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밤의 대통령

3. 또다른 진출

오늘의 쉼터 2014. 11. 30. 14:05

◐ 또다른 진출  

 

 

조웅남은 고향이 전라도로, 부모님은 시골에서 농사를 첫고 계셨다.
형제는 위로 누나가 둘 있었는데 모두 출가하였다.

2녀 1남의 외동아 들인 셈이었다.

부모님은 그가 교도소에 두번째 들어갔을 때 모두 돌아가셨다.
어렸을 때부터 기골이 남달리 뛰어났던 그는 싸움에도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던지

중학생인 그에게 두들겨 맞지 않은 건달이 없었다.

근 건달은 말할 것도 없고 사방 1齡리 안쪽에서였다.
고둥학교 때부터 인근 도시에서 일어나는 패싸움의 지도자가 되든가 청부일을

맡아 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사람을 친다는 것이 경찰서 수사과장의 건달 아들의 머리를 깨고

팔을 부러뜨렸다.

번째 전과였다.

그때 아버지의 배경을 믿고 날리던 건달이었던 수사과장 아들은 조웅남보다 8살이나

연상인 27살이었다.

시비도 그쪽이 먼저 걸었으므로 조웅남으로선 억울한 징역을 1년이나 살았다.

교도소에서의 1년은 그야말로 피눈물나는 세월이었지만 깡다구가 몸에 배게 되었다.
형을 마치고 나온 조웅남은 그 다음날 수사과장 집에 불을 질렀다.
불을 지르고 나서 불구경을 하고 서 있었으므로 현장에서 체포되어 다시 징역을 살았다.

교도소엔 그가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견털 만했다.

앞뒤 가리지 않고 날뛰기만 하던 조웅남은 징역 안에서 만난 여러 유형의 사람들로부터

세상을 배웠던 것이다.
출옥한 사홀 후에 그는 이번에는 트럭을 몰고 수사과장집을 부수고 들어갔다.

수사과장이 밥을 먹다말고 뛰어나왔다,

그러고는 그의 두 손을 붙들고 애원을 했다.

온 가족이 울면서 매달렸다.

건달 아들도 무릎을 끊고 빌었다.

조웅남의 독기에 완전히 기가 질려버린 수사과장은
다시 그를 잡아 넣었다가는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 무조건 잘못했다고,

없었던 일로 해달라고 빌었던 것이다.

수사과장 일가의 사죄를 받아 낸 조웅남은 건달생활로 돌아왔다.
24살 때,

그의 눈에 보이는 사람이 없었을 때 그는 김원국을 만났다.
김원국이 찾아온 것이다.

그의 위아래를 출어본 김원국이 대뜸 말했다.


"너, 내 동생 해라."


김원국의 명성은 들었으나 호락호락하게 말하는 것이 조웅남의 비위를 뒤집었다.

김원국은 1미터 80센티미터에 80킬로그램 정도의 체격이었으므로 우습게도 보였다.

그리고 그를 눕히고 났을 때 찾아을 영예를 생각하자 당장에 보이는 것이 없었다.

그는 아수라처럼 달려들었다.

그러고는 생전 처음으로 즉사하게 두들겨 맞은 것이다.

떨어져서 뛰었을 때는 떨어진 대로 손에 찍히고 발에 채였고, 기를 쓰고 붙들었으나

이젠 명치끝과 급소를 안 찍히고 채인 데가 없어 결국은 주저앉았다.


"따라오너라. 갈 데가 있어."


그가 주저앉자 김원국이 덤템하게 말했다.

너 패 주저맞아 있느냐고 묻는 것 같은 얼굴이었다.

조웅남이 이 세상에서 존경하는 사람이 있다면 김원국이었다.

그리고 무서운 사람도 딱 한사람이었다.
점심시간이 되어가고 있었다.

차를 타면 잠이 드는 버롯이 있는 조웅남은 어느덧 까물까물 잠이 들었다.

차는 강남대로에서 우회전하여 테헤란로로 접어들었다.
운전사인 김세덕은 액셀러레이터를 많아 속력을 냈다.

얼첫 머리를 들던 조웅남은 다시 머리를 숙이고 눈을 감았다.

그러자 갑자기 요란한 소리와 함께 조웅남은 앞좌석 둥받이에 온몸이 부및치며

잠에서 깨어났다.
그는 자신의 를이 됫좌석의 바닥에 엎어져 있음을 깨달았다.
머리와 한쪽 팔은 앞쪽 의자 사이에 끼여 있었다.

운전을 하던 김세덕의 몸이 바로 코앞에 보였다.


"뭐 여?"


무의식중에 버럭 소리를 쳤다.


"사, 사곱니다. "


김세덕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앞쪽의 유리창이 부서져 내렀는지 보이지 않았다.

조웅남은 목을 흔들고 팔과 다리를 차례로 움직여 보았다.

 멀정한 것 같았다.


"빨리 내려, 임마."

 

그제야 김세덕이 안전벨트를 풀고 문을 열려고 안간힘을 썼다.

문은 찌그러져 있어서 열리지 않았다.

그는 부서진 창문으로 몸을 내밀어 빠져나값다.

조웅남도 앞자리로 나가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왔다.

그의 손바닥이 유리에 긁혀 피가 흘렀다.
양쪽 차선의 차들이 모두 멈춰 있었다.

과속으로 달려오던 화물 트럭이 정지하려고 하는 그들의 차를 들이받은 것이다.

조웅남의 차는 앞에 있는 소형차를 들이받고 소형차는 12틀 트럭의 중무니에

틀어박혀 있었다.
조웅남은 소형차 안을 들여다보았다 사람이 보였다.

운전하던 남자가 얼이 빠져서 아직도 핸들을 움켜쥐고 있었다.

조수석의 여자는 온몸이 의자 밑으로 들척간 채 얼굴만 내밀고 있었다.


"야, 너 랄리 내려!"


조웅남이 남자에게 소리쳤다.

그는 안전벨트를 끄르려고 철거덕거렸으나 당황한 탓인지 좀체로 끌러지지 않았다.


"이런 병신 같은 놈."


조웅남이 몸을 들여밀고 벨트를 끌러 주었다.

사내가 나오자 여자가 보였다.

젊은 여자였는데, 전혀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

소리도 지르지 않고 조웅남을 바라보았다.

얼굴이 하양게 질려 있었다.

그녀의 가슴 아랫부분은 발델는 부분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았다.


"어이, 아가씨, 괜찮어?"


운전석에 상체를 뻗고 조웅남이 큰 소리로 물었다.

여자가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자는 눈을 갑자기 크게 뜨고 그를 보았다.

조웅남이 그녀의 상체를 살펴보았으나 끄집어낼 방범이 떠오르지 않았다.

가슴 아랫부분이 어떻게 되었는지 보이지도 않는 것이다.


"내가 때줄탱 게, 걱정말어잉?"

조웅남이 눈을 부라리며 소리질렀다.

그녀는 보일듯 말듯 머리를 끄덕였다.

차 밖으로 몸을 돌리 자 운전하던 사내가 멀뚱히 서 있었다.
오고가던 차량들은 모두 멈춰 있었다.

경찰이 다가왔으나 힐끗 여자를 보고는 돌아서서 교통정리를 하려는 듯이

차를 향해 손짓을 하였다.

조웅남은 서 있는 사내에게 다가가 귀량을 쳤다.

땅바닥에 자빠진 사내가 볼을 싸쥐고 조웅남을 올려다보았다.


"이노무 새끼야 어디서 쇠몽둥이나 하나 찾아와, 어서!"


조웅남이 김세덕을 찾느라 두리번거렀다.

김세덕은 화물 트럭 운전사의 멱살을 잡아 땅으로 끌어내리고 있었다.


"이놈의 새끼는 꼼짝도 않고 않아 있어? 내가 창자를 끄집어 내했어!"


벌써 몇 차례 얻어맞은 운전사는 얼굴이 피투성이가되어 있었다.


"야! 빨리 쇠몽둥이나 찾아와!"

조웅남이 고함을 질렀다.

경찰이 이쪽을 힐끗거리다가 다시 교통정리를 했다.

조웅남은 반대쪽으로 가보았으나 움짝이 찌그러져 붙어버린 통에 열리지 않았다.

"아가씨, 괜찰어. 죄끔딴 기다려. 내가 베줄탱게."


여자는 그를 바라볼 뿐 대답하지 않았다.

조웅남과 김세덕이 다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쇠몽둥이를 찾았으나 연장은 나오지 않았다.
3미터쯤 떨어진 옆 차선에 멈춰 선 차 안에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조웅남의 시야에

들어왔다.

사고난 차와 나란히 서 있는 꼴이었다.

중형차였고 말쪽한 차림의 30대 사내가 유리창 너머로 이쪽을 바라보고 않아 있었다.
조웅남이 그쪽으로 다가가 불문곡직으로 그 차의 유리창을 내려業 다.

유리창이 산산이 부서지고 사내는 얼굴을 채여 조수석에 엎어졌다.
조웅남은 다시 돌아서서 거칠게 윗도리를 벗어던졌다.

반대편 문 쪽으로 간 조웅남은 이그러진 문짝을 두 손으로 움켜쥐었다.


"으으악."


그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었다.

이마의 핏줄이 곤두섰다.


'우지직.'


소리가 나면서 문짝이 구부러지듯 조웅남쪽으로 당겨졌다.


"에에익."


다시 우지직거리면서 문짝이 더 당겨지더니 조웅남이 내려누르듯
다시 한번 힘을 쓰자 문짝은 때어져 땅바닥에 떨어졌다.

그녀의 상반신과 하반신이 보였다.

접은 종이처럼 발바닥에 엉덩이에 닿아 아릿쪽으로 밀려 있었다.

조웅남은 그녀를 두 괄에 가득 안았다.

헐떡이며 그가 껴안자 여자는 눈을 감았다.


"아프먼 아프다고 말혀!"


그가 그녀를 조심스럽게 들어내며 소리질렸다.

여자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조웅남이 그것을 보고는 주춤했다.

 

"아퍼서 그려?"


여자가 머리를 저었다.

조웅남이 그녀를 안고 차에서 빠져나오자 중소리와 함께 차가 아래로 떨어졌다.

이제까지 소형차는 트럭의 꽁무니에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야, 세덕아. 이 아가씨 병원에 데려다 주고 와라."


김세덕이 달려왔다.
경찰이 다가와 여자를 살펴보더니 따라오라고 손첫을 했다.

병원으로 김세덕을 딸려 보내고 조웅남은 옷에 묻은 부스러기를 틸었다.

택시나 잡아 회사로 들어갈 작정이었다.


"아저씨, 잠판 봅시다. "


경찰이 다가왔다. 차량의 통행이 시작되고 있었다.


"아저씨가 이 사람 폭행했습니까?"


경찰 옆에 코에 종이를 쑤셔박은 사내가 서 있었다.

입술이 터져서 부어 있었고 와이셔츠에 피가 묻어 있었다.


"아니? 내가 사고당한 사람인디 언지 이 사람을 폭행혀?"


조웅남이 버 럭 고함을 질렀다.


"내가 여자 째낼라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디, 당신도 왔장여?"


경찰은 잠자코 있었다.


"어디서 벼락 맞았능갑만."


조웅남이 으르렁대며 그를 노려보자 그 사내는 시선을 피했다.
오야마는 of른 아침이었는데도 정장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어젯밤 서울에 도착했던 것이다.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온 것이어서 김원국도 놀랐다.

밤중에 연락이 되어 아침에 호텔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동행은 사때뿐이었다.


"갑자기 웬일이십니까?"


사베와 오함마가 밖으로 나가자 둘이 되었다.

김원국이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전에 이야기했던 홍콩 문제 때문이오. 그것이 요즈음 다급하게 되었소. "


그의 표정이 초조해 보였다.


"사업에 수익성이 없소. 적자운영이라고 해야 할 것이오.

그렇다고 팔래야 팔 수도 없고 말이오."


"김 선생, 해리슨 리키라고 들어 보았지요?"


"네, 들었습니다. "


홍콩 암혹가의 거물이었다.

그가 홍콩을 지배하고 있다고 봐도 되었다.

그의 수하에 있는 형주량,조진량, 강개,원삼기 둥 보스들의 이름도 어지간 한

한국의 주먹이면 모두 알고 있었다.


"그놈 때문이오."


"얼마 전까지는 그런대로 마찰없이 지내왔는데 이제는 노골적으로 우릴 몰아내려고 해요.

 아예 우리 기업체를 모두 인수해 버릴 속셈인 것 같소."


"어떻게 말입니까?"


"못견디게 해서 팔게 하려는 거지요.

그것도 헐값으로 사들이려고 말이오.

벌써 우리 회사들의 주식값이 5퍼센트 이상 떨어졌소."


"백화점은 아예 장사를 못하게 안에서 매일 저회들끼리 싸움판을 벌이고,

호텔은 투숙객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호델 앞을 지키고 딘거나
택시 운전사들을 못 오게 협박을 하고 있소."


"거긴 선생의 부하들이 몇 명이나 나가 있습니까?"


"30명 정도인데 그것도 문제요.사기가 떨어져서 이젠 일도 안됩니다. "

오야마는 식은 엽차를 입에 가져다 대었다.

그저 무의식중에 가져다 대는 것처럼 보였다.
김원국이 알기로는 오야마의 사업체는 홍콩에 10개가 넘었다.

한국 보다 훨씬 전에 진출해서 착실하게 기반을 밖아온 것이다.


"해리슨이 갑쟈기 왜 그럴까인"


오야마는 김원국의 물음에 잠세 생각하는 뜻하다가 대답했다.


"중국 정부에서 밀어주는 것 같소."


그러고는 혀를 崙다.


"중국 정부가요?"


"그렇소.그가 중국계인 것은 잘 알코 있지 않습니까?

홍콩의 중국에로의 반환년도가 얼마 남지 않으니까

그 전에 기업들을 완전히 소유 하려고 하는 거요.

중국정부는 그렇게 되면 직접작인 책임은 지지 않을 거 아니오.

홍콩이 영국령이었을 매 일본 기업들이 해리슨에게 넘어 갔으니까 말이오."


"어떻소? 나하고 홍콩에서 같이 일하지 않했소? 내가 의지할 사람은 김 선생밖에 없소."


"제 동생은 그 얘길했더니 총알받이 할 거냐고 묻더군요."


그러면서 김원국이 옷었다.


"총알받이?"


오야마가 놀란 듯 눈을 크게 됐다. 불쾌한 표정이었다.


"농담이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분명히 하고 시작해야지 그런 경우가 될 수도 있했습니다. "


오야마가 머리를 끄덕였다.


"나한데 어떤 것을 요구하십니까?

그리고 내가 해드릴 건 무엇입니까?

그것을 듣고 나서 나도 말씀드리지요."


오야마는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우선 우리 소유의 기업체 두어 개를 양도해 드리겠소.

그것을 싼 값으로 좋은 조건으로 인수하게 해드리지요.

그 대신 홍콩에 있는 우리 기업들을 우리가 함께 보호해야 합니다.

아니,그것을 보호할 책임을 김 선생이 맡아 주시오."


좋은 조건이었다.

김원국으로서는 덕분에 홍콤의 기반이 저절로 굴러 들어온 셈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조웅남의 말마따나 해리슨의 총알받이의 대가로 얻는 것이라면

결코 좋다거나 싸다고 말할 것도 못 되었다.
오야마가 다시 입을 열었다.


"고인 물은 씩기 마련이오. 끊임없이 흐르게 하는 것이 우리들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애들은 우리가 잠깐 한눈을 팔면 타락하게 됩니다
나도 이렇게 나이 들고 나서 그저 쉬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소.

그렇지만 그러면 안 된다고 나를 채찍질합니다.

나나 김 선생은 죽을 때까지 뛰어야 해요.

물이 흐르게 해야 한단 말이오.
김원국은 머리를 끄덕였다.

국적을 떠나서 그는 존경할 만한 사내였다.


"좋습니다. 하지요."


그리고 오야마가 순수한 마음으로 동참하기를 원한다는 것도 믿을 수 있었다.

그는 김원국이 필요했고 김원국 또한 그의 기반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했다.


"고맙소."


오야마는 진심으로 기쁜 듯 보였다. 주름진 얼굴이 펴겼댜.


"시간을 내서 홍콩에 가겠습니다. 먼저 한번 둘러보아야 할 테니까요. "


"좋소.

그러면 나는 나대로 김 선생이 운영하실 기업체의 내역과 가격조건 둥을 자세히 준비하리다.

그리고 홍콩에도 연락해 놓했소."


김원국은 머리를 끄덕였다.

늦은 아침이 되었다.

그들은 아직 아침식사도 하지 않았다.

사베와 오함마가 마침 궁금한 듯 함께 들어오고 있었다.

그들에게 아침식사를 방으로 들여오라고 이르고 나서 오야마는 김원국을 바라보며 웃었다.


"솔직히 지금 우리가 김 선생에게 인수하게 해드리겠다는 기업체는 팔리지도 않소."


김원국은 잠자코 그를 바라보았다.


"해리슨이 두려워서 사갈 사람이 없는 거요.

모두 그가 우리 기업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말이오."

"객실 250개짜리 호텔과 400평 정도의 2층짜리 슈퍼마켓, 그리고 무역회사 하나요."


"지금도 영업은 하고 있습니까?"


"그렇소. 허지만 계속 적자요. 아까 말했다시피 손님이 못 오게 방해가 철저해요.

이렇게 되면 얼마 되지 않아 문을 닫게 되지요."

김원국은 솔직히 이야기해 주는 오야마에게 오히려 호감이 갔다.

잠자코 머리를 끄덕여 보였다.


"우선 인수하시고 천천히 지불하셔도 좋소. 조건은 최대한으로 좋게 해드리 겠소."


"나도 능력껏 준비하겠습니다. 공짜로 얻는 기분이 들면 일할 마음이 적어집니다. "


김원국이 웃으며 말했다.


홍성철의 제일유통은 빌딩 수리가 모두 끝났고 1, 2층을 판매장으로 꾸며 놓았다.

 3층은 사무실로 사용할 작정이었다.

원명구의 공장도 영등포에 150평짜리 건물을 빌려 기계를 들여놓고 인원을

모집하는 중이었다.
아침에 그들과 회의를 마친 김원국은 홍성철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그에게 움베르토 알베르를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이다. 내부의 장식이라든가

제품의 진열상태가 그쪽이 훨씬 세련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이 움베르토의 유리문을 밀고 들어섰을 때는 11시가 넘어 있었다.


"근처에 이런 데가 있었군요."


홍성철이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오함마는 언짠은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지난번 개망신을 당한 곳이었다.

김원국만 없었더라면 불을 지르든지 했을 것이다.

아니 이곳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좋군요. 사람들을 꼬이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


홍성철이 말했다.


"물론 돈 없는 사람들은 위축감을 느끼겠지만요."


그들은 2층으로 올라갔다.


"이렇게 비싼 옷들도 팔리는 걸 보면 우리나라도 부잡니다. "


홍성철이 250만 원짜리 재킷을 보면서 말했다.
오함마가 '흥'하고 코웃음을 쳤다.


"어떤 놈이 입는가 모르겠지만,그놈은 우리하고는 인종이 다를 거요."


"암, 다르겠지."


홍성철은 김원국을 돌아보았다.


"형님, 이런 델 오면 돈 냄새가 나는 것 같지 않습니까?

돈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제에기,그래서 전에 나하구 형님이 쫓겨났군?우리한텐 돈 냄새가 안 나는 것 같소?"


홍성철이 오함마의 말에 놀란 듯 걸음을 멈추었다.


"실례 합니 다. "


뒤쪽에서 들리는 남자 목소리에 그들은 멈춰셨다.

30대의 직원이 그들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저회 사장님께서 잠시 뵙자고 하십니다. 잠만 을라와 주시겠습니까?"


그는 김원국에게 말했다.


"이런 젠장."


오함마가 색 나쳤다.


"야 이 새끼야, 누굴 함부로 오라가라 하고 있어?

이것들이 정말 김원국이 오함마의 어깨를 두드리고 그에게 다가쳤다.


"나를 왜 보자고 합니까?"


사내는 오함마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었다.

 긴장한 얼굴이었다.


"글째요, 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옆의 분 말씀이 좀 심하지 않습니까?"


그제야 홍성철도 분위기를 깨달은 듯 싱긋 웃는 것이 보였다.


"말이 심하다구?"


오함마는 우악스럽고 무쪽뚝한 성격이었다.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버룻이 있었다.

그러니 이동수 대신 김원국을 수행하면서 참으로 속이 끓는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바로 이런 경우가 될 것이다.

그는 씩씩거렸으나 선뜻 그에게 다가서지 못하고 김원국의 눈치를 살졌다.

오유철 같았으면 웃어 버리고 나중에 찾아와 주리를 틀 것이다.

그러나 오함마는 한번 지나면 끝이었다.

욱 하는 것만 잠시 눌러 주면 되었다.


"좋아, 어디로 가면 되 됐소?"


"3층입 니 다. "


사내는 따라오라는 듯이 몸을 돌렸다.


"너희들은 여기 있거라."


김원국이 그를 따라나싫다.


"사장이 어떤 놈이"

홍성철이 물었다.

오함마는 김원국의 됫모습을 바라보며 끈씩거리고 있었다.


"어떤 놈이 아니라 년이오."


"여자냐


흥미가 있다는 듯이 홍성철이 바짝 다가섰다.


"그런데 패 그러는 거야


"낸들 압니까?"


사장실에서 차영화는 김원국을 맞았다.

그녀는 소파에서 일어나는 시능을 하다가 다시 앉았다.


"거기 랄으시죠."


거만한 태도였다. 김원국도 슬그머니 부아가 치밀었다.

전번에는 여자의 앙탈쯤으로 받아들이고 참을 수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사장실로 불러들이고는 부하직원을 다루듯 하는 것이다.
김원국은 10평 정도의 사장실을 둘러보았다.

여자답게 세심하고 아기자기한 장식물들로 꾸며져 있었다.

밝은 색깔과 어두운 색깔을 잘 조화시켜 놓았다고 생각했다.

시선을 돌려 차영화를 바라보았다. 검정색 투피스를 입고 있었다.
한쪽 다리를 꼬고 암아 있었으므로 다리의 곡선이 드러나 보였다.
그의 시선을 느줬을 것임에도 그녀는 다리를 움직이지 않았다.

잠자코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도대체 누구시죠?"


입을 연 것은 차영화였다.

그녀는 태연한 척 가장하는 김원국에게 꽃병을 집어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줬다.


"허어, 그걸 물어 보려고 부르셨소?"


김원국이 웃어 보였다.


"왜 또 오신 거예요? 그만하면 됐지 않습니까?"


그녀의 눈빛은 날카로웠다.

 

"그만하다니?"


"투서 말예요.

우리가 세금포탈을 하고 이런저런 탈법행위를 했다고
투서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내가 말이오?"


김원국이 상체를 일으켜 세줬다.


"택이 아니면 할 사람이 없어요. 우린 뜨내기 손님을 받지 않는 회삽니다. "


"그래서 세금도 냈어요. 이 젠 다 끝났습니다. "

"세금을 띤다구?"

"흥."

차영화는 코은음을 쳤다.

"청와대에다 10억을 냈어요. 이젠 누가 워래도 상관없어요.

당신이 어슬렁 거리면서 무슨 꼬투리를 또 잡아도 이 젠 소용없단 말예요."

"청와대에다 말이오?"

차영화는 말하기 ·많다는 듯이 입을 다물었다.

"내가 투서를 향다‥‥‥‥

김원국이 혼잣소리 처럼 중얼거렸다.

"진정서인지도 모르죠. 남자다운 방법은 결코 아니죠. 그렇지 않습니까?"

그녀는 입가에 웃음을 띠웠다.
김원국은 잠시 생각해 보았다.

누군가 투서인지 진정인지를 했고 영화상사가 세금포탈로 걸려들어

청와대에 추징금을 냈다는 말이 된다.


"내가 알아보지."


김원국은 자리에서 일어싫다.


"무얼 알아본단 말예요?

더 이상 우리에게서 알아볼 것은 없어요.
내가 이 말 하려고 부른 건 아녜요."

차영화가 날카롭게 말했다.

"그럼 무슨 말을 하려고 한 거요?"

"앞으로 내 회사에 얼샌거리지 마세요.만일 그했다간 바로 경찰에
잡아 넣겠어요.조심해요.내 말이 빈말이 아님니다. 댁이 결은 멀정하
게 보여서 내가 직접 말해 드리는 거예요. 고맙게 여기세요."

"그렇지 않고 남자 직원들을 시켜 몰아낼 수도 있었어요.

허긴 담신의 떤떤한 모습을 한번 더 보고 싶기도 했지만요."

"생각해 줘서 고맙군."

김원국은 돌아서서 문고리를 잡았다.

그러다가 생각난 듯이 몸을 돌렸다.


"나도 잊은 것이 있는데."


차영화는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내가 관심가는 주분이 이 회사에 몇 가지 있었소.

그중 하나가 당신의 몸이었지.

 보기와는 달리 실제로 좋은지 어편지는 나중에 알겠지만 말이야."


문을 닫자 닫힌 문 안쪽에서 무엇인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버지, 저 학원 갔다올게요."

지영이가 방문을 열고 말했다.

"응, 그래."

늦은 아침을 먹던 최갑태가 머리를 끄덕였다

일주일 전부터 지영이는 의상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회사 늦어도 괜찰아요?"


밥상 앞에 맞은 아내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괜찮아."


식구들은 그가 친구 회사의 전무로 취적이 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김정도와 영화상사의 작업을 끝낸 최갑태는 김정도로부터 3억을 받았다.

10억의 돈은 및 시간 사이에 갈가리 나뉘어서 수표와 현금으로
열 번도 넘게 ◎굴었으므로 추적이 불가능하게 됐다.

최갑태는 방 2칸짜리 전셋집으로 이사를 했고 지영이를 공부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친구가 집을 옮기고 생활비에 보태쓰도록 몫돈을 주었다고 가족들에게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일찍 나가봐야죠."


아내는 걱정이 되는지 서두르고 있었다. 지금 나가 본다 해도 당분
 훈어지기로 했으므로 김정도나 서성구는 만날 수가 없다.

최갑태는 회사에 간다면서 시내에 나가 기원에 論아 있다 오곤 했다.


"이봐, 당신 가게 하나 하지 않겠어?집에서 노느니 조그만 식품점
이나 해보는 것이 어때?"


최갑테가 숭능을 마시면서 말하자 아내가 반색을 했다.


"아이구, 그러면 오죽 좋아인 애들도 다 켰겠다.

그렇게만 되면 우리 식구는 살기 걱정없지요. 허지만‥‥‥‥


"돈


"그 돈이 어디 있어인 이렇게 친구덕에 3천만 원짜리 전셋집을 얻
은 것도 감지덕지한 참인데‥‥‥‥


"1억 정도면 될까?"


"에그머니, 그만하면 충분해요. 제법 큰 것으로 얻을 수 있어요.

아래 슈퍼가 팔천으로 시작했다는데 우린 그보다 더 크게 할 수가 있
겠군요‥‥‥‥


그녀의 말소리가 점점 사그라들더니 최갑래를 바라보았다.
"그런 돈이 어디 있어요?"
아내의 눈에는 조그만 회망이라도 찾아보려는 절박감이 배어 있었
다.
"내 친구가 말이야."
"그 사장이시라는 분요
그녀는 바짝 다가앉았다.
"그놈이 땅을 팔아서 돈을 엄청나게 벌었는데 날 더러 빌려 가려면
말을 하래. 돈 벌리면 갚으라고 말이야. 그래서 오늘 이야기를 꺼낼까
해. 그 정도는 빌려 줄 것 같아."
"아이구 고맙기도 해라. 그럼 당장‥‥‥‥
"그래, 나도 가게를 알아볼 테니까 당신도 아침 먹고 알아봐. 빠를수
록 좋으니까 말이야. 돈은 오늘이래도 빌려을 수 있어."
"아이구 이젠 우리도 제대로 살게 되었군요."
아내의 눈에 눈물이 맺쳤다.
"당신이 성실하고 착해서 복받은 거예요."
차영화는 볼보의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았다. 마악 키를 꽃으려는데
반대편 문이 열리더니 사내가 들어와 그녀의 손목을 쥐었다
"뭐예요?"
그녀가 날카롭게 소리를 질렀다. 사내는 히죽 웃었다. 차영화는 갑
자기 소름이 끼쳤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는 그녀는 또 한 명의 사
내가 문에 두 손을 짚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납치범이다. 순간적으로 차영화는 그렇게 느줬다. 전신에 힘이 빠져
나가는 듯하였으나 기를 쓰고 앞과 옆을 바라보았다. 퇴근시간이 훨씬
지났으므로 회사에서 나오는 사람도 눈에 띄지 않았다.
"당신을 뵙자고 하는 분이 계십니다. "
옆에 않은 사내가 점잖게 말했다.
"우리는 지시를 받았어요. 당신이 싫든 좋든 우리는 데려가야 합니
다. 따라오됐어요?"
"도대체 누구요? 어떻 게 이렇게?"
"씨발년아, 입 닥치고 있어."

 

갑자기 창쪽의 사내가 문을 열고 말했다.
"뒤쪽으로 가! 어서!"
그는 그녀의 팔목을 잡아 차의 됫좌석으로 밀었다.
"어머나!"
그녀는 뒤쪽으.로밀려 상체가 됫좌석에 닿았으나 하체는 아직 앞좌
석에 걸려 있었다. 짧은 스커트 차림인 그녀의 팬티가 펀히 드러났고
두 다리가 의자 위에서 버둥거렸다. 조수석에 않은 사내가 운천석으로
옮겨 많고 창가의 사내가 됫좌석에 올랐다. 겨우 다리를 끌어내린 차
영화는 헝클어진 옷을 가다듬으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차는 도로로 나와 속력을 내고 있었다.
"여보세요. 왜 이러시는 거예요?"
차영화가 안간힘을 쓰듯이 물었다
"시끄러!"
옆에 앉은 사내가 버럭 고함을 쳤다. 소스라치게 놀란 차영화는 입
을 다물었다. 말로만 듣던 인신매매범이었다. 기가 막혔다. 몇 십만 원
에 팔려가 이것들의 노리개가 될 것을 생각하니 죽고 싶었다. 그러나
어떻게 죽어야 할지 아직 준비도 덜 된 것이다.
"이봐요, 돈이 필요하면 말해요. 돈은 달라는 대로 주겠어요."
운전하던 사내가 킥킥 웃었다.
"하지만 내 몸에 손을 대면 죽어 버리 겠어. 당신들 뜻대로는 안 돼.
"안 되 겠군. 시끄러워서 "
옆자리의 사내가 주먹을 그녀의 코앞에 대었다 싶었는데 찰칵 하는
무딘 금속소리와 함께 기다란 칼날이 번책 점겨져 나왔다. 차영화는
황급히 얼굴을 젖혔다. 눈앞에 차갑게 빛나는 칼이 보였다.
"씨발년아,우린 데리고 오라고 해서 데려가는 거야. ·어떻게 대접해
서 데리고 오라고는 못 들었어.너 같은 궤집은 째고 됐으니까 오해하
10
지 마. 괜히 허틀짓 하면 도려내 버릴 거야."
차영화는 입을 다물었다. 인신매매범은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면
누구안
차는 한적한 길로 접어들어 어느 빌딩 앞에 멈춰싫다.
사내들은 그녀의 눈을 가릴 생각도,주위 사람들을 경계하는 것 같
지도 않았다. 그들이 차에서 내리자 빌딩에서 나오던 서너 명이 그들
에게 아는 척을 하고 있었다. 차영화는 더욱 기운이 빠졌다. 그들은 2
충의 커다란 사무실로 들어딘다. 늦은 저녁이었는데도 2,錦명의 사내
들이 바쁘게 일을 하고 있었다.
"형님, 데려왔습니다. "
사내들은 그녀를 뒤쪽으로 끌듯이 데려가더니 뒤쪽의 회전의자에
앉은 사내에게 말했다.
사내가 얼굴을 들었다. 육중한 체격의 젊은 사내였다. 부리부리한
눈으로 차영화를 바라보았다. 서른이 조금 넘어 보였다.
"이것 보세요. 도대체 왜 이렇게 끌고오는 거예요?"
차영화가 얼굴을 붉히면서 소리켰다. 사무실이었으므로 안심도 되
었다. 사내가 눈을 둥그렇게 었다.
"끌고오다니외 모셔 오했는데?"
"워어인 칼로 위협해서 욕질을 하고 끌고오는'것이 모셔오늘 거예
.5-?"
그의 표정에 더욱 마음이 等인 차영화가 다시 소리를 질렀다. 눈물
이 글생해져 있었다.
"예? 누구야? 누가 그했어
사내가 그들을 노려보았다.
"너야? 지팔이 너지?"
그는 칼을 들이댄 사내를 용케 골라 됐다. 사내가 머리를 숙이며 말
했다.
3. 또 다른 진출 71
"형님, 글째 잔소리가 많아서‥‥‥‥
'철씩'
그는 재빠르게 다가와 옆에 선 사내의 귀향을 갈겼다. 깜짝 놀란 차
영화가 비껴쳤다. 사무실 안의 직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일에만 몰두
했다
"이 새끼야, 모셔오했으면 그렇게 대접해야지 그것도 못 알아들어?"
템을 얻어맞은 사내는 볼이 딸갛게 부었는데도 차렷 자세로 서 있었

"이거 큰 실례를 했습니다. 이해해 주십시오."
그카 차영화에게 정중히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차영화가 물었다.
"네, 잠판 저쪽으로 가시지요. 기다리고 계십니다. "
그는 차영화를 안내하여 닫혀진 문을 열었다.
"형님, 모시고 왔습니다. "
그를 따라 들어선 차영화는 안쪽을 바라보았다. 순간 가승이 철렁
내려앉았다. 투서한 놈인 것이다. 그의 시선은 잠판이었으나 그녀의 머
리에서 발끝까지를 출었다. 전신에 오한이 알었다. 차디찬시선이었던
것아다.
차영화는 잠시 그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앉아요."
김원국이 말했다. 차영화는그의 앞에 앉았다.
"도대체 날 이렇게 끌고온 이유는 뭐죠?댁이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에요?"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대들듯 물었다.
"당신의 경솔함 때문이야."
김원국이 싸늘하게 말했다.
It
"건방지고 오만하기 짝이 없어. 거기에다 경솔하기까지 하니 그런
몸뚱이마저 없었다면 쓰레기 취급을 당할 여자야."
차영화는 숨이 막헌 듯 입을 연 채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또박또박
끊어 벨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녀의 몸을 치는 것 같았다.
"우리 동생은 당신을 점잖게 대한 것 같을데 앙탈을 부린다면 옷을
모두 벗겨서 길거리로 를아낼 거야."
차영화는 숨을 헐떡거렸다. 그의 차디찬 시선을 받자 쟈꾸 몸이 떨
렸다.
"넌 점잖은 남자들에게 예우를 받고 살아온 것에 익숙한 모양인데
네 몸뚱이가 시간존로 상대하는 창녀처럼 두 다리를 벌리고 누워 있다
고 생각해 봐. 수십 명이 네 앞에서 기다리고 있고."
"지금 당장이라도 그렇게 만들어 줄 수가 있다. 내가 한마디만 하면
말이야."
그의 눈을 보자그가 멀리 보였다. 델리 떨어져서 이야기하는 것 같
았다.
"내 말 듣고 있나?"
차영화는 침을 삼켰다.
"듣고 있냐고 물었다. "
"예. "
"행여나 해서 이야기하는데 자존심 상할 거 없다. 네가 계산의 척도
로 생각하는 돈이나 또 다른 것들을 너보다 몇 배 가지고 있는 나다.
힘도 마찬가지다. 네가 추구하는 어떤 힘도 나는 가지고 있어."
문이 벌컥 열리고 조웅남이 들어졌다. 그는 오함마에게서 연락을 받
고 부랴부랴 달럭온 것이다. 조웅남은 김원국을 器아낸 시원스런 여자
를 구경하고 싶었다. 차영화는 그의 거구를 보자 침을 삼줬다.
"형님, 이년이오?"
털씩 차영화의 앞자리에 앉자 소파가 무너질듯이 들색거렸다.
"아따 그년, 좀 밝히게 생겼는"
조웅남의 무지막지한 시선이 고녀의 위아래를 臺었다.
"연설허고 있는 거요?나한티 템겨 주쇼. 회포나 풀고 배꼽 밀에다
가 큼직헌 자지문신이나 히줘야지, 기념으로."
김원국은 입맛을 다셨다.
"넌 사무실로 가 있어."
"왜요?"
조웅남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차영화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야, 일어서 봐."
조웅남이 그녀에게 말했다.
"얼릉 이년아."
차영화는 방황하여 눈을 깜박거렀다. 그녀는 소리 칠 기운도 말할 의
욕도 생기지 않았다.
"이년이 엉뎅이는 괜찰은디 젖이 죄께 쪼그만 헌디?야 이년아, 뭐
혀? 일어서서 돌아서 보란 말여!"
조웅남이 버럭 소리했다. 차영화는 이를 악물었으나 온몸이 떨렀다.
눈물이 흘러 나왔다.
"나가 있어."
김원국이 꾸길듯 말하자 부스럭대며 조웅남이 엉덩이를 들었다.
"그러면 이야기 끝나고 나한티 돌리쇼잉?문신파는 애 데리꼬 기다
리고 있을 텡게. 아니 털도 玲어야긋어. 그것도 기념으로 백으로 맹글
forl."
휘적거리며 조웅남이 방을 나간다. 눈물이 쪽쪽 떨어지고 있었으나
차영화는 그것을 밖지 않았다. 난생 처음, 아니 생각해 볼 수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나고 만 것이다.
"있을수록 겸손하기가 힘들지. 나중엔 그럴 필요를 느끼지 않게 돼.
74
귀참아지는 거지, 그리고 아예 없는 사람들을 다른 차원의 사람인 양
대하기 쉬운 자야."
혼갖소리처럼 김원국이 말했다.
"쟤 생각대로라면 네가 남자들에게 윤간을 당하고 담요에 뒤집어책
운 채 얼마 동안을 같이 지내면 네가 똑같은 사람이 된다고 믿을 거야.
쟤들도 겸사겸사 네가 같은 인종이라는 걸 확인도 하고 말이야."
"난 네 회사에 대해서 투서한 적 없다. 우리도 회사를 하나 만들었는
데 그쪽 회사를 참고하기 위해서 갔던 거야."
"그리고 너는 청와대를 사칭하는 사기단에게 당했어. 청와대에서 이
계까지 추징세금을 걷은 적도 없고 걷을 수도 없어, 사기단이 만들어
낸 말이야."
차영화는 눈물을 그치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입을 열지는 않았
다.
"그 사기단이 어떤 놈들인가는 우리가 알아내려면 알 수도 있다. 하
지만 이렇게 알려 주는 것으로 끝내기로 하지. 이젠 돌아가 봐."
차영화는 김원국을 바라본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머리가 흔란
스러운 듯 보였다.
"가서 잘 생각해 봐. 돌아가."
차영화는 엉덩이를 들었으나 성큼 문 쪽으로 다가가지 않았다.
김원국은 인터폰을 눌렀다. 문이 벌컥 열리고 조웅남이 들어딘다.
차영화가 주춤 반걸음쯤 물러딘다.
"모셔다 드려라."
김원국이 말했다.
"안 돼요."
차영화가 질겁을 하고는 됫걸음질을 치다가 소파에 걸려 주저앉았
3. 또 다른 진출 건
다.
"나와, 면도기는 준비했어."
조웅남이 양복 주머니를 두들기며 말했다.
"얼룽 나와! 안 나을 꺼여?"
조웅남이 눈을 부릅였다.
"저를 좀, 네?"
차영화가 김원국을 돌아보며 말했다. 겁에 질려 있었고 이제는 태와
끼를 벗어 버린 그냥 한 여자로 보였다. 그러자 문득 애착이 갔다.
"걱정마시오. 잘 모셔다 드릴 거요."
"그래도 저 흔자 가겠어요."
그녀의 이마에 땀방울이 돋아나 있었다.
"사장넘이 문앞까지만 바래다 주세요. 거기서부턴 계가 혼자 가겠어
요. "
"무슨 소리여?니가 먼디 형님이 문 앞까지 따러 나와?내가 같이 간
다는디 이년아."
김원국은 혀를 랐다. 조웅남이 여자를 건드릴 위인은 아니었다. 겁
을 준다고 한 것이 꼼짝없이 그가 문 앞까지 나서야 되 게 생긴 것이다.
"넌 여기 앉아 있어."
조웅남에게 말하고 김원국은 차영화와 함께 방을 나왔다.
』이런 색을 년이 오줌을 방는가? 왜 이렇게 의자가 축측혀?"


안에서 구시렁대는 조웅남의 목소리가 들렀다.
It
뛴다
강만철은 장잡수와 함께 홍콩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사베가 마중나와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이젠 우리가 홍콩에서 같이 일을 하게 되었군요."


그는 반가운 듯 싱글거렀다.
이른봄의 날씨였으나 따뜻했다.

그들은 공항을 빠져나와 호델로 차를 몰았다.

"사때 씨 혼자 있습니까?"


강만철이 물었다.

사베가 얼굴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아님니다. 오사카에서 히로시 형님이 와 계십니다. "


히로시는 오야마의 참모였다. 전에 만나본 기억이 났다.

 40대로 대머리에 둥글둥글한 체격을 가진 언제나 웃는 얼굴의 사내였다.


"히로시 형님이 하치야 군을 데리고 일주일 전에 왔습니다. "


홍콩의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강만철은 장갑수와 8명의 부하들을 데리고 먼저 들어온 것이다.
호텔 방에 들어가 짐을 풀고 나자 노크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자 히로시가 웃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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