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악한 결탁 ◑
부산으로 내려온 이철주 사장은 해운대 호텔에 묵고 있었다.
바닷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유리창이 바람을 맞아 가늘게 떨고 있었다.
아직 초저녁이었으므로 가운을 입은 채로 그는 창밖을 바라보며 않아 있었다.
8시에 가네무라와 딱재팔을 만나기로 하였다. 이번 회합도 가네무라가 주최하는 것이다.
가네무라는 오사카에서 서올로 오지 않고 부산 으로 온 것이다.
언짧았으나 서울보다는 부산이 안전하고 비밀보장이 쉬우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김원국 습격이 실패로 끝난 후에 이철주는 체면을 잃었다.
김원국과 만나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고 사과만 했다. 오카다에게서 보고를 받았는지
그를 만났을 때 가네무라가 말했다.
"이 사장, 앞으로 그런 일을 할 적에는 꼭 오카다와 상의해 주시오."
나이는 이철주와 동년배인 40대 후반이었으나 큼직한 입과 눈을 가
지고 있어서 입을 꾹 다물고 딘아보면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기
분이 언짧아진 이철주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젠 이 사장사업은 이 사장 혼자만의 것이 아니지 錄쇠 우리에
게도 바로 영향이 오지 않습니까?"
그의 표정은 엄격했다.
"그 일을 오카다와 상의하였더라면 계획을 보다 치밀하게 해서 성공할 수도 있었을 거요."
그때 오카다는 부산에 있었다. 그러나 이철주는 오카다에게 상의한 다는 것이
보고하는 것과 같은 것임을 알고 있었다.
이철주가 운영하는 업소들은 설립할 매에 가네무라가 50퍼센트의 자금을 지원해 주었었다.
그는 동업자지 상관이 아니다.
부산의 박재팔은 그 이상일 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거의 가네무라측의 자금으로 설립이 되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이철주는 냉장고를 열어 맥주를 꺼내 들었다.
흔자 내려왔기 때문에 불편했다.
'라스베가스'의 밀실에 이철주와 가네무라, 박재팔, 오카다 4명이 모였다.
박재팔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이철주와 가네무라는 거의 동시에 들어왔다.
오카다가 가네무라의 뒤에 서서 의자에 앉도록 시중을 들었다.
가네무라가 상석에 않았다.
테이블 위에는 미리 준비해 둔 술과 안주가 놓여 있었다.
박채괄이 밀실의 문을 안에서 잠갔다.
"모처럼 모두 모였군요, 여러분."
가네무라가 이철주와 박재팔을 보면서 말했다 박재팔은 빙긋 옷었으나 이철주는 잠자코
가네무라를 바라보았다.
박재팔은 한때 그의 수하에 있었으나 10여 년 전 분가해 나간, 항렬로 보면 동생인 것이다.
같이 취급받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
가네무라는 박재팔을 대단히 신임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박재팔의 이야기를 할 때면 언제나 그를 청찬하였다.
그도 박채팔이 10여 년 전에는 이칠주의 부하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가 이 사장을 부산까지 내려오시게 한 것은 이 사장과 박 사장이
및날에 같은 식구였다는 것을 알고 있기 매문이오."
가네무라가 이철주에게 말했다.
"두 분 사이가 종더 친해지고 및날처럼 같이 손잡고 일하는 분위기
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칠주와 박재팔의 시선이 마주쳤으나 이내 떨어졌다.
"이번에 서울에서 이 사장의 입장이 약간난처해진 일이 있었소."
"잠판만."
이철주가 가네무라의 말을 가로막고 나딘다.
"가네무라 씨,구태여 그런 이야기를 꺼낼 필요가 있소?이런 자리에서?"
이철주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난 이야기해야 한다고 믿소. 이젠 우리는 다시 한식구니까 말이 t. "
가네무라가 큰 눈으로 그를 보며 위압적으로 말했다.
"이 사장, 인천의 박 사장과 부산의 박 사장을 함꼐 묶어서 생각해야
됩니다. 모두 이 사장을 위한 일이오."
이철주늘 입을 다물었다. 박증무 앞에서도 그했지만 박계팔이 있는
지금도 자핀은 형편없이 내리깎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박종무 또는 박재팔과 동급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가네무라가 참석한 회의에서는 언제나 그가 내리깎이고 그만큼
가네무라의 위치가 을라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사장에게는 여기 박 사장 같은 힘을 가진 조력자가 필요합니다.
그 계획을 오카다가 설명해 드릴 거요."
말을 마친 가베무라가 오카다를 바라보았다. 오카다가 머리를 들었다.
이철주는 어금니를 지그시 물었다. 지금은 힘이 필요한 때였다.
"지금 서울의 상황은 김 사장 테러 계획이 실패한 후 우리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제일상사의 김원국이 문제입니다.
우리는 주류 공급권과 업소들을 장악해야 합니다.
제일상사가 그 모든 것을 맡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사장의 인력 공급은 부수적인 일일 뿐으로 주도권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인천 박 사장의 힘을 합해도 아직은 부족합니다.
주류 공급을 김원국에게서 받는다면 주도권은 이미 및기고 있는 것이오."
떤한 소리였으므로 이칠주는 잠자코 있었다.
수많은 도전과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모함과 압력이 있었으나 제일상사는
꾸준히 버텨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새로운 업소가 생길 때에는 그쪽에서 제일상사에게 부탁해 오는 형편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박 사장의 조직을 동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박 사장과 충분히 상의를 했고 그도 기꺼이 우리를 돕기로 했습니다. "
이철주가 박재팔을 돌아보자 그는 시선을 피했다.
"박 사장의 조직은 제대로 갖춰져 있고 믿을 만합니다.
그중 20명 정도만 선발해서 서울로 올라가도록 해서 이 사장을 돕도록 합시다.
조직적으로 제일상사의 힘을 하나씩하나씩 줘어 나가야해요.
우리 일본에서 경험하고 랄아온 방법입니다. 틀림없어요."
오카다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이철주는 불끈 힘이 솟는 것 같았다.
김원국에게 당한 끈모가 다시 떠을랐다. 그는 머리를 끄덕였다.
장민애는 파한 단과 배추 두 포기,고출가루 한 홍을 딘다. 어물가게
에 들러 생명태를 한 마리 사고는 잠시 서서 잊어버린 것이 없나 생각
해 보았다. 어머니가 말한 것은 다 산 것 같았다. 시장을 빠져나와 한
참을 걷다가 다시 멈줬다. 새우젓을 까먹은 것이다. 짜증이 났다.
멈춰선 지점에서 시장이 가까운가 집이 가까운가 잠시 생각해 보았다.
집이 가까줬다. 집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가 다시 멈줬다.
어머니가 다시 시장에 나을 것을 생각한 것이다.
입술을 달학이며 불평을 하면서 장민애는 시장 쪽으로 몸을 돌렀다.
"시장 보고 오니?"
앞에 션 사람을 보고 장민애는 깜짝 놀랐다.
김원국이 그녀를 내려 다보며 서 있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의 얼굴과 시장 바구니를 보면서 그가 서 있었다.
그녀는 얼굴이 새딸개졌다. 진 하지에 스웨터 차림이었다.
늦게 일어났으므로 세수도 하지 않은 채 슬리퍼를 끌고 나왔었다.
"이쁘구나."
그가 다시 범덤한 얼굴로 말했다. 그녀는 머리를 숙였다.
그러다가 그녀는 집 쪽으로 몸을 돌려 냅다 뛰었다.
장바구니를 들고 뛰는 게 불편했으나 내버릴 수는 없었다.
골목으로 들어서서 잠시 숨을 가다듬었다.
그가 따라오는지. 가버렸는지는 알 수 없었다.
"망할 자식이."
불쓱 욕설이 튀어나왔다.
"개새끼."
그러자 조금 기분이 나아졌다.
장민애는 서둘러 집 안으로 들어셨다.
"벌써 갔다 오니? 다 딘어?"
어머니가 장바구니를 받아들며 물었다.
"아니 왜 뛰어왔니? 왜 이렇게 헐떡 거려?"
장민애는 대꾸하지 않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여관에서 그 소동이 있고 나서 20일 가잡게 되었다.
다음날 아침 장민애는 산장을 나왔다.
김원국은 그녀가 집에 가겠다고 하자 잠자코 머리를 끄덕이며 차를 준비시켜 주었다.
사양하고 싶었으나 차편이 없었으므로 그가 내 준 차를 타고 돌아온 것이다.
그녀는 정재회에게도 가지 않았다. 짐도 없었
고 몇 벌 있는 옷도 모두 정 마담이 준 것이거나 해준 것들이어서 놓고 와도 상관없었다.
저금통장은 언제나 핸드백에 넣고 다였다.
집으로 돌아온 장민애는 방안에 파묻혀 책을 보며 지됐다.
가끔 시장에 어머니 심부름을 가는 것이 고작이었다 어머니가무슨 일이냐고캐어 묻기에
고되어서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고되었다는 말에 가습이 아픈 모양이었다.
어머니에게 들어서인지 동생들과 아버지도 모른 척들 하였다.
초인증이 울렀다. 장민애는 가슴이 벌컥 내려앉았다.
"누구세요?"
어머니가 묻고 있었다. 장민애는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세웠다.
밖에서의 말소리는그녀에게까지 들리지 않았다.
어머니가 열쇠를 돌려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세요."
어머니가 손넘에게 말했다.
장민애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민애야, 사장넘이 찾아오셨다. 어서 나와 뵙거라."
입술을 깨물면서 그녀는 방을 나왔다.
김원국이 응접실에 서 있었다.
"앉으세요. 아니 넌 사장님이 오셨는데 패 그렇게 인사두 않고 서 있기만 하니?"
어머니가 말했다.
"이렇게 갑자기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
그가 어머니에게 말했다.
"아이구 무슨 말씀을, 앉으세요."
어머매가 말했바.
"민애도 이리 와 앉지 그래."
그가 말하자 그녀는 잠자코 건너편에 않았다.
"우리 민애가 갑자기 회사를 그만둬서‥‥‥‥ 일이 많은 모양이지요?"
어머니가 말했다.
"네, 일이 많습니다. "
"얘가 원체 몸이 약해서요."
장민애는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탁자 위에 놓인 꽃병을 집어 들어
김원국에게 던지고 싶었다.
"그렇지요."
김원국은 말하면서 장민애를 바라보았다. 검은 눈동자가 그를 노려본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김원국은 무표정한 얼굴로 머리를 돌렀다.
"그런데 사장넘이 웬일로‥‥‥?"
어머니가 궁금한 듯 물었다.
"아 참."
김원국은 생각난 듯이 호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어 탁자 위에 놓았다.
"이 상무라고 있습니다, 이철주 상무라고."
어머니는 영문을 모른 채 그를 바라보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 장민
애는 가승이 뜨끔하였다.
"그 이 상무가 퇴적금을 잊어버렸더군요. 그래서 제가 대신 가져왔습니다. "
"아니, 두 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무슨 퇴직금을?"
어머니가 놀란 듯 말했다.
"저희 회사는 그렇습니다. 그리고‥‥‥‥
김원국은 장민애를 바라보았다.
8. 추악한 결탁 155
"내가 이철주한테 받아낸 것이니까 장민애 씨는 아무 소리 말고 받도록 해. 퇴직금이니까.
얼마 있지 않았지만 장민애 씨는 받을 자격이 있어."
그의 표정은 엄격하였다.
워라고 말할 듯 입을 달짝이던 장민애는 그의 표정을 보자 입을 다물었다.
"저는 바빠서 이만 가겠습니다. "
그가 일어딘다.
"아니 차도 한잔 안 드시고, 내 정신좀 봐."
어머니가 그를 만류하였으나 그는 웃으며 사양하였다.
현관에 서서 어머니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고 난 김원국은 문을 열고 나갔다
장민애는 우두커니 일어서서 그를 바라보았으나 그는 그녀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아이구 점잖은 사정설이네 인물도 철하‥‥‥‥
문을 닫고 돌아온 어머니가 말했다.
어머니는 들떠 보였다.
"어디 되직금이 얼마인가 봐도 되니, 민애야 그러면서 어머니는 봉투를 열었다.
"아f?"
어머니는 수표를 들여다보며 잠시 동안 앉아 있었다.
"아니, 이게 얼마냐? 500만 원, 아니 웬 퇴직금이 이렇게 많니?
두달밖에 일을 안 했는데?"
장민애는 잠자코 방으로 돌아와 문을 안에서 걸어 잠갔다.
눈물이 흘러내렀다.
분한 생각이 드는 것이 스스로 생각해도 알 수 없었다.
김원국이 '이향'에 도착했을 때 문 앞에 김칠성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김원국을 보자 허리를 끈어 인사를 했다.
"fBAILf"
"네, 기다리고 계십니다. "
강만철과 이동수를 데리고 온 김원국은 앞장을 서서 음식점 안으로 들어싫다.
인천의 변두리에 있는 아담한 한정식집이었다.
박종무를 만나러 온 것이었다.
오후에 전화를 했었다.
"박 사장넘, 즘 뵙시다. 오늘 저녁 7시쯤 어떻습니까? 제가 찾아뵙지요. "
대뜸 그가 말하자 박증무는 당황했다.
"아니 김 사장, 갑자기 웬일로‥‥‥?"
"약속 있으세요?"
"아니, 약속이야 없지만."
"그럼 찾아뵙지요. 장소는 어디가 좋겠습니까?형님이 정하시지요.
둘이서 조용히 이야기하기 좋은 곳으로. 형님한테 좋은 이야기인데요. "
"아니 나한테 좋은 이야기라니? 가만있자, 어디가 좋겠나?"
박중무의 말투가 금방 가벼워졌다. 그래서 결정된 곳이 '이향'이었
다. 방안에 들어가자 박종무가 자리에서 일어싫다.
"어이구 동생, 이거 오랜만이구만. 서로 바빠서 만나기도 힘이 들어."
나이 차가 10년이 넘게 나고 있어서 당연히 그래야 할 것이나 박종
무는 김원국에게 함부로 동생 소리를 하지 못했다. 김원국만한 실력이
없을 뿐만이 아니라 이렇게 업소들을 유지하게 된 것도 그의 덕택이기 때문이다.
김원국은 버릇처럼 머리를 끄덕이며 자리에 앉았다.
강만철은 이동수, 김칠성과 함께 밖에 있었다.
"그런데 동생, 갑자기 무슨 일인가?"
술이 몇 잔 돌아가도록 김원국은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조바심이난 박종무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형님은 나보다 경험도 많으시고, 나이도 많으시니까 더 잘 알고 계실 겁니다. "
"요즘 사건들 잘 아시지요?"
"사건들?아, 뇨즘‥‥‥ 알고 있지."
박종무는 긴장했다.
그하고는 무관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캐고 보면 모든 것을 이칠주와 협의하고 있었으니만치
공모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 글베, 그것이‥‥‥‥
박종무는 얼마 전에 조웅남이 느닷없이 인천에 와서 김칠성을 데리고 월미도에 가서
떠든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 여관의 습격소동이 생겼던 것이다.
조웅남이 다녀간 후로 그는 행동에 신경을 썼다.
이철주를 만나지 않았다.
김원국이 냄새를 맡은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불안했다.
이철주는 김원국을 습격하던 날 오후 그에게 전화를 했었다.
"박 사장, 이제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거요. 준비해 두시오."
"아니 그럼?"
"내가 바로 연락하리다. 전번에 이야기한 것을 시행할 거요."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는 이야기하지 많았다. 그러나 그것은 참담
하게 실패로 끝나 흥성철이 납치되어 봉변을 당하고 이철주가 굴욕적
으로 사과를 하고 마무리된 것이다. 그 후로 김원국을 처음 만나는 것
이었다.
"이 사장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다는 것은 형님이 잘 아시지요?"
"이 사장과 가네무라, 오카다가 여기 자주 왔던 것을 잘 압니다. "
박종무는 놀란 듯 그를 바라보았으나 잠자코 있었다.
"형님이 이 사장에게 의존하고 있는 것도 압니다. 다시 일어나고 싶으시겠죠."
"아니, 그게 아니라 나는."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었다.
은혜를 원수로 갚느냐고 귀량을 때려도 할 수 없었다.
그의 조직이 자중지난으로 와해되었을 때 김원국은
그것을 정리해 주었고 통합시켜 자연히 흡수한 것이었다.
그리고 김원국은 그에게 호텔을 남겨 주었다.
그 후부터 인천은 서울의 직접 관리를 받게 된 것이다.
"그것이 사내다운 힘이나 조직력이나, 하다못해 한국 사람끼리의 무엇이라면 상관이 없어요, 나는."
김원국의 얼굴이 굳어져 있었다.
박종무는 그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려는 듯 이리저리 얼굴을 돌렸다.
"일본놈의 자금을 얻어쓰고 있는 것은 압니다. 그것도 이해할 수는
있어요.하지만고병길이 같은 놈을시켜 여자들을 유괴해서 팔아먹는
다는 것은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
"그렇게 해서 유흥가에 여자들을 내어 놓아서 얼마나 돈을 벌겠다고‥‥ 비열한 짓입니다. "
박종무는 잠자코 있었다. 그는 이철주가 여자들을 가네무라한테 넘
기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을 알려 줄 필요는 없었다.
"그런 사람과 손을 잡고 계십니까?"
"아니, 이 사람아, 그게 아널세."
"조웅남이를 보내서 경고를 해드렸지요.형님은 그만하면 짐작하시
고 나한데 연락하실 줄 알았습니다. "
8, 추악한 결탁 159
"나하고 등돌릴 겁니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가?"
그는 손수건을 꺼내어 얼굴의 땀을 닦았다. 인천에는 7, 8개의 구조 직과 신조직이 있다.
그들은 김원국의 통제를 받아 그들의 영역만을 지키고 있다.
만일 김원국이 그중 하나를 선택하여 밀어 주면서 박중무를 깨라면
그것은 하롯밤에 끝이 날 것이다.
"이철주가 여기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한 것은 사실이네.
그 가네무 란가 하는 일본놈이 같이 놀러 온 것도 사실이고.
그렇다고 한통속으로는 보지 말게, 나는 그렇게 치사한 놈은 아니야.
그렇게 더러운 짓은 하지 않네."
"앞으로 그들과 거래를 끊겠네. 내가 동생의 신세를 및을 수가 있겠나?"
"이겐 내가 자주 놀러 가겠네.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하지,"
"이철주도 내가 여기 온 것을 알고 있습니다. "
박종무는 그를 바라보았다. 놀라는 표정이었다.
"난 숨길 것이 없습니다. "
"뒤가 구린 놈이나 뒤를 조심하겠지요."
"그렇지."
"일본놈들이 무슨 꿍꿍이로 이렇게 이칠주와 밀착되어 있는지는 곧 알게 되겠지요.
필사적으로 나를 제거하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때 벌어질 일에 형님은 끼시면 안 됩니다.
형님을 생각해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기다리시떤 내가 무얼 만들어 드립니다. "
박종무가 머리를 들고 김원국을 바라보았다.
결심을 한 듯한 결연한 표정이었다.
"내가 뒤가 약해서 흔들렸네. 자네도 잘 알 거야. 자네가 밀어 준다
면 내가 기다리겠네. 구질구질하게 살지 않겠네."
김원국은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싫다. 그는 굽혀본 경험이 있는사
람이어서 변하는 것도 발랐다. 최소한 그를 움츠러들게 한 것만도 소
득이라고 생각했다.
전야
김길호는 타이어의 친어진 부분을 살펴보았다.
약한 옆부분이 길게 옆으로 첫어져서 바람이 빠진 타이어는 납작하게 주저앉아 있었다.
허탈해진 김길호는 시계를 내려다보았다.
12시가 다 되었으므로 손님들이 몰려나을 시간이었다.
곧 일어날 소동을 생각하자 머리가 아왔다.
어떤 차는 타이어 2개를 첫어 놓아서 납작하게 주저않았다.
"도대체 어떤 씨발놈이‥‥‥‥
그는 둘러선 부하들을 바라보았다.
주차장 당번인 2명의 사내가 머리를 숙이고 서 있었다.
"못 보았단 말이냐
소용없는 말인 줄 알고 있었으나 다시 한번 소리를 질렀다.
"01."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그들이 대답했다.
끊임없이 차들이 들락거리고 안에 박힌 차들이 나가기 좋도록 때줘야 하므로
정신이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운전사들이 차 안에 앉아 있거나 저희들끼리 모여 오락 가락하고
있어서 확인할 수도 없다.
100여 대의 차량 중에서 60여 대가 피해를 입었다.
보통 일이 아니었다.
벌써 한쪽은 소란스러웠다.
승용차 주인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너, 조 부장하고 강 부장에게 연락해."
곁에 선 부하에게 일렀다.
이런 일은 처음이어서 김길호는 매우 당황했다.
간혹 한두 대의 승용차에 흠집이 생기거나 하는 경우는 있었으나
이렇게 驗대 가람게 타이어가 및긴 것은 무슨 의도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여기 영업부장이 누구야? 나 즘 봅시다. "
웅성거리는 저쪽 편에서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김길호는 옆에 선 부하에게 말했다.
"가서 첫 때문인지 알아봐."
일단은 변상을 해줘야겠다고 그는 마음먹었다.
주차장에는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소란스러워겼다.
"너회들 모두 나서서 타이어 갈아끼는 것 도와 줘.
그리고 변상해 주겠다고 이야기들을 해주고 차 번호들을 적어서 가져와."
그는 둘러선 부하들에게 지시하였다.
"형님, 형님을 뵙잡니다. 경찰에서 왔다고 하는데요.
신고를 받은 모양입니다. "
부하가 다가와 말했다.
혀를 차고 딘 김길호는 아까 그를 부른 사내들에게 다가갔다.
"김길호 씨요?"
서너 명의 사내들이 서 있다가 그중 체격이 작고 입술이 두터운 사
내가 물었다. 30대 중반으로 보였다.
"네, 그런데요?"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다. 경찰 계통의 사람들은 대부분 안면이 있고
친한 사람들도 많았다. 김길호는 긴장이 되었다.
"우린 본서에서 나왔어요. 잠판 저쪽으로 갑시다. "
"본서에서요? 무엇 때문에 그럽니까?"
언짧은 얼굴로 그가 물었다. 털어 먼지 나지 않는 사람이 없지만 김
길호는 짜증이 났다.
"좀 물어 볼 게 있어요. 조용한 곳으로 갑시다. "
"무얼 말입니까? 나중에 할 수 없어요? 보다시피 난 바빠요.
이 난리난 꼴을 좀 보시오."
"그것 때문이오. 갑시다. "
김길호는 곁에 선 부하에게 말했다.
"난 저쪽 '은하'에 이분들하고 가 있을 테니까 그쪽으로 연락해."
그들은 김길호의 좌우에 붙어 따라왔다.
"본서 어디에 계쇼?"
' 옆에서 따라오는 사내에게 물었으나 그는 히죽 웃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
길을 건너 그들이 '은하'에 다다르자 옆에 선 사내가 말했다.
"저기로 갑시다. "
그가 턱을 들어 가리키는 곳은 안쪽에 있는 음식점이었다.
그도 자주 가는 해장국집이어서 그는 순순히 골목 안으로 들어줬다.
갑자기 허택지에 선뜻한 느낌이 오더니 차가운 것이 깊숙이 들어오는 것 같았다.
그것은 불로 지지는 것 같은 통증으로 순식간에 변하고 있었다.
입을 벌리고 김길호는 허백지를 바라보았다.
하얀 칼날이 번책이며 빠져 나오고 있었다.
"윽. "
그는 낮게 신음소리를 내면서 무의식중에 칼을 든 사내의 손을 움켜 쥐고는 머리로
그의 얼굴을 받았다.
이아에 매끈한 충격이 오면서 사내의 얼굴이 부서지는 것을 느줬다.
이어서 그의 어깨에 칼이 다시 박혔다.
곁에 선 사내였다.
뒤에 있던 사내가 둔한 것으로 그의 뒤통수를 내리갈겼다.
김길호는 의식을 잃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
김길호를 끌어 쓰레기통 옆에 눕혀 놓은 그들은 핵타이를 바로 매고 골목을 나왔다.
코와 입이 깨진 사내는 손수건을 들어 입과 코를 닦으면서 따라 나갔다.
행인들이 골목 앞을 지나고 있었으나 안쪽에는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해장국 먹을 시간은 아직 일렀다.
업소들의 매상이 격감하고 있었다.
좌석의 삼분의 일을 채우는 것이 고작이었다.
경찰들이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으므로 손님들은 발길을 돌렸다.
그들에게 항의를 하고 경찰서에 찾아가 부탁해 보기도 하였으나 그들은 머리를 저었다.
상부에서 지시가 내려왔으므로 그들 선에서는 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강만철은 경찰서를 나와 병원에 들렀다.
입원실 앞에서 오유철이 서성대고 있었다.
김길호와 친했던 그는 일주일 동안 집에 돌아가지 않고 중환자실에 머물러 있었다.
"너는 밥이나 먹었니?"
초췌해진 그의 얼굴을보며 물었다.
그는씁쓸하게 입귀통이를 올리며 씩 웃었다.
"어때? 의식은 회복되었냐 오유철은 머리를 저었다.
김길호는 허벅지와 어깨 두 군데를 칼로 필렸다.
됫머리를 쇠뭉치로 얻어맞은 것이 뇌에 영향을 주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발견되는 것이 늦었으므로 피를 너무 많이 흘린 것도 치명적이었다.
김길호를 데리고 나간 사내들의 행방을 경찰도 雲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을 본 김길호의 부하들이 두어 명 있었으나 찾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몽타주를 억지로 그려 보았으나 확실하지 않았다.
"조금 전에 민 사장하고 업소 사람들이 다녀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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