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밤의 대통령

9. 태풍 전야

오늘의 쉼터 2014. 11. 30. 11:25

◐ 태풍 전야  

 

 

   

 "형님, 심각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한 달만 계속되면 문 닫아야겠다고 하더군요."
수엄이 팀수룩한 오유철은 초조한 표정이었다.
"걱정하지 마. 곧 풀리겠지."
구청에 진정서가 접수되어 구청에서 나왔다 가고 나면 보건소에서 일제히 검사가 나온다.

경찰들이 끊임없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커다란 그물에 덮여서 점점 조여 들고 있는 느낌이었다.
강만철은 머리를 흔들고 일어딘다.

애들의 사기도 점점 떨어져 가고 있었다.

대상이 있으면 죽기 아니면 살기로 부딪쳐 보겠으나 민원이
들어오고 탄원과 진정이 들어와 기관에서 조사를 하는 것에 대항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전에는 사전에 충분히 배려를 하고 서로 상부상조를 하였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들도 속수무책인 것이다.

봐주었다가는 업무 태만에 공모한 것으로까지 몰릴 수 있는 것이다.
저녁에 김원국은 강만철, 조웅남과 사무실에 모여 앉았다.
"누군가의 계획적인 일입니다. 한꺼번에 이렇게 쓸아지는 것을 보면 틀림 없습니다. "
강만철이 말했다. 그는 종일 업소들과 민원이 접수된 관청을 돌아다 딘다.
"어떤 새끼들이 이것을 조종하고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
"그게 누꾸 이칠주란 말여?"
조웅남이 물었다.

그는 사내들의 얼굴을 보았다는 김길호의 부하를 앞세우고 사흘 동안

천방지축 돌아다니다가 김원국에게 야단을 맞았다.

그는 심사가 뒤틀려 있었다.
"그럼 당장 가서 요절을 내야 헐꺼 아녀?"
강만철은 말없이 앉아 있는 김원국을 바라보았다.
"'귀빈'도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김원국이 강만철에게 물었다.
"네, 그쪽도 매상이 줄고, 조사가 여러 번 나오는 모양입니다. "
"타이어도 梁어졌고?"
"이 사장 승용차도 당했다고 하더군요."
"잘 되얏어."
조웅남이 말했다.
"헌데 그놈들은 보통내기들이 아니야."
김원국이 말했다.
"당당하게 길호를 찾아서 불러낸 놈들 같으면 뜨내기 칼잡이들이 아
니란 말이야."
"길호가 목표가 아니야. '블루스타'도 아니고. 제일상사지, 바로 나란 말이야."
강만철과 조웅남은 그를 바라보았다.

김원국은 그들의 머리 위에 시선을 주고 있었다.
"오늘 내가 알아보니까 검찰과 고위층에도 진정서가 들어가 있더군.
아주 자세히 기록이 되어서 말이야."
"상대방은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있어.

우리가 들색이면 바로 그것을 놈들이 노릴 거야.

그것이 놈들이 노리는 함정이야."
"그게 누굽니까? 짐작하고 계세요?"
"짐작하고 있어. 하지만 함정에 빠지지 않아야 돼."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어떻게 허기는 뭘 어떡혀. 젠장, 떤헌 소리 갖고."
조웅남이 투덜거렸다.
"당분간 쉰다. "
김원국이 말했다.
"그대로 둬. 조사도, 검사도 있는 그대로 받고 보여 주도록 해.

시키는 대로 해라.

절대로 애들 날뛰게 하지 말고 죽은 듯이 있도록 해,

손해나는 업소가 있다면 그쪽 재정상태를 봐서 만철이가 공급을 원가로 해줘라.

무상으로 줘도 된다.

애들한테도 생일날,

자식놈들 돌날 챙겨서 선물을 해줘라.

그러고는 기다린다. "
강만철은 머리를 끄덕였다.
"제기, 자선사업 허능고만."
다시 조웅남이 투덜거렸다
의자 한 개를 만드는 데 3시간이 넘게 걸렸다.

마당에 의자를 내려놓은 김원국은 각이 진 모서리를 대패로 밀어 부드러운 곡선이 되게 하였다.

그런대로 앉을 만하게 보였다.

페인트를 칠하지 말고 기름걸레로 밖아 윤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래쪽에서 차가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이동수가 아래쪽에 곽써 아줌마와 앉아 있다가 일어서고 있었다.
산장에 들어온 지 열흘 가깜게 되었다.

업무는 강만철과 조웅남에게 맡겨 두었다.

그들 둘이서 조직을 이끌어가도 무리는 없었다.

그가 그 렇게 단련시켰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금집행을 결정할 수도 있었다.

부정은 용서하지 않았으나돈에 대해서는 담백한 것이 김원국의 성격이었다.

그들도 많아가고 있었다.
"형님, 저 왔습니다. "
대패로 딴아낸 부분을 사포로 닦고 있는 김원국에게 강만철이 다가 오며 인사를 했다.

하루에 한 번씩 강만철과 조웅남이 교대로 산장을 찾아와 보고를 하고 가는 것이다.
"충식이도 데리고 왔어요."
그의 뒤에 졌던 최충식이 나서더니 웃어 보였다.
"그 동안 별고 없으십니꺼?"
"아니 네가 웬일이냐
김원국은 반가워 손을 내밀었다.
"만철 형님도 뵐겸해서요. 형님한테도 인사 드려야 할꺼 아넘교7"
"무슨 인사? 우리 사이에 무슨 인사가 필요해."
그들은 응접실로 들어가 않았다.
"제가 형님한테 간다니까 충식이가 따라붙어서요. 떼어놓기도 첫하고 해서‥‥‥‥
"괜참아, 잘 왔어."
산장에 다른 사람들을 좀처럼 초대하지 않는 김원국의 버릇을 아는지라

강만철은 그를 데려오기가 불편하였던 모양이었다.
"그래, 이젠 조금씩 나아진다면서?"
최충식에게 물었다.
"예, 이편 괜참습니더. 예전보다는 못하지만요."
"잘됐군, 순서를 밟아서 하도록 해."
최충식은 예전보다 형편이 나아진 모양이었다.

그는 강만철에게 이번에는 운영자금을 받지 않아도 되겠다고 했다.
"그래, 박채팔 사장은 잘하고 있나?"
김원국이 물었다.

서울 사정이 복잡했으므로 그에게까지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20여 일 동안불황이 계속되고 있었다.

민원과진정이 끊이지 않았다.

업소 사장들이 그 부근의 아파트와 주택을 일일이 방문하여 시정할 것이 있으면

직접 말해 달라고 부탁하고 다딘으나그것도 효력이 없었다.

이렇게 한 달만 계속된다면 모두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었다.

경찰들은 여전히 업소 주위에서 서성거렸고 세무서의 조사는 끓임없이 진행중이었다.

아가씨들도 업소에 나오기를 꺼렸다.

수시로 보건소에서 검열을 나오기 때문이다.

봉투를 집어 주고 로비를 해봐도 통하지 않았다.

이철주의 '귀빈'도, 그가 투자한 다른 곳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이렇게 되면 제일 피해를 입는 쪽은 업소의 경영주일 것이다.

그 다음 이 제일상사의 김원국이 될 것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제일상사가제일 않이 피해를 보고 있었다.

매출액이 삼분의 일로 줄어들었고 공급이 달렸던 주류상자가 이젠 창고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이렇게 되면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먼저다.

종업원을 줄여야 할 것이다.

일부 업소에서는 종업원을 줄이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이 오래 갈 것으로 보였다.
"박재팔 사장 말입니꺼? 요즘 보이지도 않습니더.

가네무라나 오카다도 보이지 않는 기라요."
"같이 일본 간 것 아니야? 서울에서도 보이지 않는 걸 보면."
강만철이 말했다.
"박 사장 업소들은 잘 되나?"
"야, 거기야 언제나 자리가 없어서 못 들어가지 않능교?"
"후유, 여기 사장들이 들으면 살맛이 달아나겠군."
강만철이 탄식하듯 말했다.
"박재팔이 요즘엔 전처럼 악착스럽게 나서지를 않습니더.

부끄러운 말이지만 그래서 저희들이 기를 좀 펴고 있습니더."
최충식이 말했다.
"나도 그 사람 한번 만나보고 싶군. 부산 토박이라며?"
김원국이 물었다.
"야,부산에서 기반을 굳힌 작잔기라요.

매정하고 자기 잇속 채리기 위해서는 가차없는 놈입니더.

성격이 혹독해서 밑에 애들이 법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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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철이 말을 받았다.
"형님도 아시잖아인 이철주 사장 밑에서 7, 8년 배를 굳혔다는데요. "
"그건 들었어."
"오죽하겠습니까? 이 사장 밑에 있었으니 나쁜 건 다 배웠겠지요."
"그래, 언제 내려갈 거야
김원국이 최충식에게 물었다.
"오늘 저녁 만철 형님하고 웅남 형님 모시고 술 한잔 먹고 내일 내려갈 예정입니더."
"그래, 잘됐군. 조 부장하고도 잘 사귀어봐.

그리고 요즘 강남 업소들이 매상이 안 오르니까 거기에서 마셔줘, "
김원국이 웃으며 말했다.
'블루스타'의 홀 안은 손넘들이 없어 샐렁하였다.

그래서인지 무대에서 춤을 추는 댄서들도 홍이 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더욱이 김길호가 병원에 있어서 조웅남을 비롯한 일행들은 표정이 굳었다.

김길호는 의식은 회복되었으나 아직 말도 하지 못하는 중태였다.

머리를 얻어맞은 것이 뇌에 영향을 준 것이다.
"아이고, 오늘 술이나 몽땅 먹을란다. 충식이가 사 준다고 헝게, "
조웅남이 한숨과 함께 말을 및었다.

조웅남과 강만철,그리고 최충식과 그 부하, 모두 4명이었다.
"앗따 형님 째께하게 내가 산다는 말을 처음부터 못을 박으쇼?

누가 안 산다고 했습니꺼?"
붙임성 있는 최충식이 그에게 투덜거렸다.
"내가 여그 영업만 잘 되먼 하루종일이라도 술맥여 주겼다.

근디 이것 좀 봐. 이런디서 염치없이 내가 술 사 주켰냐


9. 태풍 전야 171

"하긴 너무 손넘이 없구먼."
"말도 말어. 여그 민 사장헌티 괜히 미안혀 죽졌어."
그들은 양주를 3병 마셨다.

최충식은 술이 다시 떨어지자 아예 양주
3병을 한꺼번에 가져오라고 웨이터에게 말했다.

10시가되어서 손넘들
로 혼잡해야 할 시간이었으나 손님은 좌석을 반도 채우지 않고 있었다.

강만철도 씀쓸한지 술만 들이켜고 있었다.
"형님, 용우를 밖에서 보았어요."
최충식의 부하인 박일수가 나갔다가 들어와 맞으며 말했다.
"뭐? 용우를? 언제?"
최충식이 놀란 듯 그에게 물었다.
"조금 전에요. 여긴 너무 시끄러워서 길 건너편에 있는 공중전화 박
스에 가서 집에다 전화를 하려고 갔는데 그 자식이 전화를 하고 있더 군요. "
"용우가 누구야 강만철이 물었다.
"박재팔이 심복이지요. 보디가드로 雲아다니는 놈입니다. "
강만철은 최충식을 노려보았다.
"그래, 그 새끼는 널 봤어?"
최충식이 박일수에게 물었다.
"아뇨, 난 가게로 들어가 그 새끼를 살됐습니다.

전화를 하고는 곧장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
"뭐 여? 어떻게 생긴 놈이여?"
조웅남이 물었다. 우리가 봐도 알 수 없을 것이라고 강만철은 생각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강만철은 프런트에 있는 전화기로 다가갔다. 김
원국에게 보고를 해야 할 일이었다.
해운대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매운탕집이었다.

최충식이 방에 들어서자 부하들의 잡담이 그쳤다.

8명의 직계 부하가 모두 모인 것이다.
"잘 들어. 이제 중대한 이야기를 할 것이다. "
최충식은 그들을 하나씩 둘러보았다.
"박재팔이 글마가 지금 서울에 있다. 부산은 비어 있는 셈이지.

박재팔이는 지금 다른 일 하니라고 정신이 없을 끼야.

나는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주도권을 잡을 기횐기라.

오늘 밤부터 박재팔이가 운영하는 업소들을 손을 봐야겠다. "
그는 부하들과 머리를 맞대고 계획을 세웠다.

서울에서 강만철 등과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내려왔으니만치

그것에 대한 행동지시만 내려 주면 되었다.

조웅남 등과 술을 마신 다음 날 아침 최충식은 강만철과 함께 산장으로 다시 내려갔다.

조웅남은 이미 도착해 있었다.
"박재팔이 서울에서 이철주의 행동대장 노롯을 하는 것 같다.

가네무라가 뒤에서 조종하고 말이야."
김원국이 그들에게 말했다.
"어줬든 충식이는 기회를 잡게 되었다.

이 기회에 박재팔이 방심한 사이를 들고 들어가도록 해.

우리는 여기서 필요하면 응원해 주마."
"내가 같이 가서 돕는 게 어절까요?"
조웅남이 말하자 김원국은 머리를 저었다.
"여기서도 할일이 있어. 어때, 해낼 수 있겠지?"
그는 최충식에게 물었다.
"그럼요, 염려 마이소."
기다리고 있던 기회였다.

더욱이 김원국이 배경에 있으므로 그는 자신이 넘쳤다.

산장에서 계획을 세우고 난 최충식은 바로 부산으로 내려온 것이다.

부하들은 맡은 일을 가지고 서둘러 자리를 였다.

최충식은 시계를 내려다보았다.

오후 3시였다.

오늘 밤에는 시끄럽게 되겠다고 생각했다.
'라스베가스'에 들어간 박일수는 현관 안쪽에 서 있던 영업부장 민성일이 그를 보고

몸을 돌리는 것을 보았다.

그는 코웃음을 치면서 5명의 부하들을 데리고 홀의 안쪽으로 들어값다.

흘은 언제나처럼 만원이어서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야 이 새끼야, 쪽발이를 들아내고라도 자리를 만들어 줘야 할꺼 아of가!"
부하 하나가 웨이터에게 고함을 쳤다.

순식간에 좌우가 조용해졌다.
"자리 안 낼 거야? 불을 확 질러 버릴 테야!"
다른 부하 한 명이 현관에까지 들리도록 고함을 쳤다.
웨이터들이 분주히 달려가는 게 보였다.

현관 앞에서 민성일이 그들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그가 당황하고 있는 것이 멀리서도 보였다.

그의 입장에서 보면 자다가 불침 맞은 것 같은 꼴이 되었을 것이다.

흘 안에서 수라장이 벌어진다면 오늘 장사는 말할 것도 없고

앞으로의 장사에 피해가 막심할 것이다.

더욱이 일본인들은 그런 폭력에 질색을 하고는 아예 발을 끊을 것이다.

경찰을 부를 수도 없는 것이다.

부른다 떤 박일수들이 안에서 어떻게 발악을 할지 눈에 선했기 때문이다.

민성일이 웨이터들을 불러 지시하는 게 보였다.

웨이터 한 명이 달려왔다.
"저쪽에 자리가 비었습니다. 저쪽으로‥‥‥‥
아마 앉아 있는 손넘에게 술값 안 받을 테니 일어나라고 한 모양이었다.
"야 이 씨발놈아, 우린 여기에 앉을란다. "
부하 한 명이 무대 바로 앞쪽에 일본인 그룹이 앉은 좌석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들 여섯 명은 흘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으므로 순식간에 흘은 조용해져서

저쪽의 말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플로어에서 춤을 추던 사람들이 흘로 돌아와 분위기에 놀란 듯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벤드도 멎어 있었고 무대에선 댄서들이 멍청히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민성일이 다가왔다.

5, 6명의 부하들이 그의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우괄래? 칼함 한번 할래?"
박일수가 그에게 물었다.
"한번 피바다를 만들어봐? 여기를?"
"너 이 새끼 정말 이럴 거야?너 이제 살기 싫어?"
민성일이 으르렁거리듯·말했다. 주변의 손넘들이 하나씩 둘씩 일어서고 었었다.

출을 추러 무대에 나왔던 댄서들이 도망치듯 들어갔다.
"민성일이 너 누굴 믿고 까부노?야 이 새끼야,

니 형님 믿고 까부는 기 허, 참 템신 같은 새끼."
"뭐라고?"
이를 부드득 갈면서 민성일이 한 걸음 내딛다가주위를 바라보고는 멈춰 쳤다.

그는 망설이고 있었다. 손넘들이 저마다 모두 일어서서 나가자

현관 앞은 나가려는 사람들로 가득 業다.
"오늘은 재미 없어서 그냥 간다. 하지만 내일 다시 오지.

그땐 자리를 준비해 두라고. 알았어?"
박일수는 몸을 틀어 그의 옆을 스쳐 지났다.
"이 새끼 너, 밖에서 보자."
민성일이 말하자 박일수는 걸음을 멈추고 그를 돌아보았다.
"아마 둘 중 하나가 죽든지 둘다 죽든지 해야 할 거로?

나는 준비가 돼 있어 이 새끼야.

너는 네 형님한테 허락을 받아야 할 거다.

죽을래도 죽을 수가 없는 거야, 이 병신아."
"뭐라구? 이 개새끼가!"
얼굴이 상기된 민성일이 소리쳤다.

손님들도 거의 나가 빈 흘이나 마찬가지였으므로 거칠 것이 없는 것 같았다.
"해볼래?"
박일수가 자세를 바로잡고 그를 노려보았다.

민성일과 그 부하들이 좌우로 벌려서고 있었다.

민성일은 잠시 망설였다.

박일수가 준비를 하고 온 것으로 믿었다.

더욱이 박재팔은 서울에 가 있다.

그리고 訓명 가랄게 애들을 데리고 갔으므로 수적으로 열세인 것이다.

서울에 간 것을 비밀로 하고 있으므로 하루에 한 번씩 밤에 그카 전화하는 것이 고작인 것이다.
"어절 거야 이 새끼야!"
박일수가 다시 소리를 지르다가 옆에 等인 의자를 걷어차더니 부하들을 돌아보았다.
"야들아 가자. 흘 안에서 떠들기도 쪽팔런다. 노래하는 것도 아니고."
"일수, 너 죽고 싶어 환장을 했구나."
민성일이 그의 뒤에서 소리쳤다.

박일수는 '라스베가스'를 나와 문 앞에서 기다리는 승용차에 재빠르게 을랐다.

차는 그가 타자마자 달려나갔다.
"다 끝됐나?"
옆에 않은 부하에게 물었다.
"네, 다 끝내고 철수했습니다. "
주차장에 사람들이 가득 모여 있는 것이 그들의 눈에 보였다.

생각에 잡겨 있던 민성일은 밖에서 달려들어온 부하를 바라보았다.
"형님, 큰일났숩니다.

주차장에, 글째, 차들의 타이어가 모두 첫어져 있습니다.

손넘들이 지금 야단입니다. "
헐떡이며 그가 말했다.
김원국은 벤치를 만들고 있었다.

이제는 틈만 나면 송판을 대패질하고 맞추어 못질하는 것에 재미를 붙였다.

곽씨에게 의자를 만들어 준 것도 2개나 되었다.

며칠 전 내려갔을 매 보니까 곽씨는 그 의자를 부 및에 놓아 두고 있었다.

부엌은 시골부엌이어서 나지막한 구조인데 왜 의자를 부엌에 갖다 놓았을까 금금했다.
벤치는 호숫가에 가져다 놓을 작정이었다.

그럴려면 그곳의 분위기에 맞는 모양이어야겠기에 궁리 끝에 주로 곡선을 없애고

나무의 모양을 그대로 살리기로 하였다.

오늘중으로 끝내고 내일은 호숫가에 가져다 놓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못을 박고 있늘데 등 뒤에서 이동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형님, 손님 오셨습니다. "
머리를 돌리자 이동수와 그의 옆에 선 장민애가 보였다.

그와 시선이 마주치자 그녀는 머리를 숙였다.
"아니, 웬일이o"
뜻밖이었으므로 김원국이 일어서서 물었다.
"그냥요, 놀러 왔어요."
"놀러? 이런 아가써가 있나?차편도 없을 린데‥‥‥‥
그가 옷에 묻은 나무 부스러기를 털며 응접실에 앉자

장민애는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왜? 전에도 보았잖아."
그가 말하자 장민애는 피식 웃었다.
"그땐 정신이 없었는걸요.

아무것도 본 게 없었던 것 같아요,

그저 윤곽만 떠오를 뿐이었어요."
"그래, 집에는 별고 없고?"
"네, 어머니가 안부 전해드리래요. 고맙다는 말씀두요."
"고맙긴 월, 그럼 어머니한테 여기 온다고 말씀드리고 卦칙"
"그런데 웬일이지?"
그녀는 대담하지 않았다.

회색 바지에 철색 바탕에 검정 체크 무되가 있는 스웨터를 잠바 딘에 껴입고 있었다.
"제가 오니까 불안하세요?"
"그렇게 물으니까 조금 안정이 깨지는 것 같군."
"흔자 있으면 안정이 돼요?"
"버룻이 돼서‥‥‥‥
"이번 신학기엔 복학해야지?"
그녀를 바라보자 장민애는 머리를 끄덕였다.

"회사에 몇 번 전화를 했는데 안 나오시데요.

여기 전화번호도 모르고 그래서 버스 타고 왔어요."
그녀가 그를 보며 말했다.
"버스에서 내려서 여기까진 어떻게?"
버스 종점에서 이곳 산장까지는 20리 가깝게 산길이 있을 뿐이다.
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수 있는 길이다.
"저쪽 마을에 가는 오토바아 탄 아저씨가 태워 주셨어요. 나머진 걸었어요."
"좋던데요. 쓸쓸하게 보이는 골짜기의 풍경이 좋았어요."
"터택터벅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도 좋았구요."
"저 오늘 여기서 쉬어가도 되죠? 불안하지 않으시죠? 솔직히 말하면 믿기지 않지만요."
김원국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해. 난 만들다 만 것이 있어서 밖에 나가 일할 테니 까. "
그는 자리에서 일어셨다. 장민애의 얼굴이 활짝 피졌다.
"제가 심부름해 드릴게요."
"괜찰아. 거기 책도 제법 있고 음악 듣고 싶으면 저쪽에 가서 찾아 봐."
김원국은 벗어둔 면장갑을 찾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다시 마당으로 나와 판자를 맞추어 자르고 못을 두드려 박았다.

비스듬하게 헛살이 비치고 있었다.

호수의 표면이 템살에 반사되어 물결에 흔들리는 대로 반짝이며 출렁대고 었었다.

늦은 오후였다.

장민애는 마당으로 나와 그의 옆에 覺그리고 앉아 구경을 하다가 일어서더니

아래로 내려가 버렸다.

곽씨 아저씨 집으로 간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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