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국의 협조가 있는 거지요.

그리고 형님을 따라온 미행자도 있었습니다. "


강만철이 히로시를 돌아보았다. 히로시가 음어 보였다.


"거의 모든 기관에 끄나풀이 있지요.

당국의 공공연한 묵인도 받습니다. "


"묵인한단 말입니까?"


"네. 몇 년 후면 이쪽 신계는 중국령이 되니까요.

3들과 밀착해서 지원금을 내고 있는 해리슨과 적이 되었다가는

중국땅이 되었을 때 지내기 힘들겠지요."


강만철은 머리를 돌려 그들을 바라보았다.


"이제까지 충돌은 없었나?"


하치야가 자세를 바로하여 앉았다.


"계가 말씀드리 겠습니다. "


그는 어깨를 펴고 강만철을 바라보았다.


"수십 번이어서 하나하나 말씀드리려면 순서가 바절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강 말씀드리했습니다.

제가 일주일 전에 왔습니다만 일주일 동안 두 번의 싸움이 있었습니다.

그놈들은 대개 슈퍼마켓이나 백화점 내에서 기물을 부수면서 저희끼리 싸우는 홍내를 냅니다.

그러면 기물은 기물대로 부서지고 손넘들은 도망치고 레산은 엉망이 되어 버리지요.

엊그제는 저희 5명이 그놈들 7명과 슈퍼마켓 안에서 싸졌습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양쪽을 말릴 수도 없지 않됐습니까?

그래서 놈들을 몰아냈지만 저회들도 좀 다쳤습니다. "


그대신 기물은 엄 청나게 부서졌을 것이다.


"문제는 경찰입니다. "


구로다가 말했다.


"그들은 이것이 공공연한 방해공작인 줄 알면서도 짜운다는 것만으
로 경범죄 처벌을 해버립니다.

막는다는 것은 상상하지도 못합니다. "

"오히려 그놈들은 우리들을 귀참게 합니다. 변상 받지도 못해요."


이번에는 무카이가 말했다.


"해리슨의 본거지는 어디야 "


"파라마운트 빌딩입니다.

20충짜리인데 빌딩 20층에 사무실이 있습니다.

그 빌딩이 해리슨의 소유지요. 빌팅 전체가 유흥업체입니다. "


무카이는 홍콩에 주재하고 있었으므로 상황에 익숙했다.


"해리슨 밑에 형주량과 장념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왼팔오른팔노롯을 하지요.

그중 장념이 수완이 좋고 뛰혀딘 보스라고 합니다. "


"그 밑에 조진량, 강개, 원삼기 등의 보스급들이 있습니다.

장념은 엠퍼러 호텔이 본부고, 형주량은 홍콩 빌딩이 본부입니다. "


강만철은 거대한 산 앞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장갑수와 김일두도 마란가지인 모양이었다.

모두 입을 다물고 심각한 얼굴이 되어 있었다.

구로다 등은 강만철이 도착하자 기운이 나는 것 같이 보였다.
그것이 강만철의 가습을 더욱 답답하게 했다.


"이봐, 강 선생이 오늘 내일 가실 것도 아니니까 천천히 하자.

오늘은 우리가 서로 인사를 나눈 것으로 끝내기로 하고 말이야."


강만철의 무거운 기분을 눈치챈 듯 히로시가 가볍게 말했다.

공수특전단 대위 출신인 김일두가 슬그머니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강만철에게 들렸다.
강만철은 오리엔트 호텔의 방안에서 그동안 메모해 놓은 종이를

모아 다시 한번 읽어 보았다.

유리창을 통하여 아침 첫살이 따뜻하게 내리죄었다.
아침 9시가 되자 강만철은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김원국은 그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반가운 듯 전화를 받았다.


"형님, 여긴 심각합니다. "


강만철이 침울하게 말했다.

"해리슨의 방해가 심합니다.

이러다간 모두 문을 닫게 생겼습니다.
지금제가들어 있는호델도 손넘이 거의 없습니다. "


강만철은 상황을 하나씩 설명해 나갔다.

그들이 인수한 호텔과 백화점은 적자 운영이 불가피했다.

해리슨의 고사 작전인 것이다.


"할 수 없지."


그의 말을 듣고 난 김원국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가만히 있을수록 기세를 올리고 있는 걸 보니 그쪽도 정신이 들게 해줘야겠다.

어차피 승부가 있어야 할 일이니까. 우리도 공격하도륵 해라."


"저도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


"기습하도록 해. 나머지는 너에게 맡긴다. "


"본부를 때릴까요?"


김원국은 잠시 생각하는 듯 말이 없었다.


"본부는 해리슨이 있는 곳 아니냐


"파라마운트 빌명이죠."


"경계가 심하쳤지?"


"심합니다. "


"그럼 그의 참모 중 하나를 때리는 것이 낫겠군 "


"알했습니 다. "


강만철은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해리슨의 참모라면 장념과 형주량, 원삼기, 강개 등이 있다.

그중 왼괄 오른팔 역할을 하는 것이 장념과 형주량이었다.

강만철은 다이얼을 돌려 히로시를 불렀다. 히로시가 방으로 들어왔다.


"전화하셨습니 까?"
그는 강만철이 김원국에게 보고한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형님 말씀이 우리도 저쪽을 치고 나가라는 말씀이셨소.

기습공격으로 정신이 들게 하라고 했는데 상대를 누구로 정해야 할지

그걸 상의 하고 싶숩니다. "

 

히로시가 긴장한 얼굴로 머리를 끄덕였다.


"이제까지 우리가 당하기만 했으니까 그것도 효과가 있을 겁니다.
기습할줄은 생각도 못할 거요."


히로시도 동의했다.


"그럼 누가 좋겠소?"


"내가 보기엔 장넘이오.

엠퍼러 호델이 그놈 본부인데 해리슨의 두뇌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놈만 치면 해리슨도 기가 취일 겁니다. "


강만철이 머리를 끄덕였다.

그도 장념에 대해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 왔었다.

해리슨과는 젊었을 때부터 같이 일해 은 사이로서 머리 회전이 빠르고

조직력이 강하다는 사내였다.
점심을 마치고 강만철과 히로시는 간부들을 불러 모았다.

강만철의 방에 모두 모였다.

강만철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간략하게 말했다.

이제는 우리가 선제공격을 하겠다고 선언하자 분위기가 술렁 거렸다.


"히로시 형과 상의해 본 결과 장념이를 치기로 했다.

그래서 지원자를 뽑아야겠는데‥‥‥‥


"접니다. "


장갑수가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졌다.


"아니 내가."


김일두가 장갑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 장잡수가 대뜸 나서자 언짧은 모양이 었다.


"우리측에서는 저밖에 없습니다. "


하치야가 웃으며 말했다.


"이봐, 왜 형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서고 그래?"


김일두가 장갑수에게 투덜거렸다.


"어줬든 내가 먼저아."

 

"정말 죄송합니다, 사장님."


옆에 앉은 30대의 여자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짧게 자른 머리에 검은테 안경을 끼고 있었다.

 첫눈에 선생같이 보였는데 실제로 선생넘이었다.

지금 조웅남은 영문도 확실히 모르는 채 병원으로 끌려가고 있는 것이다.
犯분 전이었다.
그의 사무실에 중학교 국어 선생이라는 김경숙 씨가 찾아온 것이다.
조웅남 씨를 찾은 그녀는 그가 있는 사장실로 안내되자 물었다.


"사장넘이 제 동생을 구해 주셨나요?"

"그게 무슨 소리여?"


"열흘쯤 전에 영동에서 제 여동생이 차에 끼여 있을 때.

그때 때내 주셨다면서요?"


"아, 그거. 아따, 차가 종이처럼 平그러졌더만."


"제 동생 좀 만나 주셨으면 해서요‥‥‥‥

예의가 아닌 줄 압니다만 한번만 만나주시면 고맙겠어요."


그렇게 된 일이었다.
차는 조심스럽게 달리다가 갑자기 속력을 냈다가 하면서 달렸는데
때때로 조웅남이 심통을 부렸기 때문이었다.

차는 병원에 와서 멈줬고 김세덕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12충 특실에 있었다.


"경지야, 경지야, 모셔 왔다. "


김경숙이 눈을 감고 있는 그녀에게 소리쳤다.

그녀의 침상가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옛된 사내가 않아 있었다.

그는 주춤대며 일어나 조웅남을 바라보았다.
김경지의 온몸은 깁스에 덮여 있었다.

창백한 얼굴이었다.

머리칼이 베개 위에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었다.


"경지야, 경지야."


김경숙이 부르자 그녀가 눈을 줬다.

그녀의 밝은 눈길이 방안을 혜매다가 조웅남에게 와서 멈쳤다.

 잠시 동안 그녀는 조웅납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그녀의 창백한 얼굴이 조금씩 붉어지고 두 볼이 빨강게 되었다.


"저회들은 나가 있을게요, 사장넘. 잘 좀 부탁합니다.

우리 경지가 기운을 내도록 도와 주세요."


김경숙이 다시 말했다.


"언니,"


김경지가 조그맣게 그녀를 불렀다.


"부탁합니다. "


김경숙은 그녀의 나무라는 듯한 부름을 무시한 채

조웅남에게 다시 딸하고는 동생인 듯한 사내를 데리고 방을 나갔다.


"뭐여? 어디가 아픈 거여?"


조웅남이 다가앉아 물었다.

그의 목소리가 병실을 울렸다.

김경지는 보일듯 딸듯한 미소를 지었다.


"이거 석고만 띠먼 되쳤고만, 안 그려?"


조웅남이 김경숙에게 듣기로는 그녀는 중태였다.

충격으로 창자가 밀려 내려온 상태라는 것이다.

그리고 문제는 월 먹으려고도 하지 않고 살려는 의욕을 상실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그녀가 언니에게 조웅남의 이야기를 한 모양이었다.

뭐라고 이야기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월 먹을라고도 안 헌다먼서?"


조웅남이 물었다.

그녀는 잠자코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러고, 나를 찾었어? 왜? 신세 갚을라고? 내싸둬, 나도 사장여. 돈 많어 ."


"웨 안 먹을라고 허는 거여?

그게 다 호강에 질려서 그려 왜?

죽을 準긴 릿때미?

세상 살어가는 것이 얼매나 힘든지 알어?

 지기미 ‥‥‥‥


말을 하다보니 앞뒤가 맞지 않았으므로 조웅남은 입을 다물었다.

그러다가 울컥 화가 치밀었다.

특실에 누워 개골대는 그녀가 꼴보기도 싫었다.


"야, 나는 말여, 먹고 살라고 죽을 고비를 열 번도 더 넘긴 사람여,
먹고 살라고 말여. 죽는 게 겁났지. 암먼, 죽어서 색어배리먼 무슨 소용여?

씨발, 그리서 죽기 아니먼 살기로 뛰어댕켰어. 목숨을 걸었단 말여, 볼텨?"


조웅남은 저고리를 벗고 넥타이를 풀어 던졌다.

와이셔츠를 벗어 내던지자 울통불퉁한 근육에 싸인 드럼통 같은 상체가 드러났다.


"자, 이것봐."


젖가습에서부터 배에까지 및기고 터진 상처가흥측하게 나 있었다.
10여 군데나 되었다.


"목숨을 걸고 댕겼어. 별놈들이 많었어. 여자 팔어먹는 놈, 칼 잘 쓰는 놈,

여자 둥쳐먹는 놈, 나는 나뿐 것은 안 혔어. 다 먹고 살라고 이러는디

거그는 특실에 누워서 밥을 안 먹을라고 헌람"


조웅남은 입을 다물었다.

그림처럼 누운 그녀가 그를 하라보고만 있었기 때문이다.

싱거워진 조웅남은 자신의 벗은 몸을 내려다보았다.

혀를 찬 그는 와이셔츠를 주워 몸에 걸쳤다.

"저, 밥 먹겠어요. 걱정끼쳐 드려서 미안합니다. "


그녀가 입을 열었다.


"그려, 식구들 속썩이지 마. 나틀 갈끼여."


조웅남이 일어싫다.


"다시 와 주시겠어요?"


그녀가 물었다. 조웅남은 그녀를 마주 보았다.


"오늘은 피곤해서‥‥‥ 저, 밥 많이 먹고 기운이 났을 때,

절 보러 와 주세요. 할 이야기가 많아요."


"나참"


조웅남이 의아한 듯 물었다.


"네, 약속하시죠?"


조웅남은 혀를 랐다.


"그려 ."


"그렁 다음 주 수요일에요. 기다릴게요."


김경지는 눈을 감았다.

얼굴에 홍조가 어려 있었으나 평온해 보였다.

조웅남은 방문을 열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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