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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24장 장관의 사랑 [11]

오늘의 쉼터 2014. 11. 26. 16:10

<258> 24장 장관의 사랑 [11]

 

 

(512) 24장 장관의 사랑 <21>

 

 

 

 

 

전영주가 말을 이었다.

“저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혹시 장치 교수님이 알게 되시면 곤란해지지 않겠습니까?”

“장 교수가?”

되물은 서동수가 빙그레 웃었다.

“그 걱정까지 해주고 있었나?”

“소문이 많이 퍼지고 있었습니다.”

정색한 전영주가 똑바로 서동수를 보았다.

“그런데 그 소문의 발원지가
일본 공관이라는 것입니다.”

이제 서동수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지워졌다.

신의주 내부의 정보망은 북한 측이 월등하다.

안종관과 감찰비서관 조기택 그리고 경찰부총감 박재성 등이

나름대로 정보망을 구축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주민과 공무원이 북한계인 것이다.

전영주의 무릎 위에 얹은 손에 힘이 들어가 있다.

“일본은 나오미와 장관님의 염문설을 퍼뜨리고 있습니다.

아마 이제는 장치 교수님도 알고 계시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런가?”

입맛을 다신 서동수의 시선이 창밖으로 돌려졌다.

구름이 보였다.

비행기가 고도를 낮춘 모양이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군.”

서동수가 혼잣소리처럼 말했다.

“나는 그저 옛날처럼 사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좋아하셨어요?”

눈을 크게 뜬 전영주가 똑바로 서동수를 보았다.

예의 바르고 말수도 적지만 하고 싶은 말은 직설적으로 뱉는 전영주다.

전영주의 꿈은 부자가 되어 저택에서 하인들을 거느리고 사는 것이었다.

이혼녀여서 성의 쾌락에 대해서도 안다고 했다.

서동수가 천천히 머리를 저었다.

“잘 모르겠다. 내가 그런
경험이 별로 없어서.”

그때 전영주가 풀썩 웃었다.

“그런 경험이 없으시다뇨?”

비행기가 하강하기 시작했으므로 둘은 동시에 창밖을 보았다.

들판과 멀리 공단의 건물이 내려다보였다.

“저, 여기 있을까요?”

전영주가 묻자 서동수는 머리를 끄덕였다.

안전벨트사인이 켜졌으므로 둘은 벨트를 매었다.

“오늘 밤 내 방으로 와.”

불쑥 서동수가 말했지만 전영주는 차분한 표정으로 머리를 끄덕였다.

“네, 몇 시에 갈까요?”

“전영주 씨가 내 스케줄 알지 않아?”

“부장관들과 저녁 약속이 있으세요.”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전영주의 볼이 조금 상기되었다.

“제가 관사에 먼저 가서 기다리겠습니다.”

“이번에는 소문이 안 나려나?”

“제가 자고 가야 되나요?”

이제 전영주의 얼굴 전체가 붉어졌다.

반짝이는 두 눈을 본 서동수가 입안에 고인 침을 삼켰다.

“매혹적이구나.”

서동수는 제 목소리가 갈라져 있는 것을 들었다.


“새벽 4시쯤에는 나가야 돼요. 5시에 관사 경비 교대를 하거든요.”

전영주의 목소리도 억양이 없다.

시선을 내린 전영주가 말을 이었다.

“저, 제가 보고하지 않을 테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보고할 의무도 없어요.”

“보고하면 어때?”

“싫어요.”

그때 비행기 바퀴가 땅에 닿았으므로 둘은 입을 다물었다.

곧 엔진의 역회전 소음이 귀를 울렸다.

의자에 등을 붙인 서동수가 다시 전영주를 보았다.

“장관하고 연애한다고 생각하지 마. 아니 앞으로 둘이 있을 때 장관이라고 부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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