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누스의 미소 ◑
김원국이 점심을 마치고 방에 들어오자 전화벨이 울렸다.
수화기를 들자 서울의 강만철이었다.
"형님 지금 들어오셨군요. 전화 여러 번 했습니다. "
강만철의 말에 김원국은 긴장이 되었다.
"무슨 일 있는 거o"
"아님니다. 큰일은 아니고, 오카다가 부산에 있다고 최충식이한테서
연락이 왔습니다. "
"오카다가?"
"네, 어제 저녁에 부산에 도착한 모양입니다. 호텔도 확인해 놓았습니다. "
"그래?"
"부하 세 놈을 데리고 왔습니다. 어첫밤에는 호델에서 박재팔이를 만났다고 합니다. "
"충식이한테 철저히 감시하라고 일러 두었습니다. "
"잘했다. "
가네무라가 아직 그의 오사카 잠입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이철주는 o消법나?"
"네, 한 이틀간 발광하뜻이 소동을 부렸습니다만 이겐 자포자기한
모양입니다. 시키는 대로 다하겠으니 시골에서 나오게 해달라고 합니다. "
이철주는 서울에서 100여 킬로미터 떨어진 시골에서 강딴철의 부하
4명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집은 산지기가 쓰던 집을 개조한 것이어
서 방 刻떼 부및이 나란히 볼어 있었다. 산기슭에 외따로 떨어진 집에
는 우편배달부도 찾아오지 않았다. 방에 우두커니 앉아 있으면 차라리
감옥에 있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옆방의 김원국의 부
하들은 그에게 일절 딸을 걸지 않았다. 묻는 할에도 대합하지 않았다.
이틀째인가는 그중 형님델 되는 사내를 설득해 보려고 길게 이야기
를 꺼했다가 법다 발길질을 하는 바람에 허리를 채였다. 이철주는 새
까만 녀석에게 수용쓸긍하자 죽고 싶었으나 그럴 수는 없었다.
식사는 페맞추어 들어왔다. 사내들이 만드는 음식이므로 풍성풍성
하였으나 템거나 짜거나 하였다.
사흘째부터 이철주는 식욕이 되살아났다. 시골의 밝은 공기가 식윽
을 돋우게도 하였지만 밥을 안 먹으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는 흥성철이 배신했다고 믿었다. 그가 김원국에게 잡혀 갔을 때부
터 그놈은 김원국에게 모든 정보를 주고 었었던 것이다. 이철주는 그
때부터 흥성철을 견제했던 것이 잘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주변을 돌아보면 믿을 만한 놈이 없는 것에 울화가 치밀었다. 정재회
는 시골에서 이틀을 지내고 다시 서울로 올라갔다. 밤이 되면 계곡을
출어내려가는 바람이 나못가지를 스치면서 윙윙거리고 번 양동이를
덜그럭대며 굴렸다. 창문이 덜컹대며 흔들리곤 하였다.
정재희는 이틀합을 울면서 새웠다. 그녀의 우는 모습이 가여워서 한
번은 그가 그녀를 안으려 하자 사납게 어깨를 흔들어 뿌리쳤었다.
사흘째 되던 날 강만철이 보낸 사내가 그녀를 데리러 오자 그녀는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는 함설이는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이철
주는 괄을 베고 누운 채 잠자코 있었다.
"어떡하죠? 날 데려간다는데?"
이철추는 몸을 일으켜 않았다.
'"가네무라한데 연락을 해. 박재활이한테도 말이야. 그리고 흥성철이
도 찾아봐. 내 이야기를 해, "
"그럴게요."
"쪽 해야 돼. 조심하고 말이야."
"알았어요. 염려마세요."
사내를 따라 산길을 돌아 내려오는 정재희는패방을 맞은 독립군이
산에서 내려오는 기분과 다를 바 없었다. 30분쯤 걷자 국도에 검정색
승용차가 세워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서둘러 차 쪽으로 다가갔
다. 승용차 안에는 오유철이 맞아 烈었다. 그의 얼굴은 무표정하였으나
안쪽으로 몸을 옮겨 옆자리에 정재회가 맞도록 하였다. 정재회는 그가
김원국의 간부급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차는 포장되지 않은 자갈길을 덜컹대며 달렸다.
"정 마담,쓸데없는짓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지?"
오유철이 문득 물었다. 정채회는 그를 바라보며 끄덕였다.
"그쪽 산지기집에서 산속으로 깊이 들어가면 땅을 파기 좋은 곳이있어."
"깊은 골짜기라 묻기가 쉬운 곳이야, 내가 봐두었지."
정재회는 오한이 일었다. 침을 삼키며 그를 바라보았다. 오유철은
운전하는 사내에게 시선을 주고 있었다.
"이철주가 무슨 부탁 안 해?말해 봐."
오유철이 다시 입을 열었다.
"네? 무슨 부탁요른
"없었어? 일편단심이라는 것이군. 지금 이철주가 어떻게 된 지 알고
있지? 훌릉해. 같이 죽겠다는 거군."
"아녜요, 그게 아니라."
"그만해,를차피 너도 이철주하고 같이
"아때요, 내가 왜요? 딘 죄 없어요."
정재희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생각해야 할 데니까."
학재팔은 오카다와 마주 論아 있었다. 오카다는 입을 다물고 박재팔
을 바라보았다.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어때요 박상, 해볼 만하지 않소?"
박재팔은 머리를 끄덕였다.
"한 명당 700만 원씩 합시다. "
박재팔이 말하자 오카다는 놀라는 얼굴을 하였다.
"너무 비싸요. 서울에서도 500만 원씩이었소."
"위험한 장사요. 요즘은 여자애들이 호락호락하지 않아요."
"박상, 내가 알기로는 아직도 여자는 많소. 당신이 잘 알지 않소?"
오카다는 몸집이 비대한 랄인지 땀을 흘렸다. 수건을 꺼내어 이마와
목덜미의 땀을 밖았다. 그는 이번에 가네무라의 지시를 받아 부설에
인력 공급조직을 세우려고 온 것이다.
"어떻소? 그럼 한 명당 600만 원으로 합시다. "
오카다가 다시 말했다. 잠시 생각하던 박재팔이 머리를 」I덕였다.
"좋소, 하지만 선금을 좀 주시오. 이것저것 준비하는 데 돈이 필요합니다. "
"그건 계약을 하고 나서 이야기합시다. "
"계 약이라니?"
"매월 몇 명씩 어떻게 보낸다는 것을 말이오.그러고 나서 이야기해
도 늦지 않아요."
박재팔은 납득하는 눈치였다. 내일 다시 만나 계약 조건을 상의하기
로 하고 박재팔은 호델을 떠났다.
그가 떠난 후 오카다는 일본에서 그를 따라온 3명의 부하를 자기 방
으로 불렀다. 그들과 부산에서 다시 조직을 재건해야 한다. 서울에서처
럼 실수를 하면 안 되는 것이다.
"어때?애들을 모을 수 있진"
오카다가 부하에게 물었다.
"사람이야 많습니다만 쓸 만한 놈을 고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
부하 한 명이 말했다.
"서울에서처럼 어중이떠중이 고르면 안 돼. 이번에는 철저히 해야 돼."
"알겠습니다. "
"이번에는 일차 선발한 다음 일본으로 데려가 단련을 시키겠다. 완
전히 머리를 계조시키겠다. "
"서울은 정리하실 작정입니까?"
부하가 물었다.
"천만에, 투자한 것이 얼만데? 문제는 이철주가 지금 어디에서 어떻
게 되어 있는지를 알아내야 해, 그 합할 년이 전화를 받지도 않아서 골
치가 아프군 그래. 이철주의 조직은 깨졌다고 봐야 돼."
"이 사장이 무엇을 하고 있을까인 흑시‥‥‥‥
"김원국이 어떻게 했는지, 이번에는 그것을 알아보는 일도·중요하다. "
오카다는 부하들을 둘러보았다.
"조심들 해. 김원국은 지금 산장에 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여기 왔
다는 사실을 숨겨야 한다. 호락호락한 놈이 아니야. 절대로 노출되는
행동을 피하도륵 해, 알겠나?"
"네, 알겠습니다. "
부하들이 물러간 후 오카다는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가네무라에게
보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카다는 방에서 저녁을 시켰다. 부산에 온 후로 그는 밖에 나가 식
사하는 것도 삼가고 있었다. 박재팔이 오카다가 부산에 내려을 때마다
잠자리를 같이하는 미스 지를 데리고 오겠다는 것도 사양했다. 그녀에
게 연락하지도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 부하들에게도 쓸데없이 호텔 밖
을 나가지 말도록 지시했다. 언제 김원국의 정보망에 걸려들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부산은 조금 안심이 되었다. 이철주의 조직이 깨
어진 지금 급한 것은 끊임없이 공급되어야 하는 여자들 문제였다.
박재팔에게는 선금을 2억 정도만 줄 애정이었다. 가네무라에게 박재
팔과의 상담내용을 보고하자 그는 선뜻 허락하였다. 급한 것이다. 박재
팔도 이철주 못지않게 돈을 밝히고 있었다. 고집이 세었고 머리보다도
주덕을 바탕으로 기반을 닦아왔으므로 자존심이 강했다. 냉혹하였고
이기적이었다. 그러나아직 단순해서 자존심을 건드려 주면 이용하
기 쉬운 성격이었다. 이철주보다 경를이 적은 맞일 것이다. 그러나 그
것을 잘만 이용하면 상대방에게 위협적인 전위대 역할을 할 것이다.
오카다는 박재팔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다.
벨이 울렸다.
저녁식사를 가져온 룸 서비스인 모양이었다.
"누구요?"
문앞에 다가간 그가 물었다.
"룸 서비스입니다. "
문 밖에 부하가 서 있을 것이므로 오카다는 문을 열었다. 순간 3명의
사내가 그를 밀고 방안으로 들이닥쳤다. 한 명이 재빠르게 그의 등 뒤
로 돌아 그의 목을 죄었고 다른 한 명은 그의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목을 죈 사내와 오카다는 같이 넘어지고 다른 사내가 그의 팔을 잡고
끈으로 묶었다. 목이 조여 오카다는 소리를 지를 수가 없었다. 두 발을
한 사내가 누르고 있었으므로 발길질을 하여 몸을 세울 수도 없었다.
순식간에 손발이 묶이고 나서 그의 입에 테이프가 철색 붙여졌다. 그
는 방바닥에 길게 누워 있었다. 한 사내가 그의 옆구리에 발을 갖다 대
더니 밀어서 그를 굴렸다. 그는 서너 번 굴러서 벽에 붙여졌다. 모두들
한마디도 말을 하지 않았다. 그것을 느끼자 오카다는 그제야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이들은 프로인 것이다.
당했구나 하는 생각을하며 늘을 들어 그들을 바라보았다. 문이 열
리더니 두 사내가 부하 한 명을 끌고 들어왔다. 축 처져서 사지를 늘어
뜨리고 끌려오는 사내는 방 앞에 지켜 서 있던 부하였다. 그를 따라 한
사내가 걸어들어왔다. 오카다는 눈을 흡떠 그를 바라보았다. 강만철이
었다. 강만철은 누워 있는 오카다를 잡시 내려다보았으나 이내 시선을
돌렸다. 부하는 얻어맞아 기절한 채였다. 두 사내가 그의 손발을 묶고
입에 테이프를 붙여 오카다 옆에 굴려놓았다. 강만철은 소파에 않아
문 쪽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에 다시 문이 열렸다.
오카다의 눈來및익은 사내가 또 보였다. 부산의 보스인 최충식이었
다. 근카 함장을 서서 들꼭펀자 늘어전 :滅의 사내를 그 부하들이 물고
를어왔다. 늘어츤 사내들은 異두 피투상이였다. 오카다는 부하들의 참
담한 몰골에 시선을 돌렸다. 그들도 손발이 묶인 채 그의 옆에 굴려겼
다. 강만철은 시선을 돌려 오카다를 내려다보았다. 오카다와 시선이 마
주치자 그는 싱긋 웃었다. 오카다는 시선을 돌렸다. 이 세계에 익숙한
오카다는 저런 표정의 사내가 서습없이 잔인한 짓을 할 수 있는 성격
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카다는 눈을 감았다. 강만철이 서울에서
여기까지 쳐내려을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오카다, 지난번에는 옷도 입지 못하고 도망쳤더군, "
강만철이 입을 열었다. 입에 데이프가 붙여져 있었으므로 오카다는
눈을 부름떠 보였다. 최충식이 피식 웃었다.
"형님, 짜리몽땅한 것이 꼭 개구리 같지 않능교?"
"저놈을 데리고 가겠다. 박재팔이한테 이 일이 알려지지 않도록 조
심해."
"염려마이소."
최충식은 들떠 있었다. 그는 박재팔의 지원 세력인 오카다를 잡았다
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났다.
"옷가지하고 물건들은 그대로 두고 간다. 잠판 다른 곳에 간 듯이 보
이도록 간단한 짐만 추려서 챙겨 가도록 하자구. 다른 놈들도 마찬가
지로 말이야."
그들은 서둘러 부하들의 방을 오갔다. 새벽 2시가 되었을 때 강만철
은 오카다와 부하들을 화물 엘리베이터에 싣도끓 하였다. 지하차고에
는 그들을 싣고 갈 빈 트럭이 기다리고 있었다. 강만철은 서울에서 데
리고 온 부하들과 함께 방을 나딘다. 차고에서 최충식과 작별한 강만
철은 트럭을 뒤따르게 하고 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이철주가 강만철과 함께 '귀빈'에 들어서자 기다리고 있던 정재회가
그들을 맞았다. 오랜만에 오는 자신의 업소인데도 이철주는 관심이 없
는 듯 무표정하였다. 일주일 가량 시골에 있다가 서울로 올라온 지 5일
가량 되었다. 정재희가 그들을 백광남이 기다리고 있는 밀실로 안내하였다.
"아이구 이 사장, 패 이렇게 뵙기가 힘이 듭니까?"
백광남이 일어나 반겼다. 10여일 동안 만나지 못한 것이다. 전화 연
락도 없었으므로 그는 무척 궁금했다.
더욱이 원 사장의 토지건도 걸려 있어서 무척 불안했다. 여러 번 사
무실에다 전화를 했었고 집으로도 연락을 했었다. 명의 이전된 원 사
장의 공장에 대한서류를 이철주가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 동
안 이철주는 오카다가 잡혀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여자들을 데리러
김원국이 일본에 간 것도 강만철에게 들었다.
"만일 이 사장께서 장딘을 치신다면 아예 오카다부터 경찰에 넘겨
버리겠어요. 형님이 일본에 가서 고생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우린 증거
를 다 가지고 있고,말하기 거북하지만 흥성철이도 가만 있지 않을 거요.
걔가 지금 형님따라 일본에 가 있는 줄은 아실 겝니다. 이게 다 누
구 때문이오? 잠자코 계쇼. 이 사장님을 이렇게 좋게 대하는 것도 형님
의 지시가 있기 때문여지 그렇지 않았다면‥‥‥ 잘 아실 거요."
이철주는 집 밖에 나가지 않았다. 한강상사는 빈 사무실이 되었다.
사무직 사원들 중 쓸 만한 사람들은 자청해서 반도실업으로 자리를 옮
겼기 때문에 찬강상사의 일 모두를 반도실업이 인수받은 상황이 되었다.
'귀빈'이나 몇 개의 업소들은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었다. 정재
회는 며칠 시골에서 이철주와 함께 있다가 바로 올라와 '귀빈'을 운영
해 나가고 있었다. 그녀는 이철주와 현재 제일상사의 대표자인 강만철
의 분위기를 예민하게 주시하여 파악해 놓고 있어서 모나는 행동은 하
지 않았다. 백광남과 강만철이 서로 인사를 주고받았다. 백광남은 강만
철이 제일상사의 대표라고 하자 놀라는 얼굴이 되었다.
"이걱 거기 김 사장은?"
백광남이 그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시골에 계십니다. "
강만철이 쪽 끊어서 이야기하고는 백광남을 돌아보았다. 어서 본론
을 이야기하자는 태도였다.
"백 사장, 여기 귀빈하고 금성을 우선 정리하려고 하는데 말이오. 백
사장이 인수해 줬으면 해서‥‥‥‥
이철주가 말을 꺼냈다. 그는 딸끝을 맺지 못하고 시선을 돌렸다.
"아니 귀빈을?금성하고 같이 말이오?"
백광남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 이철주가 이 업소들을 얼마나 아줬는
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깊은 내막을 알 수 없었던 백광남이 말을
잊고 그에게서 강만철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강만철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제일상사하고 어떤 연관이 있는 것 같으나 이 자리에서 물어
볼 수는 없었다.
"이것 참, 갑자기 그런 말씀을 들으니까 너무 뜻밖이어서 말이오. 생
각도 좀 해봐야 할 것 아니오?"
"백 사장,근간에 정리해야하니까 잘 생각해 주시오."
"그런데 왜 귀빈까지 함꼐 정리하려고 합니긱 무슨 다른 시섭을 하
시려고 하는 거요?"
"당분간 쉬겠소."
정재회가 안주를 들고 들어왔다. 그녀는 이철주 옆에 營았다. 잠시
동안 그들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
"글째,난 이런 업소를 운영해 본 경험이 없어서 말이오.자신이 없구먼."
"잘될 겁니다. 예전과 똑같이 말이지요. 우리가 보장해 드릴 테니까
요. 그리고 내부 관리를 지금처럼 정 마담에게 맡기셔두 되구요."
강만철이 입을 열고 말했다. 백광남이 이철주를 바라보았다. 그는
시선을 내린 채 잠자코 있었다.
"가격이나 알고 봅시다. 자신이 없지만 말이오."
백광남이 마지못한 듯 물었으나 이철주는 대답하지 않았다.
"얼마 정도 갑니까? 여기 귀빈하고 금성이 말이오."
강만철이 정재희에게 물었다. 그녀는 이철주의 눈치를 살피다가 입을 열었다.
"귀빈이 현재로 8억즘 갈 거예요. 그리고 금성이 6억쯤·
"후유. "
백광남이 머리를 저었다. 강만철도 가격은 그종 되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철주가 막상 합의를 하고서도 미적거리는 것에 화가 치밀었다.
"그만하면 좋은 가격입니다. 10억을 부를 수도 있었어요. 귀빈같은
경우에는 말이지요. 듣자하니 이런 업소들을 구입하시려고 한 줄 아는 데요?"
백광남은 그렇게 말하는 강만철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이철주에게로
옮겼다. 이철주가 머리를 」1덕이며 말했다.
"아, 내가 이야기했어요. 백 사장이 관심을 가지실 거라구 말이오."
정채희는 잠자코 그들의 잔에 술을 따랐다.
"내가 알기로는 이 사장, 그 업소들은 일본 사람들과 같이 합자해서
세운 것으로 아는데‥‥‥‥
백광남은 강만철이 걸리는 듯 주저하며 말했다.
"그래요. 가네무라 씨하고 반씩 투자한 업소들이오. 그래서 내가 승
낙을 받았습니다. 명의는 내 이름으로 되어 있지만 인감도장이나 소유
권 이전 서류는 그쪽에서 가지고 있어요. 그걸 보내 준다고 연락이습니다. "
강만철도 들었던 이야기여쏙 그는 잠자코 앉아 있었다. 그가 이철주
에게 물었을 때에도 그렇게 말했던 것이다.
"그렇군요. 그쪽과 합의를 하셨다니‥‥‥‥
백광남이 머리를 끄덕였다.
"어했든 좀 생각해 봅시다. "
이철주는 불끈 화가 치밀었다.
"백 사장,전에도 내가 이야기했지 않소?금성을 6억 5천에 말이오.
5천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牙였는데 철 또 생각하자는 거요?"
강만철은 처음 듣는 말이었다.
"아, 글째 그땐 그때고 지금 형편이 좋지가 않아요."
"무슨 형편?"
이철주의 얼굴이 붉어졌다.
"잠판만."
강만철이 나졌다.
"백 사장께서 그러시다면 다시 연락을 주십시오.오늘은 이만 합시다. "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백광남이 915호실의 벨을 누르자 곧 안에서 문이 열렸다.
"들어오세요."
정재희가 얼굴에 미소를 띠면서 말했다. 그녀는 잠시 밖을 살피고는
문을 닫았다.
"정 마담이 웬일이o 나하고 이렇게 만나면 이 사장이 오해할 것
아냐."
농담섞인 말투로 백광남이 그녀에게 말했으나 편치 않았다. 어제 저
녁 귀빈에서 이철주와 만난 후로 무언가 점점하긴 했었다. 그런 참에
13. 야누스의 미소 259
정재희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호델에
방을 잡아 놓고 기다리겠다는 것이었다. 나쁜 일은 아닐 것이라는 생
각이 들었다.
"오해하면 하래죠 뭐, "
약간 상기된 얼굴로 그녀가 말하며 앞에 와 앉았다. 베이지색 투피
스 차림이었다. 가지런히 무릎을 모으고 앉은 다리의 선이 고왔다. 30
대 초반의 터져나갈 것 같은 농염한 육체가 그의 눈앞에 있었다.
"허어, 이 사람이 큰일날 소리 하고 있네."
백광남은 정색을 하고 자리를 고쳐 앉았다.
"아니 글째, 이 사장이 조금 위축되어 보이고 사업에 신경을 안 쓰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안 쓰는 게 아니라 못 쓰는 거죠. 이젠 끝났다구요."
"이게 무슨 말이이? 끝났다니?"
"제일상사 김 사장한테 약점을 잡혀 버렸어요.여자들 일본 보낸 문
제로요. 꼼짝없이 사업체 정리를 해야 돼요.그렇지 않으면 무사하지
못할 거예요."
"룬라고? 좀 자세히 이야기해 봐."
정재희는 김원국과 그의 부하들이 이칠주의 집에 쳐들어오던 일부
터 이야기해 주었다.
"그럼 지금 김 사장은 일본에 있단 말인가?"
백광남이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그건 모르겠어요. 하지만 일본에 있는 여자들을 귀국시키려고 제일
상사 사람들이 간 것은 확실해요."
"그럼 업소들을 팔아 보상금으로 지불할 모양인가?"
"모르죠, 그건."
"아니 정 마담이 그걸 모르면 누가 알아? 같이 살면서.
"흥. "
정재희는 코웃음을 쳤다.
"같이 한집에 산다고 다 아나요?"
백광남은 그녀를 찬찬히 바라딘았다. 그의 시선을 의식한 정재회는
머리를 숙이고 스커트를 밑으로 잡아당겨 허벅지를 감추려는 듯하였다.
"그래, 나한테 할 이야기는 그것이야
정재희가 머리를 들었다.
"그걸 싸게 사실 수 있어요."
"지금 이 사장은 급해요. 업소를 정리해서 5억 정도를 가네무라 씨
에게 주게 돼 있어요.그게 귀빈하고 금성에 일본 사람들이 투자한돈
아거든요. 나머지는 이 사장이 어떻게 쓰는지 전 몰라요."
"5억이라‥‥‥‥
"귀빈이 임자만 만나면 10억은 돼요. 금성은 8억즘 받을 수 있구요.
그런데 어제 8억하고 6억해서 14억 불렀죠?"
"그렇지, "
"그게 급하다는 증거예요."
"가네무라가 돈 찾아가려고 독촉하나?"
"그렇지는 않아요."
"그럼 왜 이렇게 급해?"
정재회가 백광남을 잠시 바라보다가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제일상사 강 사장에게서 독촉을 받고 있어요. 팔으라구요."
"팔지 않으면 안 돼요. 꼼짝할 수 없어요, 이젠."
"팔아서 쥐 하려구 그러는 거야?그 돈을 김원국이한테 갖다 바치나?"
"그건 모르죠. 그럴 확률도 있지만요."
"가네무라한테도 주고?"
"글베요."
백광남은 혀를 참다.
"그럼 꼼짝없이 팔아야된단 말이지 이잰 이철주는 끝났다고 봐도
되겠군."
"살아 있는 것만 해도 다행이죠 월."
정재회가 말했다. 백광남은 입을 다물고 정재희를 바라보았다. 정재
희는 이제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그럼 정 마담이 바라는 건 워야?"
이윽고 백광남이 입을 열었다.
"저한테 2억을주세요.그러면 10억에 인수하게 해드릴게요.귀빈하
고 금성요."
"그리고 저는 관리사장으로 해주세요. 그 두 업체에 말예요."
"저두 이젠 이 사장과 손 끊겠어요."
"그것이 쉽게 될까?"
"이젠 어려울 것두 없어요.사장님, 어떻게 생각하세요?제 이야기
말예요."
"글째 ‥‥‥‥
백광남은 선뜻 대합하지 않고 망설였다. 말 그대로라면 12억에 인수
하게 될 것이다. 그도 그 업소들이 못 잡아도 14억은 가리라고 보았다.
임자를 만나면 17억은 갈 수도 있다.
"절 못 믿으세요?"
갑자기 정 마담이 물었다.
"응? 아니, 그게 아니라, 정 마담이 그렇게 나을 줄은 몰랐어. 그래서
그래 ."
"이렇게 하면 믿으시겠어인"
의자에서 일어나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고 난 정재희는 블라우스를
벗어 의자에 걸쳐 놓았다. 그녀의 상반신이 드러났다. 젖가습만 브래지
어로 가렸을 뿐이었다. 갈색의 매끄러운 퍼부가 보였다. 백광남은 져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저를 가지세요. 이제는 사장님 거예요."
그녀는 스커트를 내렸다. 핑크색 팬티가 보였다. 브래지어와 팬티
바람이 된 정재회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에게 다가가 그의 무
릎 위에 앉았다.
"여자는 힘이 있는 사람을 따르는 법이에요. 그 힘이 무엇인지 아시叢튼
정재희의 젖가습에서 향기로운 살 냄새가 났다. 백광남의 손이 그녀
의 허백지에 닿았다. 그녀의 몸은 뜨거워져 있었다.
강만철과 이철주가 백광남을 만나고 왔다. 강만철은 집 안에 들어와
잠시 앉았다가 돌아갔다. 이철주는 짜증을 내며 옷을 벗어 던졌다. 정
재회가 옷을 주91 들었다.
"이 새끼,돈이 없다구? to억밖에 안 되겠tf?이 새끼가 손도 안
래고 코를 풀려고 그래."
"개새끼, 이게 날 바지저고리로 아나?내 당장 다리몽댕이를‥‥‥‥
정계회는 그의 등뒤로 돌아가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시원한지
이철주는 입을 다물었다.
"요즘 돈이 말라 버린 모양이에요."
"아무리 그래도 그게 얼마를 투자한 가게인데 10억이야?"
다시 부아가 나는지 이철주가 화를 냈다.
"그럼 그만두죠 뭐. 다른 사람에게 알아보세요."
"'골든라인'을 내봤다고 해요. 5억에 내봤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골든라인은 귀빈과 비슷한규모의 업소였다. 이 업계에서 잔레가굳
은 천 사장이 20년째 운영하고 있다.
"천 사장이? 그것도 』억에?"
이철주는 늘란 듯했다. 정재희의 손을 잡아 어깨에서 내려놓고 몸을
돌려 그녀를 보았다.
"네, 소문이니까요. 당신온 요즘 잘 안 나오셔서 모르지만 쉬쉬하면
서 처분하려나 봐요."
"패?그 사람 돈 좀 모았을 텐데."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그 능구렁이가 미리 감을 잡고 그러는지
어편지 ‥‥‥‥
그건 거첫말이었다. 그렇다고 천 사장에게 물을 수도 없고 물어도
그게 사실이라고 발할 사람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우린 팔지 말아요. 기다리면 임자가 나타날지 누가 알아요?"
"그 가네무라 씨한테 말해 보세요. 팔지 말자구요."
이철주는 그녀를 힐끗 바라보았으나 입을 열지 않았다. 응접실에 그
를 남기고 정재회는 방으로 들어갔다. 잠옷으로 갈아입은 정재희는 거
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횐색의 잠옷은 않은 실크로 만
들어져 있어서 몸이 비쳐 보였다. 그와 관계를 맺은 지도 패 오래되었
다. 엊그제 대낮의 호텔에서 백광남과 및은 정사는 그래서인지 자신도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격렬하였다. 응접실로 나가자 이철주는 아까의
의자에 앉은 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
"주무시지 않을 거예.0.?"
이철주는 앞에 선 정재회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몸이 보였다. 한동
안 그의 시선이 그녀의 온몸을 더듬어 갔다.
"음, 그래, 자야지."
손을 내밀어 그녀의 허택지를 쓰다듬으면서 그가 말했다. 정채회는
그의 팔을 잡아 일으켰다.
길게 숨을 몰아쉬면서 이철주가 그녀의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정재
회는 눈을 감은 채 뜨지 않았다. 그녀는 만족하지도 못하고 그저 갈증
딘 사람이 입술에 물만 묻힌 꼴이었으나 이철주는 오랜만에 만족했음
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교성과 몸놀림의 강약으로 이철주를
이제까지 조종해 왔었다.
"오랜만이라 당신 너무 멋졌어요."
그의 가습에 파고들면서 정재회가 말했다.
"난 아까 까무라쳤던 것 같애. 그했죠? 난 기억이 안 나‥‥‥‥
"그런 것 같더군."
"당신은 언제나 패 그리 힘이 세죠? 난 지금 기운이 하나두 없어. 못
일어나겠어."
이철주는 대답이 없었다. 오늘따라 정채희가 유독 간지러운 소리를
한다고 느줬으나 생각은 다른 곳에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네무라
나 박재팔에게 도움을 청한다 하더라도 창피만 당할 뿐이라는 것을 그
는 잘 알고 있었다. 조직이 붕괴된 지금 그들에게 이철주는 한낮 짐일
뿐이다. 다급해서 정재회를 시켜 전화를 해보라고 했을 때 그들은 전
화도 받지 않는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었다. 가네무라는 어떻게든
관계가 없는 것으로 하고 싶을 것이다. 인신매매나 유괴의 증거를 잡
혔다고 보고 있는 이철주와의 관계를 부정해야 할 입장일 것이다. 박
재팔은 말할 것도 없다. 살무사 같은 놈. 이철주는 그를 떠올리며 중얼
거렸다. 그놈은 서슴없이 제 애비도 배신할 놈이다. 그런 놈에게 도움
을 받을 생각은 하지도 말자. 오히려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이철주는
마음을 굳혔다.
"이좌, 자나?"
이철주가 눈을 감고 있는 정재희를 불렀다. 정재희가 눈을 었다.
"내일 당신이 백광남이를 만나.그래서 10억을 찾아와.내가 아침에
서류하고 인감도장을 건네 줄 테니까 말야."
정재희는 반짝이는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돈은 당신이 직접 받아오라구. 강만칠이한테 눈치채게 하면 안 돼.
내가 여자들 문제로 형무소에 가더라도 그놈들에게 돈을 넘겨 줄 순
없어. 알겠어?조심해야 돼."
"알았어요."
얼굴에 생기를 띠며 그녀가 말했다.
"그런데 서류하고 인감도장이 도착했어인"
강만철측에서 매일 그것을 확인하고 있는 것을 정재희도 알고 있었
다. 이철주는 코웃음을 쳤다.
"도착은 무슨. 은행의 내 개인 금고에 넣어왔어. 내일 아침 열쇠를
줄 테니까 찾으면 돼."
정재희는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시 다면 ‥‥‥‥
"월?"
"아진5. 아무것두."
"가네무라하고도 끝났어. 돈을 받으려면 서울로 와 보라구 해. 흥,
무서워서 못 을걸? 차라리 잘됐군 그래‥‥‥‥ 어줬든 내일 틀림없이 해
야 돼. 알았어?"
그가 다시 다짐하듯 딸했다.
"염려마세요."
돌아누우며 정재회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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