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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25장 격동의 한반도 [2]

오늘의 쉼터 2014. 12. 1. 12:21

<260> 25장 격동의 한반도 [2]

 

 

(515) 25장 격동의 한반도 <3>

 

 

 

 

 

“신의주령 확장 시행에 문제가 있어서요.”

김동일이 말한 순간 서동수는 어금니를 물었다. 예상했던 대로다.

“무슨 문제이신지요?”

“예, 아무래도 조금 보류를 시키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이유는 말하지 않고 김동일이 말을 이었다.

“여건이 갖춰지기까지 반 년쯤 시행시기를 늦추십시다.”

그렇게 말하는데 어쩌겠는가? 서동수가 앞에 선 전영주를 보았다.

“예, 알겠습니다.”

“미안합니다, 다시 연락드리지요.”

통화가 끊겼으므로 서동수가 전영주에게 전화기를 건네주었다.

“확장 시행을 반 년쯤 늦추자는군.”

전영주는 잠자코 전화기만 받아들었다.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거야.”

“….”

“반대 세력에게 밀린 것 같군.”

그때 전영주가 외면한 채 말했다.

“기득권 세력이 반발하는 거죠.”

전영주의 얼굴이 굳어져 있다.

“신의주가 발전되고 북남 간 화평 분위기가 확산되면 군 강경파는 기반을 잃게 되니까요.

그들은 북남 간 대치 상태가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서동수는 숨을 들이켰다. 모두 예상했던 내용이다.

한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언론, 정치인, 학자들이 그에 대한 대비책을 연구해왔다.

서동수가 입을 열었다.

“안 특보와 조 비서관을 부르도록.”

전영주가 방을 나가더니 곧 안종관과 조기택이 들어섰다.

자리에 앉은 둘에게 상황을 설명해준 서동수가 안종관에게 지시했다.

“안 특보가 특사 자격으로 위원장을 만나고 오시도록.

보다 자세한 내막을 듣고 그쪽에서도 할 이야기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입니다.”

“알겠습니다.”

안종관이 굳어진 얼굴로 말했다.

“대단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럴 때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도 알아야겠습니다.”

그때 조기택이 머리를 들고 서동수를 보았다.

“뇌물 먹은 명단도 가져 가겠습니다.”

조기택의 시선을 받은 서동수가 어깨를 부풀렸다가 내리면서 긴 숨을 뱉었다.

그것이 대답 대신이다.

“중국 정부가 북한 강경파들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안종관이 다시 입을 열었다.

“중국은 신의주가 개방, 중국식으로 발전해서 한반도가

친 중국화 통일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것은 중국 지도자들의 희망이다.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이 된 사항이어서 남북한의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서동수가 조기택에게 물었다.

“일본 측의 동향은 어때요?”

“나오미 씨가 아직 일본에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조기택이 말을 이었다.

“일본 측이 북한 강경파와 선이 닿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일본은 아직도 엄연한 한국의 우방국이다.

또한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동맹국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본은 강한 한국이 바람직하지가 않은 것이다.

그것은 이제 공공연하게 드러나 있다.

지금도 가장 적극적으로 북한의 핵 폐기를 주장하는 나라가 일본이다.

그때 안종관이 끼어들었다.

“적의 적은 동지라고 북한 강경파를 은밀하게 지원할 가능성도 있지요.

국가에 이익이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국가 기관원의 자세니까요.”

그것이 바로 애국 활동인 것이다.

 

 

(515) 25장 격동의 한반도 <3>

 

 

 

 

 

 

전용기는 서해 상공을 날고 있다.

오른쪽으로 한반도의 해안선이 보인다.

아마 평안남도 지역인 것 같다.

창가에 앉은 서동수가 손목시계를 보았다.

오전 11시 10분, 이제 30분쯤 후면 인천공항에 도착할 것이다.

신의주 영토 확장이 보류된 후에 남북한 양측 정부 내부에서 분주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외부에 표출되지는 않았다.

서로 치부, 또는 약점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의도다.

그것은 남북한 정부가 호흡이 맞았다.

미·일·중 3국이 각각 동맹과 우방국으로 맺어져 있지만 남북한은 같은 말을 쓰는 동포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그만큼 양국 관계가 발전된 것도 같다.

갑자기 비서실장 유병선이 들어섰으므로 서동수가 생각에서 깨어났다.

유병선이 손에 쥔 핸드폰을 내밀면서 말했다.

“전영주 씨입니다.”

전영주도 평양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핸드폰을 받아쥔 서동수가 귀에 붙이고 응답했다.

“응, 나야.”

“장관님, 위원장님 전화 받으시지요.”

불쑥 전영주가 말하는 바람에 놀란 서동수가 몸을 굳혔다.

그때 김동일의 목소리가 울렸다.

“장관님, 접니다.”

“예, 위원장님.”

사흘 전에도 전화를 한 터라 서동수의 가슴이 답답해졌다.

또 무슨 일인가? 특사로 보낸 안종관과 조기택을 만나기는 했는가?

둘로부터 아직 연락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때 김동일이 말했다.

“지금 어디십니까?”

“예, 서울로 가는 중입니다.”

대답한 서동수가 덧붙였다.

“비행기 안입니다.”

“저기, 지금 여기로 오실 수 없습니까?”

서동수는 숨을 들이켰다. 이건 예의가 아니다.

관례, 또는 절차 이전에 친구나 친인척 간에도 이러면 실례다.

그러나 서동수는 어깨를 늘어뜨렸다.

인간은 가끔 정도에서 벗어날 때 인간미가 느껴진다.

바로 지금이 그렇다.

“그러지요.”

서동수가 창밖을 보면서 말했다.

“바로 비행기를 돌리겠습니다.”

비행기가 자동차처럼 깜박이를 켜고 그냥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서동수의 지시를 받은 조종사가 한참이나 이쪽 저쪽에다 연락을 한 후에

서해 바다 위에서 커다란 원을 그리며 회항했다.

“무슨 일일까?”

머리를 기울인 서동수가 묻자 유병선도 같은 흉내를 내었다가 금방 세웠다.

“내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거야 전용기 승무원도 할 수 있는 말이다.

제 대답이 미안했는지 유병선이 덧붙였다.

“안 특보, 조 비서관의 연락이 없는 것을 봐도 그렇습니다.”

“심상치가 않아. 조 비서관은 로비를 한 고위층 명단을 넘긴다고 했거든.”

“하지만 전 비서가 김 위원장 하고 같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을 보면….”

“전영주 하고 안 특보 하고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르지.”

“그렇군요.”

이맛살을 찌푸린 유병선이 심호흡을 하고 나서 서동수를 보았다.

“지금 들어가시는 것이 위험하지 않을까요? 평양에 말씀입니다.”

비행기는 이제 평양으로 직진하고 있다. 유병선이 말을 이었다.

“우선 신의주로 가셨다가 상황을 보고 나서 들어가시는 것이….”

“김 위원장 옆에 있어야겠어.”

의자에 등을 붙인 서동수가 웃었다.

“이런 기회를 놓치면 장사꾼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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