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개와 늑대의 시간

제3장 충돌기 4

오늘의 쉼터 2014. 11. 29. 13:18

제3장 충돌기 4

 

 

 

“뭐? 백만원대 속옷을 만들어 팔자고?”


진국이 씩씩거렸다.

 

그때 서류철이 그의 뒤통수를 때렸다.

박 과장이었다.

회의가 끝난 뒤 모두들 각자의 부서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지금 뭐라고 했어?”

 

“아니 제 말은 너무 비싼 속옷이지 않나 싶어서.”

 

“그러니까 니가 발전이 없는 거야.

아, 설문 조사 결과 봤잖아.

돈 있는 사람들은 그까짓 백만원 개의치 않아요.”

 

“그래도 이건 너무 하는 거 아닙니까?”

 

“우리야 손해 볼 게 없다고 하잖아.”

 

“그렇다고 우리도 남들 눈을 속이며 꼭 물건을 팔아야 하는 거냐구요.”

 

“그게 왜 남들 눈을 속이는 거야.

그 속옷 한 벌에는 그만한 정당한 값이 매겨져 있는 거야.

도대체 학교를 어딜 나온 거야.

 문학을 했다는 친구가 그렇게 창의력이 없어?”

 

“아니 제 말은 너무 위화감이 들지 않겠느냐 이거죠.”

 

봉수와 애란은 묵묵히 듣기만 했다.

병달은 귀를 바짝 기울이고 열심히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회사 입장에서는 그리 나쁠 것도 없습니다.”

 

병달이 두 사람의 이야기에 끼었다.

 

“거 봐. 병아리도 아는 걸 자네가 몰라서 되겠어.”

 

박 과장이 혀를 차며 서류철로 진국의 머리를 두드렸다.

 

“어쨌든 자네들은 이번 기획에서는 구경만 해.

그리고 아시아 쪽 판로나 확실하게 뚫기나 하라고.”

 

박 과장이 휙 뒤돌아 자신의 부서 쪽으로 걸어갔다.

 

“열받네.”

 

진국이 병달을 바라보았다.

 

“회사란 이윤을 내는 게 목적 아닙니까?

속옷 한 벌에 백만 원을 받는 거 저는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병달은 눈을 껌뻑거리며 막힘없이 말했다.

 

“그래서 너는 백만원짜리 속옷을 니 여자 친구한테 사 줄 거냐?”

 

“제가 미쳤습니까? 그 돈이면 게임방에서 두 달은 살 수 있는 돈입니다.”

 

진국은 병달을 바라보다 웃고 말았다.

 

“어차피 서민들은 지갑을 열지 않으니 돈 많은 놈들 지갑이라도 열어야 하는 게 아닙니까.

그리고 가이아에 납품된 속옷 40벌을 팔아야 백만원대 속옷 한 벌 값입니다.

얼마나 경비가 많이 줄겠습니까.

그건 곧 요즘들어 다시 늘고 있는 구조조정이나 권고 사직을 막을 수 있는 단초가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서 경비를 줄일 수 있으면 사람을 안 짤라도 되는 거 아닙니까.”

 

병달이 어수룩하게 말하고 있지만 나름의 논리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었다.

 

“그러니까 싼 속옷을 팔 때보다 비싼 속옷을 팔 때 우리들은 더 안전하다?”

 

“그런 셈이죠.”

 

병달은 무심한 척 진국의 앞을 지나 해외 2팀 사무실 쪽으로 향했다.

봉수와 애란 그리고 진국은 그의 멍청해 보이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빈부차는 확실하게 나타나는 거야. 그걸 잘 이용해야겠지.”

 

봉수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그걸 과연 디스플레이하려고 할까. 외국 브랜드도 아닌데.”

 

“중경이가 알아서 하겠지.”

 

 “첨엔 사실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병달이 소주잔을 들었다.

 

네 사람이 일본에서 돌아온 뒤 처음 갖는 술자리였다.

 

신입사원 환영파티 겸이었다.

 

채연도 함께 자리했다.

 

“뭐가 이해가 안돼?”

 

“저는 매우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입니다.”

 

애란은 병달의 모습을 보며 웃었다.

 

낮엔 몰랐는데 퇴근 후 걸치고 나온 양복 윗저고리가 너무 커서

마치 아버지 옷을 빌려 입고 나온 듯했기 때문이었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건 알겠는데 왜 이해가 안 돼?”

 

진국이 잔을 들어 건배를 하면서 병달에게 재촉했다.

 

“지금 사실 신입 사원 뽑는다는 거 말이 안 되거든요.”

 

진국과 봉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 친구들은 작년에 회사 들어갔는데 올해 정리 해고당했을 정도니까요.”

 

“제 친구 형부도 금융계통에 있었는데 이번 4분기에 권고 사직 당했다고 하더라구요.”

 

애란이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이해가 안된다는 겁니다.

코지야 오성이 있긴 하지만 오성에서도 사람을 자르는 판인데 코지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부서가 새로 만들어지고 변동이 있는 게 조만간에 감원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 않은 다음에야 우리를 뽑을 이유가 없거든요.”

 

병달의 말이 일리가 있었다.

 

신입사원 다섯 명이 새로 들어왔다.

 

경기가 어려워진 탓인지 대기업에서 사원들 채용을 중지하자

고급 인력이 작은 기업으로 흘러들어 왔다.

병달 역시 우리 나라 최고 학부를 졸업한 수재였다.

 

모두 다섯 명이 들어왔는데 나머지 네 명 역시 쟁쟁한 학벌의 소유자였다.

 

그렇다면 그만큼의 인원을 감원한다는 말이기도 했다.

 

“매출을 전혀 올리지 못하는 부서부터 없애겠지.”

 

“우리가 타깃이었나?”

 

진국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럼 저 역시 그 대상이었다는 말이 되네요. 그런데 뭐하러 뽑은 거죠?”

 

병달이 버릇인지 큰 눈을 껌뻑거렸다.

 

“야, 너 두꺼비 같으니까 눈 좀 그만 천천히 껌뻑거려라.”

 

“저 원래 별명이 두꺼비에요.”

 

병달은 무심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 사람이 깔깔거리고 웃었다.

 

“우리 직원이 경리과랑 총무과랑 영업팀이랑 모두 합해서 200명 남짓인데

주로 영업사원들 쪽에서 정리하지 않을까요?”

 

애란은 적잖이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사실 그들은 기본급이 적은 데다가 불경기 때엔 영업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렇진 않을 겁니다.”

 

병달이 손가락을 들어 자신의 관자놀이를 두드렸다.

 

희한한 버릇이었다.

 

“그럼 네 생각엔 누가 사직 대상이겠냐?”

 

“우리들이죠. 디자이너들. 돈 많이 주는 직책들 말입니다.”

 

병달은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에이 설마. 여기 세 사람 오사카 가서 매출을 많이 올렸는데… ”

 

채연이 고개를 저었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들입니다.”

 

어수룩해 보이는 병달의 말이었지만 봉수는 괜히 겁이 더럭 났다.

 

지금 회사에서 짤리면 다시 취직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병달은 술을 주는 대로 다 받아 마셨다.

 

하지만 병달은 전혀 취해 보이지 않았다.

소주집에서 호프집으로 다시 포장마차로 이어진 술자리였다.


“야, 너 정말 재밌다. 까짓 거 우리 다 짤리면 우리끼리 회사 하나 차리자.”

 

진국이 호기롭게 병달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술기운 때문에 걱정스런 표정을 짓던 애란과 봉수도 어느 정도 마음의 여유가 생겼는지

밝은 얼굴이었다.

 

“저는 동업 안 합니다.”

 

병달이 잔을 들이키며 단호하게 말했다.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동업이라니?”

 

“지금 선배님께서 우리끼리 회사 차리자고 말씀 하시지 않으셨나요?”

 

“그랬지.”

 

“그게 동업이지 뭡니까?”

 

진국은 너무 우스워 웃을 수가 없었다.

 

“아니 왜 동업은 안 되는데?”

 

“아버지가 동업하다가 쫄딱 말아먹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집 가훈이 동업은 하지 말잡니다.”

 

“정말이냐?”

 

“정말입니다.

우리 집 현관문을 딱 열고 들어가면 ‘동업은 하지 말자’라는 편액이 중앙에 딱 걸려 있습니다.”

 

병달은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그는 두 손을 들어 액자 모양을 그리면서 말했다.

그 모습이 매우 띨띨해 보였다.

다섯 사람은 그의 모습 때문에 배를 잡고 웃었다.

 

“왜 우스십니까? 저희 집 가훈이 그렇게 우습습니까?”

 

병달은 여전히 진지했다.

 

“좋다, 좋아. 너랑은 동업 안 한다.”

 

“그래도 사원으로 불러주시면 가겠습니다.”

 

“그래, 그래. 우리가 회사 차리면 사원으로 와라.”

 

진국은 병달과 봉수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두드렸다.

 

“그런데 너 말이다. 도대체 뭘 잘하는데?”

 

“저는 제 자신을 창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공은 수학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잘하는 건 중국업니다.”

 

“중국어?”

 

다섯 사람이 거의 동시에 그 말을 외쳤다.

 

“광둥어는 물론 북경어 심지어 중국 지방의 몇 개 언어도 할 줄 압니다.”

 

“수학을 전공했는데 중국어에 능통하다? 내 머리론 잘 이해가 안 되는데.”

 

이번엔 봉수가 병달에게 건배를 청했다.

 

“요즘 어디 외국어 하나 못하는 애들이 어디 있습니까?”

 

봉수는 순간 송화의 말이 떠올랐다.

일본어를 기본으로 할 줄 안다고 말했던 것이다.

요즘은 대학을 다니면서 외국어 하나쯤은 통달하는 모양이었다.

 

“이거 원 위기감 느껴서 나도 얼른 학원에 다니든가 해야지.”

 

“디자이너가 학원은 뭐 하러 다녀.”

 

진국이 젓가락을 들고 봉수의 입에 번데기를 넣어주었다.

 

“그래도 이거 창피해서 어디 살겠냐.

아마 우리 회사에서 외국어 못하는 사람은 나 하날 꺼다.”

 

“저도 잘 못해요. 그냥 일상적인 것만 조금 할 줄 알죠.”

 

채연이었다. 봉수는 정말 위기감이 느껴졌다.

계약 모델도 외국어를 하는 데 자신만 낙오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병달이 너를 우리 팀에 발령한 거구나.”

 

“선배님들 그냥 가십니까?”


병달이 몸을 흔들거리며 말했다.

 

“뿌리를 뽑아야죠.”

 

병달은 하나도 취하지 않은 듯했다.

 

“권병달 너 진짜 마음에 든다.”

 

진국은 혀 꼬부라진 소리로 말했다.

 

“죽으나 사나 우린 한팀이니까.”

 

봉수도 덩달아 맞장구를 쳤다.

애란과 채연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래요. 같이 가요.”

 

다섯 사람은 다시 회사 ‘칼’이라는 호프집으로 향했다.

서빙하는 알바생들이 모두 여대생들인 술집이었다.

게다가 그녀들은 모두 유니폼을 입었는데 그 유니폼이 아슬아슬했다.

걸을 때마다 짧은치마가 펄럭거렸다.

알바생들의 그 유니폼이 근방의 샐러리맨들을 끌어 모았다.

 

“이런 데가 다 있었네요.”

 

병달이 사방을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죽이지?”

 

다섯 사람은 자리가 없어 홀 중앙에 앉았다.

자정 가까운 시간이었는데도 가게 안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경기 안 좋다는 게 순 거짓말 같아. 술집은 이렇게 만원이니.”

 

“선배님 경기가 안 좋으니까 술을 많이 마시는 겁니다.”

 

병달이 토를 달았다.

 

“알았다. 두꺼비. 니 똥 굵다.”

 

진국은 여전히 진지하게 말하는 병달을 보며 말했다.

 

생맥주가 나오고 안주로 훈제 모듬이 나왔다.

봉수는 기분이 좋았다. 봉수에게 진국이나 애란 채연은 격의없이

술 마시기에 더없이 좋은 사람들이었다.

거기다가 어눌하지만 재미있는 병달 역시 술 분위기를 돋구었다.

 

“어, 저 사람 누굽니까?”

 

병달이 홀 안쪽을 가리켰다. 그는 박 과장이었다.

 

“박 과장인데 누구랑 술 마시러 왔지?”

 

진국은 들고 있던 술잔을 내려놓았다.

 

“괜히 술 맛 떨어지네.”

 

“인사 좀 하고 오겠습니다.”

 

병달이 말릴 사이도 없이 일어났다.

그때까지 진국이나 봉수는 그가 취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마침 박 과장도 병달을 발견하고 다가왔다.

 

“어이, 딸딸이. 어쩐 일이냐?”

 

병달이 느닷없이 박 과장을 보고 그렇게 입을 열었다.

진국과 봉수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딸딸이는 좁쌀영감처럼 잔소리를 많이 한다고 회사 사람들이 박 과장에게 붙여준 별명이었다.

 

“뭐, 딸딸이?”

 

박 과장도 적당히 취한 모양이었다. 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래, 딸딸이. 딸딸딸딸 딸딸이. 딸은 잘 치냐?”

 

병달의 입에서 거침없이 그런 소리가 흘러나왔다.

 

“너 이 병팔이 새끼!”

 

“병팔이가 아니고 병달이다.”

 

박 과장이 주먹을 든 순간 병달이는 남의 테이블 위로 픽 쓰러졌다.

채연이 웃는 바람에 입에 머금었던 맥주를 토해냈다.

 

출근하는 병달의 모습이 무표정했다.

 

지난밤의 일은 까마득하게 잊은 듯했다.

진국과 봉수는 그의 얼굴을 살폈지만 어제 일을 정말 기억을 못하고 있는 듯했다.


10시가 조금 넘자 사무실로 박 과장이 찾아왔다.

 

“병팔아, 어제 잘 들어 갔냐?”

 

박 과장이 병달의 뒤로 다가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어유, 과장님께서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병달은 능청스럽게 말했다.

 

“어제 잘 들어갔냐고?”

 

“어제요? 잘 들어갔습니다.”

 

“그래, 어제 별일 없었고?”

 

박 과장이 이를 갈며 말했다.

 

“뭐 별일이 있을 게 뭐 있겠습니까?

머리가 좀 아픈데 누가 때렸나?”

 

병달이 박 과장을 바라보며 눈을 껌뻑거렸다.

 

“그래, 오늘은 뭘 하고 계셨나?”

 

박 과장이 병달이 앞에 펼쳐진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봤다.

 

“아이디어를 찾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찾는 데 포카를 쳐?”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 박 과장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이 참, 과장님이 놀라는 바람에 베팅 찬스를 놓쳤잖습니까.”

 

박 과장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다.

 

“권병달씨!”

 

박 과장이 정말 화가 났을 때는 깍듯하게 상대방의 이름을 불렀다.

 

“과장님, 우리의 주요 업무가 아시아 쪽 판로를 확보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박 과장이 병달이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다.

봉수와 진국이 그리고 애란은 안절부절못했다.

 

“지금 저랑 포카 치는 애들, 다국적 애들입니다.”

 

“다국적 애들이라니?”

 

박 과장이 조금 주눅이 들었다.

 

“과장님도 참, 두 놈은 일본 놈이고 한 놈은 중국 그리고 한 놈은 방콕 놈입니다.

여자인지도 모르구요.”

 

박 과장은 병달이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계속 나를 갖고 놀래?”

 

병달이는 박 과장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채팅창을 띄우고 대화를 시작했다.

봉수와 진국인 멀찌감치 서서 병달이의 모니터를 쳐다봤다.

 

챙팅창엔 일본어와 중국어가 수시로 날아다녔다.

 키보드의 자판을 전환시켜도 영어는 그런 대로 대화를 할 수 있겠지만

일본어나 중국어는 특수문자로 되어 있어 전환이 되더라도 자판에 능통하지 않으면

채팅 자체가 불가능했다.

 

박 과장은 금방 꼬리를 내렸다.

 

“그, 그럼 지금 포카 치는 사람들이 다 속옷 업체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인가?”

 

“과장님도 참, 순진하시긴. 그냥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그래 뭐라고들 해?”

 

“나보고 좇나게 포카를 잘 친다고 그러죠.”

 

박 과장은 들고 있던 서류철을 하늘 높이 들었다.

진국과 봉수는 눈을 감았다.

 

“코지 사원이라니까 인터넷으로 박람회 봤다면서 자기들 의견을 주는대요.”

 

박 과장은 슬그머니 손을 내렸다.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병달이었다.

 

 

'소설방 > 개와 늑대의 시간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3장 충돌기 6  (0) 2014.12.16
제3장 충돌기 5  (0) 2014.12.05
제3장 충돌기 3  (0) 2014.11.29
제3장 충돌기 2  (0) 2014.11.27
제2장 충돌기 1  (0) 2014.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